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치 더 락 마이너 갤러리

[보키타SS] 정말좋아하는 너에게 정말싫어하는 너에게 -1

금탄
2024-11-25 11:32:31
조회 497
추천 18

읽는데 어색한 부분 없게끔 최대한 다듬었으나 의역/오역/오타 존나 많음


원서 읽을사람은 하단링크 참고










"나, 당신이 싫어"


 어...?


"언제나 의미를 알 수 없는 망상으로 괴성을 지르거나 기절하거나 귀찮게 하지"


아···그거, 는···.


"학교에서도. 다른 애랑 말을 제대로 못 한다고 나한테 붙기만 하잖아. 적당히 좀 해주지 않을래?"


아, 왜냐면... 키타쨩은, 언제나 상냥하고... 나에게도, 말을 걸어주고....


"빈말 이라는거 몰라? 모르겠지. 밴드를 하기위해 참았지만 이제는 무리야. 밴드도 그만 둘 거야"


거짓말...기다려...키타쨩...!


"안녕. 더 이상 말 걸지 말아줘. 고토 씨"


키, 타... 짱... 싫어, 기다려... 기다려줘...











"키타쨩!!!!"

비명과 함께 뻗은 손은 아무것도 잡지 못한 채 허공을 갈랐다.

시야 가득히 펼쳐지는 캄캄한 어둠. 
틀림없이 눈을 뜨고 있을 텐데 꿈속과 전혀 다르지 않은 광경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 걸까. 
아까까지의 대화는. 
패닉에 빠지려다 겨우 어둠에 익숙해진 눈이 방의 윤곽을 보이게 하고, 흥건히 달라붙는 티셔츠의 불쾌감이 온몸에 현실감을 선사한다.

"하아...하아...... 꿈...?"

꿈. 그래, 틀림없이 꿈이다. 
불규칙하고 거친 호흡소리와 터질 듯한 심장, 그 둘이 불협화음이 되어 제대로 된 생각을 방해한다.
괜찮아, 그건 꿈이야. 그건 꿈이야. 
키타쨩에게 그런 말 들은 적 없어. 
키타쨩은 저런 말 안 해. 
학교에 가면 제대로 평소의 웃는 얼굴로 말을 걸어 줄거야. 
그러니까 괜찮아.
억지로라도 자신을 납득시키려 한다. 
하지만 스며들 듯이 확대되어 머릿속을 가득 메워가는 불안. 
언제나 키타쨩에게 폐를 끼치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매사에 괴성을 지르거나 기절하거나 나의 결점 따위는 들먹이면 끝이 없다. 
그런 손쓸 도리없는 인간이야. 
나도 알아. 
그거에 대해 속으로는 귀찮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 웃는 얼굴 뒤로 나를 어이가 없어했을지도 모른다. 
아니, '그럴지도 몰라'잖아. 
그렇게 생각하는 게 정상이고 보통 반응이다.
생각하면 할수록 자꾸만 솟아오르는 의심, 그건 마치 거꾸로된 가시 같아서 깊숙히 찔려 삐걱삐걱하며 아프다, 빠지지 않는다.
그리고 깨닫게 된다. 
그런 의심을 품는 것은 내가 키타쨩을 전혀 신뢰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그녀가 매일 전해주던 친밀함.
나는 그것을 받아내는 것만으로 만족해서 마음속에 담아두지 않고 버리고 있었다. 
그걸 이해하자마자 소리치고 싶을 정도의 자기혐오와 죄책감에 사로잡힌다. 
쏟아지는 눈물과 메스꺼움을 참고, 나의 추악한 마음을 아주 조금이라도 덮을 수 있도록 이불 속에서 무릎을 끌어안는다. 
한 번 더 잠들어 버리면 또 그 꿈의 다음을 꾸지 않을까. 
그런 공포에 시달려 커튼 사이로 하얀 빛이 비칠 때까지 한잠도 못 잤다.




