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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냨, 학대) 응냨이 모자의 눈오는 날

ㅇㅇ(211.179)
2023-06-16 23:43:40
조회 1587
추천 60


https://twitter.com/00_when/status/1669277300867878912


펄펄 내리는 하얗고 차가운 눈은 생물들 모두의 온기를 빼앗아간다.


그건 사람도, 개도, 새도... 

그리고 박스 안에서 떨며 약한 소리를 내는 응냨이 모자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 미미... 미... (추워... 추워... 엄마)

미... (미안해... 참도록 하자)


모자는 떨고 있는 몸을 맞대고 추위를 이기려 한다.


겨울을 나기 전 손에 넣은 이불은 수분을 머금어서 쓸모가 없고,

식량도 바닥을 드러내고 말았다.


그런 매서운 겨울밤, 응냨이 모자에게는 그저 참고 버티는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엄마응냨이에겐 약간의 여유가 있었지만, 

새끼응냨이는 나날이 수척해져서 낮에도 집 구석에 웅크려 있는것 밖에 할 수 없었다.


어떻게 해야 하지... 이대로라면 이 아이는...


하지만 겨울 밤을 보내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그저 움직이지 않는것 뿐이다.

무심히... 무심히... 라고 결심하고 버텨본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불안이 무심히 있는것을 가만 두고 볼리가 없었다.

뇌에선 불안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심해야 할 마음에 망상의 씨를 뿌린다.


지금까지의 일, 지금부터의 일, 즐거웠던 일, 새끼응냨이가 태어났을 때...


신기하게도 미래의 희망을 바라는 망상을 해봐도 그 종점은 늘 비참하기만 했다.


기타의 꽃봉오리도 피우지 못하고, 맛있는것 조차 아무것도 먹지 못한다.

이 아이가 태어난 의미는 대체...


거기까지 생각하니 정신이 들어 다시 생각의 늪에 빠진다.

그런것을 반복하면서 정신이 아득해지는 감각을 맛보며 겨울 밤을 넘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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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가혹한 겨울바람이 몸에 꽂히는 감각에 끊어진 기억이 돌아온다.


박스 안에서 올려다본 하늘은 응냨이의 마음을 대변하듯 짙은 회색으로 흐리고,

따뜻함 따위는 전혀 느낄 수 없는 추운 날씨였다.


이미 상당히 오랫동안 해를 보지 못했다.


우울한 기분을 억누르지 못하고 한숨을 쉬며 

전날 밤 서로 안아주면서 함께 보낸 새끼응냨이의 상태를 확인하려고 했다.


...미?!


귀여운 새끼응냨이는 미간에 주름을 지며 괴로운듯이 가는 신음소리를 냈다.


어제까지는 아무리 힘들어도 "좋은 아침"이라며 미소를 지었는데...


어, 어어... 어째서? 어, 어떻게 해야... 

병원? 영양가 있는 먹을것? 몸을 데워준다? 

이, 일단은 뭐라고... 뭐라도 하지 않으면...


꼭 껴안아주면서 적어도 온기만이라도... 라고 생각하며 필사적으로 몸을 맞대보지만...


... 어째서, 이렇게 차갑게...


엄마응냨이의 체온마저도 빼앗아 가버릴 정도로 

심하게 차가워진 온도가 새끼응냨이에게서 전해진다.


자신의 체온마저도 조절하지 못할 정도로 몸의 뿌리부터 얼어있다.

새끼응냨이의 몸은 그 정도까지 약해져있었다.


어, 어떻게 해야...


새끼응냨이를 도울 방법은 전부 돈과 관련이 되어있었다.

당연히 그중 하나를 이룰 정도의 돈마저도 갖고 있을리 없었다.


그럼에도 꼭 껴안고 어떻게든 희미한 온기를 만들려 한다.


뭐라도, 뭐라도 해야... 아...


시선에 비친곳에는 보물인 기타가 놓여있었다.


태어났을 때부터 함께해온 소중한 짝이자 매일 필사적으로 손질하고 연주하고,

죽은 엄마와의 추억이 담겨있는 자랑스러운 작품이었다.


이걸... 팔면...


뇌 구석에서 떠오르는 지금까지의 추억,

뺨을 타고 흐르는 감각.


