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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냨, 슬픔) 응냨이들에게도 봄은 오는가

ㅇㅇ
2023-03-29 00:51:36
조회 1826
추천 39



https://twitter.com/menbogyaker/status/1640561789447589888

 


(그나마 덜 잔혹하고 가장 폭력적이지 않은 작품으로 가져옴)




여기는 도쿄 시부야, 몸에 꽂히듯 차가운 비가 내리는 겨울의 어느날

역 지붕 위에서 빌딩 측면에 달린 거대한 모니터를 보는 응냨이떼가 있었다.


응냨이는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밤에 폭음을 내며 기타를 치는 유해동물이었다.


도심에 사는 응냨이들은 인간에게 버림받아 방치된 녀석도 있고, 그 아이들이기도 했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응냨이를 보자 발로 걷어차고, 담배를 지지며 넘어뜨렸다.


지상에는 이미 응냨이들이 살 장소가 없었기 때문에

일부 응냨이들은 역 지붕에서 살기 시작했다.


여긴 응냨이들이 좋아하는 어둡고 음침한 환경과 정 반대인

따가운 햇살이 무엇에도 가려지지 않고 내리쬐는 장소였지만

응냨이들에게 있어서는 인간들에게 괴롭힘 당하는것보다 나았다.


교대로 매일 역에 떨어져있는 잔반이나 편의점의 폐기도시락,

마시다 만 페트병을 모아서 빈곤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여기의 응냨이들은 언젠가 지상으로 내려가 관객을 모아 라이브를 하는 것이 꿈이었다.


응냨이들에게 있어 꿈은 큰 마음의 안식처였다.

그 꿈이 있었기 때문에 좌절하지 않고 가혹한 나날을 버틸 수 있었다.


그런 응냨이들에게 희망의 빛이 닿았다.

역 지붕에 신문 조각이 날아들었다.


흥미를 보인 응냨이는 그 내용을 읽고는 동료들에게 달려갔다.


그 내용은 키타박사가 국회에서 응냨이에 대한 학대를 금지하고,

보호하도록 하는 법률안을 제출했다는 내용이었다.


응냨이들은 ><한 눈으로 서로를 보고 미~! 하고 환희의 소리를>

드디어 자신들의 꿈을 향한 위대한 첫발을 디딘것이다.


법률이 가결되는것은 3일 뒤에 결정되는 모양이다.


그것을 알게 된 응냨이들은 빛나는 자신의 미래를 망상하며 각자의 기타를 손질하기 시작했다.


동경하던 무도관, 매진이 속출하는 티켓, 화제가 된 MY NEW GEAR...

지금의 응냨이들에게 두려운 것은 없었다.


이런저런 일로 응냨이들은 평소보다 강세를 보이며 음식을 모으고,

지금까지는 무서워서 치지 못했던 기타도 조금 쳐보았다.


그리고 그날을 맞이했다.

그날은 겨울중 가장 추웠고 비도 와서 살을 찌르는듯한 추위였다.


밤의 스크램블 교차점에서 움직이는 사람들도 모두 우산을 쥐고 추위에 떨고 있었다.


응냨이들도 비오는 날에는 역 플랫폼의 천장에서 한가롭게 보내는게 습관이었지만,

거대 모니터에 속보가 들어오는 순간을 보기위해 몸이 얼어붙는 차가운 비가 때리는 와중에도

모든 응냨이들의 걸음을 축하하기 위해 전원이 기타를 손에 쥐고 대기했다.


바람이 불고 의식이 멀어질것 같은 순간에도 응냨이들은 꿈이 있었기에 여기서 서서 기다렸다.

그리고 기타를 잡은지 30분 정도가 지나 마침내 뉴스속보가 시작되었다.


미~! 미~! 하고 서로 고무되어 의식을 잡으려 한다.

그때 응냨이들은 응냨이 인생에서의 최고점을 맞이했다.


하지만, 현실은 잔혹했다.

메인뉴스에서는 키타박사가 제출한 법안이 9:1로 부결되었다는 내용이었다.


응냨이들은 멍해졌다.


무도관에서 라이브하는 꿈은? 완매된 티켓은? 동경하던 MY NEW GEAR...는? 하고

뇌리를 뚫고 잠시 후에 현실을 깨닫는다.


응냨이들 사이에서 뭔가가 뚝 끊어졌다.


이미 자신들의 꿈은 무너졌다.

동경하던 무도관은 물론이고 노상라이브조차도 할 수 없다.


며칠간 열심히 손질한 기타가 쥐고 있던 발에서 떨어져 소리도 내지 못하고

응냨이들은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흘렸다.


현실은 그렇게 무르지 않다,

인간과 응냨이가 음악을 통해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거라고 기대한 자신들이 바보였다.


그런 비참함 때문에 자기 자신을 모욕하듯, 마음속에서 꿈꾸고 있던 자신을 비하했다.


응냨이들은 한번도 이해받지 못하고 인간에게 거부당한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새끼응냨이도, 성인응냨이들도 관계없이 모두 눈물을 흘렸다.


참을 수 없는 감정에 응냨이들의 가슴은 찢어지는것 같았다.

자신들은 첫걸음조차 내딛을 수 없었다.


응냨이들이 흘린 눈물, 자존심은 차가운 비에 씻겨갔지만

무력감과 끝맺음만은 씻겨내려가지 않았다.


발밑에 떨어진 꿈을 부풀리며 희망찬 시선으로 손질한 기타를 ><하고>

미간에 주름이 잡힌 눈으로 바라보며 더욱 눈물을 흘렸다.


그런 응냨이들을 조소하듯 차가운 바람이 불어온다.

얼어붙을듯한 추위가 말랑말랑한 핑크색 몸을 더욱 몰아붙였다.


응냨이들은 비에 장시간 노출되어 쓸수 없게 되어버린 기타를 끌어안고 플랫폼으로 내려왔다.


무거운 발걸음으로 언제나의 역 벤치에 숨어

서로 앞날이 끊긴 끝없는 절망을 위로하듯 서로 기대어 잠이 들었다.


비는 아직도 그칠 기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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