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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 응냨) 침대열차 안에서 생긴 일

ㅇㅇ(106.246)
2023-05-26 11:2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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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평범한 평일 밤의 역 구내, 슬슬 북적이던 퇴근길도 막을 내려갈 쯤 장거리 운행을 하는 침대열차가 서서히 플랫폼으로 들어왔다.


“잠시후 타는곳 X번에서 출발하는 열차는 ㅇ시 ㅇㅇ분에 ㅇㅇ으로 가는 나이트라이너 X호입니다. 

이 열차는 침대차와 좌석차의 혼합편성이며, 1호차부터 5호차가 침대차, 6호차부터 11호차는 좌석차입니다. 

타실 때 호차번호와 좌석 또는 침대 번호를 잘 확인…”


한 남자는 급히 좌석차 표를 끊고 플랫폼으로 달려갔다.


갑자기 잡힌 장거리 출장 때문에 퇴근이 날아가버린데다, 

지금 출발하는 이 열차를 타지 않으면 거래처와의 미팅에 제 시간에 참석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에이 야발거, 뭔 좌석표인데도 가격이 그렇게 비싸… 출발 직전에 막 사서 그런가? 제길“


남자는 이럴 줄 알았으면 야간 우등고속 버스를 탈걸 그랬다며 철도회사를 욕해댔다.


그가 타는 좌석차는 좌석지정을 하면 이용할 수 있는 침대차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모르겠지만, 이 회사의 침대열차 중에는 누울 수 있는데 분류는 침대가 아닌 좌석으로 지정된 차가 있다.


당연히 일반 침대차처럼 각 방으로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칸막이는 쳐져 있지만 객실 전체는 하나로 통합된 달리는 캡슐호텔 같은 것이다.


”8호차 31… 뭐야 이거, 2층이네?“


남자는 자신이 타야할 차를 보고 의아한 눈치였지만, 일단은 의심없이 차에 올랐다.


2층 침대차의 2층, 자신의 자리에 서류가방과 옷가지를 던져두고 주변을 살피는 남자.


바닥이 살짝 딱딱하긴 하지만 다리를 쭉 뻗어 누울 수도 있고 

여차하면 쓰라고 자리마다 베개와 이불도 있는데다 콘센트와 USB포트, 와이파이도 기본으로 제공된다.


남자는 생각보다 나쁘진 않다고 생각하며 눕는다.


한편, 열차에 탄건 남자만이 아니었다.


축구공만한 사이즈의 분홍색 문어가 테니스공 만한 분홍색 문어 세마리를 데리고 남자가 있는 차에 들어왔다.


공교롭게도 이들의 자리는 남자 바로 옆인 32번.


문어가 어떻게 열차에 탈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 들겠지만 이 문어들은 평범하지 않다.


이 문어들은 응냨이라고 해서 핸드폰이나 PC를 다루거나 기타를 칠줄 아는 지능을 가진 녀석들이었다.


자신의 감정이 어떻든 늘 ><한 표정을 지으며 “미” “히잉” “응냨” 하는 소리로 의사소통을>


아마 엄마로 추정되는 축구공 사이즈의 응냨이가 작은 소리로 

아이들에게 “차안에서는 조용히 해야돼, 알았지?”라고 주의를 당부하고는 아이들부터 먼저 계단 위로 조심스럽게 들어 올렸다.


남자는 뭔 이상한 문어들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몸이 피곤했기 때문에 먼저 누워 잠을 청했다.


“찌이잉~! 지지지징~!”


남자는 갑작스러운 일렉 기타소리에 눈을 떴다.

열차가 출발한지 아직 1시간도 안 된 상황이었다.


갑작스러운 기타소리에 자고 있거나 잘 준비를 하던 다른 승객들도 눈을 떠 무슨 소리인가 짜증을 냈다.


남자가 옆자리를 들여다보니 응냨이가 일렉기타를 치려는 아이들을 필사적으로 말리고 있고, 

아이들은 왜 기타를 치지 못하게 하는지 이해를 못하며 계속 미미 소리를 질러댔다.


시끄러워서 도저히 잠을 잘 수 없을 지경이다.


1층 자리에서 자던 승객중 한명이 승무원을 부르러 자리를 비우고, 

남자도 응냨이에게 “거 조용히 좀 하고 자자, 니들 목숨 두개 아니잖아? 이렇게 민폐끼칠거면 이런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말아야지 뭐하는 건데?”라며 읇조렸다.


엄마응냨이는 미안하다면서 계속 고개를 숙여댔고, 잠시 후 승무원도 와서 차내 매너를 지키고 조용히 해달라며 경고를 줬다.


