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치 더 락 마이너 갤러리
아마추어 북쟁이가 본 니지카 드럼 실력 얘기
- 본인은 취미로 북을 20년 가까이 쳐오면서 1000명쯤 되는 사람들 앞에서 공연하는 인생업적은 세웠어도
이건 이렇다 저건 저렇다 단언할 깜냥은 못 됨. 그냥 애호파 아저씨 혼잣말 정도로 흘려들어주셈
선 1줄요약 : 니지카 드럼 못 치는 거 아님. 다른 곡 치는 실력으로 8화처럼 저는 건 연출+멘탈 문제임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면 반독학 9년으로 이렇게 친다? 어딜 가든 최소한 연습 정말 빡세게 했구나 소리는 들을 수준임
그렇게 보는 근거는 설정상 얘가 친 걸로 돼있는 결속밴드 곡에서 종종 쓰이는 더블스트로크랑 양손 16비트인데
디스토션 후반부에서 보여준 것처럼 더블스트로크를 3마디 반씩이나 넣는다면 엄지 검지만 쓴다든지 해서 가볍게 잡고
팔뚝 힘으로 빠르게 연타하는 방식이 아니라 이런 정석 더블스트로크일거임. 적어도 나는 이걸 야매로 치려면 헬스권부터 끊고 와야 함
나같은 삐짜 드러머들이 스틱 잡고 연습하다 가장 크게 좌절하는 부분이 여긴데, 정확히는 왼손 핑거 컨트롤이 문제임
드럼이랑은 다르지만 보는 것처럼 업을 팔뚝으로 올리는 게 아니라 튕겨올라오는 바운스에 맞춰 손목만 살짝 까딱거리는 느낌으로 들어올리고
그걸 중지+약지로 캐치해서 다시 다운 치는 과정을 반복해야 하는 주법인데 이건 ㄹㅇ 하루아침에 따라할 수 있는 게 아님
자기가 주로 쓰는 손으로는 곧잘 되지만 반대손까지 같이 사용하면서 어색하게 들리지 않으려면 정말 꾸준히 쳐대면서 계속 그립을 교정하고
반대손으로 받는 느낌을 바른손이랑 똑같이 느낄 때까지 치라고밖에는 해줄 말이 없음. 애니 설정이라도 이게 된다면 연습 정말 열심히 한 거임.
내 주관뿐만 아니라 주변에 물어봐도 핑거 컨트롤 연습밖에 답이 없다 하더라.
다음 양손 16비트 얘기로 넘어가기 전에 짚고 넘어가고 싶은 부분은 문제의 8화임
기고푸 다시 들어보니 봇치가 혼잣말하기 전까지 세 부분 정도 들리는데
빨갛?게 표시해놓은 부분이 삑사리난 부분임. 악보랑 같이 보면 인트로에서는 기본중의 기본인 둥둥짝에서 둥둥을 절었고
플로어탐 연타하는 부분에서는 각각 반박자 정도씩 느려진 것 같고 (어케 끌어서 맞추긴 했음)
봄이랑 가을은 어딜 간 거야? <- 끝나는 부분에선 원래 없던 킥을 헛밟고 마지막 크래시가 스네어보다 늦게 나갔음
기고푸가 빠르긴 해도 실수한 게 절대 어려운 부분들은 아님. 얘네가 세이카 말마따나 무슨 학예회 밴드 수준이면 앙증맞은 찐빠로 봐줄 만 하지만
이게 진짜 실력 이슈라면 바로 다음에 이어진 그 밴드 연주랑은 너무 차이가 많이 남. 눈을 감으면~ 부분에서 나오는 16비트 엇박임
보시다시피 하이햇 열닫으로 16비트 쪼개놓은 상태에서 하이햇과 왼손 스네어 정+엇박이 교차되는 프레이즈
나만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연습이 부족하거나 몸이 덜 풀리면 왼손이랑 오른손이 동시에 딱 하고 맞아야 할 때 랙이 걸려가지고 따닥 하고 들리게 돼서
평소에도 패드 들고 존나 연습함. 박자감이나 왼손 스트로크 감 잡는 이유도 있지만 아무튼 둥둥짝같은 것보단 신경 많이 쓰는 부분임.
