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치 더 락 마이너 갤러리
응냨, 학대) 어느 버스회사의 비극
이곳은 ㅇㅇ시의 어느 버스업체,
고속버스와 시내버스를 취급하는 이 업체는 최근 일주일 전부터 버스 운행을 완전히 중단한 상태다.
금방이라도 시동만 걸면 움직일것 같은 수십대의 버스들이 차고지 안에 방치되어 있고,
차고지의 빈 공간과 급조한 현수막에는 뭐라고 적힌건지 알 수도 없는 악필의 글자들만이 남겨져 있다.
시에서는 회사에 조사팀을 보내 무슨 일이 벌어진건지 알아보고
빨리 버스 운행을 재개시켜달라고 요청했는데...
"아니, 그놈의 가라아게 때문에 운전을 못한다잖아요!"
으... 응?? 가라아게? 이건 또 무슨 해괴한 말이지?
시청 조사팀도, 함께 취재하러 온 언론사 취재진도 무슨 소리를 하는건지 이해를 못한채 어리둥절했다.
"미~! 미~! 응냐아앜!"
"미~! 미~! 응냐아앜!"
버스들이 가득 세워진 주차장 한켠에서는 웬 응냨이들이 확성기를 들고 기타를 쳐대며 시위를 했다.
정체불명의 악필로 적힌 글자들,
자세히 보니 "가라아게를 보장하라!" 라는 문구였다.
대체 이 곳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건지, 시위가 벌어진 일주일 전으로 돌아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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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전의 해당 버스회사,
어째 사람들은 한명도 안보이고 응냨이들 몇마리가 한 조로 모여서 새벽부터 각자의 버스로 향한다.
이 업체는 최초로 운전기사가 전부 응냨이들로만 이루어진 회사로서 장관상까지 받은 곳이었다.
이곳은 관리자는 인간이지만 운전은 5마리 정도의 응냨이들이 한 조로 이루어지는 특이한 방식,
동물이 일을 하는 특이한 광경으로 이목을 끌 수도 있고 인건비도 적게 드니
안전면에서는 무모하지만 마케팅적으로는 나름 괜찮은 방법이었다.
핸들 한마리, 액셀과 브레이크에 각각 한마리, 전방 및 주위 확인 한마리, 기어변속 한마리 등...
현금 승차는 당연히 거슬러 줄 수 없으니 카드만 되는데다 이런저런 불편한점이 한둘이 아니지만
일단은 시민들에게 재밌기도 하고 익숙해지기도 했으니 이러한 나날은 이어진다.
새벽 4시 첫차부터 자정에 끝나는 막차까지,
응냨이들 조는 쉼없이 교대하며 한 조당 약 4시간씩 운전한다.
마침 ㅇㅇㅇ번 노선을 운전하는 A163 버스가 출발하니 한번 따라가보자.
차고지를 출발한 새벽버스가 왕복 2시간짜리 코스를 달리기 시작한다.
신호도 잘 지키고 제한속도, 일시정지를 준수하는데다 정류장마다 착실히 서서 출입문 취급까지 한다.
보통 다른 회사들은 운전자들이 배차에 쫒겨 신호위반에 과속에 난폭운전이 일상이지만,
응냨이들이 운전하는 버스들은 여유롭고 느긋하게 시간에 정확히 맞춰 운전한다.
디스패처들도 딱히 급하게 운전하라고 지시하지 않기 때문에 근무환경 자체는 나쁘지 않다.
하지만 문제는 차고지로 돌아오고 나서의 이야기.
차고지로 돌아와 식사에 들어가는 응냨이들 앞에는 테이블마다 대량의 가라아게가 쌓여있다.
운행을 마치고 막 돌아온 응냨이들이 바로 달려들어 산더미로 쌓인 가라아게를 순식간에 비워버린다.
심지어는 다음시간 전에 한조각이라도 더 달라고 칭얼대며 미! 미! 소리를 지르기까지 하는데,
식당 아주머니들도 쉴새없이 가라아게를 튀겨내느라 몸이 부족할 지경이다.
이게 버스회사의 파산과 운행중단의 원인이 되어버린 가라아게.
한마리만 해도 수십조각을 먹는데 버스 한대당 최소 5마리는 붙으니 양이 감당이 안되는 것이다.
이 회사의 시내버스는 예비차를 제외하고 70대(시내버스 분야 기준, 예비차도 약 20대 정도 있다),
버스 한대당 응냨이가 5마리씩 붙어야 하니 350마리인데 조별교대까지 포함하면 6개조 2100마리,
이 녀석들 한마리가 한끼당 가라아게 한팩을 먹는데다 거기에 고속버스 분야에도 수십대의 버스가 있으니...
버스회사가 횡령 등으로 연료비를 못내거나 정비 비용을 못 내거나,
새차 살 돈을 못 낼 정도라서 파산하는 경우는 흔해도,
사원들 먹여 살리는 복지 때문에 파산이라니... 아무리 봐도 이게 무슨 코미디인가?
