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치 더 락 마이너 갤러리
봇치 더 록! 외전 - 봇치와 료의 교체일기 4
조금 뒤 간신히 붙잡고 왔는지 축 늘어져 있는 키타를 니지카가 부축하며 들어왔다.
“멋대로 망상해서 죄송합니다.......”
“이쿠요도 봇치하고 바뀌어 버린 건가.”
료가 키타의 표정을 흥미롭게 바라보며 말했다.
“키, 키타 짱도 저희를 걱정해서 그런 생각한 거니까....... 괜찮아요....... 그, 그런 방, 방법 절대로 무리지만.”
히토리가 고개를 떨구며 중얼거렸다.
“응, 무리.”
히토리와 료가 오랜만에 같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저희는 어떡하죠....... 이제 날도 어두워졌고....... 이대로면 내일이 돼버리고. 전 사교성도 전혀 없고 말실수나 잔뜩 하는 글러 먹은 인간이어서 료 씨의 몸으로 살아갈 자신이........ 료 씨에게 피해만 줄 거예요.......”
히토리는 쓰레기통 안으로 다리를 넣으며 말했다.
“우왓!”
히토리는 균형을 못 잡고 쓰러졌다.
“료는 키가 크니까 말이지. 작은 쓰레기통은 안 맞는다고. 료, 봇치짱 일으키는 거 도와줘.”
“오, 봇치 몸, 쓰레기통에 딱 맞아!”
“장난은 그만하자! 그나저나 언제 들어간 거야. 나와!”
“내 몸이면 상관없지만 료 씨의 몸이어서 정신줄 놓으면 안 되는 사실이 너무 괴로워........ 어서 큰 쓰레기통 속에서 마음의 안정을.........”
“그 쓰레기통도 안 돼! 봇치 짱도 빨리 정신 차리고!”
니지카가 손뼉을 계속 쳤다. 니지카는 나란히 쓰레기통에 박혀있는 두 사람을 어떻게 할지 걱정스럽게 바라봤다.
그때 키타는 나란히 쓰레기통에 박혀있는 두 사람을 가만히 쳐다보고 있었다.
‘내용물은 히, 히토리 짱이란 걸 알지만, 료 선배가 울먹이는 모습이 너무 갭모에가 넘쳐 흘려서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안아주고 싶어. 평소에 쿨한 모습을 생각하며 지금 애상에 찬 료 선배를 보니 떨어지는 눈물이 흐르는 눈물길에 있는 눈물점이 한없이 덧없어 보여서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껴안아 주고 싶은 충동이 몰아쳐!’
“아....... 죄송해요. 키타 씨 또 정신을 놔버려서.”
히토리가 부들거리며 쓰레기통에서 나왔다.
‘눈물 맺힌 초롱초롱한 눈이 원래의 료 씨과 다른 멋있음으로 큥하고 다가와. 평소의 그윽한 눈매가 매력적인 이미지에 눈물점이 포인트인 비련의 여주인공 이미지가 합쳐져서 상상을 초월하는 최고의 유니섹스 캐릭터가 내 머릿속에서 만들어지고 있어!’
“미안, 이쿠요. 말하는데 갑자기 이상한 짓 해서.”
료도 니지카가 시키는 대로 사과했다.
‘히토리 짱도 평소의 가련한 모습에서 지금의 싸늘한 무표정을 지으니까 차가운 쿨뷰티한 매력이 넘쳐 흘려. 분홍색 저지가 저렇게 세련된 패션 아이템이 될 수 있는 거지? 저 미스테리어스한 분위기의 히토리, 아, 안돼 히토리 짱에게서 료 씨의 분위기가 뿜어져 나와서 가슴이 뛰기 시작했잖아. 세상에서 동떨어져있는, 나만의 길을 당당히 걷는 듯한 쿨한 분위기!
‘누가 누군지 구별이 잘 안되기 시작해.......’
키타의 눈이 핑핑 돌기 시작했다.
“히토리 짱? 료 선배? 히토리 짱? 료 선배? 히토리 짱? 료 선배? 히토리 짱? 료 선배?”
“키, 키타 씨?”
히토리가 이상함을 알았는지 조심스레 말을 걸었다.
“전......”
키타가 고개를 숙이며 손을 떨었다.
“전! 전! 료 선배의 몸과 마음 전부 사랑한다고요!”
다시 문이 쾅 닫히는 소리가 났다.
“또 어디 가는 거야! 키타 짱!”
니지카가 또다시 멀어져가는 키타에게 손을 뻗었지만 그저 아득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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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연유로 이렇게 하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니지카가 4명의 밴드멤버 사이에서 말했다.
“봇치 짱은 당분간 내가 데리고 다니고.”
료의 모습인 히토리의 손목을 니지카가 끌어당겼다.
“료 선배는 제가 챙길게요.”