학생 신분인 이상 아침이 오면 학교에 가야 한다. 
설령 아무리 가고 싶지 않더라도. 
적어도 "무서운 꿈을 꾸었으니 쉬겠다"고 해도 엄마는 결코 용서하지 않는다. 
다른 변명을 써도 나에게는 전과가 너무 많으니 어차피 무의미할 것이다. 
가고 싶지 않은데 집에는 있을 수 없다, 하지만 빼먹고 어디론가 나갈 배짱도 없는 나에게는 갈 곳은 역시 학교밖에 없었다.

학교에 가면 키타쨩이 있어. 당연하다. 
나와는 달리 꾀병을부려 쉰다는 생각도 해본적이 없을테고. 
도대체 어떤 얼굴로 키타쨩과 만나면 좋을까? 
제대로 말할 자신이 없어. 
항상 어떤 식으로 얘기하더라? 
아무리 생각해 봐도 흐린 머리로는 답이 나올 리가 없다. 
울적한 마음으로 개찰구를 통과한다.
기차가 많은 사람들을 삼켜서 뱉고, 삼켜서 다시 뱉는다. 
그런 여느 때의 광경. 
쏟아지는 인파를 타고 어딘가 모르는 곳으로 가버리면 적어도 오늘 하루는 키타쨩을 만나지 않아도 될까. 
만약 그렇게 된다면, 키타쨩은 나를 찾아줄까? 
뭐 그럴리는 없으니까 생각해도 소용없지만.
역에서 학교까지의 익숙한 통학로. 
걷는 발걸음은 무겁고 좁다. 
몇 번이나 한숨을 내쉬었는지 모른다. 
마침내 교실 앞까지 다다랐을 때 내 발은 완전히 멈췄다.
무서워. 문 여는 게. 
키타쨩을 만나는 것이 두렵다. 
왜. 괜찮아. 그것은 나의 꿈으로, 망상이야. 
생각하고 있는 것 같은일은 없으니까.

"당신이 싫어"

"헉...!"

두근거림이 심해진다. 
숨쉬기가 힘들어 어지럽다. 
역시 지금이라도 돌아가 버릴까? 
맞아 그렇게 하자 어쩔 수 없지, 몸이 안 좋은 거고.
발길을 돌리려던 그때, 마치 마음을 읽은 듯 교실 문이 열렸다. 
그곳에 서 있던 것은 계속 내 머릿속을 채우고 있는 주홍빛 그녀. 
계속 내 마음을 괴롭히고 있는 곧은 눈동자. 
그녀는 마치 전부를 보고 있다는 듯이 웃는 얼굴로 나를 보고 있었다.

"역시 있었구나, 히토리쨩."

"아······· 왜·"

"긱백이랑 체육복이 살짝 보였어, 좋은 아침! 히토리쨩"

"조, 좋은...아침....니다..."

"? 안색이 안 좋네, 어디 아픈거야?"

"아...앗!아니...괜찮습...니다"

"그래? 그럼 다행이지만. 자, 이제 곧 선생님이 오실 거야."

"아... 네"

키타쨩에게 이끌려 교실에 들어서자 바로 선생님이 들어왔다. 
아무래도 지각 직전이었던 것도 눈치채지 못했던 것 같다. 
그녀의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에 아주 조금 안심이 된다. 
그런데 그게 다야. 
박힌 가시는 쉽게 빠지지 않는다.



