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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냨, 학대?) 응냨이의 홀로 떠나는 세계일주 1

ㅇㅇ(106.246)
2023-05-17 11:13:04
조회 543
추천 13

전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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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날 오전, XX공항 E11 유도로

“승객 여러분, 우리 항공기는 잠시후 이륙하겠습니다. 안전벨트를 반드시 착용해주시고, 좌석 등받이와 테이블은 원래 위치로…”

“Take-off Thrust? (이륙출력?)”
“Flex Temp 69 (출력절약모드, 온도세팅 69도)”

“Flaps? (플랩 : 저속역에서는 양력, 고속역에선 항력을 만드는 날개부위)” “1”

“Landing Lights and Strobe?” “On”

“Autobreaks(자동제동 : 활주거리와 페이로드, 상황에 따라 제동출력을 다르게 한다)”
“MAX(RTO) Set (최대/이륙중단모드)”

“OK, Take-off Checklist Completed”

“ㅇㅇㅇ501, Wind 356 at 13, Runway 34L at E11, Cleared for Takeoff(ㅇㅇㅇ501편, 356에서 13노트 바람 있음, 34L 활주로의 E11 지점에서 이륙을 허가함)”

“Runway 34L, Cleared for Takeoff, ㅇㅇㅇ501”

히토리가 탄 501편이 활주로에 들어서서 가속을 시작한다.
히토리는 신이 나기도 했지만 갑작스러운 급가속과 엔진의 굉음에 정신이 살짝 어지러운 기분이었다.

태어나서 이런 기분을 처음 느끼는 히토리로선 당연하려나?

“V1, Rotate…
Positive rates in Climb, Gear up and Thrust CLB”

* V1 : 이륙결정속도, 이 속도가 되면 이륙을 중단할 수 없다.
* Thrust CLB : 에어버스 항공기의 자동출력제어 상승모드, 착륙 직전까지 이 모드를 이용하여 상승, 순항, 하강, 접근을 진행한다.

501편은 평소처럼 이륙해 하늘로 날아올랐다.

비록 바깥 상황을 볼 수는 없지만 히토리는 일단 몸의 감각으로 자신이 날고 있음은 이해하고 있다.

미… 미 (머리가… 아파, 그래도 날고 있어, 이런 기분이구나?)


- 공항으로 가는 도로

한편 키땅은 “애완동물은 보호자 없이 탑승 안돼요”라는 항공사의 조건 따윈 아랑곳하지 않고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진격하는 중이다.

항공권도, 숙박도, 교통비도 전부 히토리가 꽁쳐놓은 비상금과 카드로 긁어버렸다.

키따앙… (외국을 나간다는 녀석이 돈도 핸드폰도 전부 두고 가? 쌤통이다)

비록 비행기 시간이 마땅치 않아 히토리가 탄 항공사의 다음 비행편인 527편을 예약해야 했지만 그건 상관 없다.

같이 놀자는 자신을 뿌리치고 떠나버린 것이 괘씸해서 보란듯이 비즈니스석을 예약했기 때문이다.

키땅은 아직도 씩씩거리며 화를 냈다.

키땅, 키따앙! (아무리 그래도 날 버리고 도망을 가? 뭐해요 아저씨 밟으라고!)

키땅의 분노한 모습에 놀란 택시기사는 공항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렸다.

그러는 와중에 기내와이파이 사용이 허용된 키타박사가 키땅에게 히토리의 위치를 묻는다.

키땅은 화난 이모지를 수십개씩 박으면서 ㅇㅇ501편으로 홍콩으로 가고 있고, 자신도 다음편인 527편으로 쫒아갈거라고 이야기했다.

키타박사는 말로 타일러봐야 돌아가지 않을거라는건 분명히 알고 있어서
회원번호를 알려주며 비즈니스라운지에서 쉬게 해주려 했더니…

키땅키땅 (어차피 비즈니스 끊어서 상관 없어, 그리고 박사 계정으로 마일리지 넣어줬으니까 잘 써~?)이라며 박사를 당황시키기까지 한다.

“뭐, 뭐야 얘는…? 다음 발표 주제는 키땅으로 해야 하나?”

키타박사 자신도 지금 이코노미를 타고 있는데 키땅은 혼자 비즈니스…?
거기에다 마일리지까지 몰아줬다고??

무슨 상황인지 이해는 안되지만 일단 히토리는 홍콩으로 가고 있구나…


- ㅇㅇ항공 501편 화물실

미… 구에엙

히토리는 고도차에 의한 여압문제로 고통을 참지 못하고 먹은것들을 게워내기 시작했다.

