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치 더 락 마이너 갤러리
[팬픽] 종점 (1)
NOEN
2024-11-12 19:41:03
조회 556
추천 18
프롤로그 같은 느낌으로 써봤는데
괜찮으면 뒷 내용도 써보겠어요.
SIDE 니지카
“료 같은 거, 정말 싫어!”
너무 심한 말을 해버렸다고 생각한다. 언제나처럼 흘려들었을 거로 생각했는데, 또 멍한 표정으로 만날거라 생각했는데.
“료 선배... 안 오네요...”
사소한 다툼이 원인이었다. 같잖은 일로 말싸움을 하고 헤어진 날 밤 저녁. ‘미안해’하고 메시지를 보내려다 괜히 심술이 나서 휴대전화를 덮어뒀던 그날. 그날로부터 2주간, 료는 스태리에 찾아오지 않았다.
“역시 안 되겠어. 키타짱, 나 료한테 다녀올게!”
“지금요? 어디 있는지는 아세요?”
“모르지만... 짐작 가는 곳이 있어!”
모든 일이 그렇게 잘 풀렸으면 좋았을 텐데. 어디를 찾아도 료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늘 가던 카레집에도, 서점과 레코드 샵에도. 한참을 뛰어다녀 다리가 후들거리고, 마음은 시큰거리고.
최악이다. 나.
* * *
SIDE 히토리
료상 다음으로는 니지카짱이 오지 않게 됐다. 결국, 이런 식으로 끝나는구나. 한적한 도시 외곽의 카페. 커피 두 잔을 시켜놓고, 침울해져서 커피에 손도 대지 않는 키타상을 앞에 두고 생각했다. 결속밴드를 최고의 밴드로 만들겠다는 약속. 못 지키게 될지도 모르겠네...
“결속밴드... 이대로 끝나는 걸까...”
“저, 점장님은 니지카짱이 어딨는지 아시지 않을까요?!”
“!! 내가 전화해 볼게!”
결론부터 말하자면, 니지카짱은 그날 이후로 가출을 해버렸다고 한다. 점장님은 스태리 문을 닫고 니지카짱을 찾으러 다니고 있다. 우리는 우리의 장소마저 잃어버리고 방황하고 있다.
“괜찮을거에요...”
이런 식으로 흐지부지되어 해체하는 밴드를 여럿 봐서일까. 나는 이 상황이 낯설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키타상은 나날이 평소와 다르게 우울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사실은 나도 불안하고 심란하지만, 결속밴드의 리드 기타로서... 무너질 수는 없으니까...
키타상과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언제나처럼 어깨에 멘 기타가, 오늘은 더욱 무겁게 느껴진다. 혼자가 되니, 꾹 참아왔던 불안들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괜찮을 리 없잖아. 내가 사랑한 결속밴드인데. 걸음은 점차 느려지더니 늘 걷던 골목에서 멈춰버린다. 그리고 작게 흐느낀다.
뭔가, 싫다....
얼마나 눈물 흘리고 있었을까, 휴대전화에 문자 하나가 도착해 있다. 5분 전이다.
료: 봇치. 여기로 와.
그러고는 공유된 위치 정보 하나. 얼마 만에 연락이 된 건지. 나는 답장할 생각도 하지 않고, 료상이 보내준 위치로 무작정 찾아갔다.
“료상...”
“봇치. 여기야.”
오래된 역 앞. 문 닫은 도넛 가게 앞에서 쭈그려 앉아있는 료상. 반갑기도 하면서, 미운 마음에 성큼성큼 다가간다.
“...니지카, 가출했다면서?”
“그, 그게... 네. 얼마 전부터 돌아오지 않았어요.”
묻고 싶다. 말하고 싶다. 지금까지 어디 있었어요? 왜 스태리에 안 온 거에요! 왜 이제야 나타난 거에요! 하지만 말할 수 있을 리가 없고, 나는 눈물에 퉁퉁 부은 눈가를 숨기려고 고개를 숙인다.
“봇치. 봇치적으로는 어떻게 생각해? 지금의 결속밴드.”
“지금이라면....?”
“나랑 니지카, 겉돌고 있잖아. 겉돈다기보다 내부 불화?”
뭐가 잘 나서 그렇게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거야? 키타상이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고나 하는 말이야?
“아직...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미 글렀지. 다시 시작한다고 해도, 또 금방 트러블이 생길 거야.
“그런가. 봇치 생각은 그렇구나.”
잠시간의 정적. 쪼그려있던 료상이 일어나는 모습에, 반사적으로 그 모습을 눈으로 좇았다. 무표정으로 일관되어 있던 얼굴에,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돌아갈게.”
나는, 우리의 결속밴드가 종점에 다다랐음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