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치 더 락 마이너 갤러리
보키타ss) 나는 펫?
주.
2026-02-22 19:47:36
조회 140
추천 8
* 고토히토리 생일기념이지만 생일에 관한 내용은 없습니다
* 키타쨩과의 동거생활에 불만을 가지는 봇치쨩의 이야기
* 의역 다수 포함
*************
바지주머니에서 울리는 진동에 헤드폰을 벗고 스트랩을 벗은 후 기타를 스탠드에 세웠다.
그후 점심시간이라는 문구가 떠있는 스마트폰 알람을 끄고 냉장고에서 키타쨩이 만들어둔 요리를 꺼내 전자레인지에 데우며 커피포트에 물을 올린다.
지금은 습관처럼 몸에 벤 동작이지만 이렇게 되기까지는 지난 1년동안 키타쨩의 공이 컸다.
지금 내가 살고있는 곳은 넓지는 않아도 두사람이 살기엔 충분한 공간의 1ldk맨션.
방음 성능도 좋고 위치도 역과 가까워서 대학생과 무직 프리터라는 두사람이 살기엔 오히려 과분해보이기도한 이 맨션에서 키타쨩과 함께 살고있다
고교시절부터 밴드는 순탄대로였고 스태리의 알바는 지금도 하고있다. 거기다 기타히어로의 수익까지 있어서 금전적인 부분에서 큰 어려움없이 동거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그렇게 시작된 사랑하는 그녀와의 동거생활은 충분히 만족스럽고 나날이 행복이 가득해.
....라고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었다.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건 고교를 졸업하고 집을 나와서의 삶은 생각 이상으로 자유롭다는 것이었다.
하루종일 늘어져 있어도 어느 누구도 잔소리 하는 사람도 없었다. 물론 주말이면 키타쨩에게 이끌려 데이트를 다녔지만 키타쨩이 없으면 그조차도 없었다.
그래서 알바도 밴드연습도 없는 날이면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대학에 간 키타쨩이 돌아올때까지 오로지 기타만 쳤다.
한번 기타에 빠져들면 다른건 보이지도 않기에 끼니도 거르며 기타를 쳤고 어두운 방구석에서 기타를 치던 나를 발견한 키타쨩에게 잔소리를 듣는 날이 점점 늘어났다.
"정말 하루종일 기타만 치면 안되잖아. 어머님께 히토리쨩을 부탁받은 내 체면이 뭐가 되는거야."
화를 내는 키타쨩에게 매번 고개숙여 사과했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달라지는건 아니었고 키타쨩이 점심시간이면 로인을 보내거나 전화를 걸어도 소용없었다.
애초에 헤드폰을 쓰고있어서 전화벨소리는 들을 수가 없으니까 키타쨩이 선택한 방법이 진동을 최대크기로 키운 알람을 맞추고 기타를 치는 것이었다
진동이라면 소리가 들리지않아도 알수있으니까라며 시작된 습관은 제법 효과가 있어서 그후로 끼니는 거르지 않게되었다.
문제는 처음엔 점심을 먹는 것뿐이었지만 어느새 알람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청소나 설거지, 빨래같은 일들이 하나씩 늘어나기 시작했고 얼마지나지않아 스마트폰의 알람창에는 집안일들로 일정들로 가득차게 되었다.
물론 집안일 자체에 불만이 있는건 아니다. 키타쨩과 함께 사는거니까 오히려 처음엔 키타쨩을 도울 수 있어 기쁘다고도 생각했다.
그치만 점점 쌓여만 가는 알람들과 내 생활을 생각하면 역시 불만이 생기고만다.
내가 생각에 잠겨있자 어느새 전자렌지의 알람이 울렸다. 이번에도 알람이구나 같은걸 생각하며 뜨거워진 접시들을 조심스레 식탁에 옮기고 샐러드까지 준비해 사진을 찍어 키타쨩에게 보낸다.
'이제 점심 먹어요.' 라고 간단한 내용까지 함께 보내면 곧바로 하트가 그려진 캐릭터의 스탬프가 잔뜩 보내져온다.
