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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봐! 히토리쨩! 엄청 쌓였네~"
손을 이쪽으로 흔들면서 키타쨩은 말했다.
목에 두른 머플러의 가장자리가 키타쨩이 움직일 때마다 흔들린다. 개 꼬리 같아.
"앗……네…! 뛰면 위험해요"
5m 정도 앞에 있는 키타쨩을 향해 말한다.
나는 어슬렁어슬렁 걸어 더 이상 거리가 벌어지지 않도록 한다.
쌓인 눈을 밟으면 소리가 난다.
아직 부드러운 눈이기 때문에, 미끄러질 염려는 없다...일까. 그래도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밟는다.
걸음이 느려지는 요인이지만 눈길이 나를 위해 치워져 있을리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키타쨩 앞에서 넘어지고 싶지 않다는 것도 있다.
어쨌든 조심은 중요하다.
"아……!"
서서히 발끝에서 차가운 것을 느꼈다.
천천히 걸으면, 눈이 스며들어 신발 안쪽으로 들어가 버릴 위험이 있다.
그렇지만 넘어지는 것보다는 낫으니까… 아니, 나의 경우, 평소대로 걸어도 그다지 다르지 않을까…….
젖지 않는 것과 넘어지지 않는 것을 양립시키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두꺼운 부츠 같은걸 신으면 젖을 걱정은 없을까?
하지만 신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제대로 걸을 수 있을까 하는 새로운 걱정이 생긴다.
게다가, 나에게는 어울리지 않을 거고… 아니, 상관없나, 아하하… 에초에, 나에게 어울리는 신발이 있을까.
지금까지 살면서 신은 신발도 엄마가 사온 것과 학교에서 지정한 것 정도다.
내가 신으면 기능을 죽여버려서 신발이 울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신발이 젖지않길...
"히토리쨩? 이리 와."
"넷!"
정신을 차리고 보니, 키타쨩은 내 앞에 있었다.
양팔을 앞으로 내밀어 손에 잡히라고 재촉하는 것 같다.
"에…아아"
키타쨩은 내가 눈에 발이 걸려 움직일 수 없게 되어 버렸다고 걱정해 주고 있었다.
그런 건 아니었지만…하지만, 무시 하는 것도 마음이 아프기 때문에, 내민 손목에 잡힌다.
그러면 휙, 하고 눈이 적은 곳까지 당겨진다.
어, 어린애 같잖아......!! 부끄럽다…….
"아, 감사합니다……"
"신발 젖었으려나... 역시 게으름 피우지 말고 채비는 잘 갖췄어야 했어. 춥지 않아?"
"앗네. 아니…응? 아, 괜찮습니다"
"그게 뭐야?"
어깨를 흔들며 키타쨩은 말했다.
어느새 손이 연결되어 있었다.
차갑지만 따뜻하다.
손의 온도는 지금 어떻게 되어 있을까?
비슷한 온도일지 모르겠네.
"아……저…"
"응."
키타쨩의 등에 말을 던지자 돌아섰다.
목도리가 키타쨩의 볼까지 덮어버려 입꼬리가 보이지 않는다.
머리카락 끝은 머플러의 영향으로, 평소와는 다른 굴곡을 보이고 있다.
정전기와 싸워서 비긴 것 같다.
귀엽다, 라고 생각한다.
아, 아니, 당연히 안 숨었을 때가 최고겠지만, 사진으로서 다른 사람이 볼 수 있는 범위 밖의 모습을, 나는 이렇게 가까이서 볼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좀 반갑다.
"아, 히토리쨩. 잠시 가만히 있어봐"
멍하니 보고 있으면, 키타쨩은 얼굴을 가까이 한다.
아, 미, 미안해요…… 불러세워놓고 아무 말도 하지 않으니까, 혼날수도 있어…?
조금씩 거리를 좁혀온다다.
아, 눈 맞아버린다……. 도망치려고 해도, 키타쨩의 눈동자에 빨려 들어갈 것 같다.
강한 인력 앞에서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
두 눈에 감싸여 내 모습이 거울처럼 비춰지고 있었다.
"눈 감아줘"
…………에!!!?
키,키, 키타쨩......?? 이게.....그..어,....그런건가.....아니 그래도! 그런 분위기였던가……아,아니, 그런 분위기를 모르지만….일단, 시키는 대로, 꽉 묶듯이 눈을 감는다.
