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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 응냨) 우주로 가는 응냨이, 응냨스텔라 익스프레스

ㅇㅇ
2023-05-26 04:48:27
조회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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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만이 감도는 어느 우주센터의 발사장,

엔지니어들이 쉴새없이 시험발사할 기체의 상태를 살피고 컨트롤 룸에서는 발사준비에 여념이 없다.


“자, 드디어 오늘입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유인우주선 시험기 세이카가 지금 발사대에서 우주를 향해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는데요. 지난 2차 발사에서 부스터 결함으로 인해 정상궤도 진입에 실패하고 폭발한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습니다만…”


발사대 게이트에선 우주항공국 직원들이 수많은 분홍색 문어들이 들어있는 케이스를 유인캡슐에 집어넣고는 문을 잠갔다.


문어들은 내보내달라며 미! 미! 소리를 지르거나 히이잉 하고 시무룩해했다.


이들의 이름은 응냨이,

언젠가부터 갑자기 나타난 분홍색의 육상형 문어로, ><한 표정으로 “미” “히잉” “응냨” 하고 울며 기타를 치거나 pc를 조작하는 등 지능도 뛰어난>


오늘 응냨이들은 이 유인우주선 캡슐의 시험과 우주에서의 적응능력을 보기 위해 다양한 곳에서 끌려왔다.


응? 끌려왔다니 이건 무슨 소리인가 싶을 수도 있다.


사실 응냨이들은 요즘 극심한 사회문제를 일으키는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밤낮없이 시끄럽게 기타를 쳐대서 소음공해를 일으키기도 하고, 그렇게 집에서 버려지니 쓰레기장에서 먹을걸 찾는다며 죄다 파헤쳐 놓기도 하고, 거만한 시선으로 사람들을 깔보고 무시하다 된통 얻어맞고 학대당하는 등…


심지어 응냨이를 키우던 어느 주인이 한밤중 응냨이의 기타소리 때문에 층간소음 시비가 붙어 이웃에 의해 끔찍한 일을당하고 가해자가 응냨이를 베란다에서 던져버리는 사건까지 심심치 않게 벌어졌을 정도다.


이런 응냨이들에 대한 피해를 줄이는 방법중 하나로 ”지구에서 살려봐야 쓸모 없어 보이니 그냥 우주로 날려버리자“라는 안이 나왔고, 우주항공국이 실험삼아 이를 받아들여 애완동물 가게에서 오랫동안 팔리지 않은 개체와 길거리에 버려진 개체들을 상당수 모아 우주선에서의 실험용으로 쓰게 되었다.


하지만… 이 응냨이들은 우주로 가기 위한 그 어떤 사전준비도 되어있지 않았다.


우주로 가기 위해 받아야 하는 훈련도 받지 않았고, 여압복이나 산소마스크도 쓰고 있지 않다.


그저 케이스 안에서 우주식량 주는것을 받아먹고 기타를 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다 우주항공국 직원들에게 지목받아 끌려왔을 뿐이다.


미…?


주변을 둘러보지만 이 캡슐에는 창문이라는 것이 아예 없다.


유인우주선 캡슐이라고 말은 해놨지만 사실 이건 응냨이들만을 쏘아올리기 위한 무인캡슐, 인간이 타는 유인우주선은 그저 명목상의 핑계일 뿐이었다.


“오늘로서 드디어 3차 발사입니다. 하늘은 구름이 좀 끼어있고 바람도 약간 불고 있습니다만 그럼에도 발사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6차 발사까지는 발사체 안정도와 유인캡슐의 구조시험, 그리고 응냨이들을 대신 실어서 이들이 우주에서 어떻게 적응하는지 확인하며 지구궤도를 일주일간 돌려볼 예정입니다.“


우주항공국 발사팀 소속의 고토라는 여자가 브리핑을 했다, 발사까지는 이제 1분도 남지 않았다.


“발사 1분전, 부스터 및 3단엔진 사전점화!”


로켓의 하부에서 불꽃이 일어나며 화염이 피어올랐다.

응냨이들은 갑작스러운 폭음에 혼란에 빠졌다.


이런 소음은 아마 태어나서 처음 경험해볼 것이다.


“출력 이상 없음, 발사까지 30초!”


응냨이들은 괴로움에 케이스 문을 작은 손으로 쾅쾅 때리며 빨리 여기서 풀어달라고 울부짖는다.


하지만 이미 발사대 게이트는 분리되었고 응냨이들이 탄 우주선, 코드명 ”응냨스텔라 익스프레스“는 아무도 건드릴 수없는 완전한 무인상태.


“10! 9! 8! 7! 6! 5! 4! 3! 2! 1…!”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응냨이들이 울부짖는 와중, 우주항공국 직원들이 우주선의 발사지시를 내린다.


“3단 메인엔진 및 부스터 정상가속, 발사!”


천지를 울리는 엄청난 굉음 속에 유인우주선 시험기 세이카로 위장된 응냨스텔라 익스프레스가 우주를 향해 날아오르기시작했다.


문을 두드리던 응냨이들은 갑자기 밀려오는 중력가속도에 몸이 짓눌리는 괴롭고 이상한 기분을 맛본다.


“네, 현재 우리의 유인우주선 시험기 세이카가 지금 막 발사장을 박차고 우주를 향해 힘차게 발사되었습니다! 이 박진감넘치고 가슴을 울리는 그 장면 다시 한번 함께…”


미이이…! 응냐아아앜!


캡슐 안에서는 응냨이들의 비명과 신음소리만이 들려오고 있었다.


이 중력가속도의 영향에서 살아남기 위해 전투기 파일럿과 우주인들이 그렇게 혹독하고 강인한 훈련을 받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 훈련도 받지 않고 갑자기 끌려온 응냨이들이 그걸 버틸 수 있을까… 게다가 응냨이들은 몸의 압력을 조절할수 있는 기관도 없다.


