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치 더 락 마이너 갤러리

별자리가 겹쳤던 밤

무무무무무리데스
2025-12-15 01:09:36
조회 362
추천 15

라이브가 끝난 뒤의 스타리는, 늘 그렇듯 어두웠다.

조명이 꺼지고, 관객의 소리가 문 너머로 멀어지면, 그제야 내가 서 있던 자리가 현실처럼 느껴진다.

기타를 내려놓고 앰프의 전원을 끄는 순간, 손이 약간 떨렸다. 늘 있는 일이다.
“히토리 짱, 오늘 솔로 좋았어.”
키타 상은 기타를 케이스에 넣으면서, 아무렇지 않게 그렇게 말했다.
아무렇지 않은 말이었는데, 나는 대답을 한 박자 늦췄다.
“…아, 고마워요.”

고개를 숙이자 머리카락이 시야를 가렸다. 그 사이로 키타 상의 운동화가 보였다.
무대 위에서는 그렇게 가까웠는데, 내려오면 다시 거리가 생긴다.
그 간격이 싫은지 좋은지, 아직 잘 모르겠다.
니지카와 료 선배는 먼저 짐을 정리하고 나갔다.
“우리 먼저 갈게! 둘이서 천천히 와.”
니지카의 목소리가 문 너머로 사라졌다. 일부러인 게 분명했다.

연습실엔 우리 둘만 남았다.
기타 줄이 식는 소리, 환풍기 돌아가는 소리, 그리고 숨소리.
괜히 말을 해야 할 것 같아서, 나는 바닥을 보며 입을 열었다.
“키타 상은… 오늘 노래, 힘들지 않았어요?”
“응? 아냐. 오히려 히토리 짱 기타가 있어서 편했어.”
편했다는 말이, 이상하게 가슴에 남았다.

나는 기타 스트랩을 정리하다가 손을 멈췄다.
“저는요…”
말을 꺼냈다가, 다시 삼켰다. 이런 건 무대보다 더 떨린다.
“키타 상이 앞에 있으면, 조금 덜 무서워요.”
키타 상은 잠깐 눈을 깜빡였다. 그리고 웃었다.
무대에서가 아니라,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그거, 고백 같네.”
심장이 크게 한 번 울렸다.
도망치고 싶었는데,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맞아요.”

말해버리니까, 오히려 조용해졌다.
키타 상은 내 쪽으로 한 걸음 다가왔다. 손이 닿을 만큼의 거리.
도망치기엔 이미 늦은 거리.
“나도 그래.”
“히토리 짱이 기타 치는 거, 옆에서 듣고 있으면… 나까지 솔직해져.”
그 말은 연주 이야기 같았고, 아니면 감정 이야기 같았다.
아마 둘 다였다.
우리는 잠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사이에, 숨이 섞였다.
“오늘… 막차 끊겼는데.”
키타 상이 아주 작게 말했다.
“히토리 짱 집, 괜찮을까?”
머리가 하얘졌다.
괜찮은지 아닌지 판단할 시간은 없었다.
“…네.”
집에 도착했을 때, 이미 밤은 깊어 있었다.

불을 켜자, 익숙한 방이 갑자기 낯설게 느껴졌다.
기타가 벽에 기대어 있고, 침대가 하나 있었다.
“생각보다… 아늑하네.”
키타 상은 그렇게 말하며 신발을 벗었다.
그 뒤의 일들은, 말로 정리하기엔 너무 조용하고, 너무 가까웠다.

손이 닿았고, 숨이 겹쳤고,
“히토리 짱”이라는 목소리가, 평소보다 낮게 들렸다.
"앗..키..타상....이런...거 해도 될까요.... 우리..같은 밴드 맴버... 으읏..♡"
그 다음은 무언가 잘 기억나지 않았다. 키타상의 말 한마디에 머리보다 몸이 먼저 움직였다.

아침 햇빛이 커튼 사이로 들어왔을 때,
나는 아직 현실로 돌아오지 못한 채였다.
옆을 보니, 키타 상이 나를 보고 웃고 있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그 표정 하나로 충분했다.
“오늘 연습 있지.”
“네…”
“어제랑, 소리 달라질 것 같아.”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기타를 잡은 손에, 아직 남아 있는 온기를 느끼면서.
『그날의 연주는, 분명 어제와 같았다.
하지만 별자리는, 조금 더 겹쳐 있었다.』

이거 쓰느라 힘들었는데 개추좀 박아주쇼 님들아 ㅜ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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