키타는 료, 그러니까 히토리 몸 안에 있는 료 옆에 바짝 붙어 팔짱을 꼈다.
“아마 키타 짱의 환상을 깨트릴 좋은 기회겠지.”
“네?”
“아냐아냐.”
니지카가 능청스럽게 말했다.
“너희들 언제 가냐? 이제 슬슬 문 닫을 시간이야.”
문밖을 보니 세이카가 열쇠를 돌리며 서 있었다.
“알바 제대로 한 거 맞지?”
“당연하지! 언니 지금 나가.”
“자 그러면 가기 전에 료, 봇치 짱 소지품 교환하자.”
니지카가 봇치와 료를 불러 말했다.
“여기 봇치.”
“료 씨 휴대폰도 여기요......”
히토리와 료는 서로 휴대폰을 건네받았다.
“저기.......”
“.........”
이상한 침묵이 흘렀다.
“지갑도!”
니지카가 다시 주의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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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돈은 반드시 다음 달에 갚겠습니다.”
료가 머리를 숙였다.
“그, 그런 말은 많이 들었는데.......”
히토리가 땀을 삐질 흘렸다.
그런 대화를 하며 밴드 맴버들은 어느덧 밖으로 나와 전철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오늘은 각자 집으로 가야 하는 건가요?”
“그래야겠지? 료 집이라면 내가 아니까 데려다줄게! 아마 봇치 짱 가보면 깜짝 놀
랄걸!”
“아, 네........”
히토리의 눈이 점점 숫자를 그리더니 곧 자신만의 세상으로 빠져들어 갔다.
‘료 씨의 집이라면 료 씨의 부모님도 있으시겠지? 료 씨의 부모님이라 어떤 분이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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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일본풍의 저택. 어려운 한자가 적힌 가훈이 걸린 족자 앞에서 누군가 정좌를 하고 있었다. 삶의 풍파를 거칠게 맞은 듯한, 산전수전이란 전부 겪으신, 굳은 표정의 그야말로 아버님이란 말이 저절로 나오는 중년의 남성이 이쪽을 노려보고 있었다.
“료! 또 밴드 때문에 늦은 거냐!”
“히익!”
“가업을 물려받지 않고 감히!”
“당장 나가지 못할까!”
아버지가 크게 호통치며 다가왔다. .
“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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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할 거 없어, 봇치. 아마 오늘 집에 아무도 없을 거야. 오늘은 둘 다 바쁘셔서.
그리고 절대 그럴 분이 아니야.”
료는 바닥에 누워 부들부들 떨고 있는 히토리를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그러면 나 혼자? 그렇다면 괜찮을지도........혼자....... 좋아....... 헤.......헤......’
“난 봇치 집으로 가면 되는 건가? 어딘지 모르는데.”
료는 히죽거리며 웃는 히토리를 그냥 내버려두고 니지카에게 말했다.
“그러게 저번에 갔을 때 참여하지는.”
니지카는 저번 결속 밴드 티셔츠 만들던 때가 생각난 모양이었다. 히토리도 소중한 추억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아하하, 히토리 짱 부모님 착하시고 동생도 정말 귀엽다고요! 저번에 갔을 때도 같이 정말 재밌게 놀았는걸요.”
키타가 키탓! 하며 웃었다.
“그렇다면 봇치는 돌연변이였단 말인가!”
료가 충격받은 표정으로 히토리를 바라봤다.
“제, 제가 고토가의 버려진 자식입니다........”
히토리는 서서히 작아졌다.
“봇치 짱! 봇치 짱은 충분히 사랑받고 있다고!”
니지카가 입이 동그라미가 된 봇치의 어깨를 흔들었다.
“앗! 또 정신이 나가서....... 죄송합니다........”
히토리의 정신줄을 겨우겨우 니지카가 붙잡으며 4명은 각자의 집을 향해 걸었다.
‘료 씨가 부모님을 속일 수 있을까? 바로 들킬 거 같다는 생각이....... 게다가 베이스만큼은 못 바꾸겠다고 본인이 들고 가신다고 했는데 그럼 아빠가 바로 눈치챌 거 같고. 또 료 씨가 내 방에 가면........?’
‘내 방?’
‘잠깐! 내 벽장에 뭘 하다 나왔더라? 그, 그래! 오랜만에 올리려고 편집한 기타히어로 동영상을 그대로 노트북에 켜놓고 나왔어!’
히토리의 눈이 흰색이 되었다.
‘내, 내가 기타히어로인 걸 들키고 말아!’
‘어서 말해야 해! 빨리 비상사태니까 지금은 그런 제안은 뿌리쳐야 해서 죄송하다고!“
“저, 저, 저, 저, 저”
“음?”
키타가 고개를 돌렸다.
“무슨 할 말 있어? 히토리 짱?”
니지카도 궁금해했다.
