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치 더 락 마이너 갤러리
응냨) 분노조절장애 빠따맨과 응냨이들의 결투
최근들어 집근처 공원에서 밤마다 시끄러운 기타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뭐 이런 야심한 밤에 버스킹이라도 하는건가… 싶었지만 창밖으로 보이는 공원에는 사람의 형태를 띈 것이 아무것도 없다.
누가 스피커 같은걸로 장난이라도 치는걸까?
처음에는 며칠 하다 그만두겠지 싶어서 내버려뒀지만 일주일을 가뿐히 넘더니 지금은 거의 한달이 되어간다.
주변 주민들도, 나도 매일 밤마다 들려오는 그 빌어쳐먹을 기타소리가 ㅈ같이만 느껴진다.
그놈의 소음 때문에 수면장애가 생겨버린건 기본이고, 업무에 집중도 안되는데다 모든것에 활력을 잃고 멍하기만 하다.
가뜩이나 실력도 형편없고 너저분한 소리 때문에 열받아 죽겠는데 가끔씩 “미이이~! 미미미!” 하는 기분 더러운 소리까지 덤으로 들려서 스트레스는 두배.
결국 분노조절장애까지 얻는 바람에 다니던 회사에서 퇴직을 권유받아 어제부터 집에 박혀만 있다.
심지어 주변 집들도 사정은 비슷해서 “대체 어떤 멍청이인지는 몰라도 언제 걸리기만 하면 반드시 담판을 지어야겠다”라는 마음을 먹고 있다.
어느날 밤, 오늘도 어김없이 더럽게 형편없는 쇳소리가 공원과 주택가에 울려퍼진다.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서 예전에 사내 야구단에 기증하려고 사뒀던 금속배트를 들고 공원으로 쳐들어갔다.
공원에 들어서자마자 난 무의식적으로 버럭버럭 소리를 질러댔다.
“야 이 개XX야! 지금 이걸로 며칠짼지 알기나 해?! 밤마다 쓰레기 같은 연주, 귀에 피나도록 듣느라 회사에서도 잘리고 분노조절 장애까지 생겼다고! 오늘 확 머리통 날려? 이세상 살기 싫냐고!”
그러자 아래에서 무수한 시선이 느껴졌다.
“미…?”
우리를 괴롭혀오던 그 더러운 노랫소리의 주인공들이었다.
“뭐야 X발… 문어새끼들이잖아?”
기타를 들고 있던 분홍색 문어들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날 올려다보았다.
이 새끼들의 이름은 응냨이.
언젠가부터 귀엽고 얌전해서 애완동물로 키우기 좋다며 막 퍼져나간 정체불명의 문어새끼들로, 문어면 물이나 바다에 살아야지 왜 육지에서 이 야랄을 하는건지 도저히 알 수가 없다.
분명 키우는 놈들은 “귀엽다”라고 하겠지만…
나처럼 시달려보지 않았으니 그런 팔자 좋은 소리나 하겠지.
밟아도 모를것 같은 짜리몽땅한 분홍색 몸,
파란색과 노란색의 머리장식 사이에 낀 쓸데없이 크고 긴 바보털,
하찮고 찌그러져서 늘 울기나 해야 할 ><한 표정에,>한>
더러운 녹과 흠집투성이인 기타를 우리가 자야 할 밤마다 주구장창 쳐대는 멍청한 지능까지…
예뻐해줄래도 예뻐해줄 수가 없다.
이런 녀석들이 뭐가 귀엽다는거야…
키우는 놈들은 머리가 어떻게 된건가?
응냨이들은 내가 한 말의 의미조차 모르는 눈치였다.
“미?”
그래, 이런 멍청한 놈들이 내가 하는 말의 의미를 알기나 하겠어…
난 가운데에서 기타를 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녀석의 기타를 빼앗은 뒤 풀스윙으로 박살냈다.
녹과 흠집투성이의 검은색 기타는 풀스윙 한번에 반토막이 나버렸고, 한번 더 후려치자 가루가 되었다.
“미이이?! 미이이이이~!”
기타가 박살난 응냨이는 기겁을 하며 달려와 부서진 기타를 살려보겠다며 가루들과 파편을 모아 동료들과 이리저리 짜맞춰본다.
멍청하긴, 그렇게 완전히 가루가 된걸 지들 손으로 어떻게 고치겠다는거야…
접착제도, 수리도구도 없는 주제에…
마침 녀석들이 무방비하게 기타를 놓아둔 덕분에 난 나머지 기타도 풀스윙으로 모조리 박살냈다.
동료의 기타를 살리는데만 집중하던 녀석들은 갑자기 뒤에서 들려온 굉음에 겨우 상황을 인지한다.
“미이이이이~?! 미이이!”
분노한 응냨이들이 내게 박치기를 하고 물어뜯으려 하지만 말랑하고 쫀득한 놈들인데다 이빨도 의미가 없을 정도로 약해빠졌다.
