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치 더 락 마이너 갤러리
[2차 창작 대회] Wishing for a constellation
(작 중 고토 히토리와 키타 이쿠요의 시점이 바뀌며 진행됨)
Wishing for a
Constellation
-성좌에 바라는 것-
" 벌써 6시인가- "
밤의 늪을 헤쳐나가듯 나는 기타백을 어깨에 짊어진 채로 STARRY의 계단을 올라오며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을 만큼의 목소리를 뱉어냈다. 아직은 낯설기만한 풍경. 그럴만도 한게 아직 아르바이트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도 몇 일 되지 않은 것이다. 건방지게 조금은 인싸가 되었다고 생각했었지만,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거나 바닥에 시선을 고정한 채 걸어가는 음침한 버릇은 고치지 못했다. 애초에 그럴 필요가 있을까?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는 것도 아니니까.
그렇게 외톨이인 나는 시모키타자와 거리 한복판 에서 초저녁의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그 곳에는 별 하나가 보란듯이 깜빡거리며 점멸한다. 그 빛은 조그마할 텐데도 내겐 눈이 부셨다.
분명 혼자 있어서 나와 같은 외톨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저 빛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렇게나 멀게 느껴지는 걸까? 아니야. 티비에서 본 기억으로는 실제로 수억 광년이나 떨어진 곳에서 저렇게 밝게 빛나고 있는 일등성은 사실 주변에 많은 별들도 함께 있는 거라고. 그저 그들 사이에서 가장 빛날 뿐. 혼자는 아니라고.
그렇다면 만약 내가 별이라면, 어딘가에서 작은 빛조차 나지 않는 그런 쓸쓸한 별인걸까?
내 멋대로 의미없는 가정을하며 납득하고 있었다.
" 그래도 좋겠다... 너는 그 곳에서 아름답게 빛나며 모두에게 사랑받으며 찬양받고 있는 거겠지. "
나의 그런 혼잣말은 그저 순식간에 사라질 별똥별처럼 사라져갔다.
☆
" 키타짱, 끝나고 노래방 갈래? "
" 응- 가야지! "
나는 만면에 웃음을 보이고 동급생의 제안에 당연한 듯 대답했다.
나의 방과 후는 언제나 모두와 함께 하는 일정. 노래방을 가거나, 이소스타 맛 집에서 이쁜 음식 사진을 찍거나, 윈도우 쇼핑을 하거나. 다 내가 너무 좋아하고 즐거워 하는 것들이다. 그렇다고 딱히 혼자인 걸 싫어하는 외로움쟁이는 아니다. 그쪽도 가끔은 편하고 좋지만, 나는 빛나고 있는 무리에서 좀 더 빛나는 그런 존재가 되는 걸 가슴 속에서 선망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 있지, 어제 시모키타 지나는데 대박인 거 본거 있지- "
" 와 정말? 뭐길래? "
" 그 밴드에서 기타 치는 남자가 너무 멋있어서 - "
'밴드.'
잡답을 하는 동급생의 발언 중에서 나는 문득 아픈 곳이 쿡쿡 찔리는 기분이 들었다. 얼마 전 내가 저지른 크나 큰 죄가 애써 틀어막고 있던 무덤에서 다시 머리를 치켜든 것이다. '내일은 사과하러 가야해', '내일은 꼭...' 이라며 자기 편한 방식으로 미루고만 있었다.
아냐, 이런 생각을 자꾸 하면 금방 우울해질 뿐이야. 키타는 항상 빛나는 채로 있어야해.
그렇다고 맘 편하게 상담할 친구는 우리 반에 없다. 이건 조금 자조적이고 비관적인 이야기일 수 도 있지만, 그녀들은 내게서 이런 어두운 이야기보단 빛나고 행복한 긍정적인 이야기를 듣는 걸 좋아하는 것 같으니까.
그런 생각을 하며 친구들에게 맞장구를 쳐주려고 하는 순간-
" 기타...? "
복도 창문 너머로 기타 가방이 홀로 흔들리는 모습을 갑자기 왜 보게 되었을까. 방금 전 까지 료 선배의 일을 생각하고 있어서 예민한 탓일까.
