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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 고토 씨가 「고토 씨」가 아니게 된 날

herobin32
2023-02-13 21:11:48
조회 1956
추천 38

나는 고토 씨를 좋아한다.

친구로서는 물론, 한 여자로서.

평소에는 미덥지 않은 느낌인데 라이브할 때라던지

여차하면 엄청나게 믿음직한 존재가 되고, 거의 매일 기타를 가르쳐줘서 착하고 멋있다.

그런 고토 씨의 전부가 좋다.

하지만.


「그런 거, 본인한테 말할 수 없어~...」


부글부글, 욕조에 가라앉아 간다.

내 웅성거리는 마음과는 반대로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만이 욕탕에 울려 퍼진다.


「무엇보다 여자끼리니까...절대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 돼...」


고토 씨는 앞으로도 결속밴드로서 함께 활동해 나갈 멤버다.

만약 거절당한다면, 향후의 관계, 활동에도 지장이 생기는 것은 불 보듯이 뻔하다.

계속 좋아하고 싶고, 계속 같이 있고 싶지만 미움 받고 싶지는 않아.


「하~~~~~~...」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온다.


누군가에게 상담하려고 해도, 이지치 선배나 료 선배는 밴드 멤버니까 무리고,

여자끼리의 연애 같은 건 친구에게도 상담할 용기가 없다.


「음~...하지만 이대로 우물쭈물해도 연습에 영향을 주니까...」

「각오, 다지는 수 밖에 없나~...」


마침 내일도 방과 후의 기타 연습에 동행하는 날이다.

거기는 기본적으로 아무도 안 오니까 연습 끝나고 고백하자.


「...좋았어!」


꽈악, 하고 욕조에서 꺼낸 오른손을 쥔다.

각오를 다진 나는 지금 어떤 벽도 넘을 수 있다.

목욕을 마친 나는, 옷을 갈아입고 바로 침대에 들어가 내일을 대비해 잠이 들었다.





다음날.


「좋은 아침~키타 쨔...어라? 뭔가 안색이 안좋은데? 괜찮아?」


「조,좋은 아침!완전 괜찮아! 아하하...」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침대 안에서 계속 심장이 쿵쾅거리고 있어서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즉, 수면 부족인 셈이다.


「앗, 키타 씨, 조,좋은 아침이에요」


「헷!? 앗, 고,고토 씨, 좋은 아침!」


평소에는 내가 인사를 하는데, 정신이 없어서 고토 씨를 알아채지 목했다.


「...? 저기, 키타 씨, 괜찮나요...?」


「펴,평소대로야! 봐,봐봐, 키타~앙!」


「그,그러면 다행이지만...」


억지웃음으로 간신히 이 상황을 벗어났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


오늘 고백하려는 상대가 지금 눈앞에 있다.

그 사실만으로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앗, 오늘도 방과 후에 기타 연습이네요」


「으,응, 그렇네. 오늘도 잘 부탁해...」


그런 대화를 하면서 서로의 교실로 들어간다.

여느 학교, 여느 교실, 평소대로의 자리인데도 그곳에서 보이는 경치는 여느 때와 다른 색을 띠고 있었다.


수업이 시작되고 나서도 잠이 부족해 전혀 집중하지 못했고,

장신을 차리고 보니 이미 방과 후가 되어 있었다.




기타를 메는 어깨가 평소보다 무겁게 느껴진다.

이건 잠이 부족해서 일까, 아니면...


항상 있는 일에 위화감을 느끼면서도, 약속 장소에 가면 평소와 다름 없는 고토 씨가 그곳에 있었다.


「미,미안해. 조금 늦어져서」


「아,아뇨, 전혀 문제 없어요. 그럼, 바로 시작할까요」


연습이 시작됐다.


내용은 초보자인 나에게 맞춘 기초, 혹은 결속밴드의 곡 연습 등, 전부 고토 씨가 생각해준다.

자신의 기타 연습도 있는데 이렇게까지 해주니 고개를 들 수 없다.

나를 위해서라도 열심히 노력해주고 있는 고토 씨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될 수 있도록 빨리 늘어야겠어!


...하는 마음과는 달리, 머리가 고백으로 가득 차서,

평소에는 실수하지 않을 법한 곳에서도 실수를 해 버린다.


「저,저기, 키타 씨...정말 괜찮아요...? 역시 몸이 안 좋은 게...」


「괘,괜찮아! 난 아무렇지도 않으니까, 자, 연습 계속하자!」


그 후에도 실수는 있었지만 어떻게든 극복할 수 있었다.




「오,오늘도 고생 많으셨어요. 키타 씨, 전보다 많이 늘었어요. 대,대단해요」


「저,정말로? 오늘 실수가 많아서 미안한 마음이 굴뚝 같았는데...」


「시,실수는 누구나 해요...게다가 키타 씨는 시작한지 얼마 안돼서 더더욱...」


아아, 고토 씨는 상냥하구나.

아무리 서툴러도 좋은 점을 발견하고 칭찬해준다.


그런 고토 씨가 나는...


