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치 더 락 마이너 갤러리

[소설 SS 번역] 주문 3

BTR
2024-10-24 23:55:37
조회 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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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함께 돌아가기 위해 히토리 쨩의 교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오늘도 아르바이트가 있으니 분명 평소의 주문을 할 것이라 생각하고 준비만반의 상태로 왔다.

평소와 다른 향수를 뿌리고, 머리가 뜨거나 하는 이상한 점이 없는지 꼼꼼히 확인하거나 하면서.

히토리 쨩은 나를 좋게 봐주고, 작은 변화도 금방 알아차려주니까 내심 엄청 기뻤다.


히토리 쨩의 교실에 도착했을 때 뒷자리에서 마침 준비를 마친 히토리 쨩과 눈이 마주친다.

나를 반겨주듯 함박웃음으로 이쪽에 손을 흔들어서 나도 손을 흔들어주었다.


「키타 씨! 오래 기다리셨어요!」


그러나 거기서 작은 위화감을 깨닫는다.


안좋은 예감이 들어 체온이 2도 정도 떨어지는 것 같았다.


「오늘도 수고했어, 히토리 쨩」


「네! 감사합니다!! 아, 들어주세요, 키타 씨, 오늘 채육수업에서—」


어라, 어라 어라? 역시 이상하다.

작은 우려는 확신으로 바뀌고 등에는 싫은 땀방울이 맺힌다.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평소의 히토리 쨩은 웃고 있더라도 눈동자 속에는 어딘가 불안한 듯한 눈빛이 보여왔다. 오늘따라, 그것이 보이지않았다.


울보에 불안한 듯 나를 갈망하는 평소의 히토리 쨩은 거기에 없었다. 오히려 기쁜 듯이 나에게 말을 건네는 것이다.

무슨 일이 있었다든가, 밥은 뭐였다든가, 한정 디저트를 먹고 싶다든가. 그걸 기뻐하는 듯이.


저기, 어째서 울지 않는거야? 평소처럼 불안한 얼굴 하고 있어달라고. 나 없이는 살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봐달라고. 나를 의지해줘, 어째서야, 다시 기운을 차려버리면 이번에야말로 나는 필요없는 존재가 되어버려.


「………키타 씨?」


파란 머리의 같잖은 선배 때문에 머리가 꽉 차서, 히토리 쨩의 얘기는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았다.


「히……히토리 쨩. 오늘……주문은…?」


겨우 물을 수 있던 것은 이것뿐.


「하고 싶지만……오늘은 평소의 불안함이 없으니까 괜찮아요!」


마음에 금이 가는 소리가 났다.




◾+




나는 히토리 쨩을 두고 달려서 스태리로 향했다. 장이 부글부글 끓는 것 같은 그 감정은 이미 흘러넘쳤다. 스태리에들어서자 료 선배와 눈이 마주쳤다. 의자에 걸치고 앉아 툭툭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고 있던 것이 유난히 신경을거슬리게 해서, 성큼성큼 다가선다.


「잠!!! 키타 쨩!!!??」


깨닫고 보니 나는 선배의 뺨을 때렸었다.


드링크 스페이스에서 준비를 하고 있던 이지치 선배가 날카로운 소리에 놀라 이쪽으로 달려온다. 상황이 이해가가지 않았는지 눈을 크게 뜨고 있었다.


「갑자기 뭐야」


날카로운 시선에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치고 싶어지는 것을 참았다. 이 사람은 언제나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알 수 없다.

뺨을 맞은 것에도 동요하지 않고, 냉정히 대꾸하는 시점에서 뭔가 자각이 있는 것은 명백했다.


「히토리 쨩한테 무슨 말을 한거에요…..」


「뭐가?」


「모르는 척 하지 마!!!!」


크게 울려퍼진 내 고음이 공간에 반향을 일으킨다.


「당신이 뭔가 불어넣지 않는 한 히토리 쨩은 그렇게 되지 않아!! 모처럼……모처럼 좋은 관계에 익숙해진 참인데!!!!」


끓어오르는 감정 그대로 힘껏 선배의 멱살을 붙잡았다. 그럼에도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동정하는 듯한 눈으로이쪽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아……. 봇치가 이쿠요로부터 졸업할 수 있었던거? 축하해, 이쿠요. 잘됐잖아」


「…….읏!!!」


싸움을 거는 말에 받아치는 말. 금방 감정적으로 변하는 내가 말다툼에서 선배를 이길 리도 없었다. 정말, 부추기기에서는 천재라고 생각한다.