쉬는 시간, 몇 주 전 좌석 교체로 떨어져버린 맨 뒷자리. 
40%의 슬픔과 60%의 개방감으로 획득한 그 자리에서 자는 척하며 떠나버린 키타쨩의 등을 훔쳐본다. 
평소와 같이 친구 몇 명에게 둘러싸여, 유행하는 드라마가 어떻다던지 빛날 수 있는 무언가가 이렇다던가, 그런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별로 특별하지도 않은 늘 있는 광경이다. 
그런데 평소에는 귀를 스쳐 지나갈 터였던 흥미 없는 화제. 
이따금 들려오는 웃음소리도 전부가 내 마음을 술렁이게 한다. 
갑자기 키타쨩의 시선이 이쪽을 향해 딱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가볍게 미소 짓고 손 흔들어주는 키타쨩. 
그것을 받고 바로 고개를 숙이는 나. 
키타쨩에게 있어서는 그냥 평소의 교환일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렇지 않다. 
의미가 다르다. 
꼭 짝짝이같다. 
그게 점점 나의 자기혐오에 박차를 가한다. 
이 최악의 기분은 키타쨩을 믿지 않았던 나에 대한 벌이겠지, 그렇게 생각하면서 엎드린 머리 안쪽으로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방과 후 흐린 하늘 아래에서 키타쨩에게 한 발짝 뒤처진채 스타리로 가는 길을 걷는다. 
나는 이 시간이 좋았다. 
기타치는 능력밖에 없는 나지만, 이 시간은 기타가 없어도 그녀가 나를 봐주었기 때문이다.
항상 즐겁게 여러 가지 화제를 이야기해 주고, 내가 서투른 맞장구를 쳐도 또 즐겁게 돌려준다. 
이런 나도 조금은 제대로 된 사람이 될 수 있었던 것 같아서 나는 이 시간이 좋았다.
그런데 오늘은 그냥 답답해.

기타를 치면 조금은 정신을 차릴거야, 어쩌면 잊혀질지도 몰라. 
그런 소소한 희망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기타가 내뱉는 것은 평소보다 더 심한 덜컹거림과 너덜너덜한 소리뿐. 
니지카쨩과 키타쨩이 슬쩍 컨디션을 챙겨 주었지만, 그것조차도 나의 비참함을 책망하고 있는 것처럼 들린다.
이젠 어쩔 수 없네, 나는. 이라고 냉정하게 생각하는 자신이 조금 웃겼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지?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젠 아무것도 모르겠어.




"오늘은 이 정도로 할까? 연습 끝"

시계가 19시를 가리켰을 무렵, 니지카쨩이 그렇게 말해서 오늘은 해산되었다. 
재빨리 기타를 챙기고, 스튜디오를 나오면 점장님도 다른 사람도 아무도 없고 니지카쨩과 키타쨩의 대화만이 라이브 하우스내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그럼 히토리쨩 집에 가자."

"아... 네"

"아, 잠깐만. 봇치는 지금 남아있어"

육각 테이블의 의자에 앉아 스마트폰을 바라보며, 아직 돌아가지 않는 의지를 전신으로 나타내고 있던 료씨가, 시선만을 이쪽을 향해서 그렇게 말했다.

"어? 저………"

"잠깐, 갑자기 무슨 소리야? 봇치쨩 집에 늦게 돌아가게 되잖아!"

"금방 끝나. 중요한 얘기니까"

"아, 아니 저는 괜찮...습니다만..."

"에! 중요한 이야기에 저는 빠지는 거에요? 저도 들으면 안 돼요?"

"미안하지만 이쿠요에게는 아직 비밀. 다음에 알려줄게"

"음. 알겠습니다. 그럼 저는 돌아갈게요?"

"그렇다면! 오늘은 특별히 내가 키타쨩을 배웅해주지!"

"에? 괜찮아요?"

"괜찮아 괜찮아, 잠깐 편의점도 가려고 했고"

그런 대화가 진행되어 니지카쨩과 키타쨩이 함께 출구로 향한다.

"그럼 료, 돌아올 때까지 집 지키고 있어. 봇치는 늦기 전에 돌아가도록"

"히토리쨩 내일 보자. 료 선배님 수고하셨습니다"

"아, 수 수고했...습니다"

"니지카 고기만두 부탁해"

료 씨의 부탁에는 대답이 돌아오지 않고 그대로 쾅하고 문이 닫혔다. 
그 순간 단숨에 온몸이 탈진하는 감각이 엄습했고, 자연스럽게 입에서 깊은 한숨이 흘러나왔다.
나, 키타쨩과 단둘이 되지 않고 끝난 것에 안심해 버리고 있어. 
어디까지 나는 나를 싫어하게 되는 것일까.