시야를 차단해도 눈꺼풀을 태우는 듯한 시선을 느낀다.
나,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이 아니라, 단두대에서 칼날이 내려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문득 속눈썹에 뭔가 닿은 느낌이 있었다.
몸이 놀라서 흠칫했다.
뭐, 뭐지...마찰열로 발화시키려고 하는 것일까...추우니까요...아, 간지러워...
"잡았다. 히토리쨩의 속눈썹에 눈이 쌓여 있었어!"
"……에."
봐! 라고 말하는 탓에 천천히 눈을 떠보니 반짝반짝 빛나는 손끝이 있었다.
조금 전까지 눈이었던 것이 물방울이 되어, 키타쨩의 검지를 흐르는 것처럼 타고 떨어졌다.
예쁘다……. 아, 하지만 원래는 나에게 딸린 것인가... 그럼 미안해요...
"속눈썹이 길구나~. 부러워"
"아, 저, 떼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니. 아, 속눈썹은 커녕 머리카락에도 눈이 붙어있어…….지금은 눈도 안 오고 넘어진 것도 아닌데… 언제 붙었을까?"
역시 춥겠지, 라고 말하면서, 키타쨩은 내 머리를 만진다.
손이 젖는 것을 마다하지 않고 나를 챙겨준다.
상냥하다……. 닿는 손의 온도가, 기분 좋은 동시에, 눅눅하게 느껴진다.
나는 그 상냥함에 맞는 사람일까......키타쨩은 정말로 상냥하고, 따뜻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그 상냥함이 향하고, 관련된 사람 모두에게 존경받고 있다.
물론 나도 그 한사람이고, 키타쨩을 매우 좋아해…………… 존경하고 있어. 응.
그렇기 때문에, 나와 있는 것이, 세계에 있어서의 손해라고도 생각한다.
나와 있는 시간을, 그 자애를 가지고 평화활동에 충당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히토리쨩."
"……핫"
부름을 받고 조금 눈을 치켜뜨자 눈썹을 일그러뜨리며 눈을 가늘게 뜨고 입을 꽉 다물고 있는 얼굴이 있었다.
희한한 얼굴이다……. 평소의 키타쨩과는 거리가 먼 표정. 그런 표정을 내가 짓게 하고 있다.
"또 혼자만의 세계에 가버려서……. 재미있어 보이네"
"핫……!? 미, 미안해요…!!틀려요………"
어쨌든 재빨리 사과할 수 있도록 거리를 두려고 하면, 볼살이 좌우로 당겨졌다.
이래서는 마음대로 말할 수가 없어.
그렇지 않아도 말주변이 좋지 않은 입이 쓸모없게 되어 버렸다.
이건……어떻게 해…….아무튼 이 상태에서도 제대로 사과하고, 빨래나 말리는 거나 개는 거 다 하고, 마사지도 하고, 어떻게든 용서받을 수 밖에 없다…! 화가 가라앉을때까지 3일.....1주일정도는 제가 밥을 만들겠습니다.....!! 아니 오히려배달 쪽이…….
"나랑 같이 있는데 좀 충격이야, 내가 히토리쨩을 즐겁게 해줄 수 없을까? 계속 나를 생각해달라고는 못하겠지만……. 하지만 벌칙으로 10초, 나와 눈을 마주치는 거야"
키탕- 소리가 날 정도로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한다.
조금 전까지의 찡그린 얼굴은 아니게 되어 있었다.
다, 다행이다...키타쨩은 그 얼굴이 가장 귀엽다고 생각한다...가 아니라!
10초……!? 키타쨩와의 거리에도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10초는 길다……!
끝없는 우주를 헤매는, 영원 같은 시간이다…….
"지금부터 시작하는거야. 준비, 땅!"
"에, 앗!"
속눈썹이 닿을 정도의 거리.
키타쨩을 감싼 향기나, 손이나 손가락의 온도를 싫어도 느끼게 된다(싫지는 않지만).
하지만, 그것들 하나하나를 느낄 여유는 없다.
아니, 잠시만…? 나도 키타쨩이랑 오래 같이 지냈어, 10초정도 눈맞추는건 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할까, 할 수 없다면, 실망해 버리겠지… 마, 맡겨줘 키타쨩!!
