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치 더 락 마이너 갤러리
봇제비, 학대) 봇제비 일족만이 사는 마을
아무도 없는 조용한 마을,
이미 사람의 흔적이 사라진지도 꽤나 오래된듯 버려진 건물들만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내고 있다.
건물들 대부분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남기고 점점 무너져가고 있고,
곳곳에는 인간이 살았던 흔적들이 어느 정도 남아서 그들의 마지막 온기를 느끼게 한다.
이곳은 어느 버려진 마을.
갑작스러운 대피령이 떨어진 후 아무도 돌아올 수 없게 된 영구피난지대.
이곳에는 더이상 사람이 살지 않고 그들이 살았던 흔적도 점차 없어져가고 있다.
한편... 반대로 이곳으로 새로 오게된 것도 있다.
"세계평화!"
"앗, 하이!"
"봇치! 여기 여기!"
"히토리~!"
봇제비와 니지토끼, 키댕이들이다.
인간들이 살던 시절에는
알러지나 호흡기질환 유발, 식당에서의 소란 등의 다양한 사회문제로 박대받으며 쫒겨나던 봇제비들,
그리고 그런 봇제비들을 옹호하며 괴롭히지 말라고 주장하다 함께 얻어맞던 니지토끼와 키댕이들이 이 마을에 눌러앉았다.
전에는 여기에 응냨이라고 하는 기타치는 짜리몽땅한 분홍색 문어들도 있었지만,
나중에 검역복을 입은 사람들이 와서는 마을 전체를 샅샅이 뒤지며 응냨이들을 모조리 회수해갔다.
무슨 연구소 소속의 사람들이었지만 지금의 봇제비들에게 그런 건 기억하지 않아도 될 일이다.
식당 주인들에게 뚝배기로 얻어맞고 발로 밟히며 쫒겨난 뒤,
출동한 경찰들에게도 삼단봉과 최루스프레이를 얻어맞으며 고통스러워하던 나날은 이제 없다.
비록 먹을것을 찾기는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이 어렵긴 하지만...
먹을것을 가져온 니지토끼와 키댕이 몇마리가 봇제비에게 일부를 내어준다.
이미 집이란 집은 죄다 털었기 때문에 집에서 나올 먹을 것은 없고,
그 주변에 있던 밭도 털었기 때문에 마을에서 음식을 구할수는 없어진지 오래.
결국 주변 산을 돌아다니며 먹을것을 구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모두가 협력하며 먹을것을 찾는다.
오늘 구한 음식은 버섯 몇개와 조그마한 나무열매, 그리고 도토리 정도였다.
봇제비들은 주로 돼지국밥우동을 먹으며 힘을 쓰기 때문에 사실 택도 없는 수준이지만,
현재로서는 이마저도 감지덕지하며 먹는다.
봇제비들은 힘을 거의 쓰지 못하고 먹자마자 그대로 퍼질러진다.
어쩔 수 없다. 열량의 차이가 너무 큰 것을...
열량부족으로 쓰러진 봇제비들이 자는 사이
니지토끼와 키댕이들은 마을을 돌아다니며 여분의 식량을 더 구하려고 한다.
한편... 이들이 사는 마을 외곽,
아무도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높고 촘촘한 울타리가 폐쇄된 마을 전체를 둘러싸고 있다.
곳곳에는 "주의, 봇제비용 지뢰가 설치되어 있음" "주의, 고압전류울타리" 등의 경고문구가 새겨져 있고,
중간중간 무장하고 있는 군인(?) 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철책을 돌아다니며 상태를 확인한다.
근처에 있는 역에는 금방이라도 부서져버릴것 같을 정도로 녹슨 화차를 잔뜩 연결한 화물열차가 서있고
화물열차 안에서는 "세계평화!" "앗, 하이!" "히토리~!" 등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열차의 운송담당자들은 화차들의 벽을 망치 같은 것으로 후려치면서
"이 새끼들이 조용히 안해?!"라며 윽박지르며 이들을 조용히 시킨다.
