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치 더 락 마이너 갤러리

[소설 SS번역] 주문 1

BTR
2024-10-03 10:57:16
조회 823
추천 17

전?편:


https://m.dcinside.com/board/bocchi_the_rock/1354979?headid=60&page=2

 



의역 다수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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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함성과 함께 스태리는 더욱 큰 박수에 휩싸인다. 더 이상 몇번째인지도 모르는 라이브인 만큼 이 성취감이라는 것은몇 번을 맛봐도 질리질 않아서 중독된다. 흥분으로 떨리는 오른손을 꽉 쥐고, 지난 번부터 또 한걸음 성장하고 있는 것을실감햔다. 저번에 주춤했던 곳, 손가락이 잘 움직이지 못했던 곳은 몇 번이고 연습해서 같은 실수는 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제대로 히토리 쨩을 옆에서 받쳐줄 수 있도록.


「오늘은 감사했습니다—!」


이지치 선배의 말로 끝을 맞이한 라이브는 대성공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문화제 라이브라는 큰 경험을 거치고 나서는 마이너스가 되는 긴장감은 없어진 듯 하다. 무엇보다 소리를 맞출 때마다 우리의 호흡은 가다듬어져 있다. 그건 모두가 마찬가지인 듯 이지치 선배도 료 선배도, 눈이 마주치면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


단 한 명, 새우등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는 히토리 쨩을 제외하고는.

허공을 응시한 그 표정은 몹시 슬픈 빛이 떠올라서, 무심코 그녀의 이름을 부른다. 하지만 쥐어짜낸 목소리는 놀라울 정도로 쉬어있어서, 닿는 일 없이 큰 함성에 녹아 버렸다.




「요즘, 에어태그가 갖고 싶어. 그거 붙이면 분실물 줄어드는 것 같다는 듯해」


「제대로 신경쓰고 다니면 물건 잃어버리는 일 없어!! 금방 우쭐해지지 마!! 랄까 라이브 끝나면 바로 라이브 반성회야!!」


라이브 후 관객이 떠나간 회장의 정리 중, 평소의 별 의미 없는 대화는 당연한 일이었다. 시끌벅적한 부부의 만담에서 시선은 그 뒤를 숨죽이듯 지나가는 분홍색으로 자연스럽게 옮겨간다. 무서울 정도로 조용히 선배들의 뒤를 빠져나와 계단을 오르고 소리도 내지 않은 채 스태리 밖으로 사라져 버렸다.


「선배! 잠시 바깥에 청소하고 올게요!」


그대로 사라져 버릴 것 같다는 불안에 사로잡힌 나는 뒤를 따르듯 밖으로 나갔다.

히토리 쨩이 어째서 그렇게나 고민하는 듯한 표정을 하고 있는지 지금의 나는 알 수 없어서, 있을 법한 가능성을 파헤쳐간다. 연주가 제대로 되지 않았나? 아니, 더할 나위 없다고 생각한다, 아마추어의 시선일 뿐이니 만약 연주에 관한 고민이라면 나로서는 역부족일 것이다. 무언가 사소한 것에라도 내가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데에 일말의 희망을 품었다.


「……히토리 쨩」


만약 수색이 소용없을 정도로 멀리 가버렸다면 하고 불안함을 느꼈지만, 스태리의 문을 연 시점에서 계단에 웅크리고 있는 히토리 쨩과 눈이 마주치자 그 우려가 기우임을 알게 된다.


「……키타 씨」


해는 이미 떨어져 있어서 빛이 비치지 않는 계단은 더욱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열린 문을 통해 살짝 들어오는빛 덕에 그 표정은 찾을 수 있었지만, 아떻게 해도 괜찮다고는 할 수 없었다.


「수고했어…… 옆에, 괜찮아?」


나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여주었기 때문애 나는 조용히 앉는다. 가을 날싸 때문에 계단은 이미 차가웠고, 그 전해져 오는냉기에 나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


「무슨 일 있었어?」


그녀가 조금이라도 안심할 수 있도록, 가능한 한 부드러운 표정을 할 수 있도록 이라며 마음 먹고 그녀의 대답을 기다린다. 그러나 한동안 그녀에게서 말을 꺼낼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무슨 일일까 하고 턱에 손을 대고 생각하는, 듣는 방식을바꾸어 보기로 했다.


