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치 더 락 마이너 갤러리

봇치쨩네 집 여벌 열쇠 쟁탈전

번역
2024-07-16 17:55:10
조회 1521
추천 25




인터넷에선 기타 히어로로, 결속밴드에선 메인 기타로

활동하고 있는 나 고토 히토리는 마침내 꿈에 그리던

자취를 시작하게 되었다.


집은 STARRY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 독채였다.


참고로 집 주인인 나는 매우 들떠 있었다.


쓸데없이 열쇠를 4개나 만들어버릴 정도로 들떠 있었다.


「이걸 어쩐다......」


눈앞에는 놓여있는 여벌 열쇠.


다행히도 내가 쓸 것과 부모님께 드릴 용도로

3개는 소화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아무에게도 사용될 예정이 없는 여벌 열쇠 하나가

아직까지도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었다.


「결속밴드 멤버들이라면......」


그런 생각이 머리를 스쳤지만

받아줄리 없다며 고개를 붕붕 저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별다른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

나는 여벌 열쇠를 들고 STARRY에 가기로 했다.



--------------------------------------



다음날.


「그렇게 돼서...... 필요하신 분 계세요?」


그렇게 말하며 여벌 열쇠를 모두에게 내민다.


다들 어이가 없는 건지 필요가 없는 건지 알 수 없었지만,

굳은 얼굴로 할 말을 잃은 채 서 있었다.


......역시 내 집 열쇠 따윈 필요 없구나.


이런 걸 물어보는 것 자체도 민폐였겠네. 사과해야겠다.


「아, 죄송해요. 역시 이런 거 필요 없으시겠죠.

그럼 이건 제 여벌 열쇠의 여벌 열쇠로......」


「「「잠깐만」」」


세명이 동시에 똑같은 말을 한다.


뭔가 다들 표정이 험악한데. 어떻게 된 거지?


「「「나한테 주면 안돼?」」」


「헤?」


나는 그만 얼빠진 목소리를 내버리고 말았다.



----------------------------------------------



「그러니까, 다들 갖고 싶다는 거죠?」


「아무래도 그런 것 같네」


「그러네요...... 뭐어, 누가 갖게 될지는 불보듯 뻔하지만 말이죠」


「당연히 나겠지」


스산한 분위기가 감돈다.


싸움......은 일어나지 않겠지.


왜냐면 내 집 열쇠니까.


내가 돈을 내고 맡겨도 모자랄 물건인데

싸움의 원인이 될 리 만무했다.


그렇다면 어째서 다들 이렇게 예민하게 구는 걸까?


「저기, 봇치쨩」


「에, 아, 네」


「누가 여벌 열쇠를 가졌으면 좋겠어?」


「......」


설마 이 중에 누군가를 고르라는 건가?


......무리다.


다들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잖아.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선택하라는 거야.


평소에도 한 사람을 편애하고 그러지는 않는데......


정말로 어떡하지?


「저, 저기...... 제가 다시 인원에 맞게 만들어 올테니까요,

다음에...... 드리면 안될까요?」


「......히토리쨩. 난 말야, 지금 갖고 싶어.

히토리쨩의 집 열쇠를 지금 갖고 싶다구」


키타쨩이 거리를 좁혀온다.


평소엔 절대 느낄 수 없는 엄청난 아우라를 뿜어내면서.


이대로 있다간 순순히 넘길 것 같...... 아니, 넘겨도 되잖아.


그냥 키타쨩한테 주면 이 대화를 끝내고 집에 갈 수 있어!


얼른 키타쨩한테 줘버려야지.


「알겠어요. 자, 여ㄱ」


「이쿠요, 비겁하게 뭐하는 짓이야」


료 선배가 갑자기 끼어든다.


평상시의 나른한 분위기가 아니다.


목소리에 확실히 살기를 띠고 있었다.


그렇게나 내 집 열쇠가 갖고 싶은 건가? 대체 왜?


「이럴 땐 공평하게 해야지」


「공평하게요?」


「료, 어쩔 셈이야?」


「그건 말야......」


내가 모르는 곳에서 멋대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세 명이서 쑥덕대는 내용은 내 귀에 들리지 않았다.


뭐...... 내가 관여 안하고 일단락 지어지는게 제일 나으니까,

기다릴 수 밖에 없나.


「응, 그거라면 대충 타협해줄게」


「저도 찬성이에요. 질 것 같지가 않거든요」


「나중에 딴소리 하지마」


회의가 끝나자 세명은 이쪽을 바라봤다.


「그래서, 어떻게 하기로 했어요?」


「후후후...... 놀라지 마시라.

지금부터 프레젠테이션 대회를 열 거야」


「헤?」


프레젠테이션?


도대체가 영문을 모르겠다.