“한번만 더 그러면 차에서 쫒아낼겁니다, 다른 승객분들도 주무셔야 하니 조용히 좀 해주세요”


일단 경고를 받아 조용해진 응냨이들, 남자와 승객들은 다시 잠을 청한다. 목적지까지 아직도 10시간 이상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일렉기타 소리가 차내의 평화를 깨버린다.


응냨이들은 야행성 동물이다.


평균 기상시간이 15시 이후에다 심지어 해가 진 뒤에 일어나는 개체들도 상당수, 

거기에 기타 치는걸 좋아해서 누군가가 억지로 빼앗아 말리지 않는 이상 계속 치는 특성도 있는 녀석들이다.


거기에 응냨이들은 기타를 치거나 PC를 만지는 등의 지능은 높지만 사람들이 규칙을 가르치면 그건 이해를 못하고 자신의 욕구만 채우는 것을 우선으로 한다.


그나마 엄마응냨이는 교육을 제대로 받았는지 아이들에게 올바른 차내 매너를 가르치고 주의를 주지만 

아이들은 그런 엄마의 소중한 가르침을 무시하고 하고싶은대로 행동한다.


결국 이번에도 잠이 달아난 남자는 신나서 기타를 치고 있는 응냨이를 말 없이 붙잡아 통로에 힘껏 던져버렸다.

기타가 부서지고 응냨이는 비명도 지르지 못한채 분홍색 얼룩만을 남긴다.


“조용히 하라고 아까 그랬잖아, 거 더럽게 시끄럽네 잠 좀 자자… 안되겠어 니들 기타 다 내놔, 니들한테 그런 쓰레기는 필요 없어”


남자는 엄마응냨이를 포함한 모든 응냨이들의 기타를 빼앗는다.


엄마응냨이는 조용히 흐느끼며 ”죄송합니다, 제가 애들을 잘못 키워서 그래요… 하지만 조용히 시킬테니 기타만은…“ 이라며 호소한다.


응냨이들에게 기타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함께하는 인생의 동반자다.


태어날 때 세포분열을 통해 만드는 평생에 딱 하나뿐인 기타, 즐거울 때도 슬플 때도 목숨이 위험할 때도 늘 함께해온 소중한 기타인데…


지금 그 기타는 생판 처음보는 남자의 손에 들려있고, 즐겁게 기타를 치던 아이들 중 하나는 열차 객실 바닥에 얼룩만을 남겼다.


미… 미… (죄송합니다… 죄송해요…)


진심으로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숙이는 엄마응냨이.


남자는 마음이 좀 누그러졌는지 엄마응냨이의 기타만 돌려주되 

절대 아이들이 건드리지 못하게 하라고 말하고는 아이들의 기타를 객실 밖에 있는 쓰레기통에 버리고 돌아왔다.


혹시 아이들이 다시 주워서 쓸 수도 있으니 부러뜨려서 쓸수 없게 만든건 덤이다.


”에이 씨, 괜히 재수없는 일만 연속이네… 그래도 그 응냨이는 착해보이니 애새끼들만 어떻게 조용하면 좋겠는데“


남자는 자리로 돌아오기 전 일단 승무원실로 가서 벌어진 일을 이야기하고, 

만약 비슷한 일이 또 벌어지면 아이들만 차밖으로 내쫒고 엄마응냨이는 자신이 데려가겠다고 했다.


그래도 올바른 생활을 배운 응냨이인데 왠지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할까…


돌아오니 아이들은 훌쩍거리며 미미 소리를 지르려 하지만 엄마응냨이가 아이들의 입을 틀어막으며 필사적으로 조용히 시킨다.


일단 이걸로 조용해졌겠지.

남자는 다시 잠을 청한다.


몇 시간이 지났다.

열차는 슬슬 마지막 스퍼트를 내고 있다.


남자는 살짝 찌푸둥하긴 했지만 그래도 눈을 뜬다.


옆자리 상황이 궁금해져 슬쩍 보니 엄마응냨이와 기타만 덩그러니 남겨져 있었다.


아이들은 어딜 간건지 보이지 않았지만 그 사이에 대충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안봐도 알것 같았다.


엄마응냨이는 하도 울었는지 눈물이 말라붙은 흔적까지 남기며 기타케이스 위에서 자고있었다.


원래 애완동물을 키울 생각은 없었지만… 그래도 이 아이라면 괜찮겠지.


남자는 그렇게 생각하며 엄마응냨이와 기타를 자신의 좌석으로 데리고 와 안아주며 내릴 준비를 했다.


“이번 역은 우리 열차의 마지막 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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