「누구에게 싫은 소리 들은거야?」


그러자 히토리 쨩은 절레절레 힘없이 고개를 흔들었다.

정답을 찾아나가듯 하나씩 가능성이 있는 물음을 던진다.


몸 상태가 안 좋았던거야?

내가 뭘 잘못한게 있는거야?

누구랑 싸우기라도 한거야?

아, 료 선배가 빚 안 갚은거야?

학교에서 싫은 일이 있었다던가?


어떠한 사소한 것이라도 좋다, 하토리 쨩의 힘이 되기 위해서라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것이다. 내가 나로있을 수 있도록, 나는 몇번이나 말을 던졌다.

그럼에도 이 질문들은 그녀의 정답에 도달하지 못한 채 허망하게 계단에 부딪혀만 갈 뿐 뜻대로 되지 않았다.


「……연주, 좋았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야」


움찔. 히토리 쨩이 아주 조금 동요한 것을 알았다.

모든 선택지가 엇나간 지금, 소거법으로서는 이것밖에 남지 않았지만, 마지막의 마지막에 내가 힘이 될 수 있을 것 같지않은 대답에 내 목소리의 톤이 한층 내려갔다는 것은 알았다.


「……」


히토리 쨩은 무언가 말하려다 말을 삼키고, 또 한번 얕게 숨을 들이마셨다. 히토리 쨩이 생각을 소화하고 말로 꺼내는 데시간이 걸린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래서 자신의 언어로서 말해주기를 마냥 기다려주었다.


수 분이 지나고, 꾹 닫혀 있던 입술이 엷게 벌어진다.


「……가끔씩, 한계에 부딪히지 않을까……그런 생각이 들어요」


「……한계?」


「……기타의 한계에,요. 지금은 아직 젊으니까, 라던가, 기간한정의 부가가치가 붙어있으니, 좋게 보이는 거라고 생각해요. 기타 히어로라는 딱지도, 기술도, 연주도 언젠간 한계가 오지 않을까 하고」


하나를 흘리면 조금씩 조금씩 말이 흘러나와, 감정이 눈물이 되어 흘러 계단에 얼룩을 만든다. 작은 파문이 큰 물결로 바뀌는 듯한, 그런 모습이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나는 제대로 결속밴드의 기타에 적합한지라던가. 키타 씨를 제대로 떠받치고 있는지라던가, 니지카쨩의 꿈을 이뤄줄 수 있는지라던가, 료 싸가 하고 싶어하는 음악에 방해가 되지는 않았는지라던가」


한 번 무너져내린 감정은 그칠 줄을 모르고, 오열 섞인 목소리로 히토리 쨩은 속마음을 밝혀줬다.

커다란 눈망울에서 터져 나오는 눈물은 멈추지 않고, 소매로 힘껏 닦으려고 하니 손수건을 꺼내 부드럽게 눈가를 따라 닦아준다.


「……잔뜩, 쓸데없는 것들이…….넘쳐서 멈추지 않아요……」


「……그렇구나. 히토리 쨩, 오늘도 함내서 훌륭하게 했어. 연주 잘 했어」


그렇게 건네는 위로와는 달리, 재치 있는 말도 하지 못하고, 이런 상황에서 누구더라도 나올 법한 말밖에 하지 못하는 자신에게 굉장히 낙담하고 있었다. 힘이 되어주고 샆다는 둥 그토록 큰소리를 쳐놓고 꺼낸 말은 너무나 치졸한 것이어서, 무엇 하나 히토리 쨩을 도울 수 있을 만하지 않았다.

최근 히토리 쨩은 라이브가 끝난 뒤에 언제나 불안정해지는 경우가 많았다. 팽팽하던 실이 툭 끊어지듯이 어딘가 초조한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힘이 되어주고 싶었다. 그러나 막상 그슬린 마음의 뚜껑을 열어보면 그곳에는 히토리 쨩의 갈등이 아무렇게나 휘젓고 있었고, 그 어둠을 나는 안고 갈 수 있을까, 그런 불안아 스쳤다.