"봇치, 앉아"

그 자리에 서 있으니, 뒤에서 료씨의 억양이 옅은 평소의 목소리가 들린다. 
재촉받아 의자에 앉으니 그 호박의 눈동자가 나를 정면으로 잡는다. 
그런 시선을 견딜 수 없어 나의 시야는 오른쪽 왼쪽으로 계속 도망쳐, 끝에는 무릎에 둔 주먹만이 비치게 된다. 
정갈하게 느껴지는, 꽂힐 정도로 강하게 바라보는 료씨의 시선. 
말을 꺼내는 호흡소리가 유난히 선명하게 들린 것 같았다.

"봇치, 이쿠요와 무슨 일이 있었지"

역시 억양이 옅은 담담한 말투로 갑자기 핵심을 찌른 질문. 
반사적으로 몸이 떨렸다.

"········에? 아, 아니..그...게.....아무것...도…"

"미안하지만 아무것도 아닌걸 물어보진 않아. 그렇게 맥빠진 연주인데다 이쿠요와 전혀 눈을 마주치지 않으니까"

새하얀 머리에는 아무 말도 떠오르지 않고, 육지의 물고기처럼 뻐끔뻐끔 움직이는 입에서는 뚝뚝 소리가 새어 나갈 뿐이다.
기다리다 지쳤는지 끝이안난다고 생각했는지 갑자기 일어서는 료씨. 
그것에 놀라 내가 크게 어깨를 떨자, 조금 미소를 지으며 "조금만 기다려"라고 남기고 음료 카운터의 안쪽으로 사라져 갔다.


"응. 내가 한턱 쏜다."

잠시 후 돌아온 료씨의 손에는 두 개의 컵. 
내밀어진 한쪽 안에는 오렌지 주스가 흔들리고 있다.

"저, 한턱 쏜다고 해야 되나... 이거 드링크바의..."

"봇치가 잠자코 있으면 들키지 않아, 자 받아"

"에"

그렇게 재촉하는 료씨의 기세에 져 쥬스를 한 모금 마시면, 어느새 입안이 바싹바싹해져 있던 것을 깨닫게 된다. 
그대로 두 모금, 세 모금, 점차 기분이 가라앉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셨지. 이것으로 공범"

"어, 저..."

"공범자로서 상담해 줄게"

눈을 가늘게 뜨고 입꼬리를 가볍게 치켜올려 그런 말을 한다. 
확실히 이대로 나혼자 계속 안고 있어도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언젠가 무너지거나 폭발하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잊는건 더 무리다. 
가슴에 남는 죄책감이 절대 잊게 해주지 않으니까.
살짝 고개를 들면 료씨와 시선이 부딪힌다. 
다시 바라본 미소는 평상시라면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상냥하다. 
배려에 조금 응해 보려고 생각했다.

띄엄띄엄 나는 료씨를 향해 말한다. 
키타쨩에게 미움받는 꿈을 꾼 것. 
그것도 물론 충격이었지만, 그 이상으로 그런 꿈을 꾼 자신이 용서할 수 없는 것. 
그것이 원인이 되어 어색함을 느끼고 있는 것. 
도중에 말을 더듬거나 힘들어하거나, 같은 말을 몇번이나 하는 일도 있었지만, 료씨는 계속 잠자코 들어 주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내가 말을 마치자 료씨는 흠, 하고 한 탬포 쉬고 입을 연다.

"····이쿠요에게 직접 털어놓는 게 베스트 아니야?"

"근데...그러면...키타쨩이, 화, 화내는거 아닐까..."

"좋잖아. 화내도"

나의 걱정을 다른 곳으로 어이없이 털어놓는 료씨에게, 나도 모르게 계속 고개를 숙인 채로 있던 얼굴이 올라간다. 
정면에서 본 료씨의 눈동자는, 피할 수 없게 될 정도로 진지했다.

"이쿠요에게 전하면 뭐 아마 화를 내겠지. 어쩌면 한 대 맞을 정도 일지도. 그런데 그게 다야. 그렇다고 이쿠요가 정말로 봇치를 싫어한다는 것은 절대로 있을 수 없으니까"

그렇게 자신있게 단언해 보이는 료씨. 
나는 어떻게 해서든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 어떻게 그런... 확신이 있어요? 미움을 받으면 어쩌지 라던가... 생각하지 않나요?"