신발을 물어뜯던 놈은 없는것이나 다름없는 이빨마저 모조리 잃었고, 박치기 하던 놈들은 제풀에 지들이 나가 떨어져 튕겨나간다.
이렇게 멍청한 놈들이 인간에게 맞서려고 한다고?
점점 더 많은 응냨이들이 몰려들었다.
기타가 박살나 나와 싸우던 응냨이들은 내가 별다른 공격행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지들이 알아서 KO당했다.
하지만 놈들은 아마 내가 학대해서 녀석들이 죽거나 쓰러진줄로 아는건지 몸을 길게 쭉 늘려 위협한다.
위협해봐야 아무짝에도 쓸모 없고, 오히려 지들 목숨만 날아간다는걸… 하긴 그런걸 알았으면 한밤중에 매일 기타를 치는 일도 없었겠지.
마침 새끼응냨이가 있길래 녀석의 바보털을 집어올렸다.
삐삐 시끄럽게도 울어댄다.
“야, 니들이 밤에 조용히만 했어도 이런 일은 없었을거다.
그리고 저 새끼들이 멋대로 공격하다 뻗은게 왜 내탓이라고 생각하는거냐? 니들이 지금까지 잘못한건 없다 이거야?
뭐, 됐어. 기회를 딱 한번 주지.
지금 당장 네놈들의 기타를 전부 여기에 쌓아놔, 그렇지 않으면 이 놈의 바보털을 뽑아버릴거다“
난 새끼응냨이의 바보털을 있는 힘껏 쥐었다.
새끼응냨이는 살려달라며 비명을 지르지만,
주변에 있는 응냨이들은 선뜻 나서지 못한다.
그 쓰레기 기타는 응냨이들에게 있어 목숨만큼…
아니, 목숨보다 소중한 보물인 모양이다.
“뭐야, 새끼보다 쓰레기 같은 기타가 더 소중하다 이거냐? 피도 눈물도 없는 더러운 자식들… 야, 미안해서 어쩌냐? 저놈들이 널 죽이라는데?“
난 녀석들의 심기를 계속해서 건드렸다.
그 새끼들이 내 심기를 건드렸던 만큼 나도 갚아줘야 속이 시원할것 같았다.
결국 아무도 기타를 내놓지 않길래 난 새끼응냨이의 바보털을 있는 힘껏 뽑으며 녀석들에게 패대기쳤다.
“삐이이이이~!”
새끼응냨이는 거슬리기 짝이 없는 단말마만을 남겼다.
패대기쳐진 새끼응냨이에 정통으로 맞아 두마리의 응냨이가 함께 죽어버린건 덤이었다.
난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려는 응냨이 등에 있던 기타를 빼앗아 보는 앞에서 두동강내버렸다.
“야, 야! 사람이 말을 하는데 어딜 도망가! 네놈들이 기타만 얌전히 내놨어도 저 새끼가 죽을 일은 없었다고!
니들 동료의식 강하다며, 고작 쓰레기 기타 하나때문에 동료와 새끼를 버리냐? 이런 병X 새끼들!”
기타를 빼앗아 부숴버리고 울부짖는 응냨이들을 발로 마구 짓밟았다.
어느덧 정신이 들었을 때는 이미 날이 밝아오고 있었고,
공원에는 부서진 기타들의 잔해와 응냨이들의 시체들이 널려있었다.
내가 가져온 배트도 처음에는 새것같았지만 끝난 후에는 완전히 울퉁불퉁 곳곳이 패여있고, 응냨이들의 분홍색 살점이묻어있었다.
공원 한구석에 설치된 현수막에 “응냨이가 한마리라도 발견되면 즉시 신고해 주십시오. 한마리라도 발견된 공원은 이미공원이 아닌 지옥입니다. 응냨이는 급속도로 집단을 불리는 특성이 있습니다. 반드시 신고해 구제하십시오 - ㅇㅇ지자체 환경청, 봇스코”라는 말을 발견한것 또한 그 직후였다.
아무래도 내가 이들이 해야 할 일을 대신 한 모양이다.
그로부터, 다시 마을에는 평화가 찾아왔다.
그 뒤로 공원이나 주택가에 응냨이들이 나타나는 일은 다시 벌어지지 않았다.
한달 가까이 더럽고 조잡한 기타소리를 울려대며 시끄럽게 노래해대던 분홍문어는 내 활약으로 완전히 없어졌다.
물론… 그 녀석들이 떠난 자리엔 새로 이상한 놈들이 들어왔지만.
“세계평화! 앗, 하이!”
에휴… 우리의 생활을 방해하는 봇제비가 나타났잖아?
또 다시 마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분노조절장애인 내가 나설 때가 왔군!
응냨이들을 해치웠던 정의의 빠따맨이 오늘 밤도 거리로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