길게 숨을 들이마신다. 괜찮아...! 이렇게 냉정하게 생각하고 있는 걸, 할 수 있다…… 어?
숨을 마신 것은 좋지만, 눈앞에는 키타쨩의 얼굴이 있기 때문에, 내면 숨이 닿여 버리는 것은... 그건 곤란해!
내 숨이 닿으면, 키타쨩을 병들게 해버려...!
그런데 어라? 얼굴을 못 움직여. 내의지는 별개로, 얼굴이 고정되어있어...?
정신을 차리고 보니, 키타쨩의 손가락이 내 귀까지 뻗어, 손가가락으로 부드럽게 맞대어 있었다.
뭐, 왜…!? 이것도 벌칙중인가요...??
귀 모양을 따르듯이 손가락이 기어간다.
튀어나온 부분에 키타쨩의 다듬어진 손톱이 툭툭 닿자 몸에 전류가 흘렀다.
갑작스러운 자극에, 억제가 효과가 없게 된다.
키타쨩……지, 짓궂어……아.. 그, 그만………안돼…!
"푸하아………………하아……"
키타쨩으로부터 도망치듯이 얼굴을 피하고, 고여 있던 공기를 내보냈다.
내뱉고 또 들이마시고, 목구멍이 시려워진다.
다행이다… 어떻게든 얼굴을 향해서 숨을 뱉지 않아도 되었다.
아, 하지만 손에는 닿여버렸나…… 미안해요…….
"후후"
키타쨩은 작게 웃었다.
나한테만 들릴 정도의 소리다.
필사적으로 숨을 가다듬는 내가 우스꽝스럽게 비치고 있는 것일까…….
빗나갔던 눈을 천천히, 키타쨩에게 맞춘다.
그러자 키타쨩은 눈을 딱 깜빡이고,
"귀엽다"
하고 다시 작게 말했다.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키타쨩의 감각을 의심하게 된다.
귀여워...워,워? 누가? 아, 나의 눈을 거울삼아, 키타쨩 자신을 향한 것일까...?
둘이 있을 때 가끔 키타쨩이 '귀엽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무엇에 대해서인지 모르겠다.
설마 나는 아니겠지…….
머리를 굴리고 있으니, 키타쨩은 양손을 놓았다.
닿았던 부분이 의지를 잃고 급격히 식었다.
부품이 부족해진 것 같은, 불충분함이 덮친다.
"방으로 돌아갈까?"
키타쨩은 말하면서 내 머리를 만졌다.
문득 주위를 보니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키타쨩밖에 못 봐서 몰랐어.
"…네"
걷기 시작하자 발끝이 젖어 있던 것이 생각났다.
얼굴 주위의 온도가 현저하게 상승해서, 잊고 있었다.
근데 별로 춥지 않아.
몸이 푹신푹신해서 왠지 자기가 아닌 것 같은, 잘 모르겠는데 키타쨩은 어떨까?
나보다 조금 앞을 걷는 키타쨩의 왼손에 매달리듯이 걷는다.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붉게 물든 볼이 머리 사이로 보인다.
키타쨩의 호흡 소리가 들리고, 숨이 하얘져 나가는 것도 보인다.
이 각도에서라면 10초, 아니 그 이상은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럼 일방적으로 바라만 보니까 누구나 할 수 있겠지만.
...얼굴이, 보고싶다. 아까까지 그렇게 가까이서 바라봤으니까, 그 잔상을 쫓듯이 흔들리는 머리를 본다.
다시 한 번, 지금이라면 10초 견딜 자신이 있습니다…!
조급한 마음으로 걷는 속도를 높이면 리듬을 잡을 수 없게 된다.
눈길은 제대로 발밑을 확인하면서 걷는다는 것도 잊고, 키타쨩에게 푹 빠진다.
그러면 불안한 다리가 뒤엉켜 휴대전화 충전 코드처럼 꼬인다. 아, 어, 잠…….
쿠당
"꺄악"
작은 비명이 머리 위에서 들렸다.
어디야 여기……차가워……하고, 눈앞에는 흰색과 녹은 갈색밖에 보이지 않는다.
순간, 정신 차렸다.. 넘어져 버렸다………….
"히토리쨩, 괜찮아!?"
기타쨩은 내 양 어깨를 잡고 들어 올리려고 한다.
그, 그만해…! 보지 말아주세요…!! 눈을 마주치고 싶지 않아……!
