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치 더 락 마이너 갤러리
봇제비) 봇제비를 숭배하는 나라, 봇젭국 이야기
어느 대륙에 위치한 자그마한 내륙국,
봇제비를 신성시 여기는 이곳을 사람들은 봇젭국이라고 한다.
봇젭국은 입국부터가 매우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들어가는 방법이야 차를 타든 열차를 타든 비행기를 타든 다양하지만, 국경검문이나 접근방법이 타국과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현재 활주로 인근에 봇제비가 있는 관계로 다음 지시가 있을 때 까지 절대 착륙할 수 없습니다”
먼저 가장 절차가 까다로운 항공기부터 보자.
항공기는 해가 떠있는 시간에만 한정적으로 운항이 가능하다.
봇제비가 빛에 취약하기 때문에 착륙유도등이나 항공기의 강한 불빛에 의해 눈에 손상이 가거나 쇼크로 사망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그렇다고 해가 떠있는 시간이라도 자유롭게 운항할 수 있는것은 아닌것이, 활주로 주변에서 돌아다니는 봇제비가 활주로 내로 진입해 항공기와 충돌하는 것을 막기 위해 조금이라도 낌새가 보이면 즉시 운항중지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륙을 위해 가속중인 항공기라도 봇제비가 보이는 순간 무조건 즉시 제동을 걸어야 하며, 이미 제동한계속도에 다다른 항공기에 한해서만 그대로 이륙을 지속하도록 조건을 크게 제약한다.
만약 봇제비를 치었다면 봇젭국 소속 조종사와 관제사는 즉시 파면, 타국 조종사는 조리돌림과 비난을 받고 추방된다고 하며 이러한 요건 때문에 봇젭국은 항공사의 제1기피대상이라고 한다.
열차편이라고 해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선로 주변에 봇제비가 보이면 즉시 제동해서 차를 세워야 하며, 봇제비를 놀라게 해서는 안된다는 이유로 하이빔이나 경적도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
봇제비의 안전확인을 이유로 몇시간 동안이나 기내 또는 열차 안에 갇혀있어야 하는 승객들에게 있어 봇제비는 나름 증오의 대상일지도 모르겠다.
만약 이러한 난관을 뚫고 어찌저찌 공항이나 역에 들어서는데 성공했다 해도 까다로운 입국심사가 기다린다.
일단은 사상검증.
봇제비를 비판, 비난, 학대한 전적이 있거나 그러할 우려가 있는 사람은 무조건적으로 입국이 거부된다.
봇젭국은 봇제비에 대한 전세계의 비난, 비판, 혐오 및 학대 여론에 대해서는 눈과 귀를 틀어막고 오로지 애호하는 자 만을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사상검증 과정에서는 일반적인 여행 일정이나 귀국 교통편, 숙박 등이 아닌 오로지 봇제비에 대한 질문만 몇가지 한다.
이 과정에서 입국이 허가되면 양팔을 들고 “세계평화” 하는 형식으로 인사를 마친 뒤 검역을 실시한다.
여기서는 봇제비에게 해가 될 수 있는 각종 도구류를 막는데, 일반적인 국가에서 허용되는 수준의 물건도 무조건 잡아내 압류 후 폐기한다.
특히 미용 목적의 손톱깎이나 가위, 캠핑용으로 들고 온 맥가이버 도구류 등이 주로 폐기되며, 위탁수화물로는 맡겨도 되는 물건 또한 철저하게 폐기한다.
이로 인한 여행자들의 불만이 넘쳐나도 “불만이면 안오면 되잖아, 봇제비가 다치면 어쩌려고… 저런 무식한 놈들 같으니” 하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으니 봇젭국의 인식은 더 떨어져가고 있다.
그래, 어찌저찌 입국은 했다.
숙소로 가는 것도… 시간이 몇십배는 걸리지만 해냈다.
짐을 풀고 여유롭게 거리 산책을 하러 나가니 주변에 보이는 식당이라곤 온통 가라아게와 돼지국밥우동집 뿐.
게다가 냄새를 맡고 몰려오거나 아예 거리에 드러누운 봇제비들로 인해서 여유롭게 산책을 하기 조차 어렵다.
아주 조심스럽게 한발짝 내딛으려 해도 자칫하면 봇제비를 밟을 수 있는 상황.
식사 선택권도 한정적이고 거리에 봇제비들 뿐이니 섣불리 산책을 나서거나 하는것도 불가능한데다 녀석들이 호텔 내로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봇제비에 대해 불만을 이야기하거나 실수로 밟아도 봇제비를 모독했다는 이유로 추방될 운명에,
참고 지내자니 상황이 열악한 딜레마 속에서 봇젭국이 정상으로 보일 리가 없다.
이미 관광산업으로 살아가기에는 인식이 지나치게 떨어진 봇젭국은 타국에서 거부하는데도 무작정 봇제비들을 퍼뜨리는 형식의 침략을 수차례 감행했고,
다수의 국가에서 봇제비들을 적으로 돌리며 학살하거나 검역해 차단하는 등 인식만 악화시켰음에도
“이렇게 귀여운 봇제비를 왜 악으로 규정하고 차단하는지 모르겠다, 이건 혐오파의 사보타주이자 음해다”라는 주장을 펼쳐 현재도 분노를 키우고 있다.
현재는 봇젭국 출신 인원 중 상당수가 인접 국가로 진출해 고위직을 맡고 있어 큰 사회적 혼란을 빚고 있기도 한데,
이들을 견제해 줄 봇제비 혐오파의 상당수와 국민들 다수가 떠나버려 이들의 독주를 막기 힘든 현재의 상황에서 봇제비 없는 사회정상화는 개혁이 일어나지 않는 한 어렵지 않을까 예상된다.
봇젭국은 오늘도 관광객을 맞을 준비를 한다.
이들의 업보로 더이상 아무도 오지 않게 된 공항과 역에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