솔직히 정박 둥둥짝같은 건 아무리 머리에 랙이 걸렸대도 결속밴드 곡 연주할 정도면 다리에 쥐가 나지 않는 이상 하이햇 멀쩡하게 치면서 절 이유가 없음
근데 기고푸는 그렇게 쉬운 곳들을 절어놓고 bpm 190쯤 되는 곡에서 왼발로 하이햇 열닫하면서 16비트 왼손 정+엇박 프레이즈를 따닥 없이 클리어한다?
프로들이 의도한 애니 연출에서 개연성 따지는 것도 우습지만 철권으로 치면 13딜캐 초풍은 칼같이 박으면서 16딜캐 어퍼는 놓친다는 소리임
소신발언하자면 원작에서 봇치가 했던 "드럼이 좀 늦네..."라는 애매한 표현을 직관적으로 와닿게끔 재해석한 거라고 생각됨
별자리에서 8비트 16비트 오가면서 왼손 오른손 악센트 표현하는 부분은 갤에서도 자주 나오던 얘기니까 패스
그럼 8화에서 절었던 게 100% 연출 문제냐? 그건 또 아님
안 그런 파트가 어딨겠냐만 드럼은 당일날 멘탈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그게 또 겉으로 제일 잘 드러나는 포지션임
이런저런 레슨 영상 올리는 엄청 유명한 채널인데 여기 가끔 나오는 구독자 10만 프로 드러머도 자기가 편한 'comport zone'을 벗어나면
크게 부담이 된다고 하면서 go easy, 본인이 먼저 릴랙스해야 부담감을 덜 수 있다고 하고 있음
당연한 소리지만 봇치가 골방에서 영상 찍을 때는 얼마든지 날아다녀도 남들 앞에서 연주하면 굳어버리는 게 괜히 그러는 게 아님
내 경우에는 얼마든지 연주할 수 있는 곡이라도 연주 중에 잠깐이라도 주저하면 쳐야 하는 쪽으로 손이 아예 안 나감.
9년의 두배를 쳤어도 원래 연주하려고 맞췄던 곡에 뜬금없이 회사 이사님이 통기타 들고 등판하시니까 bpm 70따리 곡에서 하이라이트를 절어버렸는걸...
하물며 자기 꿈이었던 밴드가 구색이나마 갖추고 첫 스테이지에 올라가는데 쟤들 뭐임? / 몰라 관심없음 소리가 들리면 멘탈이 정상은 아니었을거임
사람 따라 다르겠지만 연습 9년은 이런 돌발상황에 의연히 대처할 수 있는 멘탈을 기르기에 충분한 시간은 아님
정리하면 8화에서 그렇게 절어버린 건 현실에서도 멘탈이 흔들리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에 직관적인 연출을 더한 결과물로 보임
그리고 또 원작에서는 잘 안 다뤄진 부분인데 북쟁이는 나름대로의 고충이 있음. 드러머의 고독(시리어스편) <- 이라고 해야 하나?
밴드 안에서 합주를 하다 보면 다른 악기들은 내가 뽑는 비트에 따라 연주를 하게 되는데 너무 정확하게 쳐도 문제고 너무 자기 흥만 타도 문제라
자기 연주 말고도 신경을 많이 쓸 수밖에 없음. 차라리 철판깔고 뻔뻔하게 자기 할거 하는 타입이면 괜찮은데 캐릭터 성격이 그렇지도 않고...
