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치 더 락 마이너 갤러리

글창작)키타에게 고백해버리고 만 봇치

ㅇㅇ
2023-01-22 16:39:06
조회 3458
추천 77


“미안 히토리쨩, 나 여자랑 사귀는 건 조금…”


“엣, 읏…죄, 죄송합니다…”


좁디 좁은 계단 옆 공간에서, 히토리쨩이 내게 고백해 왔다.

동성친구로서의 ‘사이 좋아지자’가 아닌 여자끼리의 ‘연인이 되자’.

언제나의 더듬거리는 목소리로 히토리쨩은 느리지만 또렷하게, 나와 사귀고 싶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히토리쨩, 이런 구석진 곳에서 고백하는 건 히토리쨩 답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둘 다 여자잖아? 역시 여자끼리 그런 관계가 되는건 좀 이상하잖아.


료 선배라면 ‘여자끼리 연애라니 완전 록하네. 밴드맨 다워, 봇치.’같은 이야기를 하면서 웃겠지만, 그거랑 이거는 별개.

나는 히토리쨩을 계속 동경하고 있지만, 성별을 넘어선 연애 같은건…좀 허들이 높은 게 아닐까?

기타에 열중할 때의 히토리쨩은 멋지고, 평소의 모습도  귀엽지만 그런 식으로 생각해본 적은 없어.


그래도 언제나 말을 못 꺼내는 히토리쨩이 고백해오는 데에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을 테니까, 그것만큼은 기뻐.

그러니까 평소처럼, 응. 평소같은 사이로 돌아가자고 해야지.





“그, 그렇지만 히토리쨩을 싫어하게 된 건 아니니까, 앞으로도 같이 사이좋게...”


“읏, 으으으…”


“히토리쨩? 울어?!”


히토리쨩이라면 언제나의 망가진 얼굴이 되어서 봇치 •타임에 빠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얼굴은 처음 봐.

어, 엄청 서럽게 울잖아…어쩌지?


“미안해요, 미안해요 키타쨩…제, 제가 주제도 모르고…”


“앗, 히토리쨩, 괜찮으니까! 나도 못 들은걸로 해줄테니까…진정하자, 응?”


“저, 저 같은 애한테 고백받아봤자 기쁠 리가, 없는데…

전혀 멋지지도, 읏, 않고, 그냥 발에 채이는 쓰레기인데…”


“…”


“미안해요, 키타쨩은 그냥 모두한테 하듯이 잘 해줬을 뿐인데…제, 제가 주제 넘게 반해버렸어요…

기타 좀 가르쳐준 거, 밴드 같이 하는 정도로는 사이좋아질 리가, 읏, 없는데”


“히토리쨩…”


“다시는 앞에 안 나타날게요…학교도 옮길게요…그러니까, 잊어주세요…”


“히토리쨩!”


정신차려보니 히토리쨩은 내 품 안에 들어와 있었다.

아니, 내가 히토리쨩을 껴안고 있었다.





“나, 히토리쨩을 전혀 싫어하지 않아. 물론 좀 놀라긴 했지만.”


“그, 그렇지만, 같은 여자애한테 반하는 정신 이상한 애라고…”


“하지만 히토리쨩이 생각하는 거랑은 달라. 히토리쨩이  나를 소중하게 여겨준 것만은 기뻐.

동성이니까 연인이 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같은 학교 친구랑, 결속밴드의 멤버로서는 좋아하는걸.“


무서워서 도망치려던 나를 잡아주고, 지금처럼 밴드를 할 수 있게 도와준 건 히토리쨩이야.

방식은 잘못됐을지 몰라도 나도 계속 함께하고 싶은 마음만큼은 진짜니까, 그렇게 스스로를 깎아내리지 않았으면 좋겠어.


…같은 여자아이만 아니었더라면 반했을지도, 같은 말은 지금 안 하는게 나으려나.





“저, 저저, 미, 미안해요 키타쨩, 이제 슬슬…“


“앗, 미안 히토리쨩, 놓아줄게.”


나, 나도 모르게 히토리쨩을 쭉 안고 있었네.

뭔가 안정감 있고, 히토리쨩의 냄새도 나쁘지 않아서…

어라? 아니야, 나도 이상해질 것 같아.


“그런데 히토리쨩, 나의 어디가 좋아서 고백한거야?”


“엣, 아극, 그게, 에, 그에겍”


히토리쨩의 얼굴이 교과서에 나온 미술작품처럼 되어가고 있어?!

너, 너무 짓궂은 질문이었으려나. 그래도 궁금했는걸.


“미안, 말하기 싫으면 괜찮…”


“어, 언제나 저같은 애한테도 친절하고, 항상 빛나고, 노력가이고, 귀엽고.”


앗, 얼굴 돌아왔다.

그런데 되, 되게 진지한 얼굴로 말하니까 부끄럽네.

…라이브에서도 지은 적 없지, 이런 표정.


“기, 기타 치는 손도 예쁘고, 무언가에 열중하는 표정도 조, 좋아해요. 환한 미소도 마치 별빛 같아서…”


“…”


“노래 부, 부르려고 목을 가다듬을 때도, 항상 두근거…”


“미, 미안 히토리쨩, 나 곧 수업이라 가볼게!”


“엣, 지금 아직 10분 정도 남…”


“기, 기타 연습은 나중에 로인 할테니까아!”


“키타쨩?!”





나도 모르게 도망쳐 버렸다.

히토리쨩, 엄청 놀랐겠지…


그렇지만 더 놀라게 한건 히토리쨩인걸.

살짝 얼빠진 표정도 아니고, 그렇게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좋았던 점을 말해주면…

읏, 아니야, 내게는 료 선배가…아니, 나 여자끼리 사귀고 그런건 절대 무리니까!


진지한 히토리쨩은 귀엽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여, 연인이 되거나 하는건 NG야!

…내일, 밴드 연습 어떻게 하지…








“역시 할복할까”


그 시각, 고토 히토리는 기타로 자신의 복부를 겨누고 있었다.


-끝-





노멀취향인 봇치와 키타가 둘다 백합타락하는 전개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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