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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꿈인 것 같아?

번역
2024-07-11 14: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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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위에 샤프를 내려놓는 소리가 

정적에 휩싸인 방안에 울린다.


눈앞에 펼쳐진 가사 노트는 썼다 지웠다는 반복한 탓에

흑연으로 약간 더러워져 있었다.


그래도 나의 꽉 막힌 내면을 나타내는 글은

제대로 써져 있었다.


「......다 됐다」


오랜시간 굽어있던 허리을 펴려고 하니 

조금 움직인 것만으로도 딱딱하게 굳은 몸이 비명을 질렀다.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놀라지 않도록 배려하면서

근육을 천천히 풀어주듯이 기지개를 켰다.


철야를 한 덕분에 만족스러운 가사가 완성된 것 같았다.


한계를 넘어선 뇌로 마무리 지었으니, 

분명 고쳐야 할 것 투성이겠지.


일단은 한숨 자고 맑은 정신으로 검토한 다음에 

료 선배한테 제출하기로 마음 먹었다.


목이 말라 물을 마시러 방을 나서니 

동시에 옆방의 문이 열렸다.


학교에 가기 위해 몸단장을 마친 키타쨩이 

안그래도 큰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내 얼굴을 쳐다봤다.


「좋은 아침, 히토리쨩」


「아, 좋은아침이에요」


「......또 밤 샜지」


「에!? 어, 어떻게 아셨어요?」


「다크서클이 장난 아닌걸. 보자마자 알겠더라」


키타쨩이 내 볼을 슬쩍 쓰다듬었다.


그녀의 눈동자에는 걱정과 어이없음이 공존하고 있었다.


「무리하지 말라고 맨날 말했는데」


「죄송해요...... 그, 그치만! 덕분에 새로운 가사가 완성됐어요!」


「대단하다 히토리쨩! 하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야.

이따 바로 잘거지?」


「아, 물 마시고 바로 잘게요......」


「응, 알았어」


키타쨩의 양팔이 나의 몸을 부드럽게 감싸안는다.


아침에 하는 포옹은, 학교에 가기 위한 활력을 충전하는

의식이라고 했다.


나도 소심하게 포옹을 하자, 키타쨩은 내 어깻죽지에

이마를 갖다 대고 부비부비 비빈 다음 팔을 풀었다.


「고마워. 다녀올게」


「조,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경쾌한 발걸음으로 현관을 향하는 키타쨩의 뒤를 따라간다.


살랑살랑 손을 흔드는 그녀에게, 문이 닫혀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 까지 손을 흔들고 배웅을 마쳤다.


갑자기 방안이 정적에 휩싸여, 가슴 속에 외로움이 몰려왔다.


키타쨩의 말 대로 얼른 자버리자.


부엌으로 가서 물을 잔에 따라 들이킨 후,

내 방으로 돌아와 아무렇게나 깔아놓은 이불 속에 파고든다.


하지만, 맘 편히 잠에 들 수가 없다.


확실히 졸리기는 한데, 머릿 속은 깨어있다.

 

눕기만 하면 언젠가는 잠에 들겠지 하고 눈을 감았으나

수마는 와줬으면 하는 순간에 와주는 존재가 아니었다.


그 때, 아까전의 정경이 뇌리를 스쳤다.


키타쨩에게 포옹을 받을 때 맡은, 그녀의 달콤한 향기.


그건 나의 마음을 진정시키고 안녕을 가져다주는 것이었다.


이불을 빠져나와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향한 곳은 옆방 문 앞.


평소 같으면 절대로 방 주인의 허가없이 들어가지 않는다.


하지만 철야를 한 탓에 사고가 둔해진 나의 손은

거침없이 그 문을 열었다.


그녀가 쓰는 침대로 걸어가 벌러덩 드러눕자

내가 원했던 향기가 콧속을 간질인다.


하지만 이것만으론 부족했다.


향기가 가장 많이 남아있을 것 같은 장소를 찾아 손을 뻗자

그녀의 배게가 있었다.


