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치 더 락 마이너 갤러리
학대, 응냨, 봇제비) 응냨이와 봇제비의 숲을 지키기 위한 사투
어느 고요한 숲속 나무밑둥.
분홍색 문어 몇마리가 새근새근 자고 있다.
야구공만한 녀석들이 제법 있고, 구슬만한 새끼들과 ><한 표정의 분홍색 알들도 여기저기>한>
응냨이라고 부르는 이 녀석들에겐 이곳이 소중한 삶의 터전이다.
태어날 때부터 이곳에서 살아왔고 버섯, 지렁이, 과일과 풀을 먹고 기타를 치며 즐거운 삶을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었다.
그 날이 오기 전까진…
어느날, 갑자기 두두두두둥하는 굉음이 숲속에 울려퍼졌다.
“미… 미??”
놀란 응냨이들이 서둘러 주변을 살펴본다.
생전 본적 없는 노란 무언가들이 자신들의 소중한 숲을 밀어버리기 시작했다.
나무들은 순식간에 뽑혀 쓰러지고,
대량의 흙이 밀리고 파헤쳐진다.
“미이이~?!”
응냨이들은 갑작스럽게 벌어지는 일을 이해하지 못했다.
사실 그 숲은 보호지구 해제와 더불어 좋은 경관 덕분에 아파트 지구로 개발이 확정된 곳이었다.
비록 시간은 좀 걸렸지만, 드디어 시공허가가 나와 어느 유명 건설사의 중장비들이 와서 숲을 밀고 아파트의 기초 터를 다지러 온 것이다.
불도저는 땅을 밀어버리고, 굴삭기들이 밀린 대량의 흙을 덤프트럭에 싣거나 쓰러진 나무들을 들어올려 카고트럭에 옮겼다.
응냨이들은 무슨 일인지 아직 이해하지 못하고 멍하게 있거나,
중장비들의 굉음에 서로를 껴안고 벌벌 떨며 울부짖었다.
마침 주변에서 살고 있던 봇제비들이 공사 인부들에게 다가갔다.
“뭐야 너흰, 여긴 너희가 있을 곳이 아냐”
봇제비는 소리 내 울 수 없어서 의사소통이 어렵기 때문에 몸짓발짓으로 소중한 숲을 없애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사실 봇제비에게도 이 숲은 소중한 터전이다.
비록 자신들의 주식인 돼지국밥우동은 먹을 수 없지만, 대신 배를 채워주는 야생응냨이들이 많이 살기 때문이기도 하고,
도시에서 사람들에게 박대당해 숲속으로 들어온 녀석들도 많기 때문이다.
봇제비들은 소중한 우리의 터전을 없애지 말아달라고 간절히 빌었다.
“뭐라는거야? 방해하지 말고 저리 가 훠이, 훠이!”
어떻게든 자신들의 입장을 호소하는 봇제비들,
하지만 공사인부와 중장비 기사들에게 그런 호소는 들어줄 이유가 없는 단순한 훼방일 뿐이다.
굴삭기와 도저 기사들이 쉼없이 경적을 울려대며 봇제비들을 위협하고 밀어붙인다.
엄청난 소리에 도망치는 녀석들도 있었지만 끝까지 맞서다 인부들의 폭력과 중장비에 의해 장렬히 전사한 봇제비들도 상당 수 있었다.
“에이 씨, 가뜩이나 일정도 빠듯하게 주는데 저것들은 뭐야? 저러다 환경영향평가 다시 받아야 하면 공기 밀려서 ㅈ같은데…”
현장감독은 괜히 더 짜증이 났다.
회사에선 공사를 가급적 빨리 끝내라고 압박해오는데 야생동물들은 갑자기 나타나 괜히 방해나 하고 있으니…
감독은 이제 동물들이 보이든 말든 무조건 밀어버리라며 소리를 질렀다.
뒤늦게 상황을 이해한 응냨이들도 공사를 막기 위한 결사대와 아이들을 피난시키기 위한 조로 나뉘어 필사적으로 돌을 주웠다.
그리고 도망치고 있던 봇제비들을 불렀다.
“미! 미이이! 응냐아앜! (가지 마! 함께 맞서 싸우자! 우리가 힘을 합치면 이길 수도 있잖아!)”
