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치 더 락 마이너 갤러리
봇제비, 학대) 어느 국경검문소의 밤
고요한 밤의 어느 국경검문소,
지나가는 차 조차 거의 없는 한밤중의 검문소에서 여러발의 총성이 울린다.
“잡았어?”
“제기랄, 또 도망쳤어”
“느려터지게 생긴 몸으로 쓸데없이 반응속도는 좋네… 보나마나 또 주변 하수도로 굴러갔겠지”
“서치라이트 죄다 켜서 눈도 못뜨게 해, 죽이는건 그게 최고야”
뭔가를 놓쳐버린 검문관들이 한숨을 내쉬며 논의하는 사이, 동물 운반트럭 한대가 검문소로 접근했다.
”트럭은 최하위차로(4,5,6번)로 진입, 제출서류는 미리 준비하고 X-Ray 검사와 하중측정,
검역관의 차량 육안검사를 모두 마친 후에 입국심사를 받으시오“
한눈에 봐도 놓치기 힘든 크기의 표지판을 확인한 운전자는 지시에 따라 X-Ray 검사장으로 트럭을 이동시켰다.
트럭에 실린 동물은 소 몇마리로 확인되었고,
하중검사에서도 과적은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검역관의 차량 육안검사에서 문제는 바로 발견되었다.
“차량 하부에서 봇제비 발견, 즉각 사살하겠다”
아까 전 검문관들이 놓친 봇제비가 트럭 하부에 매달려 국경을 넘으려 시도한 것이다.
봇제비는 울며불며 트럭에서 떨어지지 않으려 했지만, 검역관들은 즉시 권총을 꺼내들었다.
이곳은 봇젭국과 바로 붙어있는 봇갤국의 국경지대.
여기서부터는 봇제비에 대한 반입과 애호가 금지된다.
봇젭국이 유사종교신앙에 가까울 정도의 봇제비 애호를 보이며 이곳저곳으로 봇제비를 퍼뜨리자,
인접국들은 검역과 사전차단, 사살 등의 조치로 대응하고 있고 봇갤국은 해당 국가들 중 가장 늦은 조치로 인해 큰 사회적 혼란을 빚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발의 총성으로 다시금 평화를 되찾은 검문소,
트럭은 더욱 자세한 육안검사를 받은 뒤 입국허가를 겨우 받고 봇갤국으로 향했다.
“휴… 전류 통하는 3중 울타리에, 대봇제비용 지뢰와 약 탄 먹이도 뿌려놓은데다 차량 검문까지 이렇게 빡세게 하는데도 꼭 나타난단 말이야?”
이날만 해도 400여마리의 봇제비가 국경 근처에서 숨지거나 검문소에서 총격을 받았다.
매번 사살하고 막아서도 나타나는 봇제비에 진절머리가 난 검문관들은 봇제비가 나타나면 더욱 폭력적이고 신경질적으로 대응한다.
예전에는 봇제비를 반갑게 맞아주던 시절도 있었지만 봇젭국의 내부 상황이 가면 갈수록 악화되고,
이에 감화된 사람들이 무차별적으로 봇제비를 퍼뜨리기도 했기 때문이다.
결국 극히 일부 분야 (연구, 식용 등) 외에는 봇제비 사육과 애호가 전반적으로 제한 또는 금지되었지만,
그럼에도 봇제비를 퍼뜨리려는 전복세력은 봇갤국에 아직 많이 잔류해있고 그중 일부는 아예 고위직을 맡고 있기도 하다.
이들은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척하며 봇제비를 옹호하거나 애호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으며,
국경검문소에서 봇제비의 반입을 막거나 사살하는데 대해서 불쾌한 감정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사회안전과 정의구현,
그리고 봇제비 말마따나 세계평화의 유지를 위해서는 오히려 봇제비를 막아야 하는것이 옳은 상황.
다시 빗장을 걸어잠근 검문소의 최외곽 울타리 인근에서 또 봇제비들이 우르르 도로를 따라 뛰거나 굴러온다.
돌아가도록 유도하기 위해 녹음된 총성이 쉬지않고 재생되지만 그럼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자유와 세계평화를 위해 자신들이 나서야 할때라고 단단히 착각한 채 말이다.
봇제비들이 한참을 구르고 뛰어 검문소 코앞까지 왔을 때 군인과 검문관들의 서치라이트와 최루탄, 총성이 그들을 반겨준다.
“우리 봇갤국은 너희를 환영하지 않는다.
그동안 너희 때문에 얼마나 수많은 분열과 분탕과 내전이 있었는지 너희는 절대 모르겠지,
너희는 자유도 평화도 아닌 단순한 분탕일 뿐이니 알겠으면 즉시 돌아가던가 여기서 죽던가”
검문관의 마이크 방송이 끝나고 곳곳에서 봇제비들의 비명소리와 총성, 폭발음 등이 들려왔다.
이 일방적이면서도 치열한 전투는 새벽까지 이어졌다.
아침이 되고, 국경이 다시 열렸다.
봇젭국으로 들어가는 차는… 거의 없다.
봇제비에 대한 비판도, 혐오도 인정하지 않는 나라로 들어가는데다 생활하기에도 제약이 너무 크기 때문일 것이다.
봇젭국에서 나오는 차도 거의 없는 평화로운 아침,
그 사이에 어느덧 검문소 앞 도로는 무슨 일이 있었냐는듯 깨끗하게 치워져 있었다.
“휴… 진짜 더럽게도 많았네, 이걸로 세계평화의 완성이군”
“수고했어, 교대하지”
야간조는 아무일도 없었다는듯 주간조와 교대한다.
오늘도 봇갤국 국경검문소는 평화로운 하루를 보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