선배의 뺨을 겨냥하고 한 번 더 손을 움직였을 때, 팔이 힘껏 잡힌다.


돌아보니 이지치 선배가 필사적으로 내 팔을 붙잡고 있었다.


「그만해, 폭력은 안 돼, 키타 쨩」


「놓아주세요, 저는 료 선배한테—」



「다시 말할게. 료에게 상처입히지 마」



두려움. 냉철한 시선으로 꿰뚫려 심장이 움켜쥐어진 듯 움직일 수 없게 된다.

평소 상냥한 이지치 선배로부터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차가운 목소리.


이지치 선배도 나를 적으로 보고 있었다.


「……읏」


당신까지 그런 표정을 짓는 건가요?


여기에는 내 편은 없다. 뭐, 그것도 그럴만하다. 누구한테 이해받을 생각따윈 추호도 없으니까.


힘이 빠져서 갈 곳 잃은 팔이 축 늘어진다.


「이쿠요가 말하는 건 잘못되어있고, 절대 용서받을 일이 아니야. 개인의 사정으로 인해 다른 사람을 구속하는 건, 그 사람이 결정하는 게 아냐」


흐트러진 옷을 고치며 내가 가장 듣기 싫은 정론을 담담하게 밝힌다. 나는 이제 발밑을 볼 수 밖에 없었다.


「……저한테는……히토리 쨩 밖에 없다구요……」


「그건 알고 있어. 봇치한테도 이쿠요 밖에 없어. 피차 일반」


「그럼 왜!! 괜찮잖아요!! 히토리 쨩이 없으면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저를 의지하지 않게 되면 그저 서투른 기타에 쓸모없는 한김한 키타 이쿠요밖에 남지 않아요!! 그 아이에게 있어 특별한 존재로 있기 위해서는……, 그 아이에게 있어서 특별하지 않다면……안돼요……그렇지 않으면, 어울리지 않잖아요……. 이런 결속 밴드의 짐 같은게……대체품일뿐인 재미없는 기타 보컬이라니……, 아무리 발버둥 쳐도 균형을 맞출 수 없어요. 내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히토리 쨩으로 만들지 않으면……. 저기, 료 선배………아무것도 없는 제게서 더 이상……아무것도 빼앗아 가지 말아주세요……」


지리멸렬했다. 스스로도 엉망진창으로 말하고 있다는 자각은 있었다.

선배의 말은 정론이고 나는 잘못되어있다. 그런데 이제는 제정신으로 있으라는 게 무리였던 것이다.


「……이쿠요」


「……알고 있어요……히토리 쨩은 제가 없어도 혼자 살아갈 수 있는 애에요. 주목받아서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걸을 수 있는 애에요……. 구제불능은……저에요……」


「이쿠요!」


「죄송해요……지금은 혼자서 있게 해 주세요. 히토리 쨩한테는 미안하아고 전해주세요」


다리가 휘청거린다. 빨리 여기서 도망치고 싶어 출구로 향한다.





「잠, 키타 쨩…!!!」


「괜찮아, 니지카. 내버려 둬」


「그,그치만!!!」


「괜찮아, 어차피 그 녀석은 이 거리에서 벗어날 수 없어. 봇치가 있는 이상 떠날 순 없어」


뒤에서 무책임한 대화가 이어지고 있었지만, 이젠 아무래도 좋았다.

어차피 료 선배니까 들리게 말하는 거다.


「결국 음악에 사는 놈은 음악에 밖에 살지 못해. 특히 봇치 같은 녀석 옆에 있는 놈이 그렇게 그만두게 할 리 없는그 각광을 받은 인간은, 그 맛을 잊을 수 없는거야. 그런 옆에 있는 녀석이 자신이 좋아하는 인간따위가 된다면 더더욱」


시끄러워, 마음대로 지껄이라지.


모든 것을 거절하듯이 스태리를 떠났다.










「하아……하아. 하아…….」


왜 이렇게 됐을까, 어디서 잘못된 걸까.


갈 곳도 없이 기세 그대로 뛰쳐나온 나는 도쿄의 거리를 게속 달렸다.

시모키타자와의 경치는 어디를 보더라도 히토리 쨩과 보낸 시간이 너무 짙게 남아 있다.


