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봇치 더 록! 외전 - 봇치와 료의 교체일기 9

좁은문
2026-02-24 21:31:13
조회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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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과 헤어진 뒤 료와 키타는 함께 등굣길을 걷고 있었다.


“료 선배, 그런데 베이스도 가져오셨네요!”


키타가 료의 등 뒤에 매고 있는 베이스를 가리키며 말했다.


“하아아암........ 응. 딱히 둘 데도 없어서” 


“료 선배, 피곤하신가 봐요.”


키타가 걱정하는 표정으로 바라봤다.


“2시간은 너무해.......”


“히토리 짱, 멀리서 사니까요.”


“이쿠요도 여기까지 나와 줘서 고마워. 나보다 훨씬 더 걸릴 건데.”


“아니에요. 료 선배하고 히토리 짱이 이렇게 됐는데 같은 밴드 맴버로서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었을 뿐인걸요.”


키타는 양손을 쥐고 명랑하게 말했다. 키탓! 소리가 어디선가 들렸다.


“그래? 고마워.”


료는 눈부시다는 듯 손으로 눈을 가렸다. 


료 특유의 잔잔한 분위기도 키타의 키탓! 공격에는 눈부신지 밀려나 버려 주변이 환해졌다.


“네!”


료와 함께 걷자 키타는 정말 행복해 보였다. 점점 크게 키탓! 효과음이 키타의 미소와 함께 커졌다. 이쿠요라는 말에 잠시 부끄러워해도 이제는 적응되었는지 키타의 빛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그래도 제시간에 도착할 거 같네요. 일어나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아냐, 니지카가 깨워줬거든.”


“이지치 선배가 찾아갔어요? 어쩐지 같이 오더라고요! 그럼 저도......!”


키타는 소매를 걷어 올렸다. 질투와 투지에 불타오르는 듯했다.


“난 괜찮은데, 그것보다 학교랑 정 반대편에 있는 봇치 집으로 가면 앞으로 매일 등교는 어떻게 하려고.”


방금은 조금 감정적으로 말한 억지였다는 걸 눈치챈 키타는 얼버무리며 말했다.


“아하하, 그렇네요. 조금 걱정했는데 이지치 선배가 있으면 뭔가 안심이 되죠!”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키타였다.


“음, 료 선배 같은 반은 아니지만 궁금하시거나 문제 있으면 언제든지 찾아와주세요. 아! 점심 같이 먹는 게 어떨까요?”


키타는 한 손가락를 세우며 말했다.


“음, 그래.”


“.........!” 


“응?”


료는 눈을 가늘게 뜨며 갸웃거렸다.


“히, 히토리 짱이 이렇게 쉽게 남들과 교류를 받아들이는 모습이 신기해서!”


“헤에?”


료의 머릿속에는 물음표만 많아졌다. 히토리가 대체 어떤 삶을 사는 건지 진심으로 궁금해진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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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매시간 올 거야?”


“히토리 짱을 위해서든 료 선배를 위해서든 잘 확인해 두지 않으면 안 되니까요!”


료와 키타는 복도창가에 기대며 담소를 나누었다.


“확인이라고 해봤자. 별거 없어. 봇치, 역시 히토리봇치여서 아무도 말 안 걸어주거든. 편하긴 하지만.”


“아하하, 히, 히토리 짱은 조금 성격이 조용한 편이니까요. 그, 선배. 조금 있다가 같이 먹기로 한 점심 있잖아요. 제 친구들하고 같이 먹는 게 어떨까요?”


“응?”


예상외의 말에 료가 곁눈질로 키타를 바라봤다.


“사실 제 친구들도 문화제 이후로 히토리 짱에게 관심이 많아졌거든요. 이번에는 정말 친구들에게 소개해 준다고 약속했는데 갑자기 이런 일이 생겨서.......”


키타는 료에게 부탁을 하고 싶은지 조심스런 목소리로 말했다.


“봇치라면 그런 거 싫어할 건데.”


“히토리 짱은 먼저 못나서니까 다들 다가가기 어려워하잖아요.”


키타는 두 주먹을 꽉 쥐었다.


“시작을 잘 끊어준다면 히토리 짱도 분명 친구를 사귈 수 있을 거예요. 그래서 료 선배가 조금만 힘써주신다면 히토리 짱도 나중에 좋아하지 않을까요?”


“분명 니지카가 없으니까 조금 심심하기는 한데.”


“심심한 것보다도 히토리 짱을 위해서 같이 해봐요!”


키타는 료에게 딱 붙어서 얼굴을 찡그리며 애원했다.


“같이 밴드 얘기하면서 친해져 봐요! 료 선배.”


“그래도 이쿠요가 우글우글거리는 건 영 안 내키고.”


괜히 머리 아프겠다고 생각한 료는 솔직히 가고 싶지 않았다.


“ㄹ, 료 선배. 그러시지 말고 한번만......!”


키타가 료의 손을 잡으면서 말했다. 평소였으면 안 그랬을 건데 히토리의 몸이어서 조금 더 거리낌 없이 스킨쉽을 했다.


“잡지 마....... 알았어.”


