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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 어느 인터넷사이트의 모순
ㅇㅇ(211.117)
2023-06-12 02:50:00
조회 991
추천 20
이곳은 어느 인터넷 사이트,
응냨이나 노코들을 키우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의견이나 키우면서 있었던 에피소드들을 올리는 곳이다.
대부분은 노코나 응냨이들을 키우는 법이라던가 그들의 귀여운 사진들을 올리고 있지만 모두가 꼭 그렇지만은 않은것이 이 세상이다.
어느날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응냨이나 노코들을 학대하는 사진이나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지나가던 응냨이가 너무 시끄럽게 해서 머리를 확…”
“노코들이 새끼를 낳았는데 너무 많고 행복해보여서…”
학대하는 이유는 각양각색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응냨이든 노코든 무사한 녀석이 하나도 없었다.
심지어는 학대하는 영상을 직접 찍어 올리는 사람들까지 생겼다.
“응냨이 알 후라이해서 직접 먹여보았다”
“노코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고 싶으니까 알을 눈앞에서 박살냈다”
“더럽게 치지도 못하는 기타, 응냨이 눈 앞에서 부쉈다”
다양한 학대글과 애호파의 삭제요청에 이골이 난 운영자들은 학대글을 올린 사람들에게 30일 차단을 내리고 해당 글들을 모두 내렸다.
“이 곳은 응냨이와 노코들을 위한 게시판입니다. 불쾌함을 일으킬 수 있는 학대글은 응냨이나 노코와 관계되었더라도 삭제될 수 있습니다”
단호하게 나선 운영자들의 조치에 애호파들은 환영의 만세를 외치고,
학대파들은 “편파운영 중단하고 학대파 탄압 중단하라!”를 매일 외쳤다.
처음에는 이 조치가 효과적이었는지 게시판이 쾌적하게 돌아갔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접속하는 유저들의 수가 거의 반토막이 나버린 것이다.
아무리 응냨이나 노코들의 귀여운 사진들이 올라와도 정작 게시글에 댓글이나 좋아요가 올라오는 일이 없어졌다.
어떤 날에는 아예 글 자체가 올라오지를 않거나, 올라오더라도 거의 보는 사람이 없는 사실상 유령게시판이 되고 말았다.
게시판 상황을 보자 사람들도 이상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분명 게시판의 요구조건대로 응냨이나 노코들의 애호글을 올리는데 정작 아무도 안 본다는게 아무리 봐도 이상하다.
운영자들도 분명 이상함을 느끼고 글들을 살펴보는데 학대를 차단한 이후부터 접속자가 팍 줄더니 애호글만 올라오기 시작해서부터는 아예 조회수가 한자리대까지 떨어지고, 심지어 0인 게시물들도 수두룩했다.
전에는 분명 북적거리며 잘 돌아가던 게시판이 한순간에 이렇게 된다는 것이 말이 안되는 상황이었다.
불안함을 느낀 운영자들이 다른 사이트를 찾아보던 중, 응냨이와 노코를 학대했던 사람들이 새로 만든 사이트를 발견했다.
그 사이트는 몰려드는 사람들로 북적거렸고, 매 순간마다 새로운 글들이 올라왔다.
“전에 ㅇㅇ사이트 있었는데 애호파 입맛 맞추니까 있을 곳이 못되더라”
“지금 거기 파리 날리다 못해 하루 접속자 10명 안쪽이라던데?”
“거기 아직도 살아있음? 좀비보다도 질기네, 애호가 뭔 소용이라고”
“거기서 애호글 몇번 올렸는데 아무도 관심 안 가지던데… 좋아요도 댓글도 없음 걍 유령도시임”
“멍청한 새끼응냨이들 가라아게로 만들어서 지 엄마한테 먹여봄!”
새로운 학대글이 올라오자마자 사람들의 좋아요 행렬이 이어졌다.
애호글이 올라오던 시절보다 몇배는 많은 수치였다.
이 모습을 본 운영자들은 정신이 멍해지는 기분이었다.
다시 게시판을 살리려는 운영자들 내에서도 “소프트 수준의 학대는 허용해도 되는것 아닌가?” “절대 안된다” “그래도 계속 이용자 빠져서 망하느니 차라리 전면허용은?” 등 갑론을박이 시작되었다.
며칠동안 이어진 기나긴 마라톤 회의 끝에 “학대를 하더라도 사진이나 그림을 통한 묘사는 금하고 글로 쓰는것만 허용”하는것으로 결정하고 다시 학대의 문을 열어주었다.
하지만 이미 떠나버린 민심은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애호글을 열심히 써오던 어느 유저가 갑자기 학대글을 쓰는 쪽으로 전향하더니 응냨이를 가지고 학대글들을 적기 시작했다.
당연히 처음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는듯 했지만 게시판에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사람들은 중독적으로 빠져드는 그의 문체에 감명받은듯 했다.
그의 글이 올라올때면 사람들이 우르르 보기 시작했고 좋아요의 수도 점차 늘었다.
다른 사이트에서 글을 쓰던 사람들도 가끔 그의 글을 보기 위해 점점 사이트로 돌아왔다.
그 유저의 뒤를 이어 학대물로 전향한 사람들도 늘어갔다.
당연히 갑자기 학대물을 쓰려니 잘 써지지 않아서 이상한 부분들이 많았지만, 타 사이트에서 넘어온 유저들이 문장을 고쳐주고 용기를 복돋워주며 격려하는 특이한 광경들이 펼쳐졌다.
그러는 사이에도 애호글들이 올라오고 학대글을 삭제해달라는 말이 나왔지만, 그럼에도 조회수와 좋아요가 잘 나와주는 황금거위의 배를 다시 썰어버릴 수는 없었다.
오늘도 애호파들의 글은 쓸쓸히 묻히고, 학대파들의 글이 득세하는 모순 속에 사이트는 평화롭게 돌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