함께 밥을 먹은 패밀리 레스토랑도, 몇 번이나 걸었는자 모르겠는 이 길도, 함께 본 헌옷가게도, 화려한 반지에 눈을 반짝이던 악세서리 가게도, 열심히 한 날의 보상으로 간 타르트 가게도.


전부, 전부 전부 전부 전부 전부 전부 전부.

생각나는 것은 히토리 쨩과 보낸 추억뿐.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아, 한시라도 빨리 이 거리에서 벗어나고 싶어 라며, 그 초조함만이 나를 밀어냈다.

마음만 앞서니 다리가 따라주지 않고,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몇 번이고 넘어질 때마다 일어나서 계속 달렸다.


손은 상처투성이가 됐고, 아물던 무릎도 다시 쓸리면서 피가 방울방울 배어 나오고 있다.

옆구리가 땅을 밟을 때마다 찡하고 고통스럽게 얼굴이 찡그려진다.


하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 없었다.

온 몸이 비명을 지르고 마음은 너덜너덜해지면서도 나는 계속 달린다.


자해행위도 정도를 넘어서서, 자신을 해치는 것만으로 속죄하려는 것일까.


이젠 달리는 것에도, 도망치는 것 밖에 할 수 없는 자신에게도 싫증이 나고 있었다.



◾+



1시간은 달렸을까, 마침내 다리가 움직이지 않게 되어 버려서 나는 어딘지도 모르는 하천 부지의 둑 위에서 벌렁드러누웠다.


시모키타자와 주변에 강이 있었던 걸까. 산소 결핍과 피로로 의식이 몽롱하다.

온몸에서 땀이 뿜어져 나오듯이 흘러나왔고, 삘리 수분을 섭취하라고 온몸이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생각처럼 몸은 움직여 주지 않았고, 내가 할 수 있었던 것은 기껏해야 폐에 가득 산소를 넣는 것 정도였다.


시야 가득 펼쳐진 도쿄의 밤하늘은 어디까지고 총명하고 자신의 조그마한 것을 들이민다.

마치 바보 취급을 당한 기분이었댜.


평소에는 거리의 빛 때문에 제대로 눈에 띄지도 않으면서 대체 뭐야.


나는 어디서 잘못되었을까.


애초에 히토리 쨩을 만나 버린 것이 죄가 아닐까.

내가 존재하지 않으면 히토리 쨩은 얽매이지 않을 수 있었다. 나를 만나지 않았더라도 결속밴드와는 보이지 않는인연이 있었을 테니, 그 밴드에서 기타를 쳤을 것이다. 저 안에서 나는 그렇게까지 큰 역할을 하지 않는다. 나는 중요하지 않으니.


그래, 히토리 쨩을 만나서, 기타를 알게 되어, 사랑을 깨달은 것이 문제인 것이다. 나약한 나는 곧장 그 아이와 마주하지도 않고서 일그러진 애정을 쏟고 말았다.


솔직하게 마음을 전했다면 뭔가 달라졌을까라니. 후회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는데도 후회가 눈물이 되어 하염없이뺨을 타고 잔디밭에 쏟아진다.


어딘가에서 행동을 잘못했을지도 모른다.

아주 사소한, 그러니까 하루하루의 일거수일투족 하나의 차이로서의, 이 폭풍이 일어나 버릴 정도의 작은 변화. 그렇다고 한다면 나는 내 선택이 얼마나 어리석은 걱인지를 깨닫고, 과거의 나를 저주하고 싶어 견딜 수 없었다.


「읏……으……아아………….」


울부짖고 싶어도 내 목에서 나오는 것은 잠긴 듯한 불쾌한 소리뿐이여서 보컬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스 없었다.

부족한 수분이 눈물이 되어 빠져나오는 것처럼 느껴진다.


아아, 왠지 목이 마르다. 지금 당장 이 불쾌감 투성이인 땀을 흘려보내고 따뜻한 목욕을 하고 싶다. 그리고 막 햇볕에 말린 이불에서 뒹구는 거다.

눈을 감고도 바로 잠들지 못하고, 히토리 쨩에게 전화를 걸면 긴장한 채로 전화를 받아준다.

쓸데없는 대화를 하다가 서로 잠이 들어 버리는 거다. 다음날 아침이 되어도 통화는 계속 되고 있어서, 귀를 기울이면 히토리 쨩의 숨소리가 멀리서 들려오니까 사랑스러워서 견달 수 없다.