나도 비슷한 스탬프를 골라 키타쨩에게 보낸후 화면을 끈다. 적당히 끊지않으면 서로 무한정으로 스탬프를 보내게되니까 이정도가 딱 좋다.
식탁 위에 준비된 요리는 햄버그와 샐러드.
키타쨩의 요리는 언제먹어도 맛있지만 요리마저도 최근엔 조금 불만이 쌓이고있다. 왜냐면 지금 먹고있는 햄버그도 사실은 두부로 만들었거든. 거기다 샐러드는 좋아하지 않으니까.
그래도 내 건강을 위해서라는 키타쨩의 말을 떠올리며 젓가락을 움직이다보면 어느새 또 다시 스마트폰의 알람이 울린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되었구나. 미묘한 맛의 두부햄버그와 억지로 먹던 샐러드를 입안에 욱여넣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오늘 점심시간 다음 알람은 뭐였을까. 스마트폰을 꺼내 알람을 확인하면 나도모르게 한숨이 터져나 터져나오고만다.
밴드의 성공과 사랑스러운 그녀와의 동거생활로 분명히 즐거워야할 나날이지만 지금의 나에겐......
"하아......"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애써 한숨으로 지우며 다음일정을 위해 움직였다.
******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로 할까."
"앗, 네....."
료선배에게 돌려 받은 작사노트를 가방에 넣는다. 이번에도 문제없이 합격을 받아내서 다행이다.
료선배에게 받는 작사 검사는 지금도 이어지고있다. 딱히 의식하고 하는건 아니지만 키타쨩과 니지카쨩은 대학을 가고 없으니까 시간이 남는 사람들끼리 연습전에 모이면 작곡이나 작사를 검토하는게 하나의 루틴이 되었다.
물론 료선배가 지정해온 카페나 식장에서 돈을 대신 내달라는 핑계인 것도 알고있지만 최근들어서는 집에서의 생활때문인지 그마저도 반갑게 느껴졌다.
"요즘 꽤나 좋아졌어."
"네?"
"가사. 꼭 예전의 봇치로 들아간 느낌."
그런가. 잘 모르겠다.
어차피 료선배가 대답을 바라고 말한게 아니란걸 알기에 대답대신 남은 아이스커피를 한모금 마시는데 료선배가 조금 곤란한 질문을 해왔다.
"봇치. 요즘 이쿠요와의 생활 마음에 안들어?"
순간 마시던 커피를 뿜을 뻔했다. 아니 조금은 뿜었을지도 몰라.
정말이지. 이 사람은 이런데서 날카롭다고 해야할지 아니면 무신경하다고해야할지. 아무롷지않게 민감한걸 물어봐온다.
"어, 어째서?"
"그야 가사가 불만덩어리니까."
"에...."
"봇치가 쓰고 싶은걸 쓰고있으니까. 지금의 가사는 마치 처음 만났을 때의 봇치같거든. 그리고 지금의 봇치가 불만을 가질만한 상대는 이쿠요밖에 없을테니까."
"윽......"
꽤나 정곡을 찔러온다.
"그래서 뭔가있어?"
"그, 그게.....
"뭐 말하기 싫으면 상관엇지만."
내가 대답을 망설이자 료선배가 흥미가 없다는듯 자기 앞에 놓인 나폴리탄을 요령좋게 포크로 떠먹는다.
어쩌지. 이렇게된거 료선배에게 말하고 도움을 얻는게 좋을까?
료선배도 니지카쨩이랑 같이 지내고있으니까 도움이 될만한 조언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 그게....."
잘 정리되지 않는 머릿속을 필사적으로 정리하며 말을 떠올린다. 지금 내 상황을 설명할 가장 적합한 말이라면..... 역시 그거다!
"요, 요즘 키타쨩에 지, 지나치게 과보호 받고있어서..... 어린애처럼 대해지는 기분이랄까..... 아니 그보다 애완동물로 길러지거나 사육당하는 기분이 들어서...."
