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봇치 더 록! 외전 - 봇치와 료의 교체일기 2

좁은문
2026-02-08 10:07:41
조회 57
추천 8



[시리즈] 봇치와 료의 교체일기
· 봇치 더 록! 외전 - 봇치와 료의 교체일기 1


“어쩌다 보니 여기 앉아있네.”




히토리는 티켓 끊는 곳에 앉아 있었다. 고객님을 기다리는 일마저 괜히 긴장이 되었다. 이 일는 키타나 료가 하는 일인데 지금은 히토리 자신이 료니까.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료 씨의 말이 맞아.”




“봇치, 오히려 갑자기 빼면 더 의심받을 거야.”




히토리는 매표소로 가기 직전, 평소대로의 표정을 지은 채 부들거리는 자신을 보고선 료가 자신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한 말을 떠올렸다.




“너무 긴장하지 말고, 어차피 둘 다 말 없는 캐릭이니까 봇치가 평소 같은 발작만 안 일으키면 아무도 모를 거야. 알바 끝나고 보자. 그리고 알바비는 연기 잘한 사람이 더 많이 가져가는 거야. 또 그 표정은 역시 이상하니까 그만하고.”




“마, 마지막 말은 조금 믿음직스럽지 못하지만. 그, 그래 키타 씨나 니지카 짱하고 바뀌었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상상만 해도 끔찍한데. 차라리 료 씨여서 그나마 나을지도. 집중하자! 히토리! 당당한 인간이 됐다고 생각하는 거다!




히토리는 뺨을 찰싹찰싹 때렸다.




“지금 이 순간은 난 료 씨! 자발적 아싸, 단순히 혼자 있는 게 편해서 있는 사람, 인간관계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고 혼자만의 시간이 좋은 사람! 오오오오오오오!”




히토리는 벌떡 일어서서 자존감을 최대한 끌어올렸다. 몸이 불타오르는 듯했다.




“저거 괜찮은 거 맞나?”




세이카는 문 너머로 뭔가 많이 이상한 료를 걱정스레 바라봤다.




“난 누구보다 쿨하고 자존감도 엄청 세고 남들 돈을 절대로 갚지 않는 사람! 그야말로 악성채무자!”




히토리는 외쳤다.




“그냥 니지카를 빨리 불러서 쉬게 해야겠어.”




세이카는 땀을 삐질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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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뒤 매표가 시작되었다.




“이건 예상 외로.......”




‘이 어마어마한 인파! 료 씨와 키타 씨는 이걸 버텨냈다는 건가!’




“2장이요!”




“한 장씩 주세요.”




“지금 친구가 오고 있는데 먼저 3장 사도 되나요?”




“어어어어어어....... 어어!”




“으으으, 허허어어어. 어어어어. 이대로면........”




히토리에 행동에 점점 딜레이가 걸렸다.




“저기 직원님?”




“왜 그래?”




“직원분이 반응이 없어.”




“인간관계 임계치가 넘어서 폭발해버려........”




“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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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료! 그냥 여긴 내가 할 테니까 들어가 있어.”




풍선처럼 터져버린 자신을 보고 놀랐는지 세이카 씨는 무언가 중얼거리며 료 씨의 파란색 머리, 일단은 내 머리를 만지작댔다.




“넘어지면서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부분이 다친 건가? 성격이 진짜 봇치 짱처럼 바뀌어 버리면 큰일인데.”




“아하하. 오, 오늘은 왠지 드링크바에서 일하고 싶네요.”




세이카 씨 역시 자신을 평소에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거 같아서 히토리는 마음 아팠다. 그래도 애써 변명의 말과 함께 도망치듯 안으로 들어갔다.




“안되겠네.”




세이카가 휴대폰을 꺼내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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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토리는 드링크존에 있던 료 씨, 그러니까 자신을 찾아 비틀비틀 걸어갔다.




“어, 봇치 왔어? 일은?”




“이, 인싸들에게 패배하고 말았어요........”




“봇치 안 돼, 내 몸으로 놀아버리면 돈을 못 받잖아.”




“흐흐흐흐, 어둡고 곰팡내 나는 드링크존 구석이 내가 있을 가장 안락한 장소, 아무한테도 상처받지 않아. 여기 구석 박혀있으면 니지카 짱이 도와주고 그랬는데 그런 도움도 이제는 없고. 이대로 영원히 숨어 썩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지도 이렇게 쓸모없는 인생은 차라리 여기에 버려져서 썩겠습니다. $@^#^@#$%&@........”




