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치 더 락 마이너 갤러리
보키타, 요즘 좀 가깝지 않나요
"오늘도 다들 수고했어~"
니지카의 한마디에 연습이 끝난 결속 밴드 멤버들은 모두들 악기를 정리했다 료는 오늘 연습은 자신이 제일 잘했으니 어느샌가 니지카 곁에 다가가 저녁을 사달라며 보채고 있었고 니지카는 그런 료를 밀쳐내기 바빴다 히토리는 그런 두사람을 보며 료가 본인에게 또 돈을 빌리러올것 같아 허둥지둥 귀가할 준비를 하던 찰나 키타가 뒤에서 달려오며 히토리를 껴안았다
"히토리~! 오늘 연습도 수고 많았어~"
"히..히익! 키...키타, 키타도 아... 그..그게 수..수고 많으셨어요"
"고마워~"
키..키타가 요즘 들어 부쩍 많이 안겨오네 요즘 들어 부쩍 안겨오는 탓에 세탁은 늘 하지만 그래도 옷에 다락방 냄새 많이 배었을텐데, 키타 같이 항상 좋은 향을 뿜어내는 사람이 이 냄새를 오래 맡게 할 수 없는데 빠..빨리 떼어내자, 떼어내야 하는데...
"키..키타?"
"왜애~? 히토리?"
"저기 너무 오래 껴안고 있는게 아닌가 해서요.."
"히토리는 내가 안는게 싫어?"
"네..네?! 아..아뇨! 저...저기 싫은게 아니라 그게 저한테는 키타 처럼 좋은 냄새도 안 나는데다 또 오..오늘 연습하면서 땀도 많이 났고 그리고 또..."
키타의 말에 당황한 히토리가 눈이 빙글빙글 돌아가며 횡성수설 말을 늘어놓자 키타는 그런 히토리를 보며 싱긋 웃으며 뒤에서 껴안고 있던 자세를 풀어 히토리 앞으로 다가갔다 바로 코 앞에서 키타가 자신을 보며 그 예쁜 미소로 웃어보이자 히토리는 괜시리 얼굴이 붉어지며 몸이 녹아버릴것 같았다 그렇게 정신을 간신히 붙잡고 있던 찰나 키타가 다시금 히토리를 안으며 말했다
"싫은게 아니면 더 안고 있어도 괜찮지? 히토리?"
"흐읏..."
"흐흥~"
"저...저기 키타 싫은건 아니지만 요즘 들어 저를 안으시는게 부쩍 늘지 않았나요?"
히토리는 쑥쓰럽다는듯이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키타는 그런 히토리의 질문에 잠시 고민하는가 싶더니 이번에도 싱긋 웃으며 히토리의 귀에 바짝 붙어 속삭이듯 말했다
"히토리를 좋아하니까?"
키타의 저 말을 끝으로 그 뒤로는 기억이 나지 않았다 후에 니지카가 알려주기론 내가 갑자기 얼굴이 새빨개지더니 그대로 녹아버려서 키타가 뒷수습을 하느라 애를 먹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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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히토리! 여기야 여기!"
저 멀리 키타가 손을 흔드는게 보인다 차마 거절하지 못해 키타와 주말 약속을 잡아버렸다 나 같은 아싸가 저런 밝은 인싸랑 주말에 약속이라니 당장이라도 기가 빨릴것만 같았다 거기에 키타 오늘 한껏 꾸미고 나왔네 데이트 룩 같아, 내가 입은 핑크색 츄리닝복이 뭔가 오늘따라 더 촌스럽게 보여
"히토리 왔어?"
"네..네"
"그보다 내가 오늘은 이 핑크색 츄리닝복 입고 오지 말라고 했잖아"
"아... 저기 그게... 뭘 입고 나올지 모르겠어서"
키타의 뾰루퉁한 표정에 히토리는 난처하다는 듯이 손을 위아래로 흔들며 최대한 변명거리를 만들고 있었다 키타는 히토리를 보더니 방황하던 팔 한쪽을 잡으며 팔짱과 함께 손깍지를 끼며 말했다
"잘못했으니까 오늘은 쭉 이러고 다니는거다 히토리?"
"히익, 앗, ..네...네!"
히토리는 얼떨결에 키타의 제안을 승낙해버렸다 키타의 스킨십에 히토리는 저번처럼 얼굴이 붉혔다
원래 인싸들은 이렇게 스킨십에 과감한 편인건가, 껴...껴안는 것도 그렇고 팔짱도 그렇고 손깍지도... 어...어라? 키타, 빨간색 머리카락 때문에 몰랐었는데 귀가 빨개져있네, 왜지?