하는 수 없다는 듯이 료는 머리를 끄덕였다. 게다가 저런 표정을 짓고 부탁하는데 안 들어주기도 뭐했다.


“근데 난 그다지 재미있는 얘기는 못 해.”


“아니에요. 감사합니다! 료 선배! 분명 료 선배도 히토리 짱도 좋아할 거예요!”


키타는 어느 때보다 환하게 웃었다. 이 말을 마치고 수업종이 울렸지만 키타 효과음에 가려 뭐가 종소리고 효과음인지 구별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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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토 씨, 이게 고토 씨의 기타? 생각보다 엄청 묵직하다!”


“기타가 아니고 베이스야.”


키타와 료는 키타의 친구들과 함께 책상에 둘러앉았다. 료는 아무 생각 없이 주스를 빨고 있었고 다른 친구들이 그런 료를 쳐다보는 형태였다.


“조심히 내려놔.”


빵을 입에 가져다 대며 료는 시니컬하게 말했다. 솔직히 관심사는 키타 친구가 들고 있는 베이스뿐이었다.


“으, 으응. 알겠어.”


키타의 친구은 료의 말을 듣고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 감탄하는 표정을 짓더니 살며시 베이스를 내려놓았다.


“고토 씨, 기타 진짜 아끼나 봐.”


“아니 방금 고토 씨 말 잘못 들었어? 기타가 아니고 베이스!”


키타 친구들끼리 티격태격했다.


“고토 씨, 기타 치는 거 아니었어? 베이스도 할 줄 알아?”


“대충 비슷하게 생겼는데? 이게 베이스야?”


“응, 이게 베이스야. 여기 줄 개수가 다르지?”


키타가 료의 베이스를 소중히 건네받았다.


“베이스에는 줄이 4개가 일반적이지만 6개인 것도 있어! 그러니까 무조건 6개라고 기타로 착각하면 안 돼!”


키타가 자신감 있게 말했다. 


“아? 진짜 베이스 종류도 다양하구나!”


“맞아! 그런 걸 다현 베이스라고 불러. 착각하면 안 되겠지?”


‘이쿠요, 자기가 착각한 이야기는 말 안하네.’


언제나처럼 키타는 친구들과 하나씩 우정을 쌓아가고 있었다. 매일매일 재밌는 일상이었다. 이런 일상에 히토리 짱도 참여해 똑같은 추억을 만들어 가고 싶은 바람이 키타에게 있었다.


“이제 베이스에 대해 설명해 보자면. 응?


‘어디선가 강한 시선이.......’


등이 따갑던 키타는 무슨 일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료가 있는 곳을 바라봤다. 


그러니 료는 어디로 사라지고 단지 옆에서 열기가 느껴졌다.


“베이스는 재즈 및 블루스 등 대중음악에서 널리 쓰이던 콘트라베이스를 소형화하고 저렴하게 사용하기 위해 개발된 악기야. 이전에도 콘트라베이스에 일렉트릭 픽업을 장착하는 등 비슷한 시도는 여럿 존재했으나, 최초로 상용화된 솔리드 바디 베이스 기타는 50년대 펜더의 텔레캐스터 프레시전 베이스로 보고 있어. 태생부터 콘트라베이스에서 파생된 친척뻘 악기이므로 4현 베이스가 가장 보편적인 형태로 자리 잡았지만 엄밀하게 말해서 주법이나 악기의 형태로 따지자면 기타와 좀 더 가까운 악기지. @#$%#@$%”


베이스 이야기가 나오자 어느새 키타 옆에서 료는 거의 랩를 하고 있었다.


“그, 히토리 짱은 이렇게 악기라면 전문가라니까!”


속사포 같은 료의 설명 폭탄에 키타도 순간 당황했지만 곧 자연스럽게 말을 정리했다.


“아하하, 역시 뮤지션은 다르다랄까? 고토 씨의 연주, 정말 좋았잖아. 줄도 끊어졌는데 끝까지 해내고. 엄청 멋있었다고.”


키타의 친구도 눈치가 빨라서인지 키타의 말을 잘 받아주었다.


료는 아쉬운 눈치였으니 대화는 다시 가볍게 나아가기 시작했다.


“응응, 나도 악기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바로 들었어! 어렸을 때 미리 할 걸 그랬나 봐.”


“히토리 짱, 가르치는 것도 잘해. 나도 히토리 짱한테 배웠는걸!”


키타는 자랑스럽게 손을 들며 크게 소리쳤다.


“에에? 진짜! 키타 짱 기타 가르쳐주는 사람이 고토 씨였어?”


“응응! 실제로는 히토리 짱, 엄청 굉장하니까!”


다들 놀라는 분위기였다.


“와....... 고토 씨 연주 듣고 싶다.”


“응? 그래도 될까? 학교에서?”


키타는 료를 한번 보더니 고개를 갸웃거렸다.


“고토 씨, 기타 연주만 들었고 베이스는 안 들어봤는걸.”


“고토 씨, 한번 보여주면 안 될까?”


료는 자신에게 집중되는 시선을 눈치챘는지 손을 풀었다. 진짜로 할 기세였다.