이들이 서류와 화차의 번호를 몇번이고 대조하고는 누군가에게 이를 보고한다.
"흠... XX지역에 있던 유해생물 ㅇㅇ톤, AA역까지 전부 무사히 운송 완료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이제부터는 저희가 처리하겠습니다. 다시금 수고 많으셨습니다"
아까 전 철책을 지키던 군인 비슷한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굴삭기와 집게크레인을 이용해 탈출을 못하도록 만든
전용 덤프트럭에 화차 안의 내용물들을 옮겨실었다.
화차 안에 있던 것들은 다른 지역들에서 잡혀온 봇제비와 니지토끼, 그리고 키댕이들.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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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상황으로부터 몇년 전, 국회에서는 유해동물에 대한 처리 논의가 한창이었다.
특히 우선순위가 높았던 유해동물들이 응냨이와 봇제비들이었다.
응냨이는 기타를 치며 발생하는 소음피해, 쓰레기를 파헤치며 발생하는 환경문제 등,
봇제비들은 전술했듯 시민들에 대한 건강문제와 식당의 위생을 저해하는 심각한 환경문제 때문이었다.
국회 내에서도 이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갑론을박과 논의가 한창이었고,
키타박사를 위시한 응냨이 애호파들은
"응냨이들에게 정당한 권리를 주고 우리와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응냨이 보호법,
봇제비 애호파들도 이와 비슷한 내용의 봇제비 보호법을 제출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가결투표를 했다.
응냨이 애호파와 키타박사,
그리고 학대와 멸시에 시달리던 응냨이들의 간절한 기도와 기대 속에서도
정족 의원들의 80%가 반대하면서 부결되는 바람에 결국 응냨이 보호법은 빛을 발하지 못하고 폐기되었다.
하지만 그래도 이쪽은 운이 좋은 편이었다.
바로 뒤이어 개표된 봇제비 보호법은
실수로 찬성과 기권을 누른 의원 일부를 제외한 무려 99%의 의원들이 반대했다.
"어디서 나타난건지도 모를 외래종이 생태계를 파괴하고 우리의 생명도 위협하는데
우리가 어째서 그런 미친 법안에 찬성을 하겠는가?"
결과를 발표한 국회 의장마저도 혀를 찰 정도로 격앙된 분위기였다.
그 뒤로도 매일매일 수많은 응냨이와 봇제비들이 심한 학대와 폭력에 목숨을 잃어갔다.
하지만 이들을 계속 학대하고 죽인다고 해서
이런 상황이 근본적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기에 국회 내외에서는 좀 더 심도깊은 고민을 했다.
키타박사는 비록 공들여 준비한 응냨이 보호법이 좌절되어 아쉽기는 했지만
국회에 협력적으로 나서면서 이들의 생활환경 등을 분석하고는 새로운 안을 제시했다.
"차라리... 계속 학대하고 죽이는것보다는 아예 특정 구역 내에 격리를 하는건 어떨까요?
인간의 개입이 없는 안전지대 같은 곳을 만들어서 그 안에서 자유롭게 사는것 말입니다.
그렇게 하면 응냨이들도 인간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덜 받고 우리로서도 피해를 덜 받으니까요"
"흠... 그거 좋은 아이디어 같군요, 그렇게 하면 서로 골치아픈 일이 생기지 않으니까요.
대신 해당 격리구역을 벗어나지 못하도록 조치는 좀 취해야 할것 같은데..."
"응냨이들은 몸이 작고 말랑해서 울타리나 철책 등을 이용한 구역 격리가 쉽지 않습니다.
응냨이들을 저희 연구소 본원과 분원들로 보내주시면 저희가 보호격리를 하는 것으로 하면 될것 같은데요"
"그렇군요... 일단 본회의에서 이야기해보기로 하겠습니다"
그렇게 새로 "응냨이와 봇제비들의 특정 지역 격리법"이 제정, 시행되었다.