"저기 키타, 귀가..."
"히토리 저기 최근 SNS에서 유행하는 카페야 빨리 들어가자!"
키타는 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나를 끌고 요즘 sns에서 핫하다는 카페 안으로 데려갔다 들어와보니 확실히 다른 카페와 달리 장신구도 많고 반짝반짝 빛나는 카페였지만 나와는 맞지 않는 곳이었다 이런 곳에 계속 있으니 정신을 못 차려서 메뉴 주문도 못하고 있어서 키타가 내 대신 직원에게 내 몫까지 주문을 해줬다 음식이 나오자 키타는 눈이 반짝반짝 빛나더니 본인 특유의 효과음을 내며 사진 찍기 바빠보였다
"키타, 기분 좋으신가봐요"
"응! 이 파르페 sns에서 유행이라 꼭 먹어보고 싶었거든!"
이 파르페 꼭 키타상 같아 화려하고 색깔도 다양해서 예뻐보여, 그에 비해 나는 그냥 평범한 아이스티 같달까 제일 싸고 아무 특색도 없고 어디 자랑하지도 못할 평범한 카페 음료, 파르페와 아이스티 서로 완전 상극인 음식 같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에 잠길때쯤 키타가 이제 사진 다 찍었으니까 먹어도 된다는 말에 내 앞에 있는 키타가 대신 주문해준 파르페를 작게 떠서 먹으려는데...
"히토리 아~"
키타가 자신의 파르페를 스푼으로 떠서 본인이 먹기도 전에 내 앞으로 가져왔다 얼굴이 화끈거리는게 느껴졌다 여기는 사람들도 많은데 연인 사이끼리나 할 법할 행동을 하다니 받아먹는건 무리라고 고개를 연신 저었지만 키타는 싱긋 웃으며 내가 받아먹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키타가 계속 저러고 있으니 주변에서 더 쳐다보는것 같아 냉큼 받아 먹었다
"맛있어? 히토리~"
"앗 네,네 맛있어요"
"나도"
"네?"
"맛있으면 나도 똑같이 줘야지~"
그러고선 키타는 얼굴에 홍조를 띄우며 눈을 감고 입을 작게 벌렸다 나는 또 카페안에 있는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볼까 꺼렸지만 눈 딱 감고 몸을 바들바들 떨며 파르페를 작게 떠서 키타상에게 먹여주었다 키타는 맛있다는 말과 함께 나를 보며 웃어보였고 그 예쁜 미소와 함께 내 손등 위에 손을 올리며 나를 보며 말했다
"이러니까 꼭 연인 같지? 히토리~"
키타의 말에 순간 사고가 정지됐다 아아... 키타, 예쁘다 같은 여자가 봐도 금방이라도 홀릴것만 같아 키타상이 내 연인이라면 좋긴 하겠지만 분명 내 몸이 버티지 못할거야 데이트 때마다 이런 카페는 매일 올거고 청춘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던것들을 따라하자며 날 여기저기 끌고 다니겠지, 그래도... 그래도 그런 것들을 감수하더라도 키타라면 괜찮아 정말 연인이 되고 싶어 단순한 학교 친구나 밴드 동료가 아닌 연인, 내가 이런 생각을 해봤던적이 있었나? 항상 벽장 안 세상과 얼굴을 가린채 기타 히어로라는 가상의 이름으로 인터넷에서 살아갈 뿐인 나였는데
하지만 키타가 화려한 파르페라면 나는 아까도 생각했듯이 평범하고 특색없는 아이스티 같았다 키타는 나에게 어울리지도 않고 너무 과분한 사람이다
"그,그럴리가요 저같은 사람이 어떻게 키타 같은 분이랑..."
히토리는 손을 슬쩍 빼며 바닥을 보며 어색하게 웃어보였다 히토리의 행동에 키타는 순간 서운하다는듯 표정을 보였지만 히토리는 보지 못했다 순간 정적 히토리는 자신이 뭔가 말을 잘못 꺼냈나 싶어 고개를 들어 키타를 살펴봤지만 키타는 금새 표정을 푼 탓에 알아차리지 못했다 단지 방금이랑은 조금 다른 키타의 미소만 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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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재밌었지? 히토리?"
"앗, 네 재밌었어요"
"후훗~ 다음에도 선배들 없이 또 둘이 놀자 히토리?"