내... 내...


몸의 떨림을 멈추지 못하고 땀을 흘린다.


그래도...!


엄마응냨이는 각오를 다졌다.


미안...


새끼응냨이를 상냥히 내려놓는다.


잠시 집... 지키고 있어.


괴로운듯 얼굴을 구기며 숨을 몰아쉬는 새끼응냨이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다녀올게...


그리고는 천천히 집에서 기어나와 결의를 다진 첫걸음을 내딛는다.

쌓인 눈에 슬픈 발자국을 남기며 엄마응냨이는 목적지로 서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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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약간 떨어진 곳에 잇는 낡은 건물 2층.

여기엔 응냨이 관련 전문점들이 있어서 엄마응냨이가 이번에 방문한 곳이기도 했다.


가게 안, 카운터와 의자를 끼고 점원과 엄마응냨이가 마주앉는다.


"흠... 사정은 알겠는데 말야..."


침묵을 연 점원의 목소리엔 왠지 망설이는 어투가 섞여있었다.


부탁할게, 그 아이가 건강을 찾을 정도의 돈을 제발...


엄마응냨이는 필사적으로 손을 모아 기도한다.


보물인 기타를 내밀 정도로 용기가 있는 결단이니 신도 봐주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제발 우리에게 희망을...


"500엔이네"


미?


얼빠진 소리를 내는 엄마응냨이.

그것도 그럴것이다. 500엔이라는 상상도 못한 가격이 귀에 꽂혔으니.


노, 농담... 이지?


조심스럽게 되묻는다.

장난이었다고 사과만 해주면 돼, 그 외엔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


"하아아... 그러니까 500엔이라고, 몇번을 말해도 똑같아"


실낱같던 희망마저도 완전히 잘려버리고 말았다.


어, 어째서?! 흠집같은것도 거의 없고, 부서지지도 않았는데!?


엄마응냨이는 당황해서 항의해보지만...


"잔흠집 투성이잖아 이거, 그리고 이상한 얼룩 같은것도 있고... 곰팡이냐 이거?

이미 녹투성이인건 논외로 하고, 스피커도 없는 야생이니까 치는것만으로 만족할지도 모르지만...

이런거 원래는 진짜 아무짝에도 가치없는 쓰레기니까"


엄마응냨이는 너무나 큰 충격에 의자에서 굴러 떨어지고 말았다.


보물... 이었는데...


그 뒤 "다른 곳이면 처분할 뿐이다"라는 말이 결정타를 날리는 바람에 

울면서 500엔에 자랑스러운 작품을 넘기고 말았다.


엄마응냨이는 울면서 걷는다.


500엔... 고작... 그것밖에...


너무나도 처참한 결과앞에 엄마응냨이는 앞을 보고 걷는것 조차 할 수가 없다.

터벅터벅 고개숙인 앞의 땅이 젖어간다.


그리고 마침내 시야의 모든 것이 반투명하게 흐려질 쯤, 

머리에 쿵 하고 뭔가가 부딪혔다.


"아프잖아"


미...?


천천히 소리가 난 쪽을 올려다보니 이쪽을 노려보며 내려다보고 있는 남자가 서 있었다.


무, 무서운 사람이다... 뭔가 저지르기 전에 도망가자!


서둘러 남자 옆을 지나가려던 순간,


미?! 미이이이이! 


"어딜 도망치려고 하는거야? 지가 부딪혀온 주제에..."


촉각을 붙잡혀 들어올려지고 말았다.


아, 아파! 부딪혔다니 무슨 소리야!? 놔! 놓으라고!


엄마응냨이는 슬픔과 절망에 사로잡혀 자신이 남자에게 부딪혔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했다.

당연히 그런 변명따위가 통할리 없어서...


"하? 그건 무리잖아? 더러운 몸으로 돌진해오고는... 너때문에 얼룩이 졌잖아, 변상해!"


미?! 미... 힝... 히끅, 으엥...


무려 여기 와서 더 많은 돈이 필요해지고 말았다.

엄마응냨이의 정신은 거듭된 고뇌에 한계를 맞아 결국 떨면서 우는것 밖에 할 수 없었다.


"곤란하다고 쳐 울지 마, 알고 있다고... 그러면..."