가슴에 끌어안고 얼굴을 묻으니 너무나도 좋은 향기가

폐를 거쳐 온 몸에 스며든다.


크게 호흡을 반복하고 있으니 갑자기 수마가 찾아왔다.


그것과 동시에 이성을 되찾고 말았다.


다른 사람의 침대에서 멋대로 잠을 청하다니,

주인 입장에서는 불쾌하기 짝이 없으리라.


키타쨩에게 들킨다면 이 집에서 쫓겨날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건 들켰을 때의 이야기다.


그녀가 집에 돌아오기 전에 침대에서 나오면 

아무런 문제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보다도, 『바로 자』 라는 지시를 받드는게 중요하다.


키타쨩의 향기를 맡으며 약속을 지키도록 하자.


어설픈 합리화를 끝낸 뇌는 

임무를 끝마치자 마자 사고를 정지시켰다.


잠에 빠져든 내가 꾼 꿈은

사랑하는 키타쨩에게 안기면서 잠든 자신의 모습이었다.




◇◇◇◇◆◆◆◆◇◇◇◇


 


오전 강의가 끝난 나는 친구로부터 점심을 먹자는 권유를

거절하고 서둘러 집에갈 채비를 했다.


집에 있는 동거인이, 철야를 마친 후의 미묘한 텐션으로 

계속 깨어있다면 얼른 재워야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오늘 아침에 헤어진 후 바로 자서,

내가 집에 도착했을 즈음 깨준다면, 같이 밥을 먹어야지.


현관에서 『다녀왔어』 라고 말해본다.


조심스레 건넨 인사말이 쥐죽은 듯 조용한 복도의 안쪽으로

빨려들어가듯이 사라졌다.


거실로 발걸음을 옮겨 히토리쨩의 방을 엿보니,

이불이 어지럽게 깔려져 있을 뿐이었다.


현관에 신발이 있었으니까, 외출하지는 않았을 터.


어쩌면 화장실에 있을지도.


그런 예상을 하며 짐을 내려놓으러 내 방으로 들어간 나는

눈을 동그렇게 뜨고 그대로 굳어버렸다.


내 침대에서 히토리쨩이 자고 있다.


처음 있는 일을 눈앞에 두고 가슴이 뛴다.


그건 마치, 막 키우기 시작한 반려동물이 경계심을 풀고

손에 든 먹이를 받아먹어 준 듯한, 그런 따스한 감각이었다.


책상위에 슬쩍 짐을 놓고 살금살금 침대로 다가갔다.


새하얀 시트에 분홍빛 머리카락을 펼쳐놓고,

히토리쨩은 새근새근 숨을 내쉬고 있다.


긴 머리를 살짝 뒤로 넘기자 귀여운 옆얼굴이 드러났다. 


우선 급한대로, 이 귀중한 순간을 핸드폰 카메라로 

찰칵하고 찍는다.


평소엔 찍지 못하게 하는 근접샷도 한장 찰칵.


카메라 렌즈를 통해서도 히토리쨩의 예쁜 얼굴이 잘 나와서 

매우 만족했다.


이소스타에 올릴 마음은 털끝만큼도 없다.


나중에 몰래 배경화면으로 설정하기로 한 다음

핸드폰을 침대 가장자리로 치웠다.


심장이 쿵쾅대는 가운데 딱 한가지 맘에 들지 않는 건

히토리쨩이 내 배게를 끌어 안고 얼굴까지 묻은 채 

잠들어있다는 것이었다.


여태까지 같이 잔 적은 있었지만 히토리쨩은 부끄럽다며

나에게 등을 돌리고 잤었다.


그게 얼마나 섭섭했는지 알기나 할까.


「설마 자신의 배게에 질투를 하게 될 줄이야」


히토리쨩이 소중하게 껴안고 있는 얄미운 그것을,

다소 강제로 빼앗는다.


철야를 한 탓에 깊은 잠에 빠져든 히토리쨩이 

눈을 뜰리는 없었다.