“내 모습으로 맨탈 나가지마. 봇치, 3인칭으로 보니 소름 돋아.”




료가 쓰레기통에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말했다.





“봇치, 역시 그냥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편이 나으려나.”




“헉! 무....... 무리무리무리무리무리무리무리무리.”




“오, 봇치의 새로운 기타퍼포먼스다.”




히토리는 고개를 도리도리 돌리며 거의 숨넘어가듯이 말했다.




“대외적으로 멋있는 이미지인 료 씨인데 내가 그 이미지에 상처 입히기라도 하면 안 되고 또 내가 무슨 이상한 짓이라도 하면 실제로 이미 조금 해버렸지만 료 씨의 평판에 어마어마한 지장이........ ”




“난 이쿠요 같은 사람도 아니고 딱히 괜찮은데 말이야. 봇치, 그렇게 아무한테도 말 안 하고 있으면 해결책도 찾기 어렵잖아.”




히토리는 쿨하게 말을 던지는 자신의 모습을 봤다. 료 씨는 팔짱을 낀 채 고개를 살짝 흔들어 분홍색 앞머리를 옆으로 넘겼다. 내용물만 달라졌다고 사람 분위기가 이렇게까지 달라진 게 신기했다.




‘솔직히 말하면 저렇게 당당한 내 모습을 밴드 맴버에게 보여주기 엄청 부끄럽다고!’




조금 적막이 흘렀다.




“흠, 봇치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일단 알았어.”




“네! 당분간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기로........!”




히토리가 반색하더니 눈을 반짝이며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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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아무한테도 말해주지 마? 료?”


 


누군가 어느새 히토리 뒤로 다가가 말을 걸었다.




“히이익! 니지카 짱, 아니 니지카 언제 와,와, 왔어?”




어느새 노랑머리 소녀가 총총 걸어 들어와 대화에 끼어들었다.





“방금. 갑자기 언니가 불러서 말이야. 봇치 짱도 안녕!”




료는 입을 다문 채 손을 흔들었다. 그 모습을 본 히토리는 솔직히 딱히 본인 같다고는 생각이 들진 않았지만 그래도 자신이 알바 중에는 거의 묻는 말에만 답하고 묵언수행 하는 걸 생각하면 나름대로 니지카 짱일지라도 속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언니는 집안일 하는데 갑자기 왜 불렀을까? 언니 가끔 제멋대로라니까! 듣기로는 료한테 조금 문제가 있어서 대타를 서줘야 할 거 같다고 그러던데, 음 평소하고 똑같은데?”




니지카는 료의 모습을 한 히토리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히익!”




히토리는 니지카의 눈길에 순간 얼어붙었다.





“응?”




그 반응에 조금 의아해진 니지카는 료의 탈을 쓴 히토리를 빤히 쳐다보면서 드링크바 안으로 들어왔다. 자리가 좁아졌는지 눈치껏 료가 밖으로 나갔다.




“근데 료, 봇치 짱 혼자 티켓박스에 일하게 두고 여기서 뭐해? 봇치 짱 그런 일 못하는 거 알면서.”




“그, 그 뭔가 자리를 바꿔보면 뭐랄까 색다른 경험이 아닐까? 해서.”




“으음. 후후훗, 료의 생각 정도는 바로 알 수 있지. 역할 바꾼다고 임금 차이는 없다고. 결속밴드는 평등하다! 기억하도록!”




니지카는 모든 걸 간파했다는 탐정처럼 팔짱을 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히 이상한 점이 있다고는 눈치 채지 못한 모양이었다.





“아하하. 들켜버렸나!”




히토리는 억지 웃음을 지었다.




‘대, 대충은 속여 넘기는 건가? 그런데 뭔가 이상한 느낌이......’




“잔꾀는 통하지 않는다고, 료. 흐음흐음!”




니지카는 고개를 끄덕였다. 히토리의 필사적인 연기가 통했는지 아니면 니지카 짱이 단순히 자신의 추리에 감탄하고 있는 것뿐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더욱 안 좋은 위화감이 히토리에게 점점 닥쳐왔다.





‘니지카 짱이 평소에도 이렇게 가까웠나?’




