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치 더 락 마이너 갤러리
학대, 응냨, 봇제비) 유해동물 전용 수거차와 소각장의 일상
대형 쓰레기 수거차들이 쉴새없이 어딘가로 들어간다.
곳곳에 차단기가 세워져 있고 경비원들이 운전자에게 출입허가서와 차량번호, 그리고 “수거함 특수기호“를 확인한 뒤 차를 들여보낸다.
삼엄한 검문검색을 입구에서 한번, 하차장 진입 전에 한번 받고 나서야 목적지에 도착한 수거 차량들.
천천히 수거함에 실린 내용물들을 소각로에 쏟아 부어버린다.
”미이이?! 미이이이이~!“
”히이이이잉! 히이잉!“
”미이이~! 응냐아앜!“
분홍색 덩어리들이 수거함에서 떨어져 나오는데
어째서인지 듣기 거슬릴 정도로 비명이 들린다.
수거차들의 측면을 자세히 보니 분홍색 문어와 족제비…? 비슷한 것이 그려져 있고
”주의! 생물성 특수 폐기물 운반 전용차량 - XX지방 환경청”이라는 문구와 함께 각 차량별 특수기호가 적혀있었다.
이 수거차들은 응냨이와 봇제비라는 유해동물을 처리하기 위해 배정된 특수 차량들로
다른 쓰레기가 아닌 오로지 두 유해동물만을 수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응냨이들은 분홍색 문어 형태의 생물로 보기에는 앙증맞고 귀엽지만
하루 웬종일 기타를 쳐대서 소음공해를 일으키고, 식료품 등을 절도하거나
쓰레기장을 마구 파헤치는 등 사회문제를 일으키는 법정유해동물이었다.
봇제비는 분홍색의 족제비… 라기 보다는 오소리나 나무늘보를 닮은 생물로 울음소리도 없고 온순하지만
털을 심하게 날려 사람들의 알러지 반응이 쉽게 나타나고 돼지국밥우동이 아니면 다른걸 거의 먹지 않아서
식당위생검사의 주적이나 다름 없는 법정유해동물이다.
일단 이 녀석들이 어떻게 소각장으로 와서 처리되는지 일련의 과정을 보도록 하자.
어느 야심한 새벽의 쓰레기장,
주인들에게 버림받고 쫒겨나 야생화된 응냨이 모자가 하루를 먹고 살기 위해 쓰레기장에 등장했다.
이 시간에는 사람이 없어서 쓰레기를 뒤져도 별로 위험하진 않기 때문에 야생 응냨이들이 자주 노리는 시간이다.
마침 쓰레기 봉투 속에 응냨이들이 좋아하는 가라아게 도시락이 들어있었다.
“미?! 미~! (아싸, 횡재했다! 가라아게잖아?!)”
“미! 미! (엄마, 빨리! 빨리 꺼내서 가자!)”
응냨이 모자는 신이 나서 쓰레기봉투를 찢고 도시락을 꺼내려 한다.
조금만 더 뻗으면 도시락을 손에 넣을 수 있는 그때…
”미…?! 미이이! (뭐야…?! 모, 몸이!)“
갑자기 응냨이들이 떠오르면서 어딘가로 던져졌다.
수거 직원들의 함정에 걸린 것이다.
응냨이들은 저항도 못한 채 머리부터 쳐박혔고 거기엔 이미 먼저 잡혀온 수많은 응냨이들이 울부짖었다.
”미이이~! 히이잉! (우릴 여기서 꺼내줘!)“
”미이이! (꺼내줘!)“
몇몇 응냨이들이 적재함 벽을 타고 기어오르며 탈출을 시도했지만
거기엔 응냨이들이 올라가지 못하도록 기름과 가연성 액체를 발라놓은 상태였다.
몇번이고 탈출을 시도하던 응냨이들이 결국 미끄러져 떨어지면서 아래에 있던 다른 응냨이를 짓눌러 으깨버리고 말았다.
졸지에 붙잡혀온 응냨이들 몇마리가 비명횡사했다.