응냨이들은 보통 지상에만 살기 때문에 고도나 수압차에 의한 여압에 익숙하지 않다, 심지어 몸에는 그걸 처리해주는 기관도 없다.

인간이면 그나마 코를 막고 숨을 불어넣어 이퀄라이징을 해주면 압력을 어느정도 맞춰주지만 응냨이들은 이 동작 자체를 할 수가 없다.

결국 고고도로 올라갈 수록 머리가 심하게 찡해지고 괴로워하면서 울거나 구토를 하거나 소란을 피우기 때문에 항공사에서 운송을 거부하는 것이다.

화물실도 여압장치를 통해 지상과 비슷한 수준의 기압을 유지하지만, 히토리에게는 그마저도 몸에 맞지 않는 모양이었다.

키타박사가 가기 전에 잔뜩 챙겨준 가라아게와 콜라를 모조리 쏟아버리고 말았다.

공항을 이륙한지는 고작 1시간,
앞으로 3시간 이상 인고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한편 객실에선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른 채, 승객들은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며 기내식을 먹는다.

갑작스러운 감압 발생시 객실 바닥이 무너지지 않도록 만든 배기갱을 통해 기내식 냄새가 새어들어온다.

히토리가 있는 곳은 전방의 비즈니스섹터 부근,
비즈니스클래스의 맛있는 기내식 냄새를 맡으며 히토리는 그저 구역질을 참는것 말고는 할 수가 없다.

미… 미… 으, 윽

차라리 승객으로 탔으면 승무원이 약이라도 주며 간호해주지 않았을까 싶었지만 그랬으면 이런 모험을 할 일도 없었겠지.


- XX공항

키땅이 탄 택시가 도착하고
키땅은 내리자마자 바로 항공사 카운터로 달려가 수속부터 했다.

원래라면 키땅도 응냨이이기 때문에 탑승이 거부되어야 하지만,
특이하게 키땅은 응냨이들 중에 취급이 가장 좋은 편이고 비즈니스 예약내역을 보여주기도 해서인가 직원이 손바닥 위에 고이 모시면서 라운지로 향했다.

미…? 키땅키땅! (어라…? 이거 왠지 기분 좋은데?!)

덕분에 키땅은 라운지에서 직원에게 이것저것 원하는 것을 요청하며 여유롭게 히토리의 상황을 살펴본다.

501편은 아직도 여유롭게(?) 순항중에 있고,
키타박사가 탄 XX항공 8006편은 머나먼 태평양을 야금야금 건너는 중이었다.

잠시 상황을 보고 있으니 항공사 직원이 물었다.

“고객님, 오늘 탑승하시는 항공기의 기내식 미리 선택 가능한데 뭐로 하시겠습니까?”

키땅…? (그거 기내에서 고르는거 아니야?)

키땅은 기내에서 승무원이 “메뉴 어떤걸로 하시겠습니까?”라며 묻는 상황을 예상했는데 의외로 출발 전에도 고를 수 있는 모양이었다.

키땅은 직원의 추천을 받아 인기메뉴인 완탕면과 아이스크림을 주문했다.

홍콩으로 가니까 완탕면 정도는 먹어줘야겠지? 라는 생각으로 별 고민없이 메뉴선택을 마치고 키땅은 라운지에서 응냨이들중 가장 호사스럽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 이륙한지 3시간, ㅇㅇ항공 501편 화물실

이륙한지도 어느덧 3시간이 지났다.
슬슬 비행기는 대만을 지나 홍콩관제공역으로 들어설 준비를 했다.

히토리는 아직도 고통에 시달리는 중이었지만 그럭저럭 버티는 중이다.

오한이 느껴져서 주변에 있던 캐리어를 털어 옷가지를 꺼내 둘러썼고, 마침 들어있던 인스턴트 컵라면을 우적우적 씹어먹는다.

미… (적어도 따뜻한 물이라도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히토리는 따뜻한 물로 라면을 데워먹고 싶었지만 화물실에서 그런건 사치다.

히토리는 구역질이 올라오고 머리가 아파 괴로웠지만 억지로 라면을 씹어먹으며 버틴다.

