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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소설)시한부 키타

ㅇㅇ
2023-06-03 02:13:57
조회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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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한부라는 말을 들으면 무슨 의미로 받아드려질까요?


 그저 소설 속이나 일부 특별한 사람에게 일어나는 사건 중 하나일까요?


 그런 말을 듣게 된다면, 저는 어떤 행동을 하게 될까요?


 저는,


 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키타 이쿠요입니다.



 




 “있지 히토리, 역시 나 시한부라니 실감이 안가~”


 초록빛을 품고 있었던 갈색 낙엽이 떨어지는 가을 계절. 조금은 을씨년스럽게 느껴지는 시모키타자와 길목판을 걷고 있던 도중 히토리에게 아무렇지 않은 듯 해맑게 말을 건넵니다. 아 무 말 없이 걸어가는 히토리만은 저의 비밀을 알고 있습니다.


 라이브에서 노래를 부르고, 히토리과, 멤버들을 쫓아가기 위해 히토리의 집에서 함께 기타 연습과 보컬 연습을 하던 도중 평소와는 다른 구토와 발열을 동반한 극심한 고통이 찾아왔습니다. 토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본 히토리은 당황하기 그지 없었고, 저는 시점이, 세상이 흔들려 보일 정도로 큰 고통을 동반한 채, 저는 히토리의 집에서 쓰러졌습니다.


 눈을 떠보니 새하얀 천장이 보였습니다. 저의 손을 붙잡고 있는 히토리, 그 옆을 지키는 부모님에 조금은 안심이 되었지만 누워있음에도 어지럼증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천천히 발걸음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새하얀 가운을 입은, 의사 선생님이 암울한 표정으로 저에게 선고했습니다.


 “췌장암입니다.”


 너무.. 늦었습니다. 앞으로 잘 해봐야 3개월입니다. 의사 선생님의 한 마디에 히토리의 부모님과 저희 부모님, 히토리마저 모든 걸 잃어버린 사람 마냥 안색이 어두워지고 맙니다. 병실 분위기가 한 없이 무겁게 무너집니다. 한 줌의 미련마저 붙잡아보려고 엄마가 입을 열었습니다. 어떻게 할 방법은 없을까요? 이식이라던가. 의사 선생님이 고개를 가로저어도 엄마는 말을 멈출 기세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의사 한 명이 뭐 이리 무능하기 짝이 없냐며 비난하기 시작했습니다. 감정의 파도는 더욱 거세지고 결국엔 찢어질 것 같이 비명을 지르는 엄마의 목소리에 의사는 그저 정적으로 대답할 뿐이었습니다.


 “...혼자 있게 해주세요.”


 저의 한 마디에 병실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저에게 몰렸습니다. 의사 선생님, 가족은 고개를 작게 끄덕이며 병실 밖으로 나갑니다. 저의 히어로, 히토리마저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병실을 나섭니다. 아무도 없어. 이젠 저만이 있는 병실에서, 세상에서. 조용히.


 “흐윽....”


 조용히. 저는 저만이 없는 세상을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홀로 어두운 병실에 남겨진 저는 조용히 자리에 일어나 창 밖의 하늘 위를 바라봅니다. 시모키타자와를 비추는 달과, 별자리. 성좌. 히토리가 작성했던 가사를 떠올리며, 다시금 작게 노래를 불러보았습니다.


 “너와 모여 별자리가 된다면.”


 별자리가 된다면, 한 순간의 소원을.


 소원 뒤엔 남는 건. 조용히 눈을 감고


 저는, 저의 마음을 정리하고, 저에게 대면하고 물어봅니다.


 “나는. 뭘하고 싶었던 거야?”





 


 “키타씨....”


 길을 걷던 도중 저의 말에도 대답이 없던 저의 히어로, 히토리가 드디어 말을 건네주려 하고 있었습니다. 귀를 기울이며 히토리의 얼굴을 바라보자 저의 시선에 눈을 돌리며 말합니다.


 “키타씨는.. 이제 앞으로 어떻게 하고 싶어요?”


 “.....”


 히토리의 질문에 반쯤 눈이 감겨버리고 맙니다. 어떻게 하고 싶냐..라. 평소였다면 생각했을리 없는 질문에 저는 그만 쓴 미소를 지어버리고 맙니다. 고..곤란한 질문이었던가요? 죄송해요! 히토리의 사과에 저는 부정하며 고개를 가로저었습니다. 아니야. 곤란한게 아니라. 그 질문에 대해.. 히토리가 없는 동안에 조금 생각을 해봤거든. 저의 대답에 히토리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절 바라보며 말합니다. 의외에요. 저는 진심으로 놀란 히토리의 표정에 조금은 화가나 볼을 부풀렸습니다. 평소에 날 어떻게 보는 거야. 뭐.. 앞으로 할 짓을 생각하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나도 숨기는 것 하나 둘 즈음은 있다구. 아니, 실은 더 많았을지도.. 미안해. 히토리. 신경쓰게 해서..”


 “키타씨가 사과 할 일이 아니에요..! 오히려.. 오히려 제가.. 제가...”


 아무런 도움이 될 수 없어서.. 저의 히어로가 슬픔으로 얼굴을 일그러지고 맙니다. 히토리는 이렇게나 상냥합니다. 청춘에 대해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있어도, 멤버들과 저를 바라봐주는 시선은 언제나 달라지지 않고 지켜봐주고, 생각해주는 상냥한 소녀.


 저는 자연스럽게 옆을 나란히 걷던 히토리에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손, 잡아 줘.”


 “소소소소손이요?! 가.. 갑자기?”


