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치 더 락 마이너 갤러리
“언니는 왜 다리를 안먹어?“
야마다요
2026-02-17 23:3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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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의 일이다
작은 라이브하우스에서 공연을 마치고 돌아온 언니의 손에는 항상 치킨 한상자가 들려있었다.
쿱쿱한 지하실 냄새와 땀냄새 사이로 강렬하게 풍겨오는 기름냄새. 나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이만한 것은 없었을 것이다.
식탁 위에 올려진 치킨은 아직까지 열기가 남아 아지랑이가 피어오를 지경이었다.
언니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로 매일 치킨을 사왔다.
비싼 음식이란걸 알면서도 내가 치킨을 먹는걸 흐뭇하게 바라보는 언니의 웃는 얼굴이 좋아 마다하진 않았다
“언니는 왜 다리 안먹어?“
”난 다리는 별로. 너 다 먹어.“
다리는 항상 두개다.
그것은 오로지 나의 몫이었다.
나는 이해하지 못했다.
다리가 제일 맛있는데.
생각해보면 어린 나에겐 이만한 호재는 없엇을 것이다.
언니는 항상 가슴살을 먹었다.
퍽퍽한 살만 많은, 튀김옷의 비중이 적어 어느순간 식어있는 부위.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들어간 시점, 언니는 라이브 하우스를 차렸다.
이전에 쓰이던 곳을 싸게 매입하였다곤 했지만 난 알고있었다. 언니에겐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이라고.
나는 중학교 시절 밴드를 시작했다. 비록 나와 친구 총 두명으로 구성된 밴드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수준의 애들 장난이었지만,
언니는 그런 나의 꿈을 말로나마 응원해주었다
고등학교에 들어간 이후, 언니가 치킨을 사오는 일은 없었다.
언니와 단둘이 있는 시간은 날이 갈수록 늘었지만 좀처럼 생산적인 대화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문뜩 어릴적 생각이 들었다.
언니는 왜 다리를 먹지 않았을까, 아니 왜 다리를 싫어한다고까지 말한걸까.
결심했다.
용기를 내자.
”아 이게 뭐야“
”왜?“
”다리밖에 없는 치킨을 사오면 어떡해”
“그거밖에 안 남았어”
정말로 싫어하는걸까
표정을 보니 정말인거 같다
“다리가 맛있지 않아?“
”난 가슴이 좋아“
언니의 얼굴이 붉어지고 시선은 라이브하우스 한 구석의 쓰레기통 속 분홍색 물체로 향했다.
”난 가슴이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