배게를 침대 구석에 던지고 나서 빈 공간에 몸을 끼워 넣으니 

나를 배게로 착각한 히토리쨩이 꼬옥 안아주기 시작했다.


무의식 중이라도 대담한 행동에 동요하면서, 나도 히토리쨩의 

등에 팔을 감싸고 그녀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었다.


달콤한 향기에 약간의 땀냄새가 섞여 있었다.


그 중에 무엇도 싫지 않았다.


나 말고는 맡을 수 없는 달콤한 향기를 즐기면서, 나중에 

깨어났을 때를 상상하고는 큭큭하고 작게 웃고 말았다.


눈을 뜨면 어떤 반응을 보여줄까.


분위기가 무르익을 때면 꼭 저만치 물러나는 히토리쨩.


그런 이 아이와, 조금이라도 관계가 진전되면 좋겠는데.


그런 담백한 기대를 품고, 등으로 감싼 팔에 힘을 꼬옥 주면서 

언제 깨어날지 모르는 그녀를 기다렸다.




◇◇◇◇◆◆◆◆◇◇◇◇




나는 분명, 아직도 꿈속에 사로잡혀 있는게 틀림없다.


왜냐하면 키타쨩의 배게를 껴안고 잤기 때문이다.


그러니 내 팔에 키타쨩 본인이 있는 이 상황은 말도 안된다.


꿈 속이라면 내 행동을 누군가가 꾸짖지는 못한다.


그걸 빌미로 붉은 색 뒷머리를 쓸어넘기며 부드럽고

찰랑거리는 감촉을 즐긴다.


리얼한 감촉이 재현되어 있었기에, 여태까지의 인생을 통해

단련한 자신의 망상력에 감탄하고 있자, 나의 가슴팍에서

웅크리고 있던 키타쨩의 꼬물꼬물 움직이더니 나를 올려다봤다.


「잘 잤어?」


꿈 속의 키타쨩이 나에게 인사를 해주었다.


부드럽게 미소짓는 그녀에게 나도 인사를 건넸다.


「아직 자고 있어요」


의아한 듯한 표정을 짓는 키타쨩의 눈동자를 들여다 본다.


현실이었으면 부끄러워서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는

황금색 눈동자.


나의 하늘색 눈동자가 비쳐보일 정도로 응시하고 있었더니

무심코 말이 튀어나왔다.


「키타쨩의 눈동자, 정말 예쁘네요」


「고, 고마워......?」


「머릿결도 찰랑거려서, 계속 만지고 싶어요」


「......갑자기 왜 그래? 히토리쨩이 아닌 것 같아」 


키타쨩은 수상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본다.


그런 그녀의 눈가를 엄지손가락으로 살짝 쓰다듬었다.


「이건 꿈이니까요. 평소엔 부끄러워서 하지 못했던 말들도

말할 수 있어요」


「......그렇구나」


나의 뇌내에 투영된 키타쨩은, 지리멸렬한 변명도 

관대하게 납득해주었다.


기분이 좋아진 나는 키타쨩의 몸에 두른 팔을 움직여

손바닥으로 등허리 부터 옆구리까지를 쓰다듬는다.


간지러운듯 몸을 비트는 키타쨩에게 나는 말을 건넸다.


「너무 말랐네요. 밥은 잘 챙겨먹고 있나요?」


「맨날 같이 먹고 있잖아」


「그건 그렇지만......」


키타쨩의 눈에 한순간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그리고 불안한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몸이 마른 아이는 싫어?」


「싫지 않아요. 

......하지만, 키타쨩이 언젠가 쓰러질 것 같아서 걱정돼요」


「내가 쓰러지면 곤란해?」


「당연하죠. 키타쨩은 결속밴드의 소중한 멤버니까요.

그리고 저에게도 소중한 사람이에요」


「......흐응」


애매하게 대답을 하자, 키타쨩은 나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어버렸다.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귀가, 

어째선지 붉게 물든 것처럼 보인다.


그 이유를 생각하고 있었더니 작게 중얼거리는 목소리가

귓가에 닿았다.