저항할 틈도 없이, 키타쨩은 나를 일으켜 등과 무릎 뒤로 손을 뻗어 그대로 안아 올렸다.
"안 아파? 집까지 얼마 남지 않았으니 참아줘"
키타쨩이 말하자 몸이 흔들렸다.
아마도 나를 안은 채 빨리 걷고 있다.
눈길인데, 대단해... 대단해...
대단히 부끄럽다………….
"아, 감사합니다"
더블 소파 가장자리 쪽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히토리에게 핫 코코아를 부은 머그잔을 건네니 꾸벅 고개를 숙여 두 손으로 받았다.
그러면 손이 뜨겁지 않을까……하고 보고 있으면, 놀란 얼굴을 했다.
아, 역시 뜨겁구나.
그런 히토리쨩을 곁눈질하고 옆에 앉자 조금 이쪽으로 다가왔다.
왠지 반갑다.
조용한 방에 난로가 윙윙거리는 소리와 코코아 후루룩거리는 소리, 소파 껍질이 스치는 소리가 난다.
어느 한 쪽이 무언가를 말하고 있지 않아도, 특별히 신경 쓰이지 않는다.
원래 히토리쨩은 많이 이야기하는 타입이 아니고, '혼자만의 시간'도 마련해 주지 않으면 안 돼.
하지만 너무 오래 있으면 안 돼, 라고 말하고는 있지만, 가끔 멍한 채로 이쪽의 부름에도 응하지 않을 때가 있기 때문에, 그럴 때는 강제로 데려온다.
왜냐하면 위험한 걸. 길바닥에서도 갑자기 워프하니까 정신이 없었다구?
그래서 오래 빠져 버렸을 때에는 벌을 주기로 했다.
서로를 위한다는 이유로 히토리쨩도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이번 벌은 10초 동안 눈을 마주치는 것, 히토리쨩에게는 딱 좋은 난이도, 오히려 쉽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좀 짓궂게 굴었어. 미안해. 하지만, 그 얼굴은, 너무 귀여웠어...
히토리쨩은 툭하면 표정이 바뀌고, 즐거운 사람이다.
멀리 가버렸을 때의 얼굴은, 조금 무섭지만, 사진을 찍으려고 하면 보이지 않거나, 사라지거나 파열되기 때문에, 담을 수 없는 것이 조금 아쉽다.
사람들도 좋아할 텐데.
"……키타쨩… 뭐예요……?"
"아……아니. 방 덥지 않아?"
"아... 네. 괜찮아요"
"조금 있으면 환기를 시켜야겠네. "
창문으로 눈을 돌리면 조금씩 눈이 내리고 있는 것이 보인다.
창문을 열면 춥겠지……히토리쨩이 더욱 작게 움츠러드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책상에 놓여 있던 스마트폰을 집어 들고 조금 기울이자 14:19로 비춰졌다.
세탁은 이미 마쳤고, 청소는…어제 했기 때문에 괜찮을까.
쇼핑에는 갈 수 없을까……… 아까 놀러나오는 김에 가두는 거였지……. 냉장고에 뭐가 있었나?
히토리쨩이라고 부르려다가 끝내 삼켰다.
히토리쨩은 두 손으로 컵을 들고 가장자리에 입을 댄 채 꾸벅꾸벅 고개를 젓고 있었다.
이가 닿아 딱딱 소리를 내고 있다.
"……잠와?"
컵에서 입을 떼듯이 히토리쨩의 손을 잡고 천천히 내린다.
숨소리를 거의 내지 않고 멈춘 듯 잠들어 있다.
"헉!"
흠칫, 하고 몸을 흔들며 눈을 떴다.
흔들린 진동으로 남아 있는 코코아 물결이 컵을 내리친다. 위험했다…….
"괜찮아…?"
"하,…네, 아. 안 잤어요……"
"자고 있었어. 컵을 들고 있으면 쏟아버릴 테니까, 그거 줘"
그렇게 말하고 히토리쨩은 쭈뼛쭈뼛 이쪽으로 컵을 건넸다.
"졸리면 낮잠 자. 이불 가져올게"
"아……괜찮습니다!"
일어서려고 하자 히토리쨩은 내 소매 끝을 잡았다.
"아, 저기……키타쨩이랑 이야기하고 싶어서…… 그래서"
아래를 보던 눈동자가 나를 꿰뚫어본다.