결국 회사의 자본금은 응냨이들을 먹여살리는데 전부 날아가버려서
이젠 정비할 돈도, 연료비도, 차량 대차금도 없을 정도다.
당연히 시에 보조금을 달라고 해봐야 씨알도 안 먹힐거라는 것을 알기에
결국 회사는 시에 "우리 파산이요, 내일부터 우리 버스 영업 못하니까 잘 알아두세요"를 선언해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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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다음날부터 해당 버스회사의 모든 버스들이 멈춰버렸다.
그나마 고속사업부 소속의 고속버스는 대부분 결행이었지만 극소수 노선에서 파행운행이나마 하고 있었다.
갑자기 오지 않는 버스에 시민들은 당황했지만
다른 회사들이 자사의 임시버스를 빼서 그 자리를 채워준 덕분에 큰 혼란이 빚어지지는 않았다.
대신...
"저기, 응냨버스는 왜 안와요?"
"저희도 잘은 모르겠습니다. 시 관제센터에서 일단 가라고 해서 오긴 했는데요"
시민들은 어째서 응냨이들이 운전하는 버스가 오지 않는지 궁금해했지만
임시버스 기사들도, 시에서도 당최 이 회사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없었다.
그동안 회사가 파산했다는 소문을 얼핏 듣긴 한 시민들은
진짜 기어코 망해버렸나?라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한편 응냨이들은
"우리 회사가 파산해버려서 더이상 버스 운행도 못하고, 너희한테 가라아게도 줄 수가 없다" 라는 말을 듣자
우리가 그렇게 열심히 일해왔는데 왜 가라아게를 못주냐면서 미! 미! 소리를 지르며 항의했다.
늘 가라아게를 튀겨주던 구내식당 문은 "파산으로 인한 폐쇄"라는 글만 적은채 굳게 잠겼고,
식당 아주머니들도 아무도 출근하지 않았다.
완전히 해탈해버린 사장은
"에휴... 시청에 도게자나 하러 가야겠다. 이럴 줄 알았으면 사람을 쓰는게 나았어. 적어도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텐데"라며
돌아서서는 바로 사라져버렸고, 다른 직원들도 하나 둘 각자의 짐을 싸서 회사를 떠났다.
떠나려는 직원들을 붙잡아 가라아게를 얻으려 응냨이들이 들러붙고 몸을 들이 받는 등 노력을 해봤지만,
"이젠 그만 해라! 니들 때문에 회사가 망했다는거 몰라? 거 먹어도 작작 좀 먹어야지!" 라며 거칠게 뿌리치고는 그대로 떠났다.
남은거라고는 굳게 닫혀버린 문과 차고지에 세워진 수십대의 버스들과
가라아게라는 원동력을 잃고 버려진 응냨이들 뿐.
미... 미! (아니, 우리가 먹어봐야 얼마나 먹는다고 그 난리야!)
응냨이들은 괜히 짜증이 났다.
자신들은 새벽부터 일어나서 열심히 힘써가며 운전을 하고 돌아와 밥만 먹었는데 그게 그렇게 화낼 일이라고?
아무래도 본때를 보여줘야겠다 싶었던 응냨이들은 각자 기타와 급조현수막을 챙겨 차고지 구석의 빈 땅으로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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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에서는 사장과 직원들이 일제히 도게자를 박았다.
"응냨이 이 새끼들 먹여 살리려다 회사가 망해버렸습니다, 보조금 달라는 염치없는 소리 따윈 안하겠습니다.
저희 XX운수는 오늘부로 정식 파산을 선언하고 기업회생을 포기, 사업청산에 들어가겠습니다!"
갑작스러운 어이 털리는 상황에 시청 교통과 직원들도,
민원을 보러 온 민원인들도, 버스 관련 문의를 하러 온 시민들도 순간 멈춰버렸다.
시청에는 일시적으로 정적만이 감돌았다.
"에... 잠깐, 뭐, 뭐요? 천천히 자세히 좀 말해봐요"
"우리 파산했다니까요! 지금 여기서 장부 다 깔게요! 우리 횡령도 안했고 식비가..."
"자, 자... 지, 진정하시고"
"우리가 지금 진정하게 생겼습니까? 그 새끼들 면상만 봐도 지긋지긋해서 아주 죽여버리고 싶다구요!"
사장과 직원들은 반쯤 미치광이 수준으로 보일 지경이었다.
그걸 본 어떤 할아버지가 중얼거리듯 말했다.
"저 양반들이 이젠 기어코 맛이 갔구만..."
"어, 어르신... 아무리 그래도 말씀이 좀..."
"으아아아아~!"
사장과 직원들이 시청에서 제발 좀 들어달라고 사정사정 하며 울부짖는 사이,
응냨이들은 각자 알아볼 수도 없는 더러운 악필로 글자를 쓱쓱 적어놓고는 기타를 치면서 시위를 했다.
