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치 더 락 마이너 갤러리

야마다 온 더 타임 패러독스 - 2

키타박사(1.239)
2023-03-19 21:43:04
조회 668
추천 21


야마다 온 더 타임 패러독스 - 2

 

 

 


한참을 훌쩍거리다가 조금씩 이성이 되돌아왔다.

미안, 아저씨. 처음 보는 꼬마애가 바짓가랑이 붙잡고 울어서 곤란했을 텐데.

그치만 나 지금 9세라 가진 돈 하나도 없는걸?

그러니까 돈 좀 빌려줘.

 

 

*****



 

역무원 아저씨한테 사정을 설명하고 1,000엔을 빌렸다.

사연인즉슨, 우리 가족은 여름방학 마지막 날 에노시마 여행을 갔는데 길이 엇갈려 나는 열차를 타버리고 부모님은 타지 못했다는 설정이었다.

 

분명 엄마가 전화로 후지사와역에서 내리고 기다리라 했는데... 열차가 안 멈춰서...”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카타세에노시마역에서 출발한 열차는 후지사와역에서 무조건 정차하게 되어있다.

그렇지만 9세 꼬마가 울면서 그렇다는데 아저씨가 뭐 어쩔 수 있겠냐고.

 

내가 8년 전에 쓰던 그리운 휴대전화는 방전된 상황이었고, 역사에 가서 기억나는 8년 전 엄마의 번호로 전화를 걸어봤지만, 그마저도 불통이었다.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건 역무원 아저씨한테 빌린 1,000엔으로 어떻게든 시모키타자와까지 돌아가는 것.

 

뭐 비장하게 말했지만 오다큐선을 타고 다시 여섯 정거장만 돌아가면 되는 간단한 일이다.

나는 발급기에 1,000엔을 넣고 스이카를 한 장 뽑았다.

신주쿠에서 시모키타자와까지 170엔이니까 830엔이나 남는다.

아저씨 고맙습니다.

  


*****



나는 카드를 태그하고 계단을 아장아장 내려갔다.

가장 빨리 오는 건 카라키다행 각역정차 열차였다.

쾌속급행을 타도 시모키타자와에선 정차하니까 가급적이면 빠른 걸 타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나는 플랫폼을 한 층 더 내려가 도착한 열차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

 

분명 열차에 탔는데, 내 눈에 보이는 건 역 간판이 붙어있는 벽면.

여전히 나는 플랫폼이었다.

 




뭐지?”

 

나는 다시 한번 열차에 발을 들이밀었지만, 역시나 이번에도 열차에 탈 수 없었다.

나는 헐레벌떡 위층으로 달려 올라갔다.

10분을 기다려 도착한 오다와라행 급행열차에도, 후지사와행 쾌속급행열차에도 타보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결과는 같았다.

 

나는 신주쿠역에 갇혀버린 것이었다.

 

 

 *****

 

 

이쯤 되면 이 시간여행에는 뭔가 주어진 임무가 있는 게 아닌가 문득 생각하게 된다.

 

나는 신주쿠역을 나와 북쪽으로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딱 한 명, 8년 전 신주쿠에서도 날 도와줄 만한 사람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나는 신주쿠 지하상가를 통해 지상으로 나와 돈키호테 카부키초점이 있는 골목으로 쭉 들어갔다.

해가 질 무렵이라 그런지 행인들이 날 흘끔흘끔 이상하게 보는 것이 느껴졌다.

9세 어린이가 이 시간에 지나다닐 법한 곳은 아니긴 하지.




더군다나 라이브하우스라면 더더욱.

 



*****





? 꼬마야, 너 어떻게 여길 들어왔냐?”

 

기억과는 다르게 낮은 목소리, 화장기 없는 얼굴. 그리고 거친 말투.

 

안녕하세요.”




29세의 요시다 긴지로 씨. 진짜 무섭게 생겼다...



An error has occurred. This application may no longer respond until reloaded. Reloa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