「왜 내 침대에서 잔 거야?」


아까부터 이어지는 질문 공세에 의문을 품으면서도,

나는 사건의 경위를 설명한다.


「오늘 아침에 키타쨩을 배웅하고 나서, 바로 제 이불에서

자려고 했었어요. 근데 좀처럼 잠이 안와서, 키타쨩의 침대에 

누워봤더니 금세 잠이 들었어요」


「히토리쨩도 침대 살래?」


「아뇨, 침구의 문제가 아니라......」


말하는 도중에 입을 닫는다. 


이 다음에 오는 말은 키타쨩의 기분을 나쁘게 할 수도 있으니까.


그치만 이건 꿈이기도 하고,

꿈 속에서 정도는 솔직한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키타쨩의 향기가 나서 안심이 됐으니까, 잘 수 있었어요」


그녀의 머리카락에 얼굴을 묻고 숨을 들이쉬자

내가 제일 좋아하는 향기로 폐속이 채워진다.


실제로는 배게인데, 

어째선지 달콤한 향기가 더 진하게 느껴졌다.


「내 냄새, 좋아?」


「네. 좋아해요」


「나도 히토리쨩 냄새 정말 좋아해」


키타쨩은 나에게 좋은 말만 해준다.


기쁘지만, 살짝 섭섭하다.


현실의 키타쨩이라면 어떤 말을 할까.


확인하고 싶었지만, 그런 용기는 티끌만큼도 없었다.


「......현실에서도, 지금 만큼만 솔직해졌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무심코 내뱉어 버린 하소연.


그걸 들은 키타쨩은 내 가슴팍에서 얼굴을 들어올린다.


촉촉하게 열기가 감도는 눈동자를 보고 당황하고 있자

수상한 미소를 지은 키타쨩이 귓가로 다가와 속삭였다.


「아직도, 꿈인 것 같아?」


「에......」


온몸에서 핏기가 빠지고, 소름이 쫙 돋은 등허리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키타쨩의 손이 나의 뺨을 슬쩍 쓰다듬는가 싶더니,

엄지와 검지로 꼬옥 꼬집어 올렸다. 


「아야......」


아프다고? 그건 이상한데. 


꿈에서는 통각을 느낄 수 있을 리 없다.


그렇다면 도출되는 답은 하나...


「안녕? 히토리쨩」


장난스런 미소를 지은 키타쨩이 다시한번 인사를 건넸다.


모든 것을 알아챈 나는 침대에서 뛰쳐나가려 했으나

그걸 예상한 키타쨩이 내 등에 감싼 팔에 힘을 줘서 실패했다.


「아아......」


언제부터 깼던 거지? 


몇번이고 기억을 더듬어봐도 처음부터라는 잔혹한 결론에 밖에 

이르지 못했다.


그렇다면 내가 날린 쪽팔린 대사를 전부 현실의 키타쨩이

들었다는 소리가 된다.


「죄, 죄송해요...... 싫어하지 말아주세요......!」


나의 기분나쁜 속마음을, 몇 번이고 들려주고 말았다.


키타쨩의 몸을, 멋대로 만지고 말았다.


꿈인줄 알았다고는 하나, 도저히 용서받을 수 없는 행위였다.


시야가 뿌얘진다. 


아무래도 나는 눈물까지 흘리기 시작한 것 같다.


자신이 너무 한심스러워서, 눈물은 주륵주륵 멈출 줄을 몰랐다.


그러자, 나의 눈가를 무언가가 살짝 쓰다듬었다.


눈물이 닦여 시야가 밝아지자 

그제서야 키타쨩의 손가락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 너머에서 키타쨩은 아까와는 달리 

상냥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싫어하게 될리 없잖아」


키타쨩이 또 다시 내가 듣기 좋은 말을 해준다.


이번엔 스스로 뺨을 꼬집었으나 둔탁한 통증이 느껴질 뿐이었다.


「아직도 잠꼬대 하는 거야?」


키타쨩은 큭큭 웃으면서 통증이 가실 때까지 

뺨을 쓰다듬어 주었다.