전에는 소각장이나 가공시설로 향하거나 극심한 폭력으로 목숨을 잃던 응냨이들은
새로운 집인 키타박사의 응냨응냨연구소 본원, 분원들로 보내지고,
봇제비와 키댕이, 니지토끼들은 강제로 회수되어 격리구역으로 이동된 뒤 그곳에서 살게 된다.
봇제비들이 워낙 쪽수가 많고 응냨이에 비해 피해도 심했기 때문에 봇제비들을 우선적으로 처리하게 되었다.
그러는 사이 길거리의 버려진 응냨이들은 연구소로 옮겨져 행동교정을 받기도 하고,
주변에 있던 다른 응냨이들이 죄다 없어지자 동조의식과 승인욕구가 사라져 점차 얌전해지면서
이젠 더이상 응냨이들을 강제로 연구소로 보내 격리할 필요성이 없어졌다.
그때부터 봇제비들이 강제로 수용되기 시작한 마을이 바로 지금 이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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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삭기와 집게크레인에 집혀 살려달라며 비명을 질러대는 녀석들의 외침을 가뿐히 무시하고,
봇제비와 키댕이, 니지토끼들이 꽉꽉 들어찬 수거용 덤프트럭들이 역 구내를 떠나
"봇제비 강제 수용구역 A13, 봇제비 탈출 방지용 지뢰 주의!"라고 적힌 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선다.
한편에서는 봇제비나 다른 녀석들이 먹을 먹잇감을 실은 냉장트럭도 몇대 함께 들어가는데,
이 안에 들어있는 먹이가 당연히 정상적일 것이라는 생각은 안하는게 좋다.
그 안에는 봇제비용 독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녀석들이 이 구역에서 탈출하는 것을 영구적으로 막아야 하기 때문에
철책 주변에는 봇제비용 지뢰와 군인 비슷한 역할의 사냥꾼들이 쭉 깔려있고,
그 주변으로도 오지 못하도록 일정 구역에 독이 든 먹잇감들을 죄다 깔아놓는다.
당연히 니지토끼나 키댕이에게는 통하지 않는 독이고,
동료의식이 강한 이들의 특성상 봇제비에게 좋은걸 찾았다고 달려가 그걸 건네준다.
그걸 먹은 봇제비는 극심한 고통을 느끼면서 평균 6시간을 버티지 못하고 죽는다.
녀석들이 어느정도 수영을 할 수 있어서 수영을 해 탈출할 우려도 있지만,
해안가 초소에는 저격수들이 있고, 해상이나 항공지원사격도 하기 때문에 이들이 살아서 나간다는건 절대 불가능하다.
"여기는 B7초소, 해안가에서 먹이수집하던 니지토끼 세마리를 저격으로 사살. 도주우려 없음 이상"
"여기는 A11초소, 키댕이 한마리가 울타리에 감전사한것을 발견, 땅을 파서 도주하려 했던 것으로 보임"
"여기는 C9초소, 뭔가가 지뢰를 밟고 폭사하는 폭음이 들림, CCTV로 형태를 보니 봇제비 모자로 보임"
봇제비와 니지토끼, 키댕이들이 하는 모든 탈출 우려 행동은 실시간으로 환경청에 보고된다.
그리고 격리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이들 생물이 발견되면 즉시 수거팀이 출동해 강제로 수거해 격리구역으로 보낸다.
마을에서 어느정도 떨어진 도로 옆 공터에서 덤프트럭들이 녀석들을 우르르 쏟아버린다.
단 한마리라도 차 근처에 남아있거나 출구를 통해 도망치면 안되기에
망치로 적재함을 탕탕 쳐대고 출구방향을 향해 총을 쏴대며 반대쪽으로 꺼지라고 소리친다.
