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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 키댕이) 키댕이의 운수 없는 날

ㅇㅇ(106.246)
2023-05-24 11:37:14
조회 865
추천 25

고요하기만 한 어느 시골의 숲속,

빨간 늑대 한마리가 조심스럽게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아무도 이 녀석의 이름도 정체도 모르지만,

일단은 키댕이라는 이름을 잠시 붙여주도록 하자.



키댕이는 대놓고 “나 늑대인데?” 스럽게 생겼지만

순박한 시골 사람들에게는 개 취급을 받는듯 했다.



하긴 요즘 세상에 늑대를 본 사람도 거의 없는데다

애교도 잘 부리고 귀엽고 주는대로 잘 먹으니 애완용 개나 다름 없겠지.



덕분에 매일 행복한 생활을 하는 키댕이지만

야생개체인 만큼 너무 인간에게 길들여지면 안된다고 생각해서 사냥을 하기 위해 숲속에 들어왔다.



“주의, 곰이나 멧돼지 출몰 가능성 높음. 유사시 포수가 총기를 사용하여 사살할 수 있으니 절대 이 지역으로 진입하지 마시오. ㅇㅇ 지자체 환경과, 국립공원공단”



키댕이는 주의 표지판을 보지 못하고 그대로 위험지대로 들어섰다.



마침 어디선가 쩌렁쩌렁(키댕이 기준)한 기타소리가 울리기에 가까이 가보았다.



어느 바위 밑에서 응냨이 가족이 지렁이와 버섯, 조그마한 과일 몇개를 갖다놓고 식사를 하며 기타를 치고 있었다.



키댕이는 입맛을 다셨다.

응냨이들은 소중한 단백질원이기 때문.



심지어 돼지국밥우동을 먹지 않으면 죽어버리는 불쌍한 봇제비도 이런 곳에선 응냨이들을 잡아먹으며 체력을 약간이나마 보충한다.



마침 기타소리가 워낙 쩌렁쩌렁해서 그 소리에 묻어 조용히 그들의 뒤로 향한다.



바위 밑에는 엄마응냨이와 세마리의 새끼와 두개의 알이 있었다.



엄마응냨이는 아이들이 먹는것을 보며 행복하게 기타를 쳤고, 아이들은 맛있게 지렁이를 물어뜯었다.



아마 뒤에서 키댕이가 다가오고 있다는건 꿈에도 모르고 있었을거다.



기타연주가 클라이맥스에 다다른 시점에서 키댕이는 날카로운 이빨로 엄마응냨이를 한입에 찢어 삼켰다.



연주가 갑자기 끊기고 정적에 휩싸이자 이상함을 느낀 새끼응냨이들, 고개를 들자 키댕이가 엄마의 기타를 뱉어버리고는 씨익 웃었다.



“히이잉?!”



키댕이의 입에서 분홍색 액체가 흘러나왔다.

새끼응냨이들은 공포에 울부짖으며 엄마는 어딨는지 찾는다.



하지만 그보다 키댕이의 앞발이 먼저 나섰다.



울부짖는 새끼응냨이들이 도망치지만 워낙 속도가 느려서 바로 한마리는 잡아먹히고 한마리는 벽에 후려쳐져 기절해버렸다.



그나마 그중에 막내로 추정되는 녀석이 필사적으로 몸을 늘려 용감하게 맞서 위협한다.



“미…! 미이이~! (네놈이 잘도 엄마와 언니들을…!)”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위협이었지만 일단 응냨이로선 이것이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하지만 키댕이는 그런 새끼응냨이에겐 관심도 안보이며 기절한 응냨이를 발톱으로 찢으며 놀고는 뒤이어 두개의 알을 깨서 꿀꺽꿀꺽 마셨다.



그리고는 만족한 얼굴로 아무 일도 없었다는듯 그곳을 떠났다.



그곳엔 죽어가는 응냨이와 홀로 울부짖는 응냨이만이 있었다.



배를 약간 채운 키댕이는 다음 타겟을 찾기 위해 더 깊은 숲속으로 들어갔다.



한편…



“예, ㅇㅇ지자체 환경과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 아, 야생 멧돼지 출몰신고요? 죄송한데 위치를 자세히 알려주시겠습니까? 예예, 그럼 포수 출동해서 사살하겠습니다~”



어느 지자체 환경과에 멧돼지 출몰신고가 들어와 포수 두명이 총기를 챙겨 픽업트럭에 타고 전속력으로 현장으로 향했다.



트럭을 타고 1시간 정도 시골길과 숲속을 달려 도착한 곳은 키댕이가 돌아다니던 숲.



포수들은 평소처럼 현장에서도 총기안전검사를 한 뒤 실탄을 장전하고 숲속으로 들어섰다.



키댕이는 아직 다음 먹이를 발견하지 못한채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아까전 새끼응냨이들을 전부 먹어버리지 않은것이 살짝 후회되었지만 또 다른 먹이가 있겠지.



하지만 아무리 주변을 둘러봐도 나무만 가득하고 버섯도, 동물의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오늘은 이쯤에서 돌아가야겠다 싶어 돌아서는 키댕이, 다시 새끼응냨이들이 있던 곳으로 돌아가 간식타임을 보내려는 모양이었다.



별로 신나진 않지만 그래도 수확이 아예 없었던 날도 있으니 간식이라도 먹은 오늘은 횡재한 편이다.



서둘러 간식을 먹기위해 숲속을 돌아다니는 키댕이.



포수는 크게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듣고 그쪽을 향해 샷건을 쐈다.



철퍼덕!



키댕이는 갑작스러운 충격에 쓰러졌다.

다행히 다리에 맞아 균형을 잃고 쓰러졌을 뿐이었다.



하지만 고통에 일어나지 못하는 키댕이.



포수가 무엇에 맞았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가오자,

키댕이는 필사적으로 도망치기 위해 기어간다.



“뭐야…? 돼지가 아닌데? 저거 늑대잖아?

요즘 세상에 늑대가 어딨… 일단 다쳤으니 데려가자”



포수 한명이 날뛰려 하는 키댕이에게 마취제를 꽂아 재워 픽업트럭 적재함에 싣고 있으니 함께 왔던 동료 포수가 신고받은 멧돼지를 사살했다고 알렸다.



둘은 트럭에 타고 근처에 있는 야마다 동물병원으로 향했다.



다행히 키댕이는 총에 맞은 다리 하나를 잃긴 했지만 생명엔 지장이 없었다.



하지만 더이상 야생에서 사냥을 할 순 없기에 국립공원 복원센터로 보내졌고 사육사들의 사랑을 받으며 오늘도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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