"생각 안 해"

또다시 단호하게 즉답.

"사, 상대가 니지카쨩···이라도···?"

"응. 나는 니지카와 이쿠요와 봇치를 믿으니까"

"······믿으니까··"

믿는다. 내가 할 수 없었던 것. 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던 거.
료씨는 나를 믿는다고 했다. 
나는 어떨까. 
···나는.

"...저기, 저...저도.....저도...료씨를 믿어요...니, 니지카쨩에 대해서도...그러니까, 내, 내일...키타쨩에게 이야기할게요....!키타쨩을,믿고···맞고올게요!"

마음을 쥐어짜듯이 그렇게 전한다. 
그제서야 가슴이 조금 내려앉은 느낌이 들었다.

"잘 말했어. 너덜너덜하게 돼서 오면 좋겠네"

한순간에 평소의 상태로 돌아온 료씨가, 왠지 엄지척을 하면서 그런 말을 했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얼굴이 굳어 버린다.
너덜너덜해지는 건 싫지만, 그래도 나에게는 그 정도의 벌은 필요할지도 모르고...랄까 원래 키타쨩은 그렇게까지 폭력적이진 않다고 생각하는데.

아주 조금 여유로운 머리로 빙글빙글 생각하며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는데, 입구의 문이 열리고 니지카쨩이 돌아왔다.

"다녀왔어~ 어? 봇치쨩 아직 있었어? 벌써 8시가 다 됐어"

"아, 지금 막 집에 가는 참이라..."

"어서와 니지카"

"아, 그래? 그럼 모처럼 봇치쨩에게도 고기만두 줄게!"

"에? 아, 에? 아, 아니 그런.."

"괜찮아 괜찮아, 자 선배가 한턱 내는 거야"

반 억지로 받은 고기만두는 아직 따뜻했고 손끝에서 전해지는 그 열은 지금의 텅 빈 배를 쉽게 매료시켰다. 감사합니다 라고 인사를 하자, 니지카쨩은 피식 웃고 료씨와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얘기한 게 뭐야?" 나에게도 비밀이야?"

"아니. 니지카한테는 나중에 알려줄게. 그것보다 내 고기만두는?"

"없어. 봇치쨩에게 줬으니까."

료 씨가 이쪽을 노려본다. 
아무래도 더 이상 여기 있으면 큰일날 것 같다.

"아...수, 수고하셨습니다..."

"수고했어, 봇치쨩"

"봇치만 주고 치사해"


"좋지 뭐. 애초에 내 돈인데." 
"치사해!" 
"에이 시끄러워!" 
"여기 하나 더 있잖아." 
"아, 이거 내 거야!" 
"잘 먹겠습니다!" 
"잠깐! 이거 먹지마!" 
"맛있다" 
"정말! 적어도 반은 남겨!"


단숨에 북적거린 라이브 하우스를 등지고 밖으로 나간다. 
저렇게 거리낌 없이 티격태격할 수 있다는 게 뭔가 부럽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모처럼 받은 고기만두를 한 입. 
속은 아직 김이 날 정도로 따뜻했고, 나는 왠지 그것이 문뜩 기뻤다. 
이 따뜻함이 니지카쨩의 배려인것 같아서. 
그냥 보온기의 열인데 말이야.
늦어 버린 귀갓길, 이제 제법 선선해진 바람이 앞머리를 흔든다. 
갑자기 탁 트인 시야의 끝, 흐린 하늘 사이로 확실히 빛나는 별이 하나만 보였다.