「저,저기! 고토 ㅆ...」


「앗...」


창밖을 본 고토 씨가 무언가를 깨닫는다.


「비...」


갑자기 내리는 소나기. 게다가 꽤 많은 양의 비가 내린다.


「나 우산 안가져왔는데...고토 씨는 우산 있어?」


「아,아니요, 저도...」



「다,당분간 여기 있을까요」


「응, 그러자」


아까 연습할 때랑 똑같이, 단둘이 있는데 왜 그럴까.

고토 씨의 얼굴도, 목소리도 모두 달라 보인다. 다르게 들려.


창밖에는 큰 소리를 내며 비가 내리고 있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 소리가 들리지 않아.


내 심장 소리에 빗소리가 지워진다.

고토 씨에게 들리지 않았을까.


그런, 나에게는 정적이라고도 할 수 없는 정적을 갈라놓은 것은 고토 씨의 목소리였다.


「저,저기, 키타 씨」


「왜,왜 그래? 고토 씨」


「항상 가,감사합니다. 저 같은 거 챙겨주셔서」


「무슨 일이야? 갑자기. 고맙다는 말은 내가 할 말이야.

기타도 못하는 나한테 연습시간 쪼개서까지 가르쳐 주고」


「저,저는 놀 친구도 없어서 시간 많으니까 괜찮아요. 게다가...」


「게다가?」


「키타 씨랑 있으면, 그, 재밌으니까...」


쿵.


놀람.

기쁨.


여러 감정이 한꺼번에 솟구치고, 닫혀 있던 마음의 문이 단번에 억지로 열리면서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나온다.


「저,저기! 고토 씨!」


「네,넷! 무,무슨 일인가요」


「있잖아! 나...그...」


중요한 대목에서 말문이 막힌다.

바보 키타 이쿠요. 여기까지 왔으면 나머지는 말하는 것뿐인데!


「천천히 하셔도, 괜찮아요」


「엣...?」


「지,진정하고, 심호흡하시고, 천천히 해도 괜찮으니까...」

「저,저는, 도망가지 않을테니까...말하고 싶을 때 말해주세요」

「기다리고, 있을게요」


걸리던 것이 쑥 사라져 간다.

마음이 가벼워진다.

조금 전까지 시끄럽게 울리던 심장도 이젠 조용하다.


아아, 이런 순간조차도 고토 씨의 도움을 받아버리는구나.

글러먹었네, 나.


심호흡을 하고 곧장 고토 씨의 눈을 본다.

내 입에서 나온 말은 너무나도 단순하고, 너무나도 서투른,

하지만 무엇보다도 마음이 담긴 한마디.


「나, 고토 씨가 좋아」


주위가 정적에 휩싸인다.

비는 그치지 않은 채 아까의 큰 소리를 내며 내리고 있지만, 내 귀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저도, 」


「저도 좋아해요. 키타 씨.」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사람들은 너무 기쁜 일이 생기면 아무 말도 못하고 울어버리는 것 같다.


고토 씨는 놀라움과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달려왔다.


「키,키타 씨! 괜찮나요?!」


「그야, 그야! 무조건, 미움받을 것 같아서!

하지만 지금 밖에 없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시,싫어할 수 있을 리가 없어요. 그리고 사실은 눈치채고 있었어요, 저...」


「에? 내가 고백한다는 거?」


「네...상태가 이상했던 것도 있고, 평소보다 거리를 두거나 눈을 별로 마주치지 않으려고 해서...」


스스로는 눈치채지 못했지만, 노골적으로 태도를 취했던 것 같다.

갑자기 부끄러워져.


「하,하지만 고토 씨, 내가 좋아하는 건 친구로서가 아니라」


「아, 네, 알아요」


「괜찮아? 여자끼리인데? 기분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아?」


「키,키타 씨가 기분 나쁘다고 생각할 리가 없잖아요, 헤헤...」


「읏...」


또 울 것 같은 걸 꾹 참는다.

내 눈물이 그치는 것과 동시에 비가 그쳤다.

조금 전까지의 장대비가 거짓말 같은 하늘이다.


「아...그쳤네요, 비...」


「응...」


「도,돌아갈까요」


「저, 고토 씨」


「네,네엣」


「우리, 연인...이라고 해도 되는거지?」


「그,그렇지 않을까요...아마...」


「에헤헤...그렇구나아...」



「연인...」


고토 씨가 툭, 중얼거린 것 같았지만, 나에게는 들리지 않았다.


「그,그럼, 돌아갈까요?

...이,이쿠요 쨩...」


「어?」


「아, 저, 여,연인 사이라면, 서로 이,이름으로 부르는 거려나 하고, 새,생각해서...헤헤...」


나는, 웃는 얼굴로 대답한다.


「응! 돌아가자! 히토리 쨩!」


이것은, 나에게 있어서, 고토 씨가 「고토 씨」가 아니게 된 날의 이야기.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18942778#3


키타가 봇치 성으로 부르는 건 이름으로 부를 때랑 다른 매력이 있음

별로 친하지 않은데 좋아하게 된 것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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