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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소설)어둠 속으로 2(END)

ㅇㅇ
2023-06-24 18:07:15
조회 876
추천 21









[시리즈] 어둠 속으로
· 단편 소설)어둠 속으로 1



 시리즈 2편이 많이 늦었네요.. ㅎㅎ 죄송


 원래는 더 길게 하고 싶었으나 다른 작품도 써야 해서 급하게 완결 짓네요

 노래와 함께 감상해주시면 더 좋습니다

 그럼 즐감해주세요






 어김없이 학교를 가기 위해 아침 6시에 기상하는 히토리, 오늘 기상은 평소보다 불쾌하게 느껴졌다. 일어나자마자 어제 있던 일이 조금씩 생각나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그 치열한 경쟁에, 이길 자신 있으세요? 이름 없는 인디 밴드에서 성공할 수 있는 자신이?오히려 결속 밴드 멤버들은 그걸 바랄까요? 자신들과는 너무 동 떨어져 있고, 버겁고 이름 있는 실력자가 인디 밴드에 있는데?]


 니지카씨에게도 히토리에게 기타 히어로인 사실은 숨기자고 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간, 야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는 밴드 멤버의 관계에 대해 핵심을 찌르고 있었다. 기타 히어로의 정체를 밝혀버린 야미의 한 마디에 최근 주변 사람들의 분위기도 조금씩 변하고 있었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었다. 히토리를 보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바뀐, 그런 느낌이.


 시선, 분명 누군가 바라 봐줬으면 해서, 칭찬해줬으면 해서 시작했던 밴드였으나 지금은 그 시선에 기대감이라는 감정에 실리자 어깨는 더더욱 무거워졌다.


 그렇기에 평소보다 더 많은 곡을 연습해야 한다고, 최근엔 잠을 설치며 가사와 곡을 연습한다. 수면은 점점 부족해지고, 눈빛을 잃어도, 생활 패턴은 망가져도, 그녀는 포기해선 안 된다고 다시 다짐한다.


 ‘힘들어도.. 약속 했잖아. 모두를 최고의.. 밴드로..’


 [이길 자신 있으세요?]


 다시금 야미의 말이 머릿속을 맴돈다. 그 말을 부정하듯 고개를 가로저으며 히토리는 생각에 잠긴다.


 [그 곳에 있으면 성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시는 건가요?]


 현실이라는 커다란 벽을 마주해도 히토리는 똑바로 어둠을 바라본다.


 할 수 있어.


 근거 없는 생각이 아니었다. 결속밴드라면 분명히 가능하다. 손을 내밀어주고, 못한다고 이야기해도 같이 나아가려고 계속해서 합주 연습을 해온 히토리는 멤버들에게 큰 기대를 안고 있었다. 니지카와 료는 물론이고, 키타에게도 가능성을 느끼고 있었다. 문화제에서도 히토리의 기타 현이 끊어져 연주를 이어갈 수 없었음에도 애드리브로 극복하게 만들어줬던 키타. 여유로운 감정 선을 가지면 절대 틀리지 않을 박자감을 가진 니지카. 자신만의 개성을 확연하게 지키고 있는 료. 부족 한 건 없었다. 야미는 그녀들의 그런 가능성을 보지 못했다.


 확신을 가지고 있기에, 히토리는 벽을 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히토리는 그런 사람이었다. 기타를 치는 게 어렵다면, 원하는 음이 안 나오면 될 때까지 연습하고, 가사를 써내려가고,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끝까지 파고들고, 파고들어서. 그렇게.


 ‘모두를.. 떠 받쳐야 해.’


 그렇게 오늘도 의지와, 마음을, 기타에 실어 넣는다.


 


 

 1주일 뒤, 학교를 마치고 휴대폰 메시지가 울리는 걸 확인했다. 키타씨가 오늘은 친구들과 할 일이 있다고 늦을 것 같다는 메시지였다. 조금이라도 더 많이 합주 연습을 맞추고 싶었으나 자기주장이 약한 히토리는 그런 말을 내 뱉을 수 없었다.


