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치 더 락 마이너 갤러리

봇제비, 학대) 봇제비와 동물들이 받는 취급

ㅇㅇ(106.246)
2023-06-08 14:23:11
조회 2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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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럭부스럭…


새벽 도심의 어느 쓰레기장,

아무도 없는 야심한 틈을 타 족제비인지 나무늘보인지 모를 분홍색 생물 하나가 쓰레기장을 정신없이 뒤지고 있다.


이 생물은 봇제비… 라고 하긴 하는데 아무도 원래 이름을 모르는 녀석이다.


이 녀석들은 지금 멸종위기종이자 유해동물로서 하루라도 빨리 제거되어야 하는 대상물이었다.


보기에는 귀엽게 생겼고 세계평화를 지키고 싶다는 대견한 녀석이지만 원래 겉과 속은 다른 법.


털이 워낙 심하게 날리는 녀석들이라 주변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호흡기 질환과 동물성 알러지를 일으키기도 하고, 국밥집에 주로 출몰해 돼지국밥우동만을 먹으며 날뛰기 때문에 식당들의 위생검사에선 주적이다.


이러니 세계평화니 뭐니 그저 말도 안되는 망상취급에 아예 시청 환경과나 지자체 환경청에서는 전문 사냥꾼들까지 투입해 확실하게 제거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미 봇제비 전용 수거차량이 한바퀴 돌고 간 직후의 빈틈,

봇제비는 이때를 노려 쓰레기장을 파헤친다.


아냐, 이것도 아냐… 돼지국밥우동이 없어…


봇제비는 그토록 돼지국밥우동만을 찾고 있지만 음식물쓰레기통에도, 쓰레기봉투에도 돼지국밥우동이라는것이 있을리없다.


돼지국밥우동 하나 때문에 납치되고 죽어가던 동료들을 버리고 와야 했던 아픈 기억들만이 떠오른다.


여기 있는 봇제비는 사실 혼자가 아니었다.


숲속에서 태어나자마자 엄마는 사냥꾼들의 샷건에 맞아 즉사, 그나마 근처에 있던 다른 새끼봇제비가 녀석을 물고 사냥꾼들이 오기 전에 피신한 덕분에 겨우 목숨만 건졌다.


그 날부터 함께 생활하면서 응냨이 사냥을 하며 먹고 살 수는 있게 된 둘은 봇제비들의 원대한 꿈인 돼지국밥우동을 먹기위해 함께 길을 떠났다.


도시로 내려오는 길도 쉽지는 않았다.


주변에는 유해동물로 지정되어 살해당한 봇제비나 키댕이, 니지토끼들의 시체들이 널려있었다.


주요 길목에는 덫이 빠짐없이 놓여있었고, 곳곳에서 총소리도 들려서 하루에 10m도 못간 날도 많았다.


한번은 사냥꾼에 놀라 도망치던 니지토끼 모녀가 눈앞에서 샷건에 맞아 죽는 끔찍한 꼴도 본적 있었지만, 무리해서 구해주려 다가가면 본인들도 죽기 때문에 애써 모른척하며 돌아가야 했다.


낮에도 밤에도 거의 움직이지 못하는 나날이 이어져 일단은 근처에 있던 동굴 비슷한 뭔가에 숨었다.


거기엔 키댕이와 니지토끼, 그리고 봇제비들만이 있었다.


키땅? 키땅 (구해주러 온거야? 아니면…)


봇제비는 울음소리가 없기 때문에 몸짓으로 설명해야 했다.


자신들도 내려가야 하는데 완전히 막혀버려서 어쩔 수 없이 여기로 왔다, 길이 뚫리면 다시 내려갈 것이다.


우리에게는 식량이 없기 때문에 시간이 날 때마다 찾아야 한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렸다.


키땅…


키댕이는 절망하고 있는듯 했다.

이 키댕이도 가족과 친구와 동료들을 잃고 홀로 살아있었다.


총상을 입어 다리에 출혈이 있었지만 니지토끼가 지혈해주고 치료를 해주고 있어서 목숨은 건진 상태, 하지만 얼마나 갈수 있을지는 알 수 없었다.


오네… 오네쨔?


니지토끼도 걱정스러운건 매한가지였다.


새끼와 함께 도망치던 도중 갑자기 뒤따르던 새끼가 사라져버리는 바람에 일단 보이던 동굴로 도망쳐온 것이었다.


그때 멀리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려 보니…


오네쨔…?! 오네쨔아아~!


사냥꾼들이 니지토끼의 귀를 붙잡은채 들고 나가고 있었다. 이 녀석의 새끼였다.


새끼는 축 늘어진채 고개도 들지 못하고 있었고 몸은 새빨갛게 물들어있었다.


이미 가망은 없어보였다.


니지토끼는 조용히 해도 살 수 있을까 말까한 상황에서 새끼를 잃은 슬픔에 정신이 나가 마구 울부짖었다.


소리를 들은 사냥꾼이 새끼를 내려놓고는 다시 샷건을 장전해 동굴로 다가왔다.


“오호라, 저기 다 모여있네? 모조리 보내주마”


제거해야 할 생물들이 모조리 모여있으니 잘 되었다는 생각이 든 사냥꾼은 울부짖는 니지토끼를 겨냥해 샷건을 쐈다.


그 순간 그 모습을 본 봇제비의 동료가 달려들어 대신 맞아 희생했지만 몸이 관통되어 버리는 바람에 니지토끼까지 나란히 쓰러졌다.


둘다 그 자리에서 더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키땅… 키따아앙!


분노한 키댕이가 다친 다리를 절뚝이며 앞으로 나와 항의했다.


어째서 자신들이 죽어야만 하는지 정당한 이유를 대라는 것이었다.


키댕이의 항의에 사냥꾼은 아무말 없이 샷건으로 답했고 키댕이도 쓰러져 움직이지 않았다.


봇제비는 이 광경에 아무것도 못하고 동굴 구석 바위에 숨어 겁쟁이처럼 지켜보고만 있어야 했다.


세계평화를 지키겠다는 원대한 꿈도 잔인한 현실 앞에 굴복해야 하는 겁쟁이같은 상황엔 그저 헛된 꿈이었다.


결국 동굴에서 살아남은건 봇제비 혼자 뿐이었다.


다시 도시를 찾아 내려오는 길,

수많은 봇제비들이 건강원과 보신탕집으로 잡혀가는 장면과 시체들이 널려있는 광경의 연속이었다.


“봇제비! 남자에게 좋습니다! 봇제비즙 30일치가 29,800원! 29,800원! 지금 아니면 만나보실 수…”


주변을 지나가다 본 TV광고에서는 유명 연예인들이 봇제비즙을 먹으며 찐하고 좋다는 리액션을 연신 날려댔고, 탕이나통구이 바베큐로 내놓는 식당들도 상당히 많았다.


식당들에서는 연신 봇제비들이 바둥바둥대면서도 냄비나 오븐에 들어가 요리되는 광경이 벌어지는데, 아예 저항하거나나오지 못하도록 냄비뚜껑 위에 벽돌을 올리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동족들이 죽어가는 상황에서도 봇제비는 눈을 돌려야만 했다.


일단 자신이 살아야 뭐라도 할테니…


그리고 지금 그 봇제비는 처량하게 쓰레기장이나 뒤지며 하루를 먹고 살아야 하는 신세다.


겨우 돼지국밥라면 컵을 발견해 핥아먹는 봇제비.

비록 우동사리 같은 것은 없지만 속은 시원한 기분이었다.


그와 동시에 괴한들에게 두 팔이 붙들린 봇제비는 그렇게 마지막 만찬을 즐기며 건강원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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