카페 이후에도 여러곳을 돌아다니며 놀다보니 어느새 태양이 떠있던 자리에는 달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키타의 인싸 오라에 여기저기 끌려다니다 보니 내 몸은 한계에 부딪혀 빨리 벽장안 작은 나만의 공간을 찾고 있었다 그렇게 집으로 귀가하던중 키타가 오늘 많이 걸어다녔더니 다리가 아프다며 잠시 앞에 보이는 공원 벤치에 앉아 조금만 쉬다가자며 나를 붙잡았다 조금이라도 빨리 벽장안 작은 나만의 공간에서 쉬고 싶었지만 하는 수 없이 키타와 공원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히토리"
"앗, 네 키타 왜 그러세요"
"이거 아까 편의점에서 산거 같이 먹자"
키타는 아까 편의점에서 산 작은 젤리 봉지를 꺼내 뜯더니 자기 입에 하나를 넣고 또 하나를 집에 이번엔 나에게 건네주었다 그런데 그냥 건네주는게 아닌 또 먹여주려는듯 내 입 앞으로 젤리를 든 그 가느다란 손을 가져와 보였다 나는 얼굴이 빨개지는게 느껴지며 키타가 먹여주는 젤리를 받아 먹었다
어라? 조금 전까지는 어둡고 얼굴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해서 몰랐는데 달빛에 비춰진 키타의 얼굴이 아까 낮에 보던것 보다 더 선명하게 귀가 빨개져있고 거기에 더 해 뺨까지 빨개져있어
"키,키타 얼굴이 빨개요"
"어?"
"어,얼굴이 빨개져있어요 키타, 귀까지 빨개지시고 어디 아프신건 아니죠? 아까 낮에도 그러더니"
걱정되는 마음에 키타의 이마에 내 손을 얹은 순간 키타의 얼굴이 바짝 달아오르는게 느껴졌다 표정도 평소와 다르게 나처럼 갈피를 못 잡고 엉망이 되었고 달빛에 환하게 비춰진 키타는 어딘지 모르게 평소와 달라보였다 나도 그 모습에 순간 호기심이 생겨 한동안 우리는 묘한 분위기에 취해 아무말 없이 굳은채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이 정적을 먼저 깬건 키타가 이마에 올린 내 손을 조심스레 붙잡으며 스윽 내려 자신의 뺨으로 옮기며 어딘지 모르게 쑥쓰럽다는 듯이 배시시 웃으며 뱉은 말과 내 앞으로 몸을 쭉 뺀 행동이었다
"오늘 달이 참 예쁘지 히토리?"
키타의 말을 듣는 순간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아무리 내가 방구석 아싸라지만 저 말 속에 담긴 뜻은 알고 있었다 나는 떨리는 마음을 최대한 진정시키며 키타에게 되물었다
"아, 저..저기 키타, 혹시 마,말이 헛나오셨다거나 그런건 아니신가요?"
"아니 히토리, 헛나온거 아니야"
저 말을 꺼낸 뒤 키타의 웃는 얼굴은 변함이 없었지만 손이 떨려오는게 느껴졌고 뺨도 열이 올라 달아오르는게 더 선명하게 느껴졌다 나도 얼굴이 달아오르는게 느껴졌고 머리는 뭐에 맞은듯 핑핑 도는듯 어지러웠다 정말 나같은 사람이 키타 같은 사람이랑? 키타 같은 사람이 나를? 어지러운 머리속으로 힘겹게 수백번 되새겨보았다 끝끝내 나는 침을 꿀꺽 삼키며 용기내서 키타의 연노랑빛 눈동자를 또렷이 쳐다보며 말을 꺼냈다
"저,정말 저같은 사람이라도 괜찮으신가요?"
"히토리라서 좋은거야"
"저는 키타에게 실망만 안겨드릴지 몰라요"
"괜찮아 내가 차근차근 알려줄게"
"하, 항상 이상한 행동을 할지도 몰라요"
"그런 히토리라도 나는 좋아"
더이상 아무 질문도 하지 않았다 그저 이제 키타에게 대답을 해줘야할 시간이었다 하지만 모난 성격탓인지 하고 싶은 말이 쑥쓰러워서 도저히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결국 대답 대신 두 눈을 꼭 감은채로 키타의 두 손을 잡은채로 내 뺨에 올려두는걸로 대답을 대신했다
"히토리 답네"
나의 이런 모습에 키타는 히토리 답다는 웃음소리와 함께 살포시 내게 입을 맞춰주었다 아무도 없는 한적한 공원, 선선한 밤바람이 불어오는 이곳에서 나는 선배들이 모르는 키타와 가까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