그리고는 또 금방 빗나가게 한다.
불과 몇 초지만 나의 열을 올리기에는 충분했다.
"후후. 그래?"
어긋난 눈동자를 쫓아가듯 얼굴을 가까이 한다.
그러자 자석처럼 반발하며 외면한다.
다시 쫓아가면 이번에는 반대로 향한다.
헤엄치는 물고기를 잡는 것은 어렵다.
원래 가장자리에 앉아 있던 히토리쨩을 몰아 고기잡이처럼 가장자리로 쫓아가 도망갈 곳을 잃어버린다.
"잡았다!"
양 손목을 잡고, 꾹꾹 눌러준다.
작은 저항을 느껴 한층 더 누르자, 히토리쨩은 "아악" 하고 소리를 내자 버티는게 효과 없어져, 나는 비스듬히 앉아 버렸다.
더블 소파 구석에서 1인분의 공간도 남을 정도로 두 사람은 섞이듯 붙었다.
내 밑에서 히토리쨩은 눈을 세게 감고 있었다.
뺨은 화상을 입은 것처럼 붉고, 은빛 땀이 대량으로 나오고 있다.
어떻게든 도망갈 길은 없을까 하고 꿈틀거리고 있었지만, 포기했는지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히토리쨩."
"…………"
"히토리쨩?"
"…………아, 네……"
"이야기하자."
"이……이 자세로 말입니까…? 뭐, 제대로 말도 못하고……아, 언제나 그런가……"
헤실헤실 웃는 히토리쨩의 힘 빠진 양 손목을 당겨 몸을 일으킨다.
손을 히토리의 목에 돌려, 더 쭉, 하고 강하게 당기자, 이마끼리 맞았다.
그대로 등으로 천천히 쓰러져 소파에 몸을 맡긴다.
"……이 정도면 됐지?"
"………그게…………"
히토리쨩은 불안정한 자세를 지탱하기 위해 필사적인 듯, 떨고 있었다.
자신의 몸이 나를 찌그러뜨리지 않도록, 있는 대로 버티고 있었다.
손을 목부터 등, 허리까지 기면 흠칫, 하고 크게 떨더니 마침내는 버팀목도 무너져 내게 덮어씌워지고 말았다.
히토리쨩도 그런 감각이 있네……. 지금까지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그런 기능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겁에 질려 몸을 떨기는 했지만, 지금의 이것은 아마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고 확신해.
겁도 조금 날까……?
"아……미안해요…!"
그러면서 히토리쨩은 떨어지려 한다.
지체하지 않고, 그녀의 가는 허리를 잡듯이 하고 누른다.
"……싫어 가지 마"
"하, 하지만 제가 위에 있는 건 아, 안돼요."
"……그렇지 않아. 위치는 별로 상관없어. 그런 것보다 나를 우선시 했으면 좋겠다니까--"
위에서 보고 있는 자신이, 지금의 나의 이상함을 지적하고 있다. 스스로도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
일단 지금의 이 순간을 끝내지 않도록 이어가기 위한 말을 히토리쨩에게 던진다.
나중에 분명 후회할 거야……. 그렇지만, 히토리쨩은 내 자의식을 깨닫게되는 일은 없을 테니까,
뭐랄까…히토리쨩에게는 무슨 말을 해도, 어떤 식으로 행동해도 나를 부정하지 않아 주니까, 나도 있는 그대로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해줘?"
나는 몹시 흥분해 있었다.
콸콸 피가 몸 안을 맴도는 감각이 있다.
눈앞의 그녀를 보니 눈동자가 흔들리고 호흡이 잘 맞지 않아 몸이 가늘게 떨리고 있다.
지금 처음 느껴보는 느낌인 것 같기도 하고 예전부터 익숙한 것 같기도 하다.
신체는 계속 이상을 호소하고 있지만, 진정시키고 싶지 않다, 라고 하는 마음도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지금은 그 마음을 우선시하고 싶어.
이것으로 수명이 줄어도 어쩔수 없다.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아,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눈앞에 있는 걸.
나의 억지스러움 때문에, 초조해서 얼굴도 말도 정리할 수 없는 것이, 사랑스럽다.
미안해, 히토리쨩, 귀여워.
근데 히토리쨩은 '귀엽다'라는 말을 잘 삼키지 못하는 것 같아.
