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치 더 락 마이너 갤러리

"키, 키타씨는 이런거..... 익숙하시나요....?"

ㅛㅜ(112.152)
2023-01-09 19:51:51
조회 1708
추천 22

https://twitter.com/TAKAO_0901/status/1611730233190932482?s=20&t=UdxMj5DT8Qjie3TAs-85YA

 



 공연이 끝난 라이브하우스.

 니지카와 료, 두 사람은 한 주 빠른 시험 일정 때문에 먼저 귀가했다. 뒷정리는 나머지 두 사람의 몫.

이쿠요는 이 시간이 싫지 않았다. 관객들이 전부 빠져나간 텅 빈 광경. 방금 전까지만 해도 가득 들어차 있던 관객들의 응원과 연주의 열기가 어스름한 온기로 아직 어렴풋이 남아있는 이 광경을 보는 것이 좋았다. 처음 멋모르고 무작정 밴드에 들어갔을 때만 해도 이 텅 빈 광경이 오히려 더 익숙했었는데... 이쿠요는 무거운 앰프를 구석으로 겨우 치워 놓은 뒤에, 캄캄한 무대 아래쪽을 바라보며 홀로 뿌듯함을 느꼈다.

 이 시간이 싫지 않은 이유는 또 하나가 있었다. 그건 바로……

 "키타씨, 아까 알려드리던 것 말인데요....."

 히토리가 그늘 속에서 불쑥 튀어나와 이야기를 꺼냈다. 사흘 전만 해도 둘이서만 남아 뒷정리를 하는 이 시간만 되면 긴장되는 것처럼 보였으나, 이제는 제법 익숙해진 모양이었다.

 "아, 응! 히토리쨩."

 이쿠요는 사뿐히 다가가 히토리의 앞에 섰다. 악기를 다 정리한 참이었으나, 그녀는 에어기타를 선보이면서까지 기타 레슨에 열의를 보였다. 이쿠요는 정성스러운 그 모습이 우습다기보단 다정스럽게 느껴졌다.

 이쿠요는 그 정성에 보답하기 위해, 무릎을 굽혀 쪼그려 앉았다. 눈높이를 맞추자 에어기타의 줄을 누르고 있는 히토리쨩의 손가락이 더 자세히 보였고, 덕분에 시선이 가까워지자 불현듯이 히토리쨩의 손가락이 뻣뻣해진 것 또한 알 수 있었다. 삐그덕거리는 손가락으로 에어기타의 코드를 잡는 히토리쨩은 평소 같은 늠름한 연주 같지 않고 깜찍했다.

 "……이런 느낌이에요……"

 자신감 넘치던 기타 선생님은 어디 가고, 다시 평소의 봇치쨩으로 돌아온 그녀였다. 이쿠요는 말갛게 웃곤, 치맛단을 정리하며 일어났다. 높아진 시선으로 눈을 마주치니 그녀의 표정 또한 심히 뻣뻣했다.

 "이, 이제는 딱히 알려드리지 않아도 괜찮지만요. 키타씨, 예전보다 훨씬 잘해졌고...."

 주제넘어서 죄송합니다......히토리는 자존감 네거티브 모드에 돌입해서 연신 꾸벅거렸다.

 "이제 저따위가 없어도, 키타씨는 충분히......"

 "......."

 이쿠요는, 고개를 내렸다. 캄캄한 무대에서 순간 별이 훅, 꺼진 듯한 기분이 든 탓이다.

 ......그렇지 않은걸.

 

 ───지익.

 이쿠요는 히토리가 입고 있는 저지 지퍼를 내리기 시작했다. 그 저지 안에 교복을 받쳐입지 않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텅 빈 라이브하우스의 뜨뜻미지근한 공기가 늘상 꽁꽁 닫혀있던 히토리의 살갗에 닿았다.

 "......아?"

 히토리는 당황하여 입술을 몇 차례 뻐끔거리다가, 주눅 든 채로 입술을 닫았다. 

 떨쳐낼 수 없었다. 그날도, 문화제 라이브 뒤 옮겨진 양호실에서도. 거부할 수 없었다. 반짝이는 무대 위로 자신을 데려다준, 멤버들과의 지금의 관계를. 깨트리기 싫었다. 또, 고토씨 같은 사람은 이런 스킨십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걸 수도 있으니까...... 치맛단을 움켜쥔 히토리의 손아귀에 땀이 배어났다.

 그리고 또, 강력하게 거절할 만큼 싫은 것도 아니었다. 성격상 강력하게 거절할 수도 없지만......

 허나 딱 한 가지, 어떻게 해서든 묻고 싶은 것은 있었다.

 "키, 키타씨는 이런거..... 익숙하시나요....?"

 ".....!"

 무의식적으로 그런 손길을 뻗던 이쿠요의 뺨이 달아올랐다. 자신을 제정신으로 돌린 히토리의 소극적인 물음에 그녀는 볼을 붉히며 허둥지둥거렸다.

 "으, 응. 아냐! 아니야! 히토리쨩. 그게, 그러니까. 무심결에, 그만......"

 무심코 손을 뻗어서 이런 짓을 할 정도로 히토리쨩을 가볍게 생각하는 건 절대 아니었다. 그러니까, 이 감정은.....

 그때, 고토 히토리가 조심히 중얼거리길.

 


 "....저에게만 하는 거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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