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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냨, 학대) 키타박사의 진실을 고발합니다

ㅇㅇ(106.246)
2023-05-22 11:3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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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TV를 보니 키타박사가 자신의 애완 우무문어(?) 히토리와 함께 국회 청문회에 나와 예의바른 모습을 의원들에게 보여주고 있었다.

히토리는 예의바르게 인사를 하고, 기타 연주를 한뒤 얌전히 밥을 먹고 손을 닦았다.

보기만 하면 흐뭇할 수도 있는 광경이지만…

“쇼 하고 있네… 저렇게 만든다고 온갖 뒷손질은 다 했으면서”

난 저 모습의 뒷면을 잘 알고 있다.
왜냐면 저건 진짜 “히토리”가 아니거든.

난 키타박사의 연구소에서 최근까지 일하다 퇴사했다.
근무환경이 열악하거나 임금이 짜거나 그런 이유는 아니다.

난 키타박사의 뒷면을 알고 퇴사했기 때문이다.

키타박사의 거울을 보게된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난 키타박사와 함께 응냨이라는 분홍색 우무문어를 키우고 상태를 살피며, 예의바르게 교육하는 역할이었다.

응냨이라는 분홍색 문어는 보기에는 눈에 잘 띄고 귀엽지만,
조금이라도 마음에 안드는게 있으면 “미!” “히잉” “응냨!”하고 불만을 표시한다.

그래도 뭐 그렇게 성질이 나쁜 아이들은 아닌지라
좀 찡찡대기는 해도 키우는것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울음소리가 거슬리지만 그래도 귀엽긴 했으니까.

그러던 어느날, 키타박사가 무슨 실험을 한다면서 내게 응냨이 한마리를 가져오라고 하길래 가져다주었다.

무슨 인터넷 생방송 같은 것에서 응냨이를 데리고 뭔가를 하는 모양이었다.

응냨이를 데려다주니 “수고했어 XX군, 그럼 애들 잘 보살펴줘?”라며 서둘러 돌려보냈다.

그리고 그 날, 그 응냨이는 돌아오지 못했다.

그로부터 이런 나날이 며칠간 이어졌다.

처음에는 한마리씩 가져오라고 하더니 나중엔 7마리, 10마리, 30마리…
뭔가 대놓고 수상할 정도로 많은 응냨이들을 요구했다.

그리고 그렇게 데려다준 응냨이들은 한마리도 돌아오지 않았다.

뭔가 수상쩍은 느낌에 키타박사에게 물어도 대답은 없었다.

뭐지…? 어째서 그렇게 많은 응냨이를 데려가 어디에 쓰는거야?

그렇게 한… 한달 정도 지났나?
난 우연히 웹서핑을 하다 키타박사의 생방송 링크를 보고 들어갔다.

그리고… 난 키타박사의 추악한 실태를 보고 말았다.

방송에 나온 응냨이들은 죄다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몸은 완전히 말라있고 상처투성이에, 팔다리에 구멍이 나거나 찢긴 곳도 있고, 심지어 응냨이가 보는 앞에서 응냨이의 알로 후라이를 하거나 요리를 해서 먹이기까지 했다.

이게… 내가 알던 키타박사가 맞긴 한건가?

난 두눈을 의심했다.

내가 알던 키타박사는 응냨이들에게 그렇게 자상하고 헌신적인 여자였는데 이건 대체 무슨 말도 안되는 상황이야…

키타박사는 후라이를 먹지 않으려는 응냨이를 붙잡고는
“저런… 히토리는 나쁜아이네? 기껏 밥을 주는데 먹기를 거역하다니”라며 분홍색 노른자(?)에 머리를 억지로 박아버렸다.

사람들은 그 모습에 “역시 키타박사! 예의없는 녀석에겐 가차없어!”라며 도네를 미친듯이 쏘아댔다.

응냨이는 계속 무무무무무무 소리를 내며 고개를 저어댔다.
반숙으로 익어버린 분홍색 노른자가 얼굴을 뒤덮었다.

“히토리… 자꾸 그러면 벌 줄거야?”

차갑고 싸늘하다 못해 감정조차 없는 목소리에 내가 얼어붙는 기분이었다.

일단은 그 “벌”이 무엇인지부터 확인해보기로 했다.
벌은 시청자들이 룰렛으로 돌리는 모양이었다.

뭐야… 이건?
바보털 뽑기, 다리 하나 뽑기, 보는 앞에서 기타 부숴버리기, 알 던지기??

룰렛의 벌칙을 보는것만으로도 뭔 생각인지 알 수가 없었다.
룰렛이 한참 빙빙 돌더니 “기타 부숴버리기”에 멈췄다.

키타박사는 아무 말 없이 응냨이가 태어날때 세포분열로 만든 첫 기타(가장 소중히 아끼는것)를 가져와 그 자리에서 넥을 꺾어버렸다.