사실은 몇번이라도 말해주고 싶어. 당신은 이렇게도 귀엽다는 것을. 귀여워요. 히토리쨩. 너무 좋아 히토리.
눈을 감는다.
나머지는 만져줄지 말지.... 어떨까? 해줄까? 기다리는 시간이 이렇게 길게 느껴질 줄이야.
하지만 지루하지 않아. 더 길어도 될 것 같기도 해. 신기한 시간이다.
문득 열을 느꼈다.
이것은……땀? 철썩철썩 비처럼 쏟아지고 있다.
히토리짱, 아직 형태를 유지하고 있을까……. 눈 뜨고 싶지만 버텨야지.
히토리쨩도 아마 열심히 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입술과 눈꺼풀을 때리는 물방울이 흘러 내 안으로 스며든다.
혀로 그것을 건져내면, 미지근한 바닷물과 같은...
혀로 목구멍 깊숙이 밀어주고 작게 소리내어 삼킨다.
유난히 온도가 높은 것이 콧등에 닿았다.
떨어진 뒤에도 중력에 의해 더 내려가지 않고 그곳에 머물러 그 온도를 전해온다.
아, 이건………….
그 정체를 알아차리니 그에 호응하듯 몸이 들썩인다.
낙하 지점에 신경을 모두 모아, 떨어졌다는 증거를 흔적으로 만들고 싶다.
기뻐, 기분 좋다. 조금만 더 아래쪽이였으면 하는 것도 있지만, 그래도 히토리쨩이 해준거다.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후하……! 하아…아………"
히토리쨩의 입김이 닿는다.
오랫동안 호흡을 멈춘 것 같아 내 목 언저리에 얼굴을 묻고 정상으로 돌아가려고 시도하고 있다.
쇄골에 습한 바람이 내려올 때마다 간지럼을 느낀다.
"…잘했어."
툭툭 히토리의 허리를 토닥인다.
입고 있는 잠옷 운동복이 양동이를 뒤집어 놓은 것처럼 젖어 있다.
그 물에 밑에 있는 나도 젖어 버렸는데, 이 미지근한 비는 히토리쨩의 증거니까 전부 내가 받고 싶다.
"히토리쨩…?"
"……후읏…하…아아……"
히토리쨩은 펌프처럼 수축을 반복하고 있다.
증기가 물방울이 되어 쇄골의 움푹 팬 곳에 고여 일정을 넘으면 걸쭉하게 떨어진다.
파카와 이너, 싸구려 속옷들이 땀에 침식당하고 말았다.
그에 따라 콧구멍을 찌르는 냄새가 난다.
히토리만의 것인지 내 것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좋아하는 냄새인 것 같아,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히토리쨩이라면 좋겠지만…….
좀 더, 하고 싶다……. 히토리쨩을 더 느끼고 싶다.
내가 몸 전부가 히토리쨩에게 빠져들고 싶다.
코에 입술을 조금 붙인 것만으로 여기까지 끓어오를 수 있다면, 입술이 아니라……다른 곳이라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라고 생각하자, 신체의 안쪽이 열을 갖기 시작했다.
몸은 밖이나 안이나 온도가 높아져, 그 격차를 잃어버리려고 하고 있다.
"……읏……하…"
위에 있는 히토리쨩의 허벅지가 내 가랑이 속으로 파고든다.
히토리만의 호흡에 맞춰 미세한 진동이 일어나고 있다.
거기에 의식하기 시작하면, 단번에 열이 모여든다.
그곳이 출구라는 듯이, 신속하게 길을 연다.
히토리쨩에게 해달라고 하고 싶었지만, 이미 한계일까…….
하지만 나도 이 열을 미루고 다른 일은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 태어난 열은 지금 발산시키고 싶어. 그게 더 기분이 좋을 것 같아.
쭉, 허리를 위로 들어 올리고 내린다.
그것을 3회 정도 반복한다.
아직 마찰은 약하지만, 왠지 찌릿찌릿하고, 이제는 못참을 것 같다.
속옷이 땀과 뭔가 다른 것으로 발리고, 그 아래에서 웅덩이를 뛰는 듯한 소리가 울리고 있다.
앞으로 이 속옷은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을지도 몰라. 볼 때마다 지금 생각이 나서…….
미안해....히토리쨩. 이 고집을 거두면 상냥하게 할테니, 조금만 강하게 할게…….