갑자기 촉각에 느껴지던 불쾌한 압박감이 풀렸다.


응냨...?


그와 동시에 몸이 낙하하는 감각에 휩싸인다.


그대로 대비할 새도 없이 떨어짐이 이어지고 있으니,


히... 히이이이~! 땡그랑! 미이이이이!


배 주변에 맛본적 없는 충격과 아픔을 느끼며 튕겨나갔다.


미... 미... 히잉...


"오, 500엔 갖고 있었잖아? 그럼 이걸로 용서해줄게, 다음엔 앞 잘 보고 다녀라~ ...아?"


움직이는 것조차 불가능할 정도의 아픔이었다.

배가 찢겨나간건가 착각할 정도의 고통과 온몸에 휩싸이는 극심한 통증.


그래도 새끼응냨이를 구할 가능성을 위해 숨겨둔 500엔이 빼앗기려고 하는 현 상황을 본 순간...

피를 토하면서도 일어나 떠나는 남자의 다리를 붙잡은 것이었다.


미,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부딪힌건 미안해, 일부러 그런게 아냐...

그러니까 그 500엔을 돌려줘! 내 소중한 새끼응냨이를 살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필사적으로 신발에 매달려 호소하는 엄마응냨이의 소리를 듣고 남자도 시선을 발밑으로 돌렸다.

필사적인 설득이 효과가 있었을까...


...히잉?


엄마응냨이와 남자의 시선이 맞지 않는다.

대체 뭘 보고 있는걸까...


남자의 시선을 쫒아가니 왠지 엄마응냨이의 팔에 시선이 향하고 있었다.


엄마응냨이의 팔은 남자의 신발을 꽉 붙잡고 있다.

도망치지 않도록 확실히.


눈과 더러움으로 범벅이 된 불결한 팔로 남자의 신발을 꽉...


"...뒤져"


거기서부터 엄마응냨이의 기억은 끊기고 돌아오기를 반복한다.

어느쪽도 견디기 힘든 고통을 동반하면서...


뺨에 휩싸이는 고통, 얼굴이 짓눌리는 고통, 머리가 패일 정도의 고통...


미... 미....


영원이라고 생각될 고통을 맛보며 엄마응냨이의 의식은 천천히 어둠속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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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미... 미미...


엄마응냨이가 나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새끼응냨이의 눈이 떠졌다.

변함없이 몸의 오한이 끊이지 않고 지끈거리는 두통과 권태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럼에도 새끼응냨이는 사랑하는 엄마에게 아침인사를 전하기 위해 

있는 힘껏 "좋은 아침!" 이라고 소리를 질렀다.


미미?


휑하고 조용한 집안에는 자기 혼자밖에 없었다.


엄마응냨이가 없다는 것을 안 순간, 

불안이 마음 속에서 파도처럼 밀려온다.


히끅... 히잉, 히이잉! (엄마! 엄마! 어딨어! 무서워! 혼자 두지 마!)


몸이 안좋다는 것도 잊고 울부짖는 새끼응냨이.


자신이 우는 소리를 들은 엄마가 달려와줄거라는 아련한 희망을 가슴에 품고 계속 울지만...


휘이잉...


주변에는 바람소리만 들려올 뿐,

새끼응냨이는 늘어지듯 훌쩍거리며 울고만 있었다.


그러자 집을 가리는 그림자와 함께 뭔가 발자국 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려왔다.


미미! 미미! (엄마! 어디 있었던거야!)


아련한 희망이 이루어진 기쁨에 가득찬 새끼응냨이는 눈물젖은 얼굴을 닦았다.

미소지으며 마중나가고 싶었던 것이다.


"장난감 찾았~다!"


응냨...??


새끼응냨이가 미소지으며 마중나온 상대도 흘러넘치는 미소를 짓고 있다.

하지만... 둘 사이에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었다.


새끼응냨이의 미소는 사랑하는 엄마를 상정하고 기쁨 가득히 지은것에 비해...

방문자의 미소는 천진난만함 속에 잔혹함을 품고 있는 사악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히이이?! 으엥!


당황해 도망치려는 새끼응냨이였지만, 그 판단은 너무 늦었고...


"잠시 우리가 노는데 어울려줘야겠어"


무자비하게 뻗어오는 손에서 새끼응냨이가 도망칠 수 있는 방법은 남아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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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히잉...