아니, 약한 소리 따위 할 때가 아니다. 히토리 쨩의 옆에 있기 위해서는 어떤 일도 받아들일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녀가 필요로 하는 「키타 씨」가 아니면 그것이야 말로 내게 존재가치란 없어서, 옆에 있기 위한 이유가 내게는 꼭 필요했다.


「……괜찮아, 히토리 쨩. 내가 옆에 있어」


감촉이 좋은 비단 같은 머리를 가볍게 빗어주면 오열에 괴로운 듯한 호흡이 조금은 안정된 것 같아 살짝 안도했다.


고토 히토리라는 인간은 한없이 겸손한 인간이다. 그 낮은 자기긍정감 때문에 자신의 성장에 만족하는 일은 없고, 주위사람들이 자신보다 우월하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단지 그것이야말로 히토리 쨩이 자신에게 엄격해질 수 있게하는 강인함이며, 나약함이다. 항상 자신의 이상을 계속 좇으며 만족하는 일 없는 허들은 뛰어넘지 못한 채 그 높이만이 늘어난다. 과제를 클리어한 것에 만족하지 않고 다음 단계로 계속해서 올라가는, 그런 사람.


그에 비해 나로서는……히토리 쨩을 위로하고 있는 이 상황에 안도하고 있었다.


그야 그렇잖아. 히토리 쨩이 울지 않게 되었을 때, 그때야말로 너는 내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가버리니까. 기타도 음악에대란 집착도 뭐 하나 대적할 게 되지 못하는 내가 도대체 어떤 것을 가져서 너가 필요로 한다는 거야?

불안정한 너를 위로하고 마음의 지주가 되지 않는 한 그 존재 의의는 끝도 없이 경박한 것이 되어 내려가 버릴테니까.


……그렇게 생각해 버릴 정도로, 나는 작고 추악한 사람이었다.


눈부신 걸, 그야 직시할 수 없을 정도로, 먼 존재가 가장 가까이에 있으니까.


「나는 히토리 쨩의 편이니까 말이야」


나는 갑자기 기타를 잘 치게 되어서 유일무이한 존재가 될 수도, 함께 인생을 걸어버릴 정도로 음악에 대한 집착이 있는것도 아니다. 나는 변할 수 없는 인간이니까.

그러니까 히토리 쨩도 줄곧 그 모습 그대로 변하지 말아달라고 조용히 간청할 수 밖에 없었다.




◾+◾+◾+◾+◾+◾+◾+◾+◾+◾+◾+




……또 울고 있다.



방과후,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창고가 된 평소의 계단 밑을 들여다보니 작게 쭈그리고 앉은 히토리 쨩이 있었다. 어깨를들썩이며 누구에게도 알아차려지지도 못한 채 조용히 울고 있었다.


「히토리 쨩」


「…!! 키타,씨……」


내 존재를 알아차린 히토리 쨩은 눈동자에서 굵은 눈물을 흘리며 울음 섞인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불렀다. 얼마나 오랫동안울었을까, 얼굴은 엉망진청이고 눈물을닦았을 소매는 몹사 축축한 모습이었다.


「또 울고 있었구나? 정말 울보라니까」


계단을 내려가 그녀 옆에 쪼그리고 앉는다. 눈높이를 맞춰주면, 킁 하고 코를 훌쩍거리고, 쓱쓱 눈가를 닦는다. 마치 구세주가 나타났다는 듯이 눈동자에 생기가 돌아오자, 에헤헤……하고 표정을 흐트렸다. 그렁 모습을 보자 나도 모르게 어깨를 으쓱인다.


「또 떠올리고 있었어?」


끄덕이며, 긴 앞머리를 흔들며 크게 고개를 위아래로 움직인다.

스테이지 위에서는 이채로운 존재감을 발휘한다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그 등은 작고 연약했다. 그곳에 있는 것은 그저 금방이라도 사라질 듯한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부르는 한 여자아이.