납과 같은 열이 출구에서 얼굴을 내밀고 있다. 조금 있으면 해방될거야.
조금 서운하게도 느껴지지만, 히토리쨩을 내버려둔 채로 있으니까, 빨리 진정시켜야 한다.
목 언저리에서 아직도 수축을 계속하는 히토리쨩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무리하게 해서 미안해.
히토리쨩의 겨드랑이 밑으로 손을 돌려, 가까이 다가간다.
그러면, 서서히, 가슴이나 배가 스치고, 허벅지가 더욱 파고든다.
몸이 히토리쨩에게만 닿도록 다리를 돌려 매달리고 놓치지 않게한다.
꽉 힘이 들다.
오른손으로 히토리쨩의 머리를 잡고 왼손으로 운동복을 잡는다.
아, 끝나 버린다……. 마지막으로 얼굴 보고 나서--
"키, 키타, 쨩."
흠칫, 하고 전류가 흐르다. 눈이 마주쳤다. ……에…?
"키타쨩, 괜찮습니까……!? 왠지 괴로워 보여요……"
그렇게 말하고 히토리쨩은 신속하게 몸을 일으켰다.
열로 닫혀 있던 몸은 멀어지면 급격히 차가워진다.
싫어. 멀어지면...안돼...
나를 내려다보는 히토리쨩의 목을 끌어, 그 목 언저리를 탐한다.
혀를 뻗어 두근두근 움직이는 부분을 기듯이 따라간다.
턱 밑에서 목, 쇄골까지 기어갔다가 다시 돌아와 귀까지 도달하면 입술을 떨어뜨려 귀 모양을 따라 움직인다.
솜털이 입술에 부드럽게 박혀 기분이 좋다.
"후우……하아…"
"히……익……"
숨을 작게 내쉬면 히토리쨩은 벌벌 떨며 답지 않게 나에게 기댄다.
귀엽다... 그런 목소리가 나오네…….
나 이외는 분명, 본 적 없는 히토리의 모습. 그 우월감으로 갈 곳을 놓쳤던 열이 다시 나기 시작한다.
"...기분 좋아?"
"으앗…아, 하아아…"
히토리쨩의 귀에 다가가면, 내 귀에도 그녀의 입김이 들어오게 된다.
도망갈 수 없는 가까운거리에서 직접 숨을 쉬면, 부드러운 자극인데도 망가져 버릴 것 같다.
내가 내뱉으면 히토리도 내뱉는, 이 사이클을 끝내고 싶지 않다.
"앗………으……히, 키, 키, 키타쨩…....키타쨩……!"
사그라드는 듯한 목소리로, 나를 부르고 있다. 귀엽다. 귀엽다... 아아, 정말 안돼...!
"잇…………아윽………! ……이, 싫…앗……………~~~!"
오랫동안 쌓였던 열이 비로소 출구를 찾아 풀려난다.
몸의 떨림이 멈추지 않는다.
두 다리로 히토리 허벅지를 사이에 두고 매달리며 떨림을 억제하려 시도하지만 오히려 마찰 자극만 늘어날 뿐 역효과를 냈다.
그런데도 밀어붙이듯 몸을 비트는 것을 멈출 수 없다.
"……읏………큿………아, 히토리쨩........아...아...히토.."
조이는 목구멍 깊숙이 그녀의 이름을 부른다.
한 번 한 번 소중하게 부르던 이름이, 여기에서는 난폭하게 내뱉어져 버린다.
나중에 사과의 뜻으로 다시 부를 테니, 지금만은 많이 불러버린다.
"으앗…하악…………후악…하악…하아…"
호흡을 가다듬는다.
대충 다 방출한 것 같아 왠지 개운하다.
나만 먼저...해버려서, 미안해.
코와 입을 손으로 가리면서 히토리을 확인한다.
저지를 잡고 있었기 때문에 심하게 주름이 잡혀 있었다.
그 주름을 손가락으로 편다.
"키, 키타쨩…?"
눈이 마주쳤다.
오랜만인 것 같았다.
히토리쨩은 걱정스럽게 이쪽을 살피고 있다.
"후우…후……………미안해, 히토리쨩. 나만……그………………기, 기분이 좋아져서...."
"앗…아니, 그…나는 괜찮아요."
"………놀랍게 만들어...버렸네..."
