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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다 온 더 타임 패러독스 - 2
야마다 온 더 타임 패러독스 - 2
한참을 훌쩍거리다가 조금씩 이성이 되돌아왔다.
미안, 아저씨. 처음 보는 꼬마애가 바짓가랑이 붙잡고 울어서 곤란했을 텐데.
그치만 나 지금 9세라 가진 돈 하나도 없는걸?
그러니까 돈 좀 빌려줘.
*****
역무원 아저씨한테 사정을 설명하고 1,000엔을 빌렸다.
사연인즉슨, 우리 가족은 여름방학 마지막 날 에노시마 여행을 갔는데 길이 엇갈려 나는 열차를 타버리고 부모님은 타지 못했다는 설정이었다.
“분명 엄마가 전화로 후지사와역에서 내리고 기다리라 했는데... 열차가 안 멈춰서...”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카타세에노시마역에서 출발한 열차는 후지사와역에서 무조건 정차하게 되어있다.
그렇지만 9세 꼬마가 울면서 그렇다는데 아저씨가 뭐 어쩔 수 있겠냐고.
내가 8년 전에 쓰던 그리운 휴대전화는 방전된 상황이었고, 역사에 가서 기억나는 8년 전 엄마의 번호로 전화를 걸어봤지만, 그마저도 불통이었다.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건 역무원 아저씨한테 빌린 1,000엔으로 어떻게든 시모키타자와까지 돌아가는 것.
뭐 비장하게 말했지만 오다큐선을 타고 다시 여섯 정거장만 돌아가면 되는 간단한 일이다.
나는 발급기에 1,000엔을 넣고 스이카를 한 장 뽑았다.
신주쿠에서 시모키타자와까지 170엔이니까 830엔이나 남는다.
아저씨 고맙습니다.
*****
나는 카드를 태그하고 계단을 아장아장 내려갔다.
가장 빨리 오는 건 카라키다행 각역정차 열차였다.
쾌속급행을 타도 시모키타자와에선 정차하니까 가급적이면 빠른 걸 타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나는 플랫폼을 한 층 더 내려가 도착한 열차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어?”
분명 열차에 탔는데, 내 눈에 보이는 건 역 간판이 붙어있는 벽면.
여전히 나는 플랫폼이었다.
“뭐지?”
나는 다시 한번 열차에 발을 들이밀었지만, 역시나 이번에도 열차에 탈 수 없었다.
나는 헐레벌떡 위층으로 달려 올라갔다.
10분을 기다려 도착한 오다와라행 급행열차에도, 후지사와행 쾌속급행열차에도 타보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결과는 같았다.
나는 신주쿠역에 갇혀버린 것이었다.
*****
이쯤 되면 이 시간여행에는 뭔가 주어진 임무가 있는 게 아닌가 문득 생각하게 된다.
나는 신주쿠역을 나와 북쪽으로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딱 한 명, 8년 전 신주쿠에서도 날 도와줄 만한 사람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나는 신주쿠 지하상가를 통해 지상으로 나와 돈키호테 카부키초점이 있는 골목으로 쭉 들어갔다.
해가 질 무렵이라 그런지 행인들이 날 흘끔흘끔 이상하게 보는 것이 느껴졌다.
9세 어린이가 이 시간에 지나다닐 법한 곳은 아니긴 하지.
더군다나 라이브하우스라면 더더욱.
*****
“엉? 꼬마야, 너 어떻게 여길 들어왔냐?”
기억과는 다르게 낮은 목소리, 화장기 없는 얼굴. 그리고 거친 말투.
“안녕하세요.”
29세의 요시다 긴지로 씨. 진짜 무섭게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