하루가 밝아서 방과후. 
나는 언제나의 계단 밑 공간에서 무릎을 안고 있었다. 
하루의 대부분이 어둑어둑한 이곳은 나의 편안함이지만 역시 저녁이 되면 기울어진 태양 때문에 새빨갛게 물든다. 
평소에는 그래도 가능한 한 그늘에 있었지만, 오늘만은 굳이 양지에 자리를 잡아보았다. 
용기를 갖고 싶었으니까. 
키타쨩을 제대로 마주할 용기가.
지금부터 내가 말할 것. 그것은 나의 이기적인 고백으로, 키타쨩에게 있어서는 엉뚱한 이야기. 
분명 키타쨩에게 상처를 주고 굉장히 곤란하고 화를 낼거야. 
맞아도 소용없다. 
물론 맞는 것은 자진해서 받아들이고, 전한 후에는 전력으로 사과하고 쓰러질 생각이다.
어제 료씨와의 대화를 머릿속에서 되새긴다. 
괜찮아. 나는 키타쨩을 믿고, 키타쨩이 나를 싫어하거나 하지 않아. 
응 괜찮아.



"어, 정말? ──・・・・・・"

하교하는 학생들의 대화나 운동부에서 들려오는 구호에 섞여 잘못 알아들을 수 없는 그녀의 목소리가 내 귀에 닿았다. 
어느 정도 떨어진 곳에서 누군가와 대화를 하고 있는 것 같아. 
엿듣는 것은 안 된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어째서인지 굉장히 신경이 쓰였다. 
그대로 내 다리는 빨려들어가듯 계단을 오르고 귀가 저절로 그녀의 목소리를 찾는다.


"--고마워. 모두에게 전해줄께--"

그녀의 목소리가 또렷이 들려온다.


"응, 어? 히토리쨩?"

갑자기 튀어나온 내 이름에 나도 모르게 어깨가 튀어, 빨려들어가던 다리가 멈춘다. 
왜 내 이름이 나올까? 나의 대해서 뭘 말하는 걸까? 
신경이 쓰여서 안절부절 못하게 되어 귀를 기울인다. 
그러자 조금 전까지 막힘없이 이야기하고 있던 키타쨩이 왠지 말문이 막혀 있는 것이 들려왔다. 
무슨 말을 하려다가 멈추고 또 말문이 막히고. 
마치 필사적으로 말을 고르는 것 같은. 
그 키타쨩이 대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건 처음본다. 
심지어 나에대한 화제로. 
도대체,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무엇을 전하려고 하는 것일까. 
나도 모르게 온몸에 힘이 들어가고 심장이 심하게 뛰고 있었다.


"....아니야, 히토리... 고토 씨는 친구가 아니야."


"·····에"

순간, 캄캄하게 시야가 흔들린 것 같았다. 
거짓말. 키타쨩 지금 나에 대해서...
아니야. 뭔가 잘못됐어. 
맞아, 그냥 잘못 들은 거야. 그럴게 뻔하잖아. 
아니면 내가 잘하는 망상인가. 
안되겠다 나. 이럴 때까지 망상을 하다니. 그럴 때가 아니잖아. 
빨리 돌아와야 돼. 여기 있는게 들키면 더 키타쨩에게 혼날거야. 
그러니까 자, 빨리 돌아가자.
그런 나의 바람과는 달리 다리에 뿌리가 박힌 듯 이 자리에서 움직일 수 없다. 
싫어. 하지 마. 듣고 싶지 않아. 듣고 싶지 않아.
귀를 막으려 해도 소용없는 두 손은 덜덜 떨릴 뿐이다.



"고토씨에게는, 기타를 배우고 있는 것뿐이고...그, 사이가 좋다든가 하는 건 아냐"


들렸다. 들려버렸어. 이번에야말로 확실하게. 
왜. 왜. 거짓말이지 키타쨩. 왜 그런 거야.

"언제나 귀찮게 하지"
"고토씨는 친구가 아니야"
"빈말 이라는거 몰라?"
"기타를 배우고 있는 것뿐"

거짓말이다. 거짓말이야. 전부 나의 망상.


"당신이 싫어"



"윽·····!"