「…..언제나처럼, 기타를 만지고 있으면 잊어버리지만, 특히 이렇게 문득 냉정해졌을 때는 안 되는 것 같아서……」


「그렇구나」


그날 이후로 히토리 쨩은 더욱 울보가 되었다. 사소한 일에도 감상적으로 변하는 것 같아서, 그때마다 내가 위로해준다. 심할 때는 한 시간 가까이 어깨를 들썩이는 일도 적지 않았다.

선배들도 날이 갈수록 힘이 없어져 가는 히토리 쨩을 걱정하고 있었다. 내가 곁에 있으니 심하지 않을거라고 전했지만, 내심 어떻게든 하고 싶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다.


「괜찮아. 히토리 쨩은 열심히 하고 있어서 훌륭해」


부드럽고 감촉이 좋은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으며 아이를 달래는 듯한 목소리로 히토리 쨩이 진정되기를 기다리는, 이시간도 완전히 익숙해져 버렸다.


「자, 흥—」


가방에서 꺼낸 휴지를 그녀의 코에 대두자 호응하듯 코를 푸는 광경은 조금은 흐뭇하다.


「꼭 아기 같네」


「죄송해요…..감사합니다. ……저, 키타 씨는……어떻게 해야하는게 좋다고 생각하세요?」


한바탕 울었던 히토리 쨩은 내 어깨에 머리를 얹더니 힘없이 중얼거렸다.


「음, 글쎄, 어째서 히토리 쨩이 그렇게 불안해하는지 모르니까 뭐라고 말할 순 없겠지만, 그 원인을 없애지 않는 한 어렵지 않을까…..」


「그건, 알고 있어요. 하지만 빨리……치료하고 싶어요. 저……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너는 지금 그대로로도 괜찮아, 라는 말이 떠올라서 황급히 삼킨다. 안된다, 이것을 입에 넣어 버리면 더 이상 그녀 옆게 있을 수 없게 된다.


「뭐, 지금 고통스러운 걸 완화한다면 조금은 편해지겠지? 맞다. 저기, 히토리 쨩. 사람은 허그하면 스트레스가 완화된다는 얘기가 있어! 분명 히토리 쨩은 너무 혼자서 끌어안고 있는 거야……시도해 보지 않을래?」


「엣, 허……허그요?」


과감하다면 과감하지만, 한 가지 제안을 해 본다.

인터넷 기사에서 읽은건지 아닌건지도 모르는 엉터리 제안에 내심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럴듯한 논리를 늘어놓으며 정당화해 본다.


「허그하는 걸로 뭔가가 분비돼서 릴렉스 상태가 되는 듯해. 그로인해 행복감이라던가 안정감이라던가 스트레스가 경감된다는 것 같아. 그러니 분명 지금의 히토리 쨩에게 딱 알맞는 요법이라고 생각해!」


어디 하나 자세하지 않고, 적당한 단어를 늘어놓고 그럴긋한 말을 하는 것뿐이니 근거는 없다.

하지만 그 말을 들은 히토리 쨩은 하얀 볼을 붉게 물들이고, 쭈뼛쭈뼛 손가락을 얽히고 있다. 평소 기세로 껴안거나 손을잡거나 의도치 않게 스킨십을 하고 있는데, 막상 얼굴을 맞대고 껴안지 않겠느냐고 한다면 이렇게 되는 것은 무리가 아닐지도 모른다. 낯을 가리는 히토리 쨩이니까 반드시 녹거나 폭발하거나, 어쨌든 닥치는 대로였던 이 제안은 자연스럽게 기각될 것이라고.


「……알겠어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에」


예상과는 달리 히토리 쨩은 내 제안을 받아들얐던 것이다. 심지어 「키타 쨩이랑 허그하고 싶어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각오한 듯한 표정으로 내 앞에 천천히 서면, 기계장치 같은 어색함으로 팔을 벌린다. 에, 정말로? 아니, 나는 대환영이지만…….


「………괜찮은 거야?」


예상치 못한 대답에 나도 모르게 당황한다.