“ㅇㅇㅇ501, Contact Hongkong Center 125.70, Good day (ㅇㅇㅇ501편 125.70Mhz로 홍콩관제센터와 교신하십시오. 수고하셨습니다)”

“Contact Hongkong Center 125.70, ㅇㅇㅇ501”

“Good Afternoon Hongkong Center, ㅇㅇㅇ501, FL360 inbound MAGOG(안녕하십니까 홍콩관제센터, ㅇㅇㅇ501편입니다. MAGOG을 향해 접근중. 고도는 36000피트입니다)”

“ㅇㅇㅇ501, Hongkong Center Radar contact, Descend to FL140 By OCEAN (ㅇㅇㅇ501편, 레이더 확인되었습니다. OCEAN까지 14000 하강해주세요)”

이제 홍콩관제공역으로 들어선 501편,
하강과 착륙만이 남아있다는 사실을 히토리는 아직 모르고 있다.

그저 묵묵히 옷을 둘러쓰고 컵라면을 씹어먹고 있을 뿐…

- 얼마 후, 홍콩 상공

내려가는 길은 유독 흔들림이 심하고 빗소리도 컸다.
아무래도 오늘의 홍콩은 날씨가 좋지 않은 모양이다.

“METAR VHHH XXXXXXZ 09716G27 6000 RA OVC030 BKN090 24/22 1001 WS ON ALL RWY (XX일 XXXXZ의 홍콩 기상, 97에서 16노트, 최대 27노트의 강풍, 시정거리 6000m, 비 오는 중이며 3000 피트에서 완전히 구름에 덮였고 9000피트도 구름 많음, 기온 24도, 이슬점 22도, 기압보정치 1001, 모든 활주로에 강풍경고 있음)”

“흠… Landing Preperation”

덜컹거리는 소음 속에서 히토리는 공포에 벌벌 떠는 중이다.

미… 우욱

방금 겨우 먹은 컵라면이 다시 파전(?)을 만들고 만다.
이미 컨테이너와 화물실은 히토리가 만든 파전(?)으로 완전히 얼룩져있다.

기내에서도 가끔 놀란건지 비명이 들리고 비행기가 순간적으로 요동치며 위아래로 흔들린다.

빨리 이 지옥을 벗어나고 싶다.
히토리에게 드는 생각이란 이것 밖에 없없다.

하지만…

“Hongkong Tower, ㅇㅇㅇ501 We Going Around, Due to Windshear(홍콩 공항관제, ㅇㅇㅇ501편 돌풍으로 인해 착륙 중단합니다)”

조종사들은 활주로 코앞에서 강한 돌풍에 맞닥뜨려 결국 착륙을 일단 중단하고 상승하는 쪽을 택했다.

다시 강한 진동과 굉음이 느껴지지만 히토리는 짜증낼 힘도 었었다.
그저 감기는 눈과 함께 의식이 날아가는 기분이었다.

그 사이 키땅은 친절한 직원의 안내를 받아 비즈니스석에 탑승했다.

키따앙?! (이, 이게 비즈니스석이야?!)

풀플랫(180도 눕힘)이 가능한 호화로운 좌석에 기내와이파이도 되고, 웰컴서비스와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그리고 먹거리…

창문도 제법 큼지막해서 좋긴 한데 키땅도 안전벨트를 못 맬 정도로 체구가 작기 때문에 굴러떨어지지 않도록 담요나 쿠션 같은것을 꽉 잡아야 하는것만 빼면 완벽해보였다.

키땅은 승무원에게 인증샷을 찍어달라고 부탁한 뒤 키타박사에게 보냈다.

- 홍콩 국제공항

문득 기절한듯 잠이 든 히토리는 쾅 하는 굉음에 정신이 들었다.
두번째 시도에서 501편이 강풍과 강한 비를 뚫고 착륙에 성공한 것이었다.


“승객여러분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우리 비행기는 지금 홍콩 국제공항에…”

미…? (사, 살았나…?)

히토리는 겨우 정신이 들었다.
이제 여기서 탈출해 키타박사를 만나기만 하면 된다.

키타박사만을 쫒아 이 괴로운 여정을 했으니…

엉망이 되어버린 화물실이나 컨테이너 따위는 인간들이 알아서 하겠지.

비행기가 게이트에 도착하고 화물실 문이 열리자마자
히토리는 빠르게 뛰쳐나가… 바닥으로 다이빙하며 철퍽 소리를 냈다.

그럴만도 하지, 컨테이너용 리프트가 연결되기도 전에 뛰어내렸으니까.

다행히 철퍼덕은 했지만 신체재생능력과 말랑한 몸 덕분에 기어갈 정도는 되어서 기어다니는 분홍색 문어를 신기하게 보는 직원들을 지나 공항으로 들어선다.

그리고 잠시 후, 직원들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말로 욕을 해대며 방금 도망친 분홍색 문어를 잡기 위해 혈안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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