나는 그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다.


「어째서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아요? 

......저, 키타쨩한테 기분 나쁜 짓을 많이 해버렸는데」


「아까까지의 행동을 기분 나쁜 짓이라고 하는 거라면, 아니야. 

난 정말 기뻤거든」


키타쨩이 더욱 더 이해가지 않는다.


이 상황에서 알 수 있는 건 내 미간에 주름이 졌다는 것

뿐이었다.


「히토리쨩은 자기 이야기를 전혀 해주지 않으니까, 

내가 같이 살고 싶다고 부탁해서 마지못해 같이 살아 주는

줄 알고 계속 불안했었어」


키타쨩의 말에 나는 눈을 크게 떴다.


키타쨩이 불쾌한 기분을 느끼지 않도록,

쓸데없는 말과 행동을 삼가려 노력해왔었다.


그것이 오히려 그녀를 불안하게 만들어 버렸다니.


「하지만 히토리쨩도 나랑 같이 있고 싶어한다는 걸

알았으니까, 나는 그게 기쁜 거야」


너무나도 눈부신 미소를 똑바로 보지 못하고 

눈을 피해버린다.


이런 애매한 태도가 분명 그녀를 불안하게 했던 거겠지.


그래서 나는 키타쨩과 다시 눈을 맞추고 선서했다.


「이, 이제부터는! ...... 솔직하게 말할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키타쨩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하지만 이내 눈을 가늘게 뜨고, 

기특하다는 듯이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편안한 감촉에 몸을 맡기고 있자 『그러고 보니』 라는 말로

운을 뗀 키타쨩이 입을 열었다.


「히토리쨩, 배 안고파? 지금부터 점심 만들건데 

괜찮으면 같이 먹을래?」


머리에서 손을 뗀 키타쨩이 나에게 점심을 제안해주었다.


확실히 배는 고프다.


하지만 식욕보다도 먼저 채우고 싶은 것이 있었다.


「저, 저기....... 조금만 더 이러고 있고 싶어요」


키타쨩을 껴안은 팔에 힘을 다시 주자, 키타쨩도

나를 세게 안아주었다.


그것만으로, 나의 마음은 순식간에 채워졌다.


「아, 그리고 좀 더 머리 쓰다듬어 주셨으면, 좋겠어요」


「응, 알았어」  


키타쨩이 나의 긴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빗듯이 쓰다듬는다.


키타쨩이 나를 받아들여 줄 때마다 점점 더 욕구가 생겨난다.


「그리고, 오늘 밤도 같이 자주시면 기쁠 것 같아요」


「후훗, 히토리쨩, 갑자기 욕심쟁이가 됐네?」


「앗, 죄송해요...... 싫으셨어요?」


「아냐. 오히려 기뻐. 그럼 다음엔 히토리쨩의 이불에서

같이 잘래?」


「제, 제 이불에서요!?」


생각지도 못한 제안에, 나는 당황해버렸다.


키타쨩이 정기적으로 말려주긴 하지만, 

자신의 땀이나 냄새가 스며든 이불에 초대하기는 좀 그랬다.


「저기, 제 이불은 조금...... 냄새 날 것 같아서요......」


「히토리쨩. 아까 내가 말한 거 벌써 잊어버렸어?」


키타쨩의 재촉에 못이겨 기억을 더듬어 봤지만

짧은 시간에 여러 일이 일어나서 정리가 되지 않았다.


그런 나를 보다 못했는지, 키타쨩은 답을 가르쳐 주었다.


「내가 히토리쨩의 냄새를 좋아한다고 말했던 거, 진짜라구」


「아......」


그러고 보니, 그런 기쁜 말을 해줬지 참. 


나와 같이 지낼 이유를 키타쨩도 갖고 있다고 느끼자

마음이 따뜻해진다.


여태껏 느껴본 적 없는 감정에 당황했지만 신경쓰지 않고,

지금은 그저 키타쨩과의 시간에 의식을 집중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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