「네, 이걸로, 만약 제 부정적인 감정을 치유할 수 있다면……」


내민 손끝은 작게 떨리고 있고 목소리도 약하게 들려왔지만, 긴 앞머리를 통해 들여다 보는 그 눈동자는 진지함 그 자체여서 이것이 농담이 아님을 말해주고 있었다.


「알았어, 그럼, 할게?」


쭈뼛거리며 그녀의 영역에 들어서는, 평소라면 특별히 의식할 것 없는 행위이지만, 다시 생각하게 되는 사람을 끌어안는행위라는 건 상상 이상으로 나를 고양되게 했다. 점차 호흡은 흐트러지고, 심장소리만 신경쓰이게 되었다. 히토리 쨩에게들려버릴까봐 내심 불안해졌다.


태연한 척을 하며 부서지기 쉬운 물건을 다루듯 상냥하게 히토리 쨩의 몸을 끌어안았다. 호응하듯 조심스레 둘러지는 팔이 어색하지만 사랑스럽다고 생각했다. 가장 좋아하는 히토리 쨩의 냄새에 휩싸여 라이브 후의 여운처럼 뇌가 저려온다. 여전히 히토리 쨩을 안는 느낌이라는 건, 어쩔 수 없을 정도의 중동성을 느끼게 한다. 교복을 통해 느끼는 히토리 쨩의 심음은 나보다도 빠르고 세밀하게 움직이고 있어서, 왠지 작은 동물같다고 생각했다.


「………….」


몇 분간 그러는 사이에, 히토리 쨩이 꿈틀거리는 바람에 일단 몸을 뗀다. 자세가 불편했나? 나는 더 그대로 있고 싶었는데.


「미안 미안, 불편했어?」


「아,아뇨. 오,오히려 기분 좋아서, 더 하고 싶었는데, 키타 씨한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거 신경 안 써도 괜찮은데. 어때? 조금 편해졌어?」


「앗, 네. 그렇네요. 왠지 아까보다 마음이 가벼워졌다고 할까, 허그……되게 좋았어요」


히토리 쨩의 말대로 조금 전까지의 괴로운 표정은 없었고, 목소리의 톤도 어느정도 올라와 있었기에 조금은 기운 차린 것같아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키타 씨, 고,고마워요. 힘들어졌을 때, 또 부탁드려도 괜찮을까요……?」


『또』라는 말에 마음이 들뜬다. 내심 너무 단순하다며 스스로에게 헛웃음이 나왔지만 나로서는 원하던 것이고 바라던 것이기 때문에 「물론이지」라며 긍정의 의미를 담아 히토리 쨩의 뺨을 부드럽게 만졌다.


「또 힘들어진다면 언제든지 말해줘. 나만큼은, 히토리 쨩의 편이니까」


네! 하고 수줍은 모습으로 웃는 히토리 쨩을 보자 욱씬 하고 마음 속 어딘가에서 작은 아픔이 흘렀다.

그도 그럴 것이다. 왜나면 이것이 히토리 쨩의 고민을 해결하는 것은 아니니까. 내가 하는 건 표면적인 것일 뿐이고, 일시적으로 히토리 쨩의 기분이 가라앉는 것을 억제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결국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


하지만 그걸로 괜찮으려나 라는 생각이 드는 내가 있어서, 이 잘못된 행위를 어떻게 정당화할까를 고민하고 있었다. 지금처럼 나에게 의존해줬으면 좋겠고, 내가 없으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히토리 쨩으로 있어줬으면 한다. 내가 없으면 불안해질 정도로 나를 갈망해줬으면. 그런 생각이 머리를 스치기에, 자신이 얼마나 추악한 사람인지를 깨닫게 된다.  하지만히토리 쨩이 나를 필요로 해주지 않게 되는 쪽이 더 싫으니까 이대로가 좋다.


친구의 성장을 진심으로 기뻐할 수 없는 나는, 구제불능의 쓰레기이다.



◾+



다음 날, 방과후. 아르바이트가 있어서 서둘러 하교 준비를 하고 있으면 복도에서 나를 들여다보듯 핑크색의 안테나가 나오고 있었다. 마중 나와준 것에 기뻐서 나도 모르게 미소가 흘렀다.


기타와 가방을 메고 교실을 뒤로 한다.