“빠! 삐! 뿌!”
“봇치가 록에서 힙합으로 노선을 틀려고 해!”
료는 히토리의 비트박스 실력에 감탄하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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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오늘은 료 씨하고 같이 잘게요! 부모님께서도 감격하시며 허락해 주셨고. 이번에는 정말 친구알바가 아니냐고 의심받긴 했지만.......”
“내일 학교 올 때 괜찮겠어? 봇치 짱이든 료든 왠지 챙겨줘야 할 거 같단 말이야.”
“분명 봇치는 걱정스럽지.”
“네가 제일 걱정이야! 료.”
니지카가 한숨 쉬었다.
“그, 그러네요. 학, 학교에 어떻게 등교할지도 모르고.......”
“그래. 편도 2시간은 말이 안 돼. 내일 학교 빠지는 게 어떨까?”
료가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 말했다.
“그거 좋네요. 에헤헤.”
“학교 빠질 생각부터 하지 말자!”
니지카가 이번에는 두 사람 머리를 동시에 잡아 당겼다.
“료 선배, 그러지 마시고 내일 학교 같이 가죠! 이것도 좋은 경험이 될지도 모르고.”
키타가 키탓!하며 료에게 달라붙었다.
“맞아! 오히려 갑자기 빠지는 편이 더 의심받을 거라고.”
니지카도 키타의 의견에 동의하는 느낌으로 말했다.
“하루 빠진다고 저의 존재를 눈치챌 사람이 있을지....... 하, 하, 하, 하아.......”
“내, 내가 눈치채줄게! 히토리 짱!”
키타가 애써 히토리를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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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괜히 낯선 곳으로 가는 것보다 바뀐 사람끼리 있는 게 조금 더 마음 편하긴 하려나.”
니지카는 턱에 손을 괴고선 곰곰이 생각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럼 봇치 짱이 원하는 대로 하자! 내일 학교에서 봐. 봇치 짱. 혹시 료가 이상한 짓하면 연락 주고.”
“왕복 4시간은 싫어.......”
“봇치 짱을 위해서 좀만 참자. 키타 짱 잘 부탁할게. 료, 저래 보여도 나쁜 아이는 아니니까.”
“그럼요. 이지치 선배도 히토리 짱 잘 부탁드려요. 료 선배, 내일 봬요!”
“바이바이”
“바, 바이.”
‘또 료 씨하고 둘이 남았어.’
료는 다시 무슨 생각인지, 아니면 정말 아무 생각도 안 하는지 모르겠는 무표정으로 히토리를 바라봤다.
“가자.”
“ㄴ, 네, 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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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봇치의 집인가?”
“료 씨는 처, 처음 오시죠? 드, 들어오세요.”
익숙한 문이지만 낯선 몸을 이끌고 히토리는 문을 열었다.
“으흑흑.......”
“엄마 아빠.......! 아니아니 저저저저, 무슨 일이에요! 저기 왜 울고 계시는 건가요?“
“드디어 히토리가 다른 고등학생처럼 친구랑 같이 자기도 하고....... 자랑스럽구나!
히토리!”
히토리의 아빠는 료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오오.”
료는 신기하다는 표정이었다.
“오늘은 진짜 둘이 놀게 해주죠.”
엄마의 눈에도 눈물이 맺혀있었다. 부모님마저도 히토리를 그런 식으로 생각한 건지 히토리 자신도 어느 정도 알고는 있었으나 직접 보니 역시 마음이 시렸다.
“그래그래! 저번에는 안 온 친구구나. 오늘은 전혀 눈치 보지 말고 놀렴. 흐윽! 악기도 서로 바꿔 들 만큼 친한 친구가 히토리에게 생기다니......”
‘료 씨가 이쪽을 쳐다보고 있어....... 아마 역시 집에서도 이런 캐릭이구나 생각하고 있겠지.’
‘역시 봇치, 집에서도 이런 캐릭이구나.’
그 와중에 저편에서 한 꼬마 아이가 총총거리며 뛰어왔다.
“언니 친구가 또 왔어? 요즘 들어 신기한 일이 많이 일어나네!”
후타리가 어디선가 총총거리며 뛰어왔다.
“아, 아, 아, 아, 아, 안녕 후타리 짱. 아하하.”
히토리가 어색하게 말했다.
“근데 제 이름은 어떻게 아세요?”
후타리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어........ 그....... 음....... 엇....... 그러니까........ 으윽.......! 어째서 알까나 아하하.......”
“내가 알려줬어. 올라가자. 봇....... 료.”
료가 부들거리는 히토리를 끌고 갔다.
“흐음? 언니가 이상하네?”
둘이 사라지자 후타리는 이상한 점을 느낀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히토리와 료는 방에 들어와 둘은 문을 꽉 닫고서야 한숨을 크게 쉬며 자리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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