그 뒤로도 주변 쓰레기장을 돌면서 쓰레기장을 뒤지던 응냨이들을 강제로 집어던지며
수거를 마친 수거차 A107은 임무를 마치고 소각장으로 향했다.
한편, 다른 수거차인 B309는 국밥집 등 식당 인근에서 음식물 쓰레기 수거를 하는 차량으로 위장해 봇제비들을 기다렸다.
봇제비들은 돼지국밥우동에 환장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국밥집들이 주요 타겟이기 때문이다.
마침 며칠간 굶어 배가 고플대로 고픈 봇제비 몇마리가 국밥집 인근으로 나타났다.
어슬렁거리며 국밥집을 흐리멍텅한 눈으로 바라보는 봇제비들,
이 식당은 봇제비 출입금지 예외시설로 되어 있었는데 이유는 바로…
“위이이이잉!“
봇제비들은 갑자기 뒤에서 불어오는 강력한 바람에 당황하며 필사적으로 도망치려 했다.
하지만 며칠을 굶어 힘을 쓰지 못했기 때문에 파닥파닥 거리면서도 바람에 끌려간다.
봇제비들은 발톱이 날카롭고 깊어서 직원들이 수작업으로 잡기에는 너무 위험하기 때문에 차량 측면 하부에 장착된 특수청소기를 사용한다.
한발짝이라도 다가가서 돼지국밥우동을 먹으려는 봇제비들이지만 상대는 트럭의 엔진 출력을 쓰는 강력한 청소기.
결국 저항에 실패하고 그대로 적재함에 빨려 들어간다.
순식간에 성체 몇마리와 새끼들이 제대로 저항하지도 못하고 전부 빨려 들어가버렸다.
B309도 이렇게 정해진 순찰지를 돌며 봇제비들을 강제로 수거한 뒤 소각장으로 향한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 소각장.
검문검색을 두번이나 받으며 들어온 수거차량들이 적재함에서 응냨이와 봇제비들을 쉼없이 쏟아내고 있다.
응냨이들은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비명을 질러대고,
봇제비들도 적재함 벽과 바닥을 긁어대며 어떻게든 거슬러 올라가려 하지만
당연히 기름과 가연성 액체 때문에 미끄러질 수 밖에 없다.
몇몇 응냨이들은 조금이라도 몸이 가벼우면 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었는지
태어날때 딱 한번 생성되는, 자신에게 둘도없는 반신인 기타를 먼저 던져버리기도 했지만 당연히 그런다고 살 수 있을리가 없었다.
적재함이 열리면 바로 아래는 불타고 있는 뜨거운 소각로.
옆으로 탈출하지 못하도록 건물의 문도 여유가 거의 없게 만들어져서
적재함이 열리는 순간 무조건 소각로로 떨어지도록 만들어져 있었다.
아까 A107에 잡혀온 응냨이 모자도 그나마 아이만이라도 살리겠다며
엄마응냨이가 새끼를 안은채로 떨어졌지만 그런 지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리가 없었다.
B309에 실려온 봇제비들도 워낙 필사적으로 적재함을 긁어댄 통에 발톱이 완전히 뭉툭해져버렸다.
당연히… 살아남은 쪽은 아무도 없었다.
잠시 후 폐기 및 소각을 마친 A107과 B309는 혹시 남아있을 잔존개체들을 확인 후 소각하기 위해
별도의 검사장소로이동해서 검사관들의 육안검사를 받았다.
“차량에 유해동물 잔존 개체 없음, 작업 수고하셨습니다”
적재함에 아무것도 없음을 확인받은 두 차량은 다시 기름칠을 하고 다음 지역에서의 수거를 위해 떠났다.
이 소각장에서 나온 열은 지역 난방에 쓰인다고 하며,
이 구제활동으로 봇제비는 개체수가 좀 줄었지만 응냨이들은 거의 줄지를 않기 때문에 사시사철 유지가 가능하다고 한다.
오늘도 들리지 않을 응냨이들의 비명과 함께 지역 주민들은 따뜻한 생활을 즐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