「기다렸지, 아르바이트 갈까?」


「앗!! ……네!」


복도로 나가자 아니나 다를까, 나를 기다리고 있던 히토리 쨩이 있어서, 남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구석에 서 있었다.


「오,오늘도 수고하셨,어요」


눈이 마주치자마자 방긋 웃어버리니 나도 모르게 가슴이 뛰었다. 그녀에게 꼬리가 있었더라면 이미 격하게 옆으로 흔들리고 있었을 것이다.


「고마워」


석양이 비치는 복도에 커다란 기타를 짊어지는 그림자가 두 개. 걸을 때마다 핑크색 안테나가 위아래로 움직이는 것이 신기해서, 무의식적으로 시선이 쏠려 있으면 「저기!」하고 갑자기 말을 걸려 놀라고 말았다.


「앗, 죄,죄송해요. 키타 씨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오늘 아무하고도 말을 하지 않아서 목소리가 커져버렸어……」


「으응, 괜찮아. 그래서 무슨 일이야?」


다정히 물으면, 히토리 쨩의 시선이 헤엄치기 시작한다.

뭔가를 전하려고 나를 보거나 시선을 떼고 위를 쳐다보기도 하거나. 평소대로의 흐름이긴 하지만 오늘도 바쁜 듯 했다.


얼굴에 뭐가 묻기라도 한 걸까. 신경 쓰여서 가방으로부터 손거울을 꺼네 확인해도 특별히 이상한 점은 없다. 약간의 수면부족으로 어렴풋이 다크서클이 생긴 정도다.


손거울을 가방의 포켓에 넣은 시점에서 「그게요」 하고 이어나가듯 히토리 쨩은 이야기를 시작했다.


「어젯밤에, 키타 씨와 헤어지고 나서부터 계속 외로워서 평소의 불안함이 들이닥쳤는데 허그를 하니까 괜찮아진 게 생각났어요. 그래서, 후타리한테 부탁해서 허그 당했지만, 키타 씨와의 허그 같은 느낌은 되지 않아서……아, 후타리가 어떻다는게 아니라, 키타 씨와 허그했을 때는 마음속 깊은 곳이 따뜻했다고 할까. 어쨌든 후타리도 따뜻했고 귀여웠지만, 가슴의 안개가 걷어지진 않아서……」


말에 맞춰 움직이던 다리는 점차 느려졌고, 그 자리에서 히토리 쨩은 멈춰 섰다. 그보다 두 발 앞서 나도 멈추고 돌아서서그녀의 말을 기다렸다.


「그러니까, 그…….아르바이트 전에 한번 더…… 허그,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에……」


어제라고 해서, 나는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대중의 시선을 신경 쓴 것일까, 아니먼 내가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하지 못해서일까. 순간적으로 히토리 쨩의 팔을 반강제로 잡고선 평소의 장소에 끌려가듯이 발걸음을 재촉한다. 갑작스런 행동에 놀란 그녀는 길을 지나는 도중에 뭐라고 말하고 있았지만 내 귀에는 닿지 않았다.


「키,키타 씨, 어,어째서 화난 건가요……?」


복도에서 몇몇 지인을 보았지만, 제대로 인사도 하지 않고 지나친다. 누구였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어차피 누구더라도 얕은 관계일 뿐이고.


평소의 계단 아래에 도척해서, 강하게 쥐고 있던 팔을 놓아주면 히토리 쨩은 동요를 숨기지 못한 모습으로 이쪽의 눈치를살핀다.


「키,키타 씨……?」


화났다고? 내가? 그럴 리가, 화낼만한 일은 조금도 없다. 히토리 쨩이 용기 있게 타진한 말은 내 소원 그 자체니까.


그렇다면 이 감정은 무엇일까, 왜 이렇게 여유가 없는 것일까. 냉정하게 사고하는 것은 이뤄질 수 없었고, 눈앞의 소녀를당장 껴안고 싶은 욕구만이 뇌 속을 지배하고 있었다.