뭐야, 난 뭘 하면 되지?


「이해 못한 봇치를 위해 룰 설명을 해ㅈ」


「니들 일 안하냐?」


점장님의 한마디에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행주를 들고 테이블을 닦았다.






알바가 끝난 후.


「그럼 다시 설명을 할게」


「......잘 부탁드릴게요」


솔직히 이런 성가신 일에 말려들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이걸로 일이 마무리 지어진다면

내가 이래저래 결정할 필요가 없어지니 편하긴 할 것 같았다.


「지금부터 한사람씩 봇치네 집 열쇠를 가지게 됐을 때

봇치가 얻을 이점에 대해서 프레젠테이션을 할 거야.

그중에 봇치가 가장 이득이라고 생각되는 사람에게

열쇠를 건네주는 거지. 어때, 간단하지?」


「아, 네. 알겠어요」


료 선배와 뒤에 있는 나머지 두명의 기세에 눌려 무심코

오케이 해버렸다만, 생각해보니 내가 꽤 힘든 포지션이잖아?


좀 더 신중하게 대답할걸.


「첫번째는 나!!」


키타쨩이 의기양양하게 손을 든다.


......키타쨩이라면 그렇게 이상한 이야기는

하지 않을 테니 괜찮으려나.


기대하고 들어보기로 했다.


「아, 그럼 부탁드릴게요」


「크흠.... 우선, 내가 히토리쨩네 집에 갔을 때의 이점 말인데......

순수하게 히토리쨩이 외출하는 빈도가 높아질 거야.

히토리쨩, 최근에 알바랑 라이브 말고 밖에 몇 번 나갔어?」


「윽...... 한번 이요」


곧바로 아픈 곳을 찔렸다.


한 달에 한번이면 많은 편 아닌가?


......하지만 키타쨩과 언제든 외출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기뻐지네.


「통계대로군...... 히토리쨩 이걸 봐!」


키타쨩이 막대 그래프가 그려진 하드보드지를 꺼낸다.


아니, 언제 이런 걸 만든 거야?


대회는 오늘 결정된 거 아니었어?


그리고 다른 두 사람은 왜 아무 말이 없어?


......아아, 생각할 수록 손해다. 가만히 있어야지.


「이 그래프에 의하면 히토리쨩이 미소를 짓는 횟수가

나랑 외출했을 때 증가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어.

즉 나랑 외출 했을 때 히토리쨩은 행복감을 느낀다는 거야!」


「그, 그렇군요......」


「뿐만 아니라 나는 집안일도 할 수 있고,

같이 기타도 칠 수 있어!」


「아, 그럼 키타쨩한ㅌ」


「아직 다른 사람 이야기를 안들었잖아」


「......쯧」


니지카쨩이 끼어든다.


확실히 나는 아직 니지카쨩과 료 선배의 이야기를 듣지 않았다.


이러면 불공평하겠네. 제대로 해야겠다.


......키타쨩이 혀를 찬 것 같지만, 기분탓이겠지.


「그럼 다음은 나!」


다음은 니지카쨩이었다.


우리들 중 가장 어른스러운 니지카쨩이니 걱정없이

들어도 될 것 같았다.


「내가 열쇠를 갖게 된다면......

매일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을 거야」


「헉, 정말인가요!?」


솔직히 제대로 된 밥은 최근에 먹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이 제안은 굉장히 솔깃했다.


「보나마나 컵라면이나 냉동식품만 먹고 있지?

그럴 바엔 내가 만들어 주는 편이 낫다고 생각해」


「하지만, 그러면 니지카쨩한테 미안한데요......」


「괜찮아 괜찮아, 자 이걸 봐」


그렇게 말하면서 니지카쨩이 자연스럽게

막대 그래프가 그려진 하드보드지를 꺼낸다.


그렇구나...... 음...... 내가 이상한 거구나.


「이 그래프에 의하면, 봇치쨩은 맛있는 음식을 먹었을 때

미소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봇치쨩은 맛있는 걸

먹을 수 있고, 나는 봇치쨩의 미소를 볼 수 있고.

윈윈이란 바로 이런 거라고 말할 수 있지


「그래도 점장님한테 폐를 끼칠 수는......」


「언니라면 반드시 이해해줄 거야. 그러니 괜찮아......

게다가 나는 기타 히어로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으니까......」


과연, 니지카쨩의 제안도 굉장하네.


으음...... 키타쨩이랑 니지카쨩 중에 누구한테 줄까.


「봇치, 날 잊어버린 거야?」


「앗! 이, 잊은 적 없어요!」


「흐응~ 수상한데」


어라? 료 선배 삐진 건가?


평소에 표정이 그닥 변하지 않는 료 선배 치고는

매우 드문 반응이다.