이건 수백번 꾸었던 꿈의 일부.


모든 건 망상으로,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


그것이 현실이라면 얼마나 행복한 일일까.

분명 하루하루가 즐겁고 세상이 빛나보이겠지.


「히토리……쨩」


점점 빨려 들어가는 것처럼 나는 의식 속에 잠긴다.

육체적 피로의 축적과 최근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해서일까.


이런 곳에서 자면 안 된다며 의식의 깊은 곳에서 경고가 울려 퍼지지만, 유혹에는 이길 수 없어서 마침내 내 의식은암전되었다.



—기대했던대로의 꿈은 꾸지 않았다.




◾+




어두운 시야, 진흙탕 같은 페쇄된 느낌 속에서 나는 떠돌고 있었디.


딱히 움직일 수도 없고, 어디가 어딘지 방향감각도 없다.

다만 그곳에 있는 것은 고립된 「무」였디.


분명 나는 달리고 난 후 피곤해서…….


희미한 의식 속에서 가능한 한 기억을 더듬지만 단편적으로만 기억이 떠올랐다.

하지만 단 하나, 「돌아가고 싶지 않다」 라고 하는 감각만이 전신에 달라붙어 있었다.


하지만 왠지 이 상황이 특별하 불쾌한 것은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쓸데없는 생각 없이 있어 편안함마저 느끼게되었다.


그런 의식이 스쳐간 순간, 찰나에 쑤욱하고 몸이 끌려 들어갔다.

방향감각이 결여되어 알 수 없지만, 느낌으로서는 더 깊게 가라앉는 듯한 체감이었다.


과연, 현실을 받아들이면 의식도 몸도 더 깊이 가라앉아 가는 듯하다.

혼탁한 의식 속에서 그런 생각을 했다.


이건 벌일지도 모른다. 이기적이고 오만한 나에 대한 벌. 짐작 가는 것은 수도 헤아릴 수조차 없다. 어디에서도 평가가 좋아 보이는 나는 모르는 곳게서 많은 원한을 사고 있을 테니까.

지금까지의 외상이 돌고 돌아 나에게 달라붙어서 바닥으로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리라.


감각 같은 건 없지만, 몸이 차가워지는 것 같았다.

지금까지 느껴본 적도 없는 듯한, 안쪽까지 갉아먹는 듯한 공포가 나를 덮친다.


깊이 가라앉으며 점차 시야에 짙은 안개가 끼기 시작한다.


이 캄캄한 무의 심연의 맡바닥에 이르렀을 때 나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왠지 모르게 진정한 의미에서 무가 될 것이라 느꼈다.



……돌아가고 싶지 않고……, 이대로 괜찮은가.



사라져가는 의식 속에서 그런 체관이 나를 지배했다.



「……씨!! 키……씨!!!」



희미하게 무언가 들린 것 같았다.


어디에서 들리는 걸까.

굉장히 안심되는 목소리다…….

너무나도 익숙한, 가슴이 따뜻해지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목소리.


목소리에 의식을 갖다대면 보다 크고 또렸한 것으로 변해, 서서히 시야의 안개가 명료한 것이 되어간다.


「키타…!! …씨……!!!」


아아, 그래. 내가 진심으로 사랑하고, 평생에 걸쳐도 닿을 수 없는 소중한 사람.

핑크빛 모습으로 상냥히 웃는 한 여자아이가 떠오른다.


그래, 나는 그녀의 옆에 있고 싶었다.

특별한 존재이고 싶었댜.


외톨이에 커뮤니케이션 장애가 있고, 음침하고, 하지만 남달리 상냥하고, 보이지 않는 대단함이 있어서, 누구보다도 노력할 수 있다.


조그만한 여자아이.

그 아이는 친구가 없어서 항상 혼자였다.

타인과 관계를 맺는 방법 따위는 모르는, 그런 모습으로 외부와의 교류를 거부하고 있었다.

아니, 거부한건 아닐테다. 관심은 있었으나 무서워서 움직이지 못하는, 그런 자신이 싫어져서, 그래서 포기한 것일테다.

자신에게 기대하는 걸, 누군가에게 기대하는 걸, 그만두었다.


그런 아이와 엮여, 거기다가 친구가 될 수 있는 확률은 얼마나 낮을까.