사육이라니. 전혀 연인의 이야기를 하는 거리감이 아니다. 그치만 훈련을 잘 받은 애완동물처럼 길러지고 있다는 표현은 스스로가 생각해도 딱이라고 생각했다. 본가에서 한가로이 낮잠을 자던 지미헨을 떠올려보면 오히려 그보다 못한 취급일지도 모르겠다.
매일 정해진시간에 맞춰 울리는 알람에 키타쨩이 정해준 일과를 수행하고 사진을 찍어 검사를 받는다.
하루동안 충실히 일과를 해내면 집에 돌어온 키터쨩에게 칭찬을 들으며 귀여움받는다. 대신 부족한게 있으면 꾸중을 들어야한다.
밥도 건강을 위해서라며 야채가 많이 들어간 위주의 식단을 먹고 미용을 위해서 기름진 음식은 자제받고 있다.
작사를 할 때마다 밤을 새기 위해 마시던 에너지 드링크는 아예 금지 당했다.
집에서 입는 저지만큼은 어떻게든 지켜내고있었지만 최근엔 외출복도 키타쨩에게 관리받고있다. 오늘도 키타쨩이 코디해준 의상을 입고나왔다.
이렇게 의식주 전체를 키타쨩에게 관리당하는 것도 모자라 최근엔 돈을 마구 써버린다며 지갑까지 빼앗겨 용돈까지 받게되었다.
아무리 연인이라도 이런건 보통이 아닌지 여기까지 말하자 심드렁하게 듣고있던 료선배 역시 크게 놀라고만다.
"뭐? 그럼 오늘 안 사주는거야?"
"그쪽인가요...."
오늘도 사달라고할 생각이었을까. 아니 당연히 알고는 있지만 용돈을 받는 지금은 료선배의 몫까지 지불했다간 역시 주머니가 곤란해진다.
"봇치가 이쿠요에게 잡혀살거란건 알고있었지만 그부분은 강하게 밀고 나가야지."
"그, 그쵸? 그치만 제가 돈을 관리하면 쓸데없이 이펙터를 사모은다거나 명품을 쓰느라 과소비한다면서...."
"그건 봇치가 나빠."
"그, 그치만 키타쨩도 옷 같은건 잔뜩 사면서....물론 금액적으로는 비교가 안되긴 하지만...."
키타쨩이 옷을 많이 사긴 하지만 생각해보면 대부분 중고매장에서 산 저렴한 옷들뿐이고 가끔 사오는 비싼 명품들은 거의다 내 옷뿐이다.
"애초에말야. 봇치가 잘하면 이쿠요가 그렇게까지 할 필요도 없잖아."
"그치만....."
료선배에게만큼은 별로 듣고싶지가 않은 기분이 들어서 조금 따지듯 물었다.
"료선배는 어떤가요."
"나?"
눈 앞의 이사람 역시 니지카쨩에게 잡혀사는 인상이 강하다. 그러니까 혹시 나와 같은 불만은 없는걸까 싶었지만 역시나 료선배. 보통이 아니었다.
"뭐. 나는 오래전부터 니지카한테 길러졌으니까."
료선배가 당당하게 말한다. 뭐지 이 사람?
"고교 때부터 니지카가 교복을 빨래해주거나 옷도 다려줬고. 밥도 먹여줬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
"에....".
"그리고 나는 봇치처럼 지갑관리같은건 안 받으니까.... 오히려 빌려달라고 하면 이러쿵저러쿵해도 니지카는 결국 주는 쪽이고."
"료선배 그건 그냥....."
쓰레기. 제비. 기둥서방.
차마 입밖으로 내뱉을 수 없는 단어들이 머릿속에 스쳐지나간다. 그와 동시에 예전에 엄마가 즐겨보던 드라마가 떠올랐다.
쓰레기남자와 그런 남자에게 빠져서는 헌신하며 뒷바라지를 해주는 가엾은 여자. 드라마속 주인공 두사람이 선배 두사람과 겹쳐보였다.