엄마응냨이는 아픈 몸을 나뭇가지에 의지하며 돌아오는 길을 서둘렀다.


집을 나섰을 때부터 상당히 시간이 흘렀고, 

오랫동안 기절했던 것은 어두워지고 있는 회색 하늘을 보니 알 수 있었다.


500엔... 뺏겨버렸어... 으... 아파...


눈을 떴을 땐 남자도 없었고, 소중히 다리 사이에 끼워놨을 500엔마저도 없어졌다.

사실상 기타를 버리고 만 것과 같은 그 상황을 이해하고 실의의 구렁텅이에 빠지고 만 엄마응냨이.


그래도 새끼응냨이... 새끼응냨이만 있다면...


이미 한계를 넘어간 몸을 움직이는건 사랑스러운 아이의 존재가 있기 때문이었다.

한시라도 빨리 보물의 미소를 보고 싶었다.


겨우 공원 입구에 도착해 집의 상태를 확인해본다.


미...?


이상하다... 집이 있어야 할 장소엔 깔끔하게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고, 

박스는 커녕 새끼응냨이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미이이이이?! 미이이!


그것이 이상사태라는 것을 바로 이해하곤 반쯤 울부짖듯 새끼응냨이를 불러본다.


어디, 어디야?! 부탁이니까 내게 얼굴을 보여줘!


아픈 몸도 잊고서 무아몽중으로 공원 내를 돌아다닌다.


좋아했던 미끄럼틀, 무서워서 울고 말았던 그네, 보물인 꽃을 발견했던 화단... 

모자의 추억이 담긴 공원 어디를 찾아봐도 새끼응냨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


문득 공원 구석, 포장된 식수대 옆에 흰색 뭔가가 놓여있는것을 깨닫는다.

조심스럽게 다가가보니 동그란 두개의 눈에 박스가 씌워져 있었다.


...미?


그것이 눈사람이라는것을 깨닫고 낙담하며 다른곳을 찾으려 시선을 움직인 순간,

뭔가 위화감을 느꼈다.


보통 눈사람은 흰색이다.


하지만 눈앞에 있는 것에는 또 다른 색... 

분홍색이 희미하게 보인 것이었다.


미...


몸의 떨림이 멈추지 않는다.

추워서인지, 아파서인지... 그것은 엄마응냨이 자신도 알 수 없었다.


확인하고 싶지 않아, 보고 싶지 않아.

본능적으로 나쁜 예감을 느낀건지 좀처럼 발이 나아가지 않는다.


그러자 그 순간, 눈사람의 일부가 툭하고 무너져 떨어졌다.


미...


희미한 분홍색의 정체는...

사랑하는 아이의 얼굴이었다.


사랑했던 새끼응냨이가 변해버린 모습에 눈사람 속에 묻어버린 것이었다.


미이이이이이이이~!


목소리라고 할 수도 없는 소리이자 울부짖는 소리.

그 두가지가 섞인 비통한 울음소리가 공원에 울려퍼졌다.


서둘러 눈사람 속에서 새끼응냨이를 꺼내자 얼굴은 울퉁불퉁하게 부어있고, 

몸은 수많은 상처로 가득한데다, 입안엔 눈이 가득 쑤셔박혀있었다.


아... 아...


떨리는 팔로 꼭 하고 새끼응냨이를 안아본다.

얼어붙을듯 차가워진 몸을 어떻게든 데워보기 위해 비벼보고, 강하게 안아보기도 하지만...


몸 깊은곳부터 전해지는 무자비한 차가움을 느끼니,

엄마응냨이는 모든것을 포기한듯 하늘을 우러러보았다.


우, 우... 우리, 우린... 그저... 행복하게...


소리도 없이 그저 조용히 하늘에 흩날리는 하얀 눈,

거리의 소리도, 바람소리도, 한마리의 흐느끼는 소리조차...


모든것을 감싸며 공원에 고요함을 가져다준다.


그렇게 바람꽃이 두 마리에게 피어오를 쯤에는 간신히 빛을 내던 희미한 생명마저도 사라져,

싸늘해진 두개의 시체만이 잠들듯이 그곳에 조용히 묻혀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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