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치 더 락 마이너 갤러리
가끔 보면 신념있는 찐따들이 있더라
비추주작당함
2023-06-22 22:38:17
조회 18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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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고딩 때도 그런새끼 한 명 있었음
당시 옆반 일진이 툭하면 애들 물건 억지로 빌려가서 며칠동안 안 돌려주고 그랬는데
특히 걔가 씹덕이라 만만해보였는지 가장 자주 피해를 보곤 했다
그러다 어느 날은 걔가 학교에 들고 온 라노벨을 그 일진한테 뺏겼는데
그게 하필 몇 달이나 기대했다는 신간이랬나 뭐랬나 이번만큼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는지 쉬는 시간마다 끈질기게 찾아가서 돌려달라고 하더라고
일진도 점심시간 까지는 "야 그림 너무 야한데? ㅋㅋ 내가 며칠만 보고 돌려줌" "니 자꾸 그러면 내용 다 스포해버린다" 하면서 능청 떨다가
네번 다섯번 자꾸 찾아오니까 종례 시간에 결국 빡쳤는지 "이 존만한 새끼가... 야 안 꺼져?" 하면서 개쌍욕 하고 폭력까지 쓰기 시작하는 거임 ㄷ
처음에는 그냥 볼따구만 철썩철썩 때리다가 그래도 안 물러서니까 갑자기 풀파워로 배때지에 발차기를 날리는데
나는 사람이 뭐 맞고 수 미터 이상 날아가는 걸 그때 처음 봄
걔는 사물함까지 날아가서 쳐박히고 주변에 있던 책걸상은 다 쓰러져서 나뒹굴고...
남자애들은 "와 ㅅㅂ" 하면서 흥분하고 여자애들은 비명 지르고 그냥 난리도 아니었음.
솔직히 그대로 쓰러져있거나 울어도 하나도 이상할 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새끼는 조금 비틀거리면서 일어나더니 자신을 분노케 한 남자를 차갑게 바라보며 조용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함.
" 라그나로크 레퀴엠 "
그 말 듣자마자 잠시 정적이 흐르더니 반 애들 다 개빵터져서 자지러지게 웃는데,
몇 초 후 갑자기 분위기가 싹 가라앉길래 뭔 일이지 하고 보니까, 좀 전까지 일진이 서 있던 자리에 웬 잿더미가 있더라구요 ㄷ
다들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이해를 못 해서 벙쪄있는 와중에, 정작 창훈이(가명)는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잿더미에서 자기 라노벨 줍더니 몇 번 탁탁 털고 부실로 돌아감...
지금도 종종 그 친구 만나서 켠왕이나 애니 감상회 같은 거 하는데, 그때 일만 언급하면 쑥쓰럽다면서 손사레를 치네요.
이후 한동안 교내에서 영웅이라고 불린 게 부담스러웠나봄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