물론 료선배가 그런 쓰레기처럼 니지카쨩을 이용 해먹는다고는 생각하진 없지만 그래도 매일 니지카쨩에게 뒷바라지를 시키는건 똑같았다.
"그, 그건 그냥 료선배가 나쁜거잖아요. 니지카쨩은 상냥하고 돌봐주는걸 좋아하니까..."
"그래. 그런 점에서 나랑 니지카는 이해관계가 일치해. 내가 일부러 그런 태도를 취하면 니지카한테도 이득이니까."
".......네?"
"나는 돌봄 받을 수 있고 니지카는 나를 돌봐줄 수 있으니까 서로가 윈윈."
니지카쨩은 도대체 왜 이런 사람과 사귀는걸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치만 이쿠요는 근본적으로 니지카랑 달라. 니지카는 나나 봇치같은 인간들을 돌봐주는걸 좋아하는 쪽이라면 반대로 이쿠요는 헌신하는 타입이잖아?"
"그, 그런가요?"
뭐가 다른거지? 속으로 의문을 가지자 료선배가 말했다.
"니지카가 우리처럼 안되는 인간의 쓰레기같은 점에 이끌린다면 이쿠요는 그 반대라는 얘기."
"그건...."
"이쿠요는 좋은 부분만 보고 홀딱 반해서 이것저것 바치는거거든."
료선배의 말대로 키타쨩은 료선배의 얼굴을 좋아해서 밴드에 들어왔고 밥을 사주기도 했었다. 거기다 나같은걸 좋아해주고 연인으로 선택해주었으니까. 이해가 안되는 것도 아니었다.
그치만 그게 지금 어떻다는건지 도무지 이야기의 갈피를 잡기가 어렵다.
그런 나를 보며 료선배가 어딘가 꿍꿍이가 있는듯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러니까 길러지더라도 봇치가 먼저 어필을 해서 이쿠요를 헤롱헤롱하게 만드는거야."
"그런다고 해결되는게....."
"그래서 이쿠요로부터 바치게하는거지."
"엣..."
왠지 생각했던거랑 전혀 다른 해결책을 제시해오고있다.
"봇치는 원석이고 매력은 충분하니까....예쁨받으려면....."
자신의 스마트폰을 꺼내 이것저것 보여주기 시작하는 료선배.
그치만 이런 고민 다른 어딘가에서 털어놓을 수도 없고 료선배도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해준거니까.
지금은 이것 밖에 없다고 생각하며 료선배의 말을 따라보기로 결심했다.
******
그로부터 며칠후.
불꺼진 현관 앞에서 수업을 마치고 돌아올 키타쨩을 기다린다.
2월의 추위를 뚫고 돌아올 키타쨩을 위해 따뜻하게 난방을 틀어놓긴했지만 그래도 으슬으슬 몸이 떨려온다.
그야 지금 내 옷차림을 생각하면 난방을 틀어도 추운게 당연하지만...
그래도 이게 다 키타쨩과의 동거생활과 연인관계를 이어나가기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다고 되뇌이지만 좀처럼 키타쨩은 돌아오지 않았다.
혹시 무슨 일이라도 생긴걸까? 점점 불안함이 스며들기 시작해 연락을 취하고 싶지만 하필이면 주머니가 없는 차림이라 스마트폰을 방에 두고와버렸다.
키타쨩이 돌아오는 타이밍에 맞춰 현관 앞에 있어야하는데 전화를 가지러 방에 간 사이 키타쨩이 와버리면 준비한게 허사가 된다.
어쩌면 좋을지 안절부절하며 고민하는사이 기다리던 키타쨩이 도착했는지 현관의 잠금장치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앗, 키타쨩 돌아왔구나. 반가운 마음을 담아 료선배가 알려준 대사를 힘껏 외쳤다.
"키 ,키타쨩 다녀오셨어요. 멍!"
"어? 히토리,쨩?........"
"얏호. 봇치쨩. 잘 지냈...."