  「……나……참을 수 없어……」


툭, 반추하듯이 흘리면 이제 자인할 수 밖에 없어서, 열화와 같이 타오르는 열정을 온전히 알아차리고 보면 히토리 쨩을껴안고 있었다. 어제부터 계속되는, 내성적인 그녀에게서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언행을 내 이성이 감당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야 그렇잖아. 다름 아닌 그 히토리 쨩이 안아도 괜찮다고 했으니까.


「키,키타 씨, 수,숨 막혀요」


살짝 힘을 풀어달라고 약하게 내 등이 얻어맞는다.


「미안해……참아줘……」


부디 지금은, 용서해주길 바란다. 억눌렸던 욕구는 정상적인 사고를 녹인다. 싫어한다면 당장 그만두어야 하는데 거기까지 신경이 미치지 못했다.


히토리 쨩이 나를 싫어할 리가 없다. 왜냐하면 누구도 아닌 히토리 쨩이 나를 원하고 있으니까. 이 얼마나 형편 좋은 일인가, 그녀로부터 한가지 요구를 받은 것으로 들떠버린 나의 추억한 감정이 후두둑 쏟아져 내렸다.


멈추려는 것이 소용없음을 깨달았는지 관념한 듯 내 등에 팔이 둘려지고, 화답하듯이 힘껏 끌어안는다.


「…….그렇게 강하게 안으면, 부서져 버려요……?」


그런 건 모른다. 차라리 그냥 내 애정을 다 받아내고 망가져버리면 된다. 정열과 추잡함이 뒤섞인 와중에 그런 생각을 했다. 천 한 장이 끼워져 있음에도 맞닿은 곳은 타는 듯 뜨거웠고, 서로가 뒤얽혀 있는 것처럼 착각해서 시야가 몽글몽글했다. 이 두근거리는 고동을 눈치채지 못하기만을 오직 기도했다. 스트레스 해소니 뭐니 말했던 본인이 가장 그 혜택을 크게 받고 있다니, 죽어도 들키고 싶지 않다.


「히토리 쨩, 좋은 냄새」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서 폐에 가득 들이마신다. 변함없이 히토리 쨩의 냄새는 나를 채워준다. 그것은 어떤 향수보다도 디퓨저보다도 감미로워서, 만족된다. 뇌가 저릿저릿했다. 그건 다른 누구도 아닌, 너의 향기니까.


내 입김이 간지러운지 히토리 쨩은 작게 몸을 움찔거린다.

잠시 후, 히토리 쨩도 내 목덜미에 얼굴을 묻더니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그, 키타 씨가 더, 좋은 냄새, 나요」


「……아」


정서도, 몸도, 히토리 쨩응 만끽하기 위해 예민해진 탓인지 목덜미에 닿는 입김이 간지럽다는 감각을 넘어 쾌감마저 느끼게 했다. 뜻밖에 자극에 목에서부터 작게 반응이 새어나온다. 그 사실이 갑자기 부끄러워져, 더 세게 히토리 쨩의 어깨에얼굴을 묻었다.


져지가 구겨진다든가, 그런 건 이제 아무래도 좋아서 그 독점욕 그대로 나는 계속 강허게 끌어안는다.


정말로, 어떻게 되어버릴 것만 같았다. 히토리 쨩을 위한답시고 틈을 타서 사리사욕으로 남은 죄책감이 나날이 나를 갉아먹고 있다. 내가 바라는 관계가 되지 않는다면, 그런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도 좋은 쪽으로 해석 해버린다. 나 같은 사람이 그녀를 옭마매어도 괜찮을 리가 없다.

머리로는 알고 있다. 더 이상 발을 들여놓지 말아야 한다.


원래는 그녀의 고민을 확실히 들어주고, 해결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친구일 것이다.

멈추라며 이성이 경종을 울리지만 그 이상으로 그녀가 내 곁을 떠나는 것을 본능이 거절했다. 지금처럼이면 된다, 라며. 지금까지 이성을 재고 있던 천칭이 똑 하고, 마음의 어딘가에서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 너가 내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가버릴 바에야 나를 갈망해서, 나 없이는 살아갈 수 없을 지경이 되어 버리면 된다. 키타 이쿠요가 필요없는 고토 히토리라니, 나는 견딜 수 없으니까.