" 키타짱? "
" 아, 아니야. 무슨 얘기 하고 있었더라? "
난 머릿속을 이따가 노래방 가서 부를 노래에 대한 것으로 채우며 금방 본 것은 신경쓰지않기로 했다.
☆
사람을 눈부셔서 바라보기 힘든 적은 처음일지도 모른다.
" 고토씨는 기타 정말 잘친다! 더 칠 수 있는 곡 있어?? "
분명 그녀는 명백한 인싸 중 인싸. 그런 오라가 무지막지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 이런 나를 받아준 모두를 위해서, 난 더욱더 도움이 되야해. 그러니까, 계속 열심히 할 수 밖에 없겠지? "
그녀는 어둡지 않은 곳에서조차 빛났다.
마치 일등성처럼.
☆
고토씨는 정말 특이한 사람이었다.
" 저,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잘 치지 못했으니까... "
누군가와 대화하는게 극도로 서투른, 하지만 가끔씩 칭찬 해주면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순진한 사람.
" 키타씨의 왼손... 잡았을 때 손가락 끝이... 딱딱해서... "
나를 다시 모두의 곁으로 이끌어준 은인.
어쩔때는 마치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이 흔들리며 깜빡이지만
처음부터 계속 내 옆에서 빛나고 있던 그런 별과도 같았다.
☆ ☆
" 벌써 8시네 - "
문화제는 나의 흑역사만을 남긴 채 성황리에 끝났고, 뒤풀이를 생략한 나를 걱정해서 따라온 키타씨... 아니 키타쨩은 스마트폰을 바라보며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나는 시선을 골목길에 고양이에 고정시킨 채 ' 그, 그렇네요... ' 라고 대답할 뿐이었다. 그럼에도 별이 내리는 한밤 중 달빛 섞인 가로등의 불빛을 받은 채 서있는 키타쨩은 여전히 눈부셨다. 그 모습에 내 감상을 그대로 전하는 것은 너무 부끄러운 일이었다. 그래서 단조로운 표현을 골라서 건네었다.
" 오, 오늘의 키타..쨩은... 정말 대단했어요. "
" 응? 아니야... 그렇게 재차 말할 정도로 대단한 애드리브도 아니었는걸. 오히려 줄이 끊어졌는데도 솔로를 해낸 히토리짱이 더 엄청난걸? 그 ... 뭐라고 했더라... 보틀.. "
" 보..틀넥이에요. "
" 맞아, 보틀넥! "
검지를 치켜올리며 눈을 반짝이는 키타짱. 하지만 나는 키타짱과는 연주를 해온 경력이 다르고... 기지를 발휘했다지만 제대로 솔로를 이어나가지 못한 건 사실이야. 게다가 그 순간에 당황한 나를 위해 시간을 벌어준 키타짱이 없었다면...
" 키..키타짱은... 정말 부럽다고 생각해요. "
" 에, 갑자기 무슨 말이야? "
나같은 물벼룩같은 아싸와는 급부터 달라.
" 엄청난 인싸에다... 노래도 잘부르고... 인싸에다가... 최근 기타도 잘치게 되었고... "
" 두 번 말하는 이유가 있을까.. "
" 어, 어쨌든!! 키타짱은 항상 빛나고 ... 친구도 많고.. 나같은 결속밴드가 아니면 친구도 없는 외톨이랑은 다르니까요... "
갑자기 왜 호소하는 것 처럼 말하게 되었을까. 잘 말하는 법은 서툴러서 모르겠어. 단순히 그 사실이 분해서?
" 나는 그렇게 생각 안하는 걸. "
갑자기 순간 키타짱이 진지한 눈으로 날 돌아보며 말했다. 나는 왠지모르게 쫄아버렸다.
" 히토리짱은 3년간 노력해서 그렇게 기타도 잘치게 된 거잖아? 그것도 엄청 대단한 일인 걸. "
" .... 이.. 이런건 학교 친구들에게 떠받들어지고 싶어져서 배운 것 뿐인걸요. 결국엔 달라진 것도 없고. "
나는 언제나 그랬듯이 바닥을 보며 그렇게 연신 중얼거렸다.