니지카는 예쁘게 웃고 있었다. 상쾌한 향이 은은히 퍼졌다. 니지카 짱의 밝은 미소가 어느 때보다 눈부셔 차가운 지하 드링크 바 근처가 점점 아늑해지는 기분이었다. 평소 때와는 다른 거리감, 바로 옆, 니지카는 히토리 옆에 꼭 붙어 있었다.




‘설마 니지카 짱은 그동안 내가 부담스러워할까 봐 거리 조절을 해주었던가 그런 건가?’




“여기 있을 거면 오늘은 같이 드링크바 볼까? 료? 근데 그러면 봇치짱이 표 체크해야하는데 괜찮아? 역시 힘들겠지......... 에? 방금 고개 끄덕인 거야? 보, 봇치 짱이 그 정도로 발전할 줄이야.”




니지카도 약간 충격을 받은 듯했다.




‘니지카 짱도 날....... 아니 그것보다.’




“봇치 짱 대단한걸....... 료 그렇지 않아? 혹시 봇치 짱하고 비밀 대화한 거하고 관련 있나? 무슨 얘기했어. 료! 둘이서 그렇게 진지하게 얘기하는 건 처음 보는 거 같은데!”




니지카는 바로 옆에서 날 올려다보았다. 씻고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금발 머리에서 달콤하면서도 상큼한 시트러스 계열의 샴푸향이 퍼졌다.




“벼, 별말 안 했는데 휘~ 휘~”




억지로 말을 돌렸지만 히토리에게 참을 수 없는 위화감이 계속해서 몰려들었다.




‘으으윽. 뭐지 평소의 니지카보다 무언가 다른 인싸 아우라가.’




“헤에, 말해주기 싫은 거야?”




니지카는 입이 삐쭉 나왔다.




‘설마 이건!’




히토리는 머릿속에 무언가가 스쳐지나갔다.




‘소꿉친구이기에 할 수 있는 소꿉친구 래포!’




‘이 알 수 없는 가까움, 이 알 수 없는 깊은 친밀감! 오로지 소꿉친구 사이에서 허용되는 이 거리! 사람과 사람 사이에 생기는 진정한 상호신뢰관계!’




‘유치원 때부터 친구가 없었던 난 결코 가지지 못했던 상호관계........’




‘프, 플래시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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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토리 짱? 저기 친구들하고 말 한 번 걸어보자! 같이 놀자 하고!”




히토리는 모래를 만지작거렸다. 저기 멀리서 아이들 노는 소리가 들렸다. 선생님의 말을 뒤로하고 멀리 달려갔다. 괜히 부끄러웠다. 어차피 선생님에게 불려가서 무리 속에 괜히 끼어들어봤자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혼자가 될 건데.




언제였지? 아이들은 그때 유행하던 만화에 나오는 장난감을 가져왔다. 남자애들은 팽이, 여자애들은 마법봉 그걸 가지고 서로 겨루고 다투고 웃기도 하고 울기도 했다.




‘나, 나도 있어.’




한낮의 유치원에 울려 퍼지는 소음 아래서 들릴 듯 말 듯 한 히토리의 속삭임은 금세 묻히고 말았다.




유치원 때부터 사람들하고 어울리지 못했어. 왜냐하면 친구가 없었으니까 왜 없었냐고 묻는다면 나도 잘 몰라. 그 애들이 하는 놀이 규칙을 몰랐으니까. 규칙을 물을 친구도 애초에 없었고 모르는 사람에게 물어볼 용기도 없었어.




그렇게 고민하는 새에 붙을 타이밍을 놓쳐서 정신을 차리고 보니 찌꺼기처럼 혼자 남겨진 아이. 히토리봇치.




그게 나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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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아아아아앙아아아앙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아아아앙아아아아앙아아아아아앙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아아아아아아앙아아아아앙아아아아앙아아아아아아아앙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아아아아앙아아아아아앙아아아앙아앙아앙아아아아아앙아아앙아아아아아앙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아아아아아아아!!!!!!!!!!!!!!!!!!”




"ㄹ,료! 왜 갑자기 봇치 짱을 따라하는 거야?"




“봇치, 네가 비밀 유지하자고 했는데, 대놓고 ‘내가 봇치입니다’ 광고하면 어떡해.”




료는 가만히 히토리를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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