“료, 료 선배 괜찮겠어요? 히토리 짱 베이스는 잘 모를 건데.”


키타는 료에게 옆에 가서 속삭였다.


“이 기회에 봇치도 베이스의 매력을 알게 하면 좋지 않을까.”


“그냥 선배가 히토리 짱 몸으로 한번 쳐보고 싶은 게........”


“그럼 간단하게 쳐볼게.”


료가 말을 끊고 조용히 일어났다. 그와 함께 사람들의 시선이 쏠렸다. 키타는 걱정스러운 표정이었으나 다른 사람들은 상당히 기대한 듯 보였다.


료는 천천히 베이스를 꺼냈다. 키타는 묘하게 료의 눈빛이 달라졌음을 알아챘다. 


역시 히토리 짱도 그렇지만 료 선배도 확실한 뮤지션이라고 느낄 수 있었다.


“간단하게만 보여줄게.”


“간단히? 설마, 료 선배의 간단하게는!”


순식간에 앰프가 연결되었다. 곧 강렬한 베이스의 슬랩이 화려하게 몰아쳤다. 그 묵직한 음색이 심장에 바로 꽂혀 순간 숨이 막혔다. 키타는 료 선배의 실력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다시 한번 말없이 연주를 들었다. 우리 결속밴드의 뒤를 단단히 받쳐주던 바로 그 연주 그대로였다.


“대.......대충 좀 쳐.......본 것뿐이지만.......”


‘역시 료 선배야.’


키타는 조용히 생각했다.


료는 팔이 저린지 손을 부들거리며 소매로 흐르는 땀을 닦았다. 키타가 재빨리 손수건을 들고 와 거들었다.


“우오오오오오오오와아아!!!!”


연주가 끝나자마자 한꺼번에 박수소리가 몰아쳤다.


키타의 친구들 말고도 단순히 옆에서 듣던 학생들도 깜짝 놀란 모양이었다.


키타는 료에게 다시 귓속말했다.


“사람들 반응이 엄청 뜨겁네요.”


“그냥 한번 쳐본 거뿐이지만.”


여전히 료는 무심한 척 말했다.


“계속 땀 흘리시네요. 닦아드릴게요.”


키타가 자상하게 이야기했다. 


“그, 그래.”


“그나저나 은근히 주목받는 거 좋아하시네요. 료 선배.”


료는 아무 말 하지 않았다. 단지 얼굴이 이전보다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저기......?”


“응?”


키타가 놀라 빠르게 돌아봤다. 


“키타 짱, 무슨 일 있어?”


둘이 무언가 속삭이는 걸 궁금해 했는지 한 친구가 다가와 물었다.


“아니아니! 그, 그러니까 히토리 짱 멋있지.”


키타는 얼른 말을 돌렸다.


“으응, 뭐랄까 오늘 고토 씨, 분위기도 다르고 훨씬 멋진 느낌이야. 악기를 치면 사람이 달라 보인다는데 그거 때문일까?”


키타의 친구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저기 혹시 저번에 문화제 때 기타 친 애지?”


키타 친구가 아닌 다른 반 애가 관심 있는지 다가와 물어봤다.


“진짜 잘한다! 저번에 줄만 안 끊어졌어도 훨씬 더 멋있었을 거 같아.”


“혹시 성이 고토 씨라고 했나?


“베이스가 이렇게 멋진 소리를 낼 수 있구나!”


“고토 씨, 나도 베이스 가르쳐 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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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많은 사람들이 료에게 말을 걸기 위해 몰려왔다.


료는 쏟아져 들어오는 질문에는 귀찮아하는 게 표정에 다 드러났지만, 일단은 하나씩 답해주었다.


반면 키타는 인파에 밀려 료 자리로부터 서서히 멀어졌다.


키타는 점점 멀어져 가는 료가 아득해 보이자. 왠지 코끝이 시려졌다.


‘이게 딸을 놔주는 부모님의 기분?’


‘아, 아니야, 아니야. 이대로 보낼 순 없어. 나, 나만의 료 선배가......! 안돼! 다른 사람에게 료 선배의 멋있음이 전파되어서 행복해짐과 동시에 내 것이 빼앗기는 기분이 들어!”


키타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게다가 겉모습은 히토리 짱! 앞으로도 계속 나만 대상으로 기타 연습을 할 줄 알았는데 오늘을 계기로 학교의 인기 스타로 떠올라서 내 강의는 뒷전으로 밀릴까 봐 걱정돼!’


‘어쩌지, 어쩌지, 어쩌지!’


키타는 이를 악물었다. 그런 미래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다들 비켜! 히토리 짱은 지금 나랑 연습해야하니까!”


키타는 인파를 꾸역꾸역 비집고 들어와 료의 손목을 꽉 쥐고서 사람들 사이를 해쳐 나갔다.


“빨리 구석진 데로 가요!”


‘료 선배도 히토리 짱도 전부 내 꺼야!’


키타는 강하게 마음먹었다.


“오오오.”


료는 아는지 모르는지 오늘따라 더욱 적극적인 키타에게 끌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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