히토리 쨩을 나로 뒤덮어서 그대로 내가 없으면 망가져버렸으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생각해 버렸다.


「……키타 씨?」


껴안고 있던 팔을 푼다. 아직 만족하지 못했다는 듯이 곤혹스러워하는 히토리 쨩을 뒤로 하고, 나는 부드럽게 히토리 쨩의 뺨을 양손으로 감쌌다.


촘촘하고, 매끌매끌하고, 보드라운 하얀 피부. 특별히 스킨케어는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런데도 이런 피부라면 내가 하는 매일의 노력이 도대체 뭐가 되는걸까.


「……귀여워」


더, 더, 더, 더. 히토리 쨩을 나라는 존재로 물들이고, 범해서,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


「…..키타, 씨. 왜……웃으시는 건가요……?」


히토리 쨩이 말하기 전까지 눈치채지 못했다. 입꼬리를 확인하니 확실히 올라가 있었다. 아무것도 이상해할 것이 없는데도. 이상하다.


「히토리 쨩이, 귀여워서려나」


지금 내가 하려는 것은, 그녀와의 관계가 친구의 영역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만약 히토리 쨩이 싫어한다면? 미움받는다면? 그런 부정적인 사고는 스스로의 고동과 날카로운 이명으로 일찌감치 지워버렸다.


「……있잖아, 히토리 쨩. 나 있지, 히토리 쨩의 스트레스가 없어지게 하는 방법, 알고 있어」


한 치 앞, 정신을 차리면 코끼리 닿을 정도로 얼굴을 가까이 하고 있다. 커다란 눈망울은 촉촉하게 젖어 있었고, 그 속에는당환한 기색이 역력했다.


히토리 쨩의 입김이 나에게 걸린다. 경험해본 적 없는, 처음 느껴보는 거리. 지금부터 하려는 걸, 히토리 쨩은 어떻게 생각할까? 이런거 한다고 나의 히토리 쨩에게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닌데.


서로의 숨결만이 우리만의 세계에 울리고 있었다.

마치 그곳은 시간이 멈춰 있고, 세상에 그녀와 나 이외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은 신기한 감각.


「…..싫으면, 밀쳐버려도 되니까」


「……….아」


그 적막 속에, 작은 립음이 퍼졌다.


「…………………..」


수 초, 아니 어쩌면 더 짧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확실히, 히토리 쨩에게 키스를 했다.


따뜻하고, 부드러워. 그런 감상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그 사실은 선명하게 내 뇌에 박혀 있었다. 망상의 영역을벗어나지 않았던 키스에 대한 해답, 그것은 달콤해서 한 번 맛보면 돌아갈 수 없는 격정적인 것이었다.


「…..키타…씨……」


이름을 불려, 몽롱한 의식으로부터 현실로 돌아온다.


「…………아」


서로 껴안은 채, 서로 바라본 채.

시야에 가득 찬 히토리 쨩은 사과처럼 얼굴이 새빨갛게 되어 있었고, 그 촉촉한 눈동자에 비친 나도 마찬가지였다.



……저질러 버렸다.



나는 방금, 친구의 관계성을 깨뜨렸다. 아무렇게나 발을 들여놓아서는 안 되는 영역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 사실이 순식간에 나를 냉정한 생태로 되돌려놓는다. 바다에 조수가 있다면 사람의 감정도 똑같다고 말할 수 있을 걱이다. 몇 시간 전만해도 독점욕으로 눈앞의 여자아이를 손에 넣겠다고 했는데, 막상 현실 앞에서 내 머리는 새하얗개 질려 버렸다. 핏기가가신다는 게, 이런 것인가.


「미,미안해……」


그 우행 앞에 태어난 것.


「앗!! 키타 씨!! 기다려!!」


깨달으면 나는 달려나가고 있었다.


현실을 외면하고 나는 도망가는 선택지를 취한 것이다.


그날은 스태리에 갈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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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23089376

 


1/3 하는데 무슨 5시간이나 걸리노;;

다 할라면 10시간은 더 걸리겠네 ㅅ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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