현관문을 활짝 연채로 굳어버린 키타쨩의 옆에는 왠지 니지카쨩도 함께였다.
어째서 니지카쨩도 있는걸까. 아니 키타쨩이 늦은 이유를 생각하면 알것 같기도했다.
"보, 봇치쨩...그 모습은...."
니지카쨩 엄청 당황하고있어. 그치만 내 꼴을 생각하면 당연하지.
입을 때마다 키타쨩이 엄청 기뻐하는 검은색 레이스 속옷과 인터넷에서 산 강아지 귀 그리고 강아지 꼬리뿐이라는 심플한건 넘어 반전라의 모습.
거기다 목에는 키타쨩의 컬러인 새빨간 목줄과 가슴 위로는 흘러내린 리드줄이 늘어져있다.
료씨에게 상담을 받았던 그날 결국 료씨의 몫까지 지불하고 남은 없는 용돈을 털어서 산 물건들이다.
나같은게 이런 부끄러운 꼴을 하고있으니 놀라는것도 당연지사지만 그래도 문은 닫아주었으면 좋겠다.
두사람이 문을 활짝 연채로 굳어버린 바람에 지나가는 사람들이 볼까봐 무섭고 안 그래도 노출이 많아서 난방을 틀어도 몸이 떨려오는데 찬바람이 들어와서 더 춥다.....
내가 몸을 비비꼬며 손으로 노출된 면적을 최대한 줄여보려고 애쓰는동안 먼저 정신을 차린건 니지카쨩이었다.
"아, 아하하.....이런 내가 방해해버렸을까....하하..."
"앗, 이지치선배. 아뇨 이건....."
"두사람이 사이좋은건 좋은 일이지만.....내, 내일은 연습도 있으니까.... 그게... 적당히 해야해? 그, 그럼..."
니지카쨩이 재빠르게 말을 쏟아내더니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그런 니지카쨩을 붙잡으려고 팔을 뻗은 키타쨩은 그대로 다시 굳어버린다.
"니, 니지카쨩 무슨 볼일이 있었던게....."
키타쨩에게 말을 걸어보지만 내 질문은 사뿐히 무시당했고 키타쨩이 문을 닫고 들어와 등뒤로 현관의 잠금장치를 잠갔다.
키타쨩과 마주치는게 왠지 어색하지만 그래도 아직 료선배에게 전수받은 필살의 대사가 남아있다.
제발 이번엔 통하기를 기도하며 강아지처럼 양손을 가슴앞에 구부린채 외쳤다.
"앗, 주, 주인님 어서오세요멍....시, 식사부터 하실래요멍? 아, 아니면 목욕....."
"히토리쨩."
"앗. 멍?"
나를 부르는 키타쨩의 목소리가 차갑다. 키타쨩 화났어?
"어덯게된걸까. 지금 그 모습은."
"앗, 아뇨, 그게...."
말해도 좋은걸까? 말한다면 어디까지 말해야되지?
이런저런 고민이 떠오르지만 지금의 모습을 변명할 방법은 생각나지 않는다.
키타쨩에 대한 불만을 말해도 좋은걸까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애초에 지금 생활에 대한 불만을 해결하기 위해 시작한 일이니까 키타쨩이 이유를 물어봐준 지금 전부 말하기로 결심했다.
"요, 요즘 왠지 키타쨩에게 길러진다고해야할까 아니면 사육당한다고할까.... 여, 연인이라기보다 애완동물이 된 기분이 들어서......"
"응."
"그게 싫다는건 아니지만 뭐랄까..... 알람으로 하나하나 제한을 받는다거나....."
"그치만 그렇게 안하면 히토리쨩 하루종일 기타만 치는걸."
"바, 밥도 두부햄버그같은걸 먹거나 야채만 잔뜩이고 거기다 에너드링을 못 먹는 것도 싫고."
"전부 히토리쨩의 건강을 위해서야?"
"무엇보다 지갑 관리를 당하는 것도...."