멤버들이 뭐라고 안 해도 자기가 이런 걸 느끼면서 기분 다운되면 스스로를 메트로놈이나 머신이랑 비교하면서 점점 자학하게 됨. 박자싸개라든지
결과적으로는 잘 해결됐다고 해도 가뜩이나 첫 라이브에서 절었던 기억이 남아있었을 텐데 쓰론에 앉으면 자기 앞에 보이는 애들이
혼자서 작곡 파트 도맡아 하면서 지금도 전 밴드 사생팬이 따라다니는 베이시스트에
자기가 산 게 6줄베이스인줄도 모르고 시작해서 몇개월만에 애드립 후리는 미친 재능충에
히토리 "봇치 더 기타히어로" 고토
이래버리면 진짜 자기 실력이랑은 관계 없이 얘네들 치는 거랑 비교하면서 속으로 내 가치는 메트로놈이나 뭐 그런 것밖에 없겠지 하고
몸도 마음도 움츠러들면서 될 필인도 안 되게 되어버림. 나한테는 5권에서 레코딩중에 필미스하는게 딱 이 얘기처럼 보였음
3권에서 메트로놈 선언도 있었지만 "어차피 (악기 파트에서) 내가 제일 허접인데..." 했던 대사에 감정이입하면 적어도 나는 그렇게 자학했을거임
이럴 때일수록 멘탈을 다잡아야 하는데 레코딩실 대여비 20만엔은 썼고 시간은 흘러가고 자기만 계속 저는 와중에 혼자서 극복이 될 리가 있나?
이미 자기 안에서 자기 연주보다 메트로놈이 위인데 메트로놈 똑딱거리는 소리만 따라가려다가 자빠지지
내가 드럼 처음 배울때쯤 들었던 소리가 "메트로놈하고도 합주할 수 있는 드러머가 돼라" 였음.
처음에는 이해를 못 했는데 치다 보니까 와닿는 게 메트로놈은 듣고 따라가면서 맞추는 게 아니라 대화를 나누듯이 하면서 호흡을 맞춰야 하는 존재임
내가 아무리 정확하게 치려고 노력한다 한들 메트로놈이랑 똑같이 될 수 있는 게 아니었음
주관적인 느낌을 글로 쓰려니 이상한데 메트로놈이 똑딱거리는 소리를 들으면서 얘가 나오고 싶어하는 타이밍을 예측하고 나는 거기에 맞게 한발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메트로놈=범위를 더 넓히면 다른 악기가 이렇게 하길 원하는 타이밍에 맞춰 비트를 깔아주면 딱 맞아떨어진다는 느낌?
레코딩실 클릭소리를 벗삼아 합주할 수 있으면 어떤 상황에서라도 멤버들이랑 호흡을 공유할 수 있다는 느낌일라나? 이건 경험해보질 못해서 모르겠네
"맞추려고 하지 말고 그루브를 느끼는 거야! 클릭(메트로놈 소리)한테서도!"
"무리해서 맞추려고 할 필요 없어...! 클릭이랑 같이 연주하는 거야!"
꼰대스럽게 말하자면 본인이 공부를 충분히 쌓았음에도 스스로를 못미더워해서 삽만 푸다가 옆에서 해준 조언 덕분에 자신감을 얻고 껍질을 깬 건데
이건 비단 드럼뿐만 아니라 삶 전반에 적용되는 얘기더라. 누가 알려주거나 뒤돌아보기 전까진 내가 얼마나 걸어왔는지 알 수 없다던가 하는
아무튼 이렇게 자존감이 많이 떨어져 있으면 멤버들한테 솔직히 털어놓고 치야호야 받거나 밖에서 가르침을 구하거나 해야
손이고 뭐고 자기 본실력대로 풀리던데 우리 짬킹 세머니가 안 그런 척 신경 잘 써줘서 깨끗하게 해결된 기분
나는 비록 아마추어지만 드러머가 품는 속내에 대한 디테일이 이거 작가 본인 경험담 아닌가 싶을 정도였음
그러니까 니지카 애껴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