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치 더 락 마이너 갤러리

봇치 더 락! 총집편으로 입문한 뉴비의 후기 - 3편

수퍼소닉
2024-11-28 02:32:06
조회 682
추천 29
* 해당 연재물 8월 7일, <봇치 더="" 록!=""> 총집편 전편으로 최근에 입문한 뉴비의 솔직담백한 심경이 담긴 후기입니다.

2편 - https://gall.dcinside.com/m/bocchi_the_rock/1443580






히토리는 겁쟁이를 자처했지만 그 누구보다 용감했다.


물벼룩 이하의 존재라고 자학해도, 망고박스 안에 숨어서 기타를 연주해도


극이 계속 이어지도록 어떻게든 붙들고 늘어지는 근성이 있었다.


그 원동력이 무엇인지는 딱히 은유할 생각조차 없다는듯이 노골적으로 연출됐다.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싶다.'


헛웃음이 나올 만큼 세속적이지만, 반대로 말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이 원초적 욕망은


소심한 천성과 대조를 이루는 그녀의 행보에 설득력이란 휘장을 둘러주었고,


이런 빌드업은 전편의 하이라이트에서 마침내 폭발했다.







발을 앞으로 내딛는다.

'자신감 표출', '트라우마 극복', '한 계단 발전' 등, 캐릭터가 양의 방향으로 한 칸 이동할 때 흔히 쓰이는 연출이다.

그러나 이는 하하호호 깔깔깔 소녀들의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는 망가타임 키라라계 일상 만화보다는,

매 에피소드마다 목숨이 오가는 전투가 벌어지는 소년만화에서나 접할 수 있는 장면이다.

예를 들자면 비천어검류의 오의 천상용섬을 완성시키기 위해 발등이 베이는 것을 감수하고 왼발을 내딛는 히무라 켄신처럼.

그러나 이 비장하고도 극적인 연출이 밴드물 애니메이션 공연에서 나왔다. 심지어 가장 어울리지 않는 멤버에게서.





밴드가 흔들릴 때 중심을 잡아주는 리더, 니지카도 아니었다.

음악적 소양이 제일 깊은 작곡가, 료도 아니었다.

다들 의기소침할 때 억지로 텐션을 끌어올리는 분위기메이커, 키타도 아니었다.

흩어진 멤버들을 규합하고 이 라이브 공연을 성사시킨 1등 공신임에도 어깨에 힘조차 들어가지 않던 자칭 물벼룩 소녀가,

길거리에서 사람들이 걸음을 멈추고 호응해줌에도 두 눈 뜨는 것조차 어려워하던 자신감 바닥 아싸가,

냉담한 적막만 흐르던 라이브하우스 안에 혼자 힘으로 다시 열기를 불어넣었다.

완숙망고박스도 없이. 두 눈을 멀쩡히 뜨고. 스스로 솔로 파트 연주를 자처하며.

<봇치 더="" 락!="">이란 작품이 단순히 시간 때울 유흥거리를 넘어 오래 기억될 작품으로서 내 뇌리에 강렬히 박힌 순간이었다.




공연이 끝난 후, 니지카는 봇치의 작디작은 어깨에 자신의 커다란 꿈을 맡겼다.

그리고 말했다. 봇치는 그녀에게 정말 히어로처럼 보였다고.

자신의 버거운 꿈을 이뤄줄지도 모르겠다고.

그 원동력은 매일 여섯 시간씩 연습한 그녀의 기타 실력이겠지만,

단순히 방구석에 쭈그려 앉은 채로 올라가는 구독자 수에 만족하는 외톨이 삶을 넘어서

니지카, 료, 키타라는 원래 히토리의 성격이라면 접점조차 가지지 못했을 친구들을 가지게 된 계기이자 도화선은

사람과 대화하기 두렵다는 공포를 끝끝내 이겨낸 용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엔딩 스크롤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만약 히토리가 밴드의 꿈을 중도에 포기했다면, 온라인 유명인사 기타 히어로로 남기만을 선택했다면

상영 시작 10분만에 마주했을 엔딩 스크롤이 장장 2시간이 지나서야 나타났다.

상영관을 가득 채운 음악을 속으로 흥얼거리며 나는 독백했다.

이 애니메이션을 한 번만 보고 넘기기에는 너무 아깝다고.

혹시 여기서 얻은 교훈을 통해 내 태도를 바꿀 수 있지 않을까 하고.

그래서 나 또한 변하기로 다짐했다. 어질러진 방을 치우고, 3년 전에 포기한 글쟁이의 꿈을 다시 붙잡아보자고.

기타 히어로가 아닌 고토 히토리가 되어보자고.




4편에서 계속 쓰겠습니다.

An error has occurred. This application may no longer respond until reloaded. Reloa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