"그것도 히토리쨩이 돈을 다 써버리니까...."
"그치만...."
키타쨩의 정론에 막혀 우물쭈물하자 키타쨩이 크게 한숨을 쉬며말했다.
"그래서? 그게 지금 그 모습이랑은 무슨 상관일까?"
"그게...... 그래서 료선배한테 상담을 좀 받았는데요..."
"응."
"료선배도 니지카쨩한테 신세를 진다고할까 길러진다는 느낌이 있으니까...."
"뭐, 그건 그렇지. 그래서 그게 료선배가 알려준 방법이야?"
"앗. 네... 어, 어차피 저는 반항같은건 못할테니까 어차피 애완동물로 길러질거라면 확실하게 길러지는게 좋을거라고...."
"뭐?"
"애교를 잔뜩 부려서 예쁨받게 되면..... 상으로 용돈을 올려달라고하거나 원하는걸 부탁하면 된다고 료선배가...."
결국 말하자면 사육당할거면 철저히 사육당하라는게 료선배의 조언이었다.
"하아....정말이지. 그런 이상한걸 알려주는 료선배도 료선배지만 그걸 실행하는 히토리쨩도....."
한숨를 쉬며 신발을 벗더니 내 앞에 서서 가슴에 늘어진 리드줄을 잡았다.
"히얏!"
추위로 민감해진 피부에 차가운 키타쨩의 손이 닿자 나도모르게 이상한 소리가 나와버린다.
거기다 반사적으로 몸을 뒤로 뺐더니 그로인해 리드줄이 팽팽하게 당겨지며 목이 조여와 또 다시 부끄러운 소리가 나와버렸다.
".....읏. 으윽."
목줄을 너무 꽉 조였나봐. 갑갑한 목 주위를 매만지자 그런 내모습을 키타쨩이 말없이 바라보고있다. 그러더니 손에 쥔 리드줄을 옆으로 홱 당겨서 키타땽이 팔을 휘두르는대로 몸이 휘청인다.
"엣....으흑...."
"앗. 미안. 괴로워?."
"읏.... 네. 조금."
그치만 나를 걱정하는 말과 달리 키타쨩은 미소 짓고있었다.
"아니. 히토리쨩은 지금 멍멍이지?"
"에?"
키타쨩이 다시 한번 리드줄을 자신의 방향으로 잡아당기더니 휘청거리는 나를 재주좋게 한팔로 받아냈다.
키타쨩 품에 안긴채 평소보다도 낮아진 시선으로 키타쨩을 올려다보면 불이 꺼진 복도의 어둠 속에서도 키타쨩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나고있다.
"응? 히토리쨩?"
지금껏 들어본적 없는 키타쨩의 목소리. 그와 동시에 머릿속에서 스쳐지나가는 생각이 틀리지 않기를 기도하며 힘껏 소리질렀다.
".....머, 멍! ....멍멍!"
"응, 정답."
내가 열심히 개처럼 짖자 키타쨩의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가더니 활짝 웃는 얼굴이 되어 내 머리를 쓰다듬는다.
"헤헤...."
나를 상냥하게 만져주는 손길에 머리가 녹아버릴만큼 기분이 좋아진다. 순간이지만 정말 이대로 키타쨩의 펫이 되는 것도 나쁘지않겠다고 생각도들었다.
물론 키타쨩의 한마디가 있기 전까지는.
"그럼 히토리쨩. 앞으로 멍멍이로서 잘해봐?"
"네? 앗.....하윽......"
키타쨩이 내가 의문을 가질틈도 주지않고 리드줄을 쥔채 거실로 들어갔다. 나 역시 조여오는 목줄에 제대로 저항하지 못하고 키타쨩이 이끄는대로 거실을 지나 침실로 끌려갔다.
"키, 키타쨩?"
"미안해 히토리쨩. 나 히토리쨩이 그렇게 고민하고있는줄 몰랐어. 그치만말야 히토리쨩이 말했지?"