순간적으로 입을 누르고 어떻게든 구역질을 참는다. 
눈물이 주룩주룩 흘러 앞이 보이지 않는다. 
지금 당장 키타쨩에게 가서 왜 그런 말을 했느냐고 다그치고 싶다. 
그런 말 하지 말라고 울면서 매달리고 싶어. 
하지만 겁 많고 쓸모없는 내 다리는 역시 말을 듣지 않는다. 
등을 돌리고 여기서 도망쳤다. 
굴러 떨어지듯 계단을 뛰어 내려갔다. 
긱백과 가방을 거칠게 잡고 영문도 모른 채 그냥 달렸다. 
뛰어 뛰어 뛰어. 
다리가 꼬여 넘어져도, 다른 누군가와 부딪혀도, 주변 사람들이 비웃어도 다 신경 쓰지 않고 달려서 전철에 올라탔다. 
거기서부터는 기억이 잘 안 난다. 
정신 차리니 집 근처에 있고, 인간은 무의식으로도 집에 돌아올 수 있구나라고 생각한 것 같다.

유난히 무거운 현관문을 열자 어머니가 마중을 나왔다. 
다녀왔어 라고 평소와 같은 말투로 말한 어머니는 나의 흐트러진 얼굴을 보자마자 표정을 바꾼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괜찮아?라고 묻는데 그냥 귀찮았다. 
그냥 내버려뒀으면 했어. 
적당한 대답을 돌려도 당연히 납득해 주지 않았기 때문에 무시하고 방으로 도망쳤다.
조금 전부터 끊임없이 울리고 있던 스마트폰을 보면 몇 건의 로인 메시지와 착신. 
전부 그녀에게서다. 
뭐든 아무래도 좋아서 전원을 끄고 적당히 던졌다.
벽장에 틀어박혀 무릎을 감싸안으면 다시 눈물이 쏟아진다. 
내 손조차 보이지 않는 캄캄한 어둠 속에서 나는 소리내어 울었다.

내가 친구라고 생각했던 사람은 처음부터 친구가 아니었다. 
전부 내 착각이었다. 
가슴이 꽉 조이는 것처럼 아프다. 
이런 괴로운 일 따위는 겪고 싶지 않다. 
이대로 캄캄한 속에 녹아 없어져 버리면, 이런 생각 안 해도 괜찮아질까.


울고 울고 또 울고, 그제야 눈물이 말라 지금 시간도 모르게 되었을 때쯤 기타를 집어들었다. 
이제 나에게는 기타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기타만은 내 편이 되어 주었으면 했어. 
적어도 기타를 치는 동안만이라도 자신만의 세계에 있고 싶었어. 하지만.
팔 안의 익숙한 육현을 튕기면 저절로 머리에 떠오르는 것은 그녀의 얼굴. 
나의 연주 시범을 진지한 얼굴로 바라보는 키타쨩. 
연주를 튕겨보며 웃는 얼굴로 박수쳐주는 키타쨩. 
그뿐만이 아니야. 
누군가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었던 일이나, 방과후에 편의점에서 군것질을 한 일, 그런 다른 모두에게 있어서는 당연한 한 장면이라도, 나에게는 모두 처음 있는 일뿐. 
그 모든 것에 키타쨩이 있다.

있잖아, 키타쨩. 알고있어? 나는 지금까지 쭉 친구가 없었어. 
그러니까 친구들끼리의 제대로 된 거리 같은 것도 잘 몰라. 
그런 나에게 키타쨩같은 아이가 상냥하게 대해준다면 착각할거야. 
친구인 척이라면 그렇게 말해 주지 않으면 몰라. 어떻게 알아. 나 커뮤니케이션 장애인데.
있잖아, 키타쨩. 
내 머릿속에 벌써 온통 키타쨩 투성이야. 
징그럽지 이런 애. 
근데 이젠 어쩔 수가 없어. 추억의 어디를 잘라내도 키타쨩이 있는걸. 
자신만의 세계란 그런건 이미 무리하게 정해져있어.
있잖아, 키타쨩. 왜 그런 말을 했어? 나는 친구가 아니야? 
이제 돌아갈 수 없을 정도로 내 인생을 망쳤으면서, 그런 건 치사해. 
있잖아... 가르쳐줘, 키타쨩.

".....우..으.....키타쨩은.....키타쨩.....왜....."

오열에 방해를 받아 그 뒤로는 차마 말을 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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