미미미무무무 노래도 불러댔는데
"우리가 밥만 먹었는데 회사가 망했다네? 이게 무슨 개소리야, 가라아게나 내놔!"라는 내용이었다.
이런 상황이 무려 일주일, 그렇게 오늘을 맞이하고 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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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동안 쉬지도 않고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불러댄 응냨이들,
덕분에 소음공해로 수많은 신고 스택을 낭낭히 쌓기도 했고 먹지도 마시지도 못했다보니 몸도 많이 수척해졌다.
겨우겨우 운행하던 고속버스들도 파산 다음날 바로 운행이 중단되었다.
심지어 돌아오던 길에 버스 한대는 출입문 고장으로 문이 열린채 주행하다 경찰의 정지명령을 받고 정차했는데,
회사에 연락을 해도 받지를 않아 대체해줄 버스를 경찰이 알아서 수배해 승객을 이동시키는 촌극까지 벌어졌다.
사장과 직원들은 다시 회사로 돌아와 시청 조사팀과 기자들 앞에서 다시금 도게자를 박으며 상황을 설명했고,
가라아게 때문에 벌이는 응냨이들의 시위를 열렬히 비난했다.
"그동안 저희 회사... 아니, 이젠 파산했으니 없는셈 치고 아무튼 사원들인 응냨이들을 위해
하루에만 수백, 수천 봉지의 가라아게를 쏟아부어가며 회사를 유지해왔습니다.
하지만 저 극악무도한 녀석들은 주기만 하면 그 자리에서 비워버리고 자꾸 더 달라고 요구하는 식충이인지라
더 주지 않으면 일을 안하겠다고 해서 채우고 채우고 채워주다보니 결국 자본잠식 상태가 되어 회사가 망해버린 겁니다.
회사를 이렇게 무모하게 관리해 파산에 이르게 한 저, 사장으로서 시민여러분께 진짜 면목이 없습니다.
이 자리에서 할복이라도 하라면 할 수 있도록..."
"어어! 당장 그 칼 치워요 위험하게 뭐하는거야?!"
시청 직원이 할복을 시도하는 사장의 칼을 빼앗아 멀리 차버렸다.
"놔요! 놔! 그 새끼들 때문에 참을 수가 없었단 말입니다! 빨리 그 칼 돌려줘요!"
"뭐하는거야 빨리 진정 시켜!"
방송사에서도 일제히 "잠시 기술적 문제가 생겼다"는 화면을 띄우며 뉴스 화제를 돌렸다.
그 사이, 경찰들이 와서 응냨이들을 집회시위법 위반으로 체포하기 위한 무력충돌에 들어갔다.
여기까지 일주일이나 걸렸기 때문에 경찰도 시위를 방조했다는 비난을 엄청나게 들어서 확실하게 처리하기로 결정한다.
시작사인이 나오자마자 바로 버스회사 차고지에 최루탄들이 날아들었다.
이 최루탄은 응냨이용으로 나온 최신형 최루탄(봇치노코 향),
사람에게는 해를 전혀 입히지 않으면서 응냨이들에게는 처절한 맛을 보여주는 최강의 무기다.
응냨이들 앞뒤에서 최루탄들이 날아오고 진압요원들이 차고지 온갖 곳에서 달려들어
울부짖는 응냨이들을 철저하게 때리고 짓밟는다.
기타로 맞서보려 하는 응냨이들도 있었지만 경찰이 쓰는 삼단봉 앞에 순식간에 가루가 되어버렸고,
버스 사이나 하부로 숨으려 해도 앞이 전혀 보이지를 않으니 그저 경찰들에게 얻어맞고 밟힐 뿐이다.
최루탄과 난데없는 폭력에 응냨이들이 살려달라며 미! 미~! 히이잉! 하며 비명을 질러대지만
오히려 정신이 반쯤 나가버린 사장은 "경찰님들 잘한다~! 한마리도 빼지 말고 모조리 죽여버려!"라며 외친다.
방송카메라들도 급히 응냨이들의 시위진압 현장을 보도한다.
응냨이들이 급조한 현수막들이 모조리 찢겨나가고 박살난 기타들이 곳곳에 널린데다,
밟히고 찢기고 터져나간 응냨이들의 분홍색 흔적만이 차고지 전체를 물들였다.
시위 진압이 전부 끝나는데까지는 2시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다.
결국 가라아게 한조각을 더 먹겠다는 욕심에 버스회사를 파산시킨 응냨이들은 본전도 찾지 못하고 전멸했다.
버스회사 사장은 기업회생을 받지 않고 그대로 파산의사를 밝히며
회사는 고작 1년이라는 짧은 역사를 마치고 사라졌다.
사장은 결국 이 일로 정신질환을 얻어 병원에 있고,
직원들은 일이라도 제대로 했기 때문에 다른 운수업체로 이직해 거기서 근무중이다.
그래도 나름 다행인 점이 하나 있다면...
전국에서 이러한 비극이 일어난 곳은 이 회사 단 하나뿐이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