" 원래 모든 건 그렇게 크게 달라지지 않아. 그건 자신이 얼만큼 깨닫는 지의 차이일 뿐. "
" 그게..그게..무슨 말이에요? "
키타짱이 이렇게 진지한 말을 하는 건 처음이 아닌가?
" 나는 겉으로 보기엔 히토리짱과는 다르게 친구도 많아 보이지만... 진정한 마음 속 고민을 털어놓을 진짜 친구라고 부를 만한 사람은 없는 걸. 이런건 그저 잠깐 빛나다가 사라질 그런 존재야. "
그렇게 말하는 키타짱은 정말로 금방 꺼질 것처럼 깜빡거려서 참을 수 없었다.
" 아니에,요... 그런..건.. "
물론 그런 나의 쥐꼬리만한 부정은 수억 광년 떨어진 그녀의 귓전에는 닿지 않았다.
" 하지만, 히토리짱을 만나고 난 진짜 빛나는 존재가 있었단걸 깨달았어. 나는 그저 가짜에 지나지 않았다는 걸. "
왜... 그런...
" ... "
" 그래서, 참가 신청서를 냈던 거야. 히토리짱은 사실 이렇게나 대단하고 빛나는 사람이란 걸 모두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
그런건 아무래도 좋아. 나도 엄청 즐거웠는 걸.
" 아아...! 오늘 따라 달이 엄청 아름답네- 이소스타에 찍어서 업로드 할까- "
애써 밝게 말하는 키타짱의 눈가에는 금방이라도 별똥별같은 눈물이 떨어질 것만 같았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그 뒷모습에 달려가-
" 앗, "
밝게 빛나는 달빛 아래 두개의 기타 가방 끝이 서로 맞물려 겹쳐져있었다.
" 히,히토리짱? "
" 그, 그런 말 하지말아요... 설사 키타짱이 나같은 것보다 빛나지 않더라도, 내가 아무리 눈부시게 빛나더라도. "
" .... 히토리짱. "
" 별들도 이어져서 별자리(성좌)가 되면... 혼자가... 아니잖아요. 누가 더 빛난다던가 그런건 상관없어요. "
제멋대로 입에서 나오는 말들.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내 마음속을 드러냈다. 그런 나의 흔들리는 감정을 기분좋은 샴푸향이 감쌌다.
" 그렇..네. "
키타짱은 항상 보였던 그런 눈이 부셨던 미소가 아닌. 정말로 스며드는 듯한 아름다운 미소를 보이며 나를 바라보았다.
" 나는 바보네. 진즉에 깨닫지 못했었어. 고마워 히토리짱. "
내가 무슨 말을 한거지? 얼굴이 확 달아올라 고개를 푹 숙여버렸다.
" 저, 그... 그거 말고도 키타짱은 여,여러가지로... 대단하다고 생각하니까.. "
" 알았어...후후, 절대 잊지 않을게. "
키타짱은 어버버거리는 나의 손을 잡았다.
" 앗. "
" 그러니까.. 히토리짱도 더는 혼자라고 생각하지마. 우리... 그러니까 니지카선배와 료선배도 이렇게 서로 이어져 있으니까. 거기에다가 내가 절대 놓지 않을 거니까! "
" 에, 에엣.. 네.. "
" 가자~ 내일은 히토리짱 새 기타도 사기로 했고! "
나를 잡아 이끄는 키타짱의 손목과 나의 손목에 결속 밴드 각자의 색깔이 담긴 팔찌가 서로 맞닿았다.
그런 키타짱 뒤로 올려다본 하늘에는 빛나는 별자리가.
우주가 탄생한 처음부터 거기 있었던 별들이 선을 이루고 있었다.
★-END-★
좋아하는 노래인 성좌가 된다면 노래를 들으며 가사를 바탕으로 써봤음
보키타보키타보키타 우주가 멸망할때까지 보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