그럼에도 봇제비 대다수는 아예 포기한듯 터덜터덜한 발걸음으로 떠났고,
몇마리가 응냨이들의 필사적인 모습에 다시 결사대로 합류해 싸울 준비를 했다.
며칠이 지났다.
아직도 공사는 진행중이다.
숲을 평탄화하는 작업이 의외로 오래걸리는 중이다.
응냨이와 봇제비들이 공사를 방해해서가 아니라
단지 평탄화해야 하는 면적이 넓고 생각보다 지형이 좋지 못했을 뿐이었다.
물론 그 사이에도 응냨이와 봇제비들이 돌을 들고 와 인부나 중장비들에 던져대며 소리를 지르고 공사를 방해했지만,
그럴 때마다 인부들에게 걷어차이고 짓밟히는 등 심한 폭력을 당하고 중장비가 밀어붙여 번번이 실패했다.
이미 그들의 사기는 바닥까지 떨어졌다.
이제 싸울 수 있는 성체 응냨이들도 거의 10마리 안쪽,
그나마 봇제비들이 희생해가며 필사적으로 막아주지 않았다면 아예 전멸했을지도 모른다.
함께 싸우던 봇제비들도 이젠 한손으로 셀 수 있을 정도까지 줄었다.
그리고… 중장비들은 이미 응냨이들의 서식지 바로 근처까지 밀고 들어와버렸다.
“미… 미, 응냨 (미안해… 괜히 싸우자고 했나봐. 이젠 그만둬야겠어)”
봇제비는 미안하다며 낙심한 응냨이의 머리를 조용히 쓰다듬은 뒤 다시 주먹을 쥐었다.
포기하지 말자는 뜻이었다.
사실상 목숨을 건 최종전을 앞두고, 피난조가 알을 들고 떠나려는데 알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미… 미?! (어째서… 지금 이런 때에 태어나려는거야?!)”
알이 떨리면 곧 새끼응냨이가 태어난다는 뜻이고 알을 움직여서는 안된다는 의미, 결국 피난 계획은 취소된다.
하필이면 이런 때에…
가뜩이나 주변에서 주울 수 있는 돌은 거의 다 써버렸고, 싸울 수 있는 동료도 더는 없어…
그런데 이런 위험한 때에 내 아이가 태어난다고??
응냨이가 고뇌에 잠기기도 전에 중장비들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먼저 굴삭기에 특수장비를 달아 응냨이들이 살고 있던 나무를 뽑아버리기 시작했다.
나무가 뽑혀나가고 엄청난 흙이 응냨이와 봇제비들에게 흩뿌려진다.
흔들리던 알 몇개가 흙더미에 맞아 깨져버렸다.
기운찬 울음소리가 들려야 할 알은 침묵해버렸다.
그 모습에 분노한 봇제비들이 먼저 돌을 던지기 시작하고 응냨이들도 뒤늦게나마 하나 둘 돌을 던진다.
봇제비가 던진 돌이 굴삭기의 경광등을 깨뜨리고 운전석 앞유리에 금을 가게 한다.
하지만 응냨이들이 던진 돌은 힘이 너무 부족해서 굴삭기 근처에도 닿지 못하고 땅에 처박힌다.
그러자 인부들이 그 돌을 주워 다시 응냨이들을 겨냥해 던진다.
필사적으로 맞서던 응냨이 몇마리와 알 몇개가 또 희생되고 말았다.
대장 취급을 받는 봇제비가 결국 분노를 참지 못하고 인부들에게 돌진하다가 걷어차여 움직이지 못하게 되어버렸다.
단 몇분의 전투 끝에 필사적으로 싸우며 숲을 지키려던 응냨이와 봇제비들은 지나치게 압도적인 힘 차이 앞에 결국 전멸해버리고 말았다.
그나마 알에서 새끼응냨이 세마리가 태어나 첫 울음소리를 냈지만 그걸 들어줄 수 있는 응냨이는 아무도 없었고 순식간에 도저에 밀려 땅속으로 사라져버렸다.
지금 그 자리엔 유명 건설사의 고급 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아마 거기서 봇제비와 응냨이들이 힘을 합쳐 필사적으로 맞서 싸우다 희생된 비극의 현장이라는건 아무도 모를 것이다.
우리 만이라도 기억해주자,
숲을 지키던 동물 파수꾼들의 마지막 모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