그래서 항공사들이 기내에 응냨이들을 데리고 타는것을 엄격히 금지한다는 규정을 처음부터 내세우기도 한다.


응냨이들은 지금 자기 몸무게의 7~9배 압력으로 짓눌리고 있고 올라갈 수록 숨쉬기도 괴로워진다.


결국 버티지 못한 어린 개체 몇마리가 우주에 도착하지 못하고 숨을 거둔다.


“현재 위치는… 50Km 상공입니다. 지금 저걸 뭐라고 하죠? 중력턴이라고 하던가요 고토 박사님?”


“예, 우주선은 단지 직선으로 쏜다고 해결되는 일이 아닙니다. 우주선마다 필요한 궤도가 다르기 때문에 그 궤도를 맞춰주기 위해서는 필요한 궤도로 진입하기 위한 선회를 해야 하는데, 그걸 중력턴이라고 하며…”


우주선은 이미 중력턴을 하면서 궤도로 올라가기 위해 계속 속도를 내는 중이었다.


3단엔진과 부스터는 분리되어 떨어져나갔고, 지금은 2단엔진이 풀파워로 가속하는 중이었다.


그 사이에도 많은 응냨이들이 중력가속도를 이기지 못해 죽거나 완전히 의식을 잃었다.


미이이…


한 응냨이가 필사적으로 미간에 주름을 지며 버티기 위해 힘을 썼다.


머리는 이미 깨질것 같고 정신이 몽롱해지고 있었지만 차마 여기서 죽을 수는 없었다.


“자, 우주에 가면 생방송으로 너희가 연주하는걸 사람들이 볼 수 있대! 그러니 힘내서 끝까지 버텨 알았지?”


응냨이들은 자신들이 최고의 기타리스트라는 높은 자부심이 있다.


우주라는 미지의 공간에서 연주하는 곡을 전세계 사람들에게 생방송으로 보여준다, 그것도 최고의 기타리스트인 내 공연을?! 이것보다 좋은 화젯거리가 또 있을까?


그렇기에 살아있는 응냨이들은 필사적으로 살아남기 위해 서로에게 소리를 질러가며 버티려 했다.


“발사 9분 경과되었고, 현재 고도는 70Km입니다.

근데 고토 박사님, 지구궤도를 도는데 굳이 3단까지 쓸 필요가 있었을까요? 우리나라의 기술이면 2단으로도 충분히 지구궤도는 돌 수 있다고…”


”아, 그건 사실… 오늘의 최종 목표가 원래는 달궤도 진입과 형성도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정과 달리 지구궤도만 도는 것으로 변경되었기 때문에 일단 3단으로 지구궤도 진입을…”


응냨스텔라 익스프레스에선 응냨이들의 몸이 떠오르는 것이 느껴지고, 더욱 숨쉬기가 괴로워졌다.


응냨스텔라 익스프레스는 처음부터 여압장치(숨쉬기 편하게 하기 위해 압력을 조정해주는 장치)를 생략하고 만들어진기체였다.


응냨이들이 숨쉬는것 자체를 아예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응냨이들이 들어있는 캡슐에는 말 그대로 케이스, 응냨이, 응냨이들의 기타(중력가속도 때문에 넥이 부러지며 박살남), 응냨이용 우주식량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통신장비도, 여압장비도, 유사시 조종을 위한 장비도, 비상탈출장치와 창문도 없는… 완전한 밀실이었다.


그러한 밀실 속에서 응냨이들은 숨을 쉬지 못하고 힘이 빠져 하나 둘 거꾸로 뒤집어졌다.


한편 우주센터에선 비명과 한탄하는 소리가 나오고 있었다.


사실 이건 전부 시험발사에 거의 성공했으나 마지막에 기체결함으로 인해 궤도진입에 실패했다는 위장전술을 쓰기 위함이었다.


응냨스텔라 익스프레스는 한번도 성공해서는 안되는 프로젝트다.


응냨이들이 살아있다면 또 무슨 일이 벌어질 지 알 수 없으니 발사과정에서 수를 써둬 사고를 일으키거나, 발사에 성공한뒤라도 강제로 기체를 자폭시켜 제거하는 등 최대한 응냨이들을 살려두지 않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비밀프로젝트.


1차 때는 일부러 궤도를 잘못 맞춰 지구로 재진입 후 감속 없이 바다에 박아버렸고, 2차 때는 부스터에 고장을 일으켜 공중에서 폭파, 이번 3차에선 실패한척 위장해 지구궤도를 탈출시켜 영원한 우주미아를 만들 계획이었다.


우주센터에서는 사전에 만들어둔 시나리오대로 행동하며 우주선을 가속해 지구궤도에서 탈출시켰다.


그리고는 미리 조작해둔 데이터를 제시하며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머리를 숙여댔다.


“국민 여러분, 실망시켜 드려서 대단히 죄송합니다. 오늘 발사된 유인우주선 시험기 세이카는 예정된 80Km 지구궤도 진입중 예기치 못한 제어통신 문제로 제어력을 상실, 현재 지구궤도를 탈출해 우주미아가 되어버렸습니다. 목적 궤도에 거의 다 도착해 벌어진 이번 사건에 대해 국민 여러분을 볼 면목이 없습니다.“


그리고 뒤에서 우주선과 연결된 통신도 전부 끊어버려 내부 카메라나 다른 영상들도 나오지 않게 조치한다.


뒤집어진 채 죽은 응냨이들만이 케이스 안에 떠다니며 응냨스텔라 익스프레스는 홀로 암흑속의 우주를 유유히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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