"아, 아니요. 조금 놀랐지만, 그래도 그 이상으로."
말하면서, 히토리쨩은 몸을 일으켜, 얼굴을 덮고 있던 나의 손을 만지고,
"귀여웠어요"
라고 했다.
에?
머리가 하얘진다. 산소가 부족한 뇌에 생소한 소리가 닿는다.
귀여워, 좋아...? 상냥하게 미소 짓고 있는 히토리을 올려다보면서, 서서히 말을 씹어 간다.
"아, 미안해요......실수해서 그만....하지만, 지금의 키타쨩 너무 귀여웠어요."
이해하기 시작한 몸에 다시 시동이 걸렸다.
히토리쨩의 아주 작은 말만으로도 몸은 떨린다. 아, 싫어…… 이 이상 받으면…….
"더 보고 싶어……키타쨩,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나요?"
나의 손을 얼굴에서 떼어내고, 내 시야에 얼굴을 채워온다.
어깨에 걸렸던 긴 복숭아 머리가 스르륵 내려앉았다.
눈이 마주치고 떠나지 않는다. 군청색이 떠나지 않아.
"……아, 그럼, 말해줘, 좋아…라고 말해줘"
"……! 아, 알았어요……"
히토리쨩은 얼굴을 귀에 대고 천천히 입술을 떨어뜨렸다.
놓았다가 떨어뜨리기를 반복하자, 이번에는 입술로 부드럽게 탐해 왔다.
가끔 찌르는 듯한 통증이 오지만 그것도 지금은 장작이 된다.
"입, 가능하면 조금만 열어주시겠어요?"
"아……"
시키는 대로 입을 열자 끝이 조금 딱딱한 것이 들어왔다.
이것은, 히토리쨩의 손가락이다.
히토리쨩의 인생을 상징하는 왼손 중 가늘고 하얀 중지가 물 속을 위협한다.
히토리을 느끼기 위해 혀로 그것을 쫓는다.
약간 움푹 패여 있거나 까칠하거나..... 여러 가지 표정이 보인다.
"괜찮아요……? 기분나쁘지 않아요?"
"으음, 음……"
당신이 내 안에 들어오고 있다. 싫을 리가 없다.
"아, 뽑겠습니다……"
손가락을 놓치지 않도록 힘껏 들이마시자, 뽑힐 때, 꾸욱, 하고 소리가 났다.
손가락을 보면 내 침으로 번쩍번쩍 빛나고 있고, 내가 이렇게 했다는 정복감과 동시에 이것에 침범당하고 말았다는 것을 재확인할 수 있다.
"후우우……! 아, 그, 그 얼굴, 귀여워요"
귀에 숨이 걸린다.
삐걱거리면서 몸이 기분좋게 떨린다.
아까 방출한 지 얼마 안 됐는데 벌써 열이 나고 있어. 히토리쨩, 부탁이야……!
"응, 네. 키타쨩……말할게요………"
스읍, 하고 심호흡 소리. 그리고--
"너무 좋아요, 입니다."
계속 기다리던 소리가 날아와 찌릿, 하고 몸을 뛰어다닌다.
나도, 나도…! 너무 좋아………!
이 외침이 도착했는지는 더 이상 알 수 없었다.
"어!? 둘이 동시에 감기라고!!"
"…뭐 그런 날도 있지"
"에에에…….괜찮을까...병문안갈래?"
"…… 간다면, 사전에 연락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그럴까.....회신하는 것도 힘들지 않아? 뭐, 갑자기 가는 것은 더 힘들고 민폐인가……. 하지만 두 사람은 동거했었지……? 집안일 같은 건 할 사람 없나……"
"…가는 것은 마음대로지만, 보고 싶지 않은 것을 보는 처지가 될수도있어. 그럴 각오있어?"
"뭐 보고 싶지 않은 것은… 우리들이면 몰라도, 그 2명에 한해서 이상한 것은 없지 않은가…? 라고해도, 우리들도 별로 아무것도 없지만-!"
"혼자서 뭐라고 하는거야?"
"시끄러-. 어쨌든, 병문안 가도 돼?"
"……니지카는 꽤나 정신이 없네."
"뭐야 그 말투……사실 병문안이 귀찮을 뿐이지?!? 혼자서라도 갈 거야…."
"봇치랑 이쿠요에게만..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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