 제 손을 바라보던 히토리는 아등바등 두 팔을 휘저으며 당황해버리고 맙니다. 저는 고개를 작게 내려 히토리를 바라봅니다. 얼른. 빨리. 히토리는 저의 부탁에 얼굴을 붉히며 망설이더니 제 손을 향해 망설이며 손을 뻗더니 잡았습니다.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히토리의 손바닥. 손가락의 위치를 바꿔가며 그녀의 손가락 사이, 하나 하나를 어루 만져봅니다.


 “키.. 키타씨 손이...”


 “떽. 가만히 있어.”


 저의 작은 협박에 히끅하며 딸꾹질을 하는 히토리. 쥐고 있는 손가락 하나하나에 평범한 여자아이에겐 없을 굳은살이 느껴집니다. 자연스럽게 손깍지를 낍니다. 저보다는 조금 큰 손이지만 여리고 부드러운 손. 조금은 당황한 듯 손을 흠칫거리며 빳빳해지는 히토리의 행동이 귀엽게 느껴졌습니다.


 보통 상처는 여자아이에겐 혐오의 대상이 되고는 합니다. 다른 이들에게 보여지기에는 그저, 보기 흉해보이는 굳은살과, 작은 상처들.


 하지만 그 상처는 자신은 여기 있다고 밝게 빛나는 성좌가 되기 위한 소녀의 작은 이야기가 담긴 소중한 것.



 그 굳은살마저, 어색한 행동들마저.


 아니.


 굳은살이 베길 정도로 노력해온 소녀였기에.


 제 행동 하나하나에 어색할 정도로 너무나도 순수한 소녀였기에.



 저를 진심으로 생각해주는, 소녀였기에.




 “좋아해.”




 숨김없는 저의 감정을 말합니다.


 “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는 히토리는 저에게 물어왔습니다.


 “지금.. 제가 잘 못 들었나요?”


 “아니? 히토리. 네가 들은 게 맞아.”


 저의 확답에 몇 초간 가만히 있다가, 폭탄을 맞은 것처럼 뻥, 하고 히토리의 얼굴이 새빨갛게 터져버리고 맙니다.  


 “어..어어째서요? 왜 저 따위가 좋다는 건가요..?! 그그그그그 좋아한다는 의미가 love가 아니라 친구로서의 like인거죠? 아니지.. 아니야! like여도 저에겐 너무나도 사치..”


 “전자가 맞는데? 히토리는 왜 그렇게 자신을 깎아 내리는 거야? 난 도무지 이해가 안 돼. 다른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는 것도 이해가 안 돼.”


 이렇게 귀엽고 멋진데! 잡고 있던 손을 모두가 보란 듯이 들어 올리자 히토리는 새빨간 얼굴을 더욱 빨갛게 만들어버리고 맙니다.


 “이.. 이제 장난은 그만 해주세요오..! 누가 봐버리면 저...”


 장난은 아니었지만 너무 지나친 것 같아 손을 내리니 히토리는 그나마 진정이 됐는지 깊게 들이키고 뱉어냅니다. 손 잡은 상태로 더 걸어도 돼? 저의 질문에 아직도 숨을 쉬고 뱉는 히토리는 고개를 겨우겨우 끄덕입니다. 아직도 진정이 안 된 히토리의 모습에 조금은 웃음 지어져 버리고 맙니다.


 “히토리. 좋아해.”


 저의 한 마디에 또 다시 터져버리고 마는 히토리. 이번엔 아예 뻗어버릴 것 같아서 다음 단계의 말은 아끼기로 했습니다. 전하고 싶은 말은 많이 있지만 시간은 아직 남았으니 오늘은 손을 잡고 산책 데이트로 참도록 할게. 히토리. 나중엔 각오 해.



 손을 잡은 채로 조금 더 걷자, 작은 공원이 나왔습니다. 벤치가 있고, 너머에는 덩그러니 남겨진 그네가 있는 작은 공원이.


 공원에 도착하자, 히토리는 이 장소를 알고 있다는 듯 대답합니다.


 “여기, 와 본 적 있어요. 여기서 니지카씨랑 처음 만났어요. 제가 그네에 앉아 있었을 때, 니지카씨가 말을 걸어와 줬거든요.”


 “그래?”


 그늘진 그네. 그 앞으로 경계 지어진 태양 빛. 이지치 선배와의 첫 만남이 자연스럽게 그려질 정도로. 그네에 앉아 있는 히토리와, 다가와주는 이지치 선배. 


 기타히어로의 여정은, 결속밴드는 여기서 시작된 거구나.


 그저 우연에 지나지 않은 작은, 만남과 평범한 일상 속에서.




 저는 저의 마음에 해답을 찾았기에, 작게 미소 지어집니다.


 “히토리. 앞으로 어떻게 할 거냐고 물었지?”


 “네.”


 저의 말에 히토리는 진지한 표정을 지어줍니다.


 역시, 저의 히어로는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남은 생에 한 치에 후회도 없는 저는 귀를 기울이는 저의 히어로에게 말합니다.


 “앞으로 달라지는 건 없어. 그냥, 평소대로 즐길 거야. 내가 좋아하는 멤버들과 함께 바다를 갈 거고, 상가를 거닐며 좋아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밴드를 할 거야. 그래도 가끔씩은 악기상 말고 다른데도 가고 싶긴 했지만, 가족들과, 친구들과 함께 추억을 만들어 갈 거야. 진심을 숨기지 않으면서. 늘 그랬듯이.”


 앞으로 달라지는 건 없어. 저는 미소 지으며 말합니다.


 왜냐면.




 그 작은 일상들 자체가, 너무나도 빛나던 시간들이었으니까.












 단편 주제 받았던 걸로 글 한 번 써봤어


 쓰면서 손 발이 없어지는 줄 알았으므로 다음 편은 없을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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