남과는 상관없이 누군가와 어울리기를 꺼리는 듯한 아이가 정반대의 위치에 있는 나와 어떻게 친구가 된다는 말인가.


하지만 운명은 돌고 돈다.

여러 우연과 필연이 겹쳐 우리는 만났고, 친구가 되었다.


부드러운 표정이 좋다.

이상한 점이 좋다.

전혀 생각대로 되지 않아 생기는 애처로움이 좋다.

무엇보다, 아픔을 알아주고, 누구보다도 상냥해지는 점이, 가장 좋다.


그래서 그런 아이와 친해질 수 있었다는 것이 정말로 기뻤다.

그녀에게 처음으로 생긴 유일한 친구가 된 것이 자랑스러웠다.


그런 그녀는 실은 기타를 엄청나게 잘 쳤다.


자신감 없는 그 모습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진지한 얼굴로 열심히 연주한다.

지금까지 들은 기타 중에 가장 나를 흔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 그녀가 대단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적어도학교에서는 나 혼자였다.

무엇보다도 자랑거리였다.


그런 대단한 존재가 나를 의지해 주었다면, 작고 왜소한 나라도 조금은 자랑할 수 있는 내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건 기우일뿐, 오만과 다름이 없어 자신의 주제를 알기에는 너무나도 충분했다.

자신을 알고있는 지금이라면, 알 수 있다.


미래의 나는 당신의 옆이 아니어도 좋다, 함께 있을 수 없더라도 한 명의 팬으로서 대중에 섞여 당신을 응원할 수있다면 그걸로 괜찮다.

그러니까, 조금만, 적어도 같은 학교에서 있을 수 있는 순간만은 「친구」인 키타 이쿠요로 있게 해 주었으면 했다.



—이대로 가라앉아버린다면 좋을텐데.



목소리가 들려 옆을 돌아보니 거기에는 내가 있었다.

소리도 없이, 묵묵히 서서 거기에 있었다.

그 표정은 모든 것이 이 세상의 탓이라고 말하는 듯했고, 아무런 것도 하지 않고 그저 조용히 이쪽을 보고 있었다.

이 사건의 모든 원인이 구현된 것.



지긋지긋하잖아. 포기하고, 받아들여.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입도 움직이지 않는다. 그저 멈춰서, 이쪽을 노려볼 뿐.


그런데도 싫을 정도로 또렷하게 들려오는 목소리는 쇳소리처럼 불쾌했다. 듣기도 싫어서 귀를 막지만, 목소리는전혀 사라지지 않는다.


아아, 이 목소리는 뇌에 직접 박히는 것이구나. 내가 한번이라도 만들어낸 말이니까. 내 안에 있구나.

내가 생각했던 것들이 이 세계에서 부서진 레코드처럼 반복적으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하늘에서의 소리를 내지르듯이 반향하는 더러운 말들. 이것들이 내 안에서 나온 말이라고 생각하니, 구토가 나오는 것 같았다.



휘청이는 몸에 채찍을 휘들러, 또 하나의 나와 대치한다.


내 얼굴 따위는 보고 싶지도 않았다.


그리고 나는 조용히 또 다른 나를 향해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죽어버려, 쓰레기 년」


세상에서 제일, 어떤 것보다도 내가 싫다. 이젠 지긋지긋했다.


그리고 나의 의식은 무가 된다. 마치 TV의 전원을 뿌리부터 뽑아낸 듯한 느낌이었다.


의식이 끊기는 순간 다시 한 번 내 이름이 불린 것 같았다.












납처럼 무거운 눈꺼풀을 열자 검정으로 칠해진 어둠에 소임을 마친 행성들이 뿜어내는 무수한 광채가 온통 퍼져있었다.

그 광경은 지금까지 본 별빛 중에서 가장 눈부시게 보였다.


이상하다, 아까도 보고 있었을 텐데 그것이 너무나도 먼 기억처럼 느껴진다.


「키,키타 씨!!!!」


방금까지 나를 부르던 것과 같은 목소리가 내 귓가에 들린다.


시선을 목소리가 나는 쪽으로 향하면 거기에는 얼굴을 눈물과 콧물로 너덜너덜해져서 흐느끼는 히토리 쨩이 조그맣게 주저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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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역하긴 했는데 키타가 나가면서 료가 말하는 부분은 무슨말인지 하나도 모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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