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치 더 락 마이너 갤러리

새벽감성으로 글 한번 써봤습니다....

귤에밥비벼먹자
2023-02-25 01:49:29
조회 1273
추천 21

보지 못했습니다. 내 자신을 그대로 마주하지 못해,
치이고 살다보니 어느새 마음속에 깊숙이 자리잡고
잉태한 그 녀석을 저는 가만히 잠재워 두었습니다.
포기하려 할때마다 꺼내 곱씹었던 그 작은 아이가,
조금씩, 조금씩, 마음에 싹을 틔었습니다.
온 세상이 내 놀이터였던 그때의 마음.
나의 삶이 모두의 삶이라고 생각했던 그 마음.
계속될거라 생각했던 나의 1인칭을 향한 자신감은,
빨리, 더 빨리 나아가려 할 때마다,
고고히 서있을 나를 향해, 내 머리 위에 사진기를 띄우고
십자가를 그리며, 3인칭을 만들어갔습니다.
다만, 그게 오히려, 저에겐 위안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색욕, 식욕, 수면욕, 그 모든 욕구는 이미
스러지고 바스러져, 삶에 대한 욕구만이 남을 뿐입니다.
기세높이 뻗었던 내 왼팔은, 내 오른팔을 모릅니다.
"모자란 녀석이군." 하고 되뇌이며 다시 퍼지는 제 오른팔에는,
찌르륵, 하고 조금 쥐가 났습니다.

키 작은 다윗과 커다란 골리앗의 이야기를,
타락하고 말았던 천사의 이야기를,
보란듯이 외치는 세상은, 그저 가만히, 가만히 선 채로,
짓이길 뿐입니다. 모두의 물결을.
고고히 말이지요, 그들의 시야에 맞춰진 세상을 보며,
추레하지만, 그에 반박하지 못하는 자들이 모여,
푹 빠지는 것입니다. 자기들만의 작은 세상에.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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