응냨이는 비명을 질러대며 하지 말아달라고 애원하는것 같았지만
키타박사는 아랑곳하지 않고 바디를 짓밟아 가루로 만들었다.

뭔가 정신이 멍해지는 광경에 난 핸드폰을 던져버리고 이불을 뒤집어썼다.

아무리 봐도 저건 키타박사가 아니야…

키타박사는 누구보다 응냨이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애호가다.

심지어 학대당하는 응냨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보호법 제정에도 앞장서고 있는 사람이 오히려 뒤에서 응냨이들을 학대하고 있다니…

혹시 몰라 다음 방송을 보니 아예 응냨이들을 가지고 잔혹한 실험을 해댔다.

사포로 피부를 긁어대고, 다리를 잘라내서 재생되는지 확인하고,
기타를 치고 있던 응냨이의 귀에 순간적으로 스피커 폭음을 일으키고…

고통받다 결국 죽은 응냨이들이 이 방송 한편에서만 수두룩하게 나왔다.

예의를 가르친다는 이유로 응냨이가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바로 고문…
아니, 그 이상의 벌을 주고, 죽으면 그걸 또 다른 응냨이에게 먹인다.

일단 나는 이 사실을 알면서도 모르는척 평소처럼 일했다.

혹시 모르잖아…
그게 전부 방송에 나오는 왜곡된 모습일지도?

어느날은 키타박사가 특별히 아끼고 편애하던 가장 똑똑한 응냨이,
히토리가 거하게 사고를 치고 말았다.

난 당시 다른 응냨이들을 살피느라 자세한 상황은 보지 못했지만, 아마 키타박사가 뭔가를 하고 있는데 도와주려다가 일을 망쳐버린 모양이었다.

그날 밤 방송에선 평소에 그렇게 아끼고 사랑해주던 히토리마저 고문대상이 되고 말았다.

“히토리 네 녀석 때문에 기껏 만들어둔 응냨이 보호법 초안 데이터가 전부 날아가버려서 처음부터 다시 작성해야 해! 500페이지가 넘는 그걸 처음부터 다시 써야 한다고! 히토리, 너 생각이라는게 있어? 없어?!”

아무래도 히토리가 뭔가를 잘못 건드리는 바람에 응냨이보호법 초안이 모조리 날아가버렸던 모양이다.

심지어 자동저장된 데이터도 날아가버렸는지 아까 내게 투덜대던 것이 얼핏 기억이 나는것도 같았다.

히토리는 진심으로 시무룩해하며 “히잉…” 하고 사과하는 모습이었지만, 키타박사의 분노는 식을 줄을 몰랐다.

평소에 키타박사가 화를 내고 고문을 할때 옹호해주던 시청자들도 오늘만큼은 아무 말도 못했다.

분노를 참지 못한 키타박사는 히토리에게 서류를 작성하던 노트북을 던져버렸다.

우왕좌왕하며 당황하던 히토리는 간발의 차이로 직격을 피했고 노트북은 떨어져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이게… 피해? 히토리 네가 잘못해놓고 그걸 피해?!”

키타박사는 필사적으로 울부짖으며 사과하는 히토리를 억지로 집어 노트북 파편이 있는 곳에 집어던졌다.

철퍽 소리를 내며 분홍색 액체가 튀어올랐고…
히토리는 다시 움직이지 않았다.

“하아… 하아… 미안, 오늘 방송은 여기까지만 할게”

서둘러 방송을 꺼버린 키타박사,
마침 나도 연구소에서 퇴근하지 않았기 때문에 키타박사의 방으로 가보았다.

아무래도 분위기가 분위기인지라 커피와 과자를 들고 대충 한잔 하자는 식으로.

그렇게 방에 들어서니…
그동안 봐왔던 방송 내용은 왜곡된 것이 아니었다.

방에는 노트북 파편과 분홍색 액체,
그리고 내가 데려다준 응냨이 몇마리의 비명이 들렸다.

살려달라는 처절한 눈빛, 온몸에 선명한 멍과 핏자국…
심지어 비명도 못지르게 휴지로 재갈을 물린 녀석도 있었다.

난 충격에 그 자리에서 더는 못할것 같다며 사표를 던지고 나와버렸다.
그게 지금의 내 모습이다.

아마 저기 있는 히토리는 그때 죽은 히토리의 대역일 것이다.
저 녀석도 저런 모습을 보이기 위해 뒷손질 꽤나 당했겠지…

그나마 다행히… 아니, 다행은 아니구나?

결국 국회에서 응냨이 보호법은 간발의 차이로 부결되어 키타박사의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아마 키타박사의 이중성을 알고 있는건 나 뿐이겠지만…
의원들도 혹시 키타박사의 이중성을 알고 부결시켰던걸까?

세상의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진실을 알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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