(어차피 탈출하더라도 외부에 있는 사격반이나 지뢰에 의해 자연스럽게 처리되지만)
출구방향으로 도주하던 봇제비가 처리반의 총에 맞아 쓰러진다.
하지만 이들은 적재함이 완전히 비었음과 하부 등 차량 인근에 녀석들이 없음을 확인하고는
쓰러져있는 봇제비를 짓밟으며 급가속하면서 현장을 떠나버린다.
니지토끼 몇마리가 봇제비를 구하러 뛰어들지만 당연히 살아있을 리가 없다.
떠나면서도 이들은 따라오지 못하도록 뒤를 향해 총을 쏴대고,
봇제비를 구하러 뛰어든 니지토끼들도 뒤늦게 날아온 샷건에 맞아 그대로 쓰러진다.
적재함에서 짓눌려 죽은 녀석, 쏟아버릴 때 압사당한 녀석,
그리고 총에 맞거나 트럭에 치여 죽은 녀석까지...
마을에 있는 동족들은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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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먹이다!"
독이 든 먹이가 놓인 마을 근처 1차저항선 인근에
먹이수집을 나온 키댕이와 니지토끼가 놓여있던 고깃덩이를 발견했다.
비록 어떤 고기인지는 자세히 알 수 없었지만
일단 그동안 쭉 고기를 못먹었기 때문에 배만 잘 채워줄 수 있으면 그걸로 만족,
마침 봇제비들은 스스로 돼지국밥우동을 만들 수 있는 능력도 있기 때문에 든든히 배를 채울 수 있을것 같았다.
그렇게 고기를 챙겨 돌아온 이들은 봇제비에게 요리를 부탁했다.
오랜만에 맡아보는 고기냄새에 봇제비도 기운이 나는것 같았다.
봇제비는 무너지기 직전의 빈집에 있던 낡은 냄비에 고기를 넣고 삶기 시작했고,
밭을 털어서 가져왔지만 이제 다 먹어서 아주 조금 남은 부추와 파,
우동면을 구할 수 없기 때문에 대용으로 사용할 고사리를 이용해 그릇을 세팅했다.
정성껏 삶은 고기를 잘게 찢고 육수를 부은 뒤 부추와 파를 얹어 임시로 만든 돼지국밥우동이 완성,
자신의 새끼나 주변에 있던 다른 봇제비들도 함께 불러서 국밥파티를 열었다.
니지토끼와 키댕이, 다른 봇제비들은 "육수 참 잘 나왔다! 역시 봇치(히토리)!"라며 감탄사를 보냈고,
봇제비는 "으헤헤으헤..." 하고 머쓱잖게 웃고는 국밥을 들이켰다.
흐으음... 내가 봐도 고기를 참 잘 삶았어.
비록 면을 못 구한게 아쉽지만 이 정도면 뭐... 으, 윽!
고기에 심어놓았던 독이 퍼져나가기 시작하며 봇제비들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세계평화! 세계평화!"
"앗, 하이이이~!"
"뭐야, 뭐야?! 어떻게 된거야?!"
"히토리! 진정해 히토리!"
갑작스러운 상황에 니지토끼와 키댕이들은 영문을 모르고 당황했다.
자신들이 가져온 먹이 때문에 소중한 친구이자 동료들이 죽고 있다는 사실을 알 리가 없지.
봇제비들은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지더니 곧 발작을 멈추고 그대로 죽어버렸다.
한편 니지토끼와 키댕이 몇마리도 몸에 이상을 느끼고 구토를 시작했다.
이들이 가져온 정체불명의 고기, 그것은...
이 시설로 오기 전 외부에서 학대받고 살해당한 자신들의 동족이었다.
이들은 동족포식을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몸에서 구토 및 거부반응이 나타나도록 되어 있었다.
기분 좋았던 이들의 만찬은 결국 파국으로 치닫고 말았다.
이들의 이러한 나날은 앞으로도 영원히 이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