「그럼 간다(이쿠요)」


「부르셨어요?」


「아니, 프레젠테이션 시작하겠다고」


「아...... 죄송해요」


키타쨩이 얼굴을 붉히며 니지카쨩 뒤에 숨는다.


까놓고 말해서 나 같아도 헷갈릴 것 같다.


「봇치, 딴 데 보지마」


「네, 넵」


료 선배가 키타쨩과 니지카쨩을 보고 있던 나의 머리를 붙잡고

억지로 회전시킨다.


......역시 삐졌구나.


눈가가 촉촉해져 있는 걸 보니.


「다시 시작할게」


「네, 부탁드려요」


료 선배의 프레젠테이션이 시작됐다.


근데 뭐 료 선배니까, 어차피 돈 얘기겠지.


부자한테 돈을 빌릴 수 있다는 점은 좋긴 할텐데.


이런 생각을 하면 안되려나.


「내가 여벌 열쇠를 갖게 될 때의 이점은......

곡 만드는 데에 시간을 많이 쏟을 수 있다는 거야」


「오, 오오」


의외로 돈이 아니라 곡에 대한 내용이었다.


확실히 료 선배와 만나 곡에 대해 회의할 시간이

좀처럼 안날 때도 많으니까 하니까 좋은 생각일지도 모른다.


「그것 만으로는 납득하지 않을 테니까...... 이걸 봐줘」


또 막대 그래프......가 아니네.


이건 설문조사인가?


「이건 최근 곡들에 대한 의견이야. 신곡을 발표했을 때

현장에 있던 팬들에게 물어본 거니까 신뢰도는 높다고 생각해」


설문조사를 읽어보자 곡 제목 옆에 감상과 만족도가

표시되어 있었다.


알기 쉽게 잘만들었네.


「이걸 보면 나랑 봇치가 회의를 많이 한 곡이 압도적으로

평가가 높다는 걸 알 수 있어. 그러니 나한테 열쇠를 줘야해」


과연...... 결속밴드를 생각한다면 료 선배의 제안이

가장 좋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니지카쨩을 선택하면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을 텐데......


키타쨩과는 매일 즐겁게 지낼 수 있고......


으으, 어떡하지......


「자, 모두 마쳤는데 누굴 고를래?」


「나지? 봇치쨩」


「저인게 당연하잖아요. 그치? 히토리쨩!」


「다들 몰라도 한참 모르네.

봇치는 결속밴드를 우선적으로 생각한 나를 고를 거야」


정신을 차려보니 몸은 흐물흐물 녹아내리고 있었다.


거기서 부터 의식은 끊어졌다.


내 가슴 속에는 결정하지 못한 죄악감만이 녹지 않고 남아 있었다.



-------------------------------------



「어라, 다들 어디갔지?」


의식이 돌아왔을 땐 멤버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어떻게 된 걸까?


「아, 그 녀석들이라면 밖에 나갔어.

실내에 계속 있다간 누가 훔칠 가능성이 있다나 뭐라나」


「아, 그렇군요」


점장님이 설명을 해주셔서 대강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다들 얼마나 내 집 열쇠를 갖고 싶어하는 거야.


돈을 내고 맡겨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물건인데......


「......저기, 봇치쨩」


「왜, 왜 그러세요?」


「괜찮다면 열쇠는 나한테 주지 않을래?」


「에?」


「아니 왜, 내가 그 녀석들한테 로테이션으로 열쇠를

넘겨주면 공평하잖아? 게다가 나는 연장자니까,

봇치쨩도 안심하고 맡길 수 있을 거야」


점장님 똑똑하다......


게다가 거절하기엔 무섭기도 하고......


응, 점장님한테 넘기는 게 제일 좋겠다.


건네드리고 얼른 집에 가야지!


「그럼, 부탁드릴게요」


「그래. 걱정하지마」


「고생하셨습니다」


「조심해서 가」


점장님과의 짧게 대화를 나눈 후

서둘러 STARRY를 도망쳐 나온다.


로테이션이라는 건 매일 멤버들이 찾아온다는 건가?


......방 청소 해놔야겠네.



-------------------------------------



「......봇치쨩은 갔겠지?」


밖으로 나가 두리번 두리번 주변을 확인한다.


봇치쨩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그 아이 성격상 뒤도 안돌아보고 돌아갔으리라.


뭐어, 지금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


「하아, 이게 봇치쨩의 집 열쇠인가...... 이러면 안되는데」


머릿 속에 깃든 번뇌를 지운다.


하지만 인간이란 욕심 많은 생명체이며,

생각하는 모든 것을 통제할 수는 없는 존재였다.


「조금만이라면 괜찮을 거야」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잠시동안 망상에 젖어들었다.



















An error has occurred. This application may no longer respond until reloaded. Reloa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