"하아....엣? 으흑... "
키타쨩의 부드러운 손이 다시 한번 내 머리를 쓰다듬고 뺨을 어루만지고 어깨를 쓰다듬는가 싶더니 돌연 어깨를 밀어 나를 침대 위로 쓰러뜨렸다.
"키, 키타쨩...."
"그러니까 히토리쨩....."
"엣, 네..."
"응?"
"앗,.....머, 멍!"
"강아지로서 잔뜩 힘내줘?"
거부할 수 없어. 그야 지금 나는 키타쨩의 연인.... 아니. 키타쨩의 애완동물이니까.
"귀여운 강아지는 지금부터 잔뜩 예뻐해줄테니까..."
그러면서 코트를 바닥에 벗어던지고 자신의 블라우스 단추를 푸는 키타쨩.
그런 키타쨩을 향해 침대 위를 네발로 기어서 꼬리를 흔들며 힘껏 짖었다.
"멍멍!"
*****
"과연 이 멍은 그래서인가."
"앗, 네..... 어제는 네발로 잔뜩 기어다니는 바람에...."
"잠깐 히토리쨩! 무슨 소릴하는거야!"
"엣? 그치만 니지카쨩이....."
밴드의 연습 중 내 팔꿈치에 생긴 멍을 발견한 니지카쨩에게 어제 있었던 일들을 얘기하자 료선배는 감탄했고 키타쨩은 화를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옆에선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 니지카쨩이 작게 중얼거렸다.
"두사람 정말 뭘하는거야... 후배 두사람의 그런거 절대로 알고싶지 않았어.... "
"그, 그치만 니지카쨩이 물어본거고..."
거기다 어제 개차림으로 있었던건 이미 들켜버렸는데 뭐가 문제인걸까? 속으로 그런 의문을 품는사이 어느새 료선배에게도 화살이 돌아가있었다.
"그보다 료는 뭘 알려주는거야."
"맞아요. 히토리쨩에게 자꾸 이상한 지식을 알려주거나 바람을 넣는건 그만둬주세요."
"아니. 나는 그냥 호스티스같은 느낌으로 유혹해서 이쿠요에게 돈을 바치게하라는 뜻이었는데."
"그것도 안되잖아!"
소리치는 니지카쨩과 그걸 가뿐히 무시하며 료선배가 말했다
"그래서 용돈은받았어?"
"앗. 네...."
모든 일이 끝난 새벽 키타쨩에게 안긴 채 침대 위 그자리에서 용돈을 받았다.
거기다 지갑관리는 여전히 키타쨩이 하지만 용돈 인상도 약속 받았고 오늘 저녁은 진짜햄버그를 만들어주기로했다.
나중에 장을 보러가면 좋아하는 에너지드링크도 사주기로했다는 것까지 말하자 료씨가 진심으로 감탄했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제법이네 봇치"
"에헤헤...."
"정말이지. 이런 대화가 팬들에게 새어나갔다간 밴드이미지에 악영향이 될거야."
"하하...그렇죠."
우리의 대화를 들으며 키타쨩과 니지카쨩이 쓴웃음을 짓는다. 그치만 정말로 부끄러운 일들은 말하지 않았으니까 괜찮지 않을까.
무릎 꿇은채 키타쨩의 손을 핥거나 화장실 바닥에서 네발로 선채 소변을 본다거나....
다시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얼굴이 뜨거워진다. 키타쨩은 마음에 든것 같았지만 부끄러우니까 다시는 하고싶지 않다.
강아지귀와 꼬리는 빨리 처분해겠다고 마음 먹으며 이야기도 끝났으니 슬슬 다시 연습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는데 료선배는 아직 할말이 더 남은듯했다.
"이번일이 잘풀린건 내덕이라고 생각하는데."
"네.... 그, 그치만 돈이라면 안 빌려줄거에요."
그러자 료선배가 손사래를 쳤다.
"아니. 돈은 됐으니까."
"에? 그, 그럼?"
"강아지귀랑 꼬리. 빌려줘."
"네...?"
"에?"
"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