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치 더 락 마이너 갤러리
료니지 나를 닮은 너, 너를 닮은 나
"니지카 내일은 오므라이스 만들어줘"
이걸 뻔뻔하다고 해야할지 아니면 참 당돌하다고 해야할지 모르겠다 오늘 저녁으로 카레를 만들어줬더니 다 먹고 접시를 치우는 와중에 내일 먹을 저녁을 또 만들어 달라니, 화를 내려고 했지만 이제는 이 상황이 너무 익숙해져서 차마 화가 나지 않았다 오히려 맞장구를 쳐주고있었다
"재료비는?"
"니지카 돈으로"
"설거지는?"
"니지카가"
"그럼 료는?"
"...맛있게 먹어주기"
오늘 저녁으로 먹은 카레에 정신이 팔려서 알아채지 못 했는지 입가에 카레 소스를 묻히고는 료는 그렇게 말을 했다 그 모습에 헛웃음을 내뱉으며 식탁 위에있던 티슈를 한 장 뽑아내 그 얄미운 입을 닦아주며 말했다
"네네~ 맛있게 만들어드릴게요"
그 얄미운 입을 다 닦아주고 뒷정리를 마무리했다 물론 설거지도 포함이다 평소 같으면 료는 내가 설거지를 하고 있으면 방에 들어가서 만화를 읽던가 스마트폰을 만지작 거렸을텐데 오늘은 웬일인지 설거지를 하고있는 내 옆에 바짝 붙어서는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료가 그렇게 쳐다봐도 오늘은 간식 없어"
"니지카 나랑 닮았어"
옆에 찰싹 붙어서는 무슨 얘기를 하나 했더니 얼토당토없는 말을 하고 있었다 순간 또 헛웃음이 나왔다
"나는 료랑 달리 돈을 빌리지도 않고 무상으로 저녁으로 얻어먹지도 않거든?"
"아, 아니 그런 부분이 아니라"
보기 드물게 당황해하는 료를 보잖이 이번엔 헛웃음이 아니라 정말로 웃겨서 웃음을 내뱉었다 내심 찔리기는 하는 모양이다 설거지를 다 마치고 료의 손을 잡으며 화장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무슨 말을 하나 했더니, 료는 뜬금없는 말을 너무 많이 한다니까?"
"닮았는걸"
"료는 입에 뭘 물려야 조용해지지"
이제는 당연하다 싶이있는 나와 언니의 칫솔과 더불어 함께있는 료의 칫솔을 칫솔 꽂이에서 빼냏어 치약을 묻힌 뒤 그대로 료의 입에 밀어넣었다 헛소리를 차단한 료의 옆에 서서 양치를 하기 전 입을 열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챙겨줘야 하는 응석쟁이 료랑 내가 닮을리가"
손날로 아프지 않을정도로 료의 옆머리를 살짝 쳤다 료는 할 말이 있어보였지만 칫솔을 입에 문 탓에 말을 하기 쉽지 않아보였다 뭐 어차피 한다해도 또 쓸데없는 말 일 테지만, 양치를 끝내고 우리들의 보금자리인 방으로 향했다 내 방이지만 어느새 료의 물건이 더 많아지긴 했지만, 자기전까지 방금 전 료의 헛소리는 하지 않았다 가벼운 수다만 떨며 시간을 보냈고 내일이 주말이라고 늦게 자려는 료에게 한 소리를 한 뒤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그리고 또
"닮았어"
"료랑 나는 안 닮았다고 했지?"
이제 좀 자려는데 또 헛소리를 시작한다 그만하라는 의미로 료의 입을 손바닥으로 찰싹 때렸는데 이번엔 료가 가만히 있지 않고 다시 입을 뗐다
"니지카도 은연중에 나한테 응석부린다고"
"뭐? 내가 언제 료한테 응석을 부린ㄷ..."
순간 현 상황을 인식했다 나는 료에게 안겨있었고 료는 내 등을 쓰다듬어 주며 재우고 있었다 저도 모르게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정말 료의 말처럼 응석부리고 있었다 아니 료가 우리집에서 자는 날에는 늘 이런식이라 이게 응석부리고 있다는 걸 깨닫지 못했다 창피함과 더불어 얼굴이 빨개진 걸 들키고 싶지않아 료의 품으로 더 깊숙히 파고 들었다
아, 이러면 더 응석부리는것 같잖아
"아,아니 이건 응석부린다기 보단 료랑 있으면 늘 이랬으니까..."
"밴드 활동 할 때에도 곤란한 일 생기면 나부터 찾잖아"
"그,그건 봇치랑 키타한테 걱정끼치기 싫으니까 료한테 얘기하는거지..."
"학교에서도 다른 애들 보다 날 먼저 찾잖아"
"그,그야 그것도 다른 친구들보다 료가 제일 편하니까..."
얼굴이 사과보다 더 빨개졌다는게 거울을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창피함에 얼굴이 너무 화끈거려서 볼이 아릴 정도였다 내가 아무말도 못 하고 있으니 료가 두 손으로 나를 살짝 떼어내고는 내 두 뺨을 잡고 올려세웠지만 나는 창피함에 시선은 다른곳을 쳐다보고 있었다
"닮았잖아"
"....."
"사랑하면 닮는다더니 니지카는 나랑 사귀고 바람 안 피는건 확실하네"
맞다, 정확히 말해 료와 사귀고 난 이후부터 이러한 행동이 고착화되었다 평소 료에 응석을 받아주는건 나다 그리고 동시에 내 응석을 받아주는거 역시 봇치나 키타가 아닌 오로지 료다, 료 말고는 없다 아니 료가 아니면 이런 행동 자체를 하지 않는다 잘 때 안아주고 쓰다듬어 달라니 언니에게도 부탁하지 못 할 일이었다 료가 빨리 인정하라는 듯이 아무 말 없이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고만 있는게 느껴져 천천히 시선을 료에게로 옮겨갔다
"아, 알았어! 닮았어, 료랑 나는 닮았으니까 이제 그만 자자고!"
"니지카는 응석쟁이"
료가 나를 보며 픽하고 웃어보였다 쓸데없이 얼굴은 좋아서는 이러면 화도 못 내잖아 이제 결론도 다 났으니까 정말 자려는데 료가 나를 한 번 더 불렀다
"니지카"
"자자니까 왜 자꾸 불ㄹ.."
입을 맞췄다 료가 내 입술에 자기 입을 맞추고는 금새 떨어져나갔다 그리곤 기세등등해진 표정으로 툭 한마디를 내뱉고는 아무일 없었다는것 마냥 다시금 나를 본인 품으로 끌어안으며 등을 쓰다듬어 주었다
"응석 하나 더 생기겠네"
나를 닮은 너, 너를 닮은 나, 정말이지 이보다 지금 너와 나를 표현 할 수 있는 말은 없을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