 ‘키타씨.. 많이 바쁘시구나...’


 문화제 이후로 키타의 이름은 더욱 알려지게 되고,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사람이 되었다. 당연한 일이라고 히토리는 쓴 미소를 지었다. 방과 후에도 그녀는 포기하지 않고 함께 기타를 쳤고, 그 이후로도 료에게서 개인 강습을 받고 애드리브를 쳐낼만큼 많은 성장을 보여줬기에. 문화제의 주인공은 키타여도 과언이 아니었다.


 ‘며칠 즈음은.. 쉬어도 되지.’


 그저 막연히 그렇게 생각하고 히토리는 스태리로 무겁게 발걸음을 옮긴다. 수 없는 인파가 지나가는 지하철, 매일 같이 스태리를 드나들며 지나오는 길이지만 여전히 그녀에겐 익숙치 않은 길이다. 낯선 사람들이 수 없이 바뀌며 사라지는 자리. 그 사람들조차도 집에 돌아갈 물렵이 되면 전부 어딘가로 사라진다. 햇빛이 사라진 길거리의 어둠속으로 그들도 발걸음을 옮긴다. 히토리 또한 그 중 하나인, 특별할 것 하나 없는 평범한 일상.


 예정된 미래를 뒤로하고 오늘따라 조금은 적적한 길을 걸으며 가사에 대해 적어 내린다.


 ‘다음 밴드 테마 곡은 조금 어두운 분위기로 가시려나? 최근에는 문화제 공연이었으니깐 조금 밝은 분위기를 맞춰주기 위해 제법 밝은 곡을 썼었으니깐..’


 다크 서클이 짙어진 히토리는 비틀거리며 가사에 대해 생각했다 지하철 앞에 도착했을 땐 쓰러지듯 지하철의 대기석에 앉는다. 기댈 수 있는 곳에 조금은 편해져 눈이 감겨 잠들 뻔 했으나 히토리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자리에 일어섰다.


 ‘잠들면 안 돼... 모두를...’


 “최고의 밴드로..”


 지하철에 탑승하고 스태리 앞까지 온 히토리의 발걸음은 추를 단 것 마냥 점점 무거워진다. 눈썹 끝이 마르고, 입술은 갈라지고, 시선의 초점 맞추기 쉽지 않다. 그럼에도 연습을 하는 날 만큼은 집보다 더 편한 느낌이 든다. 상냥하고 따뜻한 미소를 지어주는 니지카, 음악적인 이야기가 잘 통하는 료. 친절하게 대해주는 키타. 그와 대조되듯, 천성적으로 어둡고 습한 분위기를 내뿜는 네온사인, 조화를 이루는 스태리의 간판을 바라보자 힘이 빠지는 게 느껴졌다.


 그리고 히토리는 앞으로도 여기 있고 싶다고 생각해버리고 만다. 손을 뻗어버리고 만다. 이런 자신조차도 따스한 햇빛처럼, 받아준 그녀들에게, 부응해주고 싶다.


 성향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었지만, 그저 어두운 성격을 지녔다고 문을 닫고 방 구석 안에 틀어박혀버렸지만 그렇기에 빛에는 예민하기 짝이 없다. 선택의 여지는 없다.


 기타히어로의 이름을 밝히고 대단하다며 칭찬 받고, 의지하고 있다고 멤버들이 말하지만 실제로 의지하고 있는 건, 의존하고 있던 건.


 ‘이 곳을.. 떠나고 싶지 않아..’


 “봇치..쨩..?” 문이 열리며 먼저 와 있었던 니지카의 모습이 보인다. 대답을 하려 했으나 발을 헛디디는 걸 느꼈을 땐 이미 늦어버리고 만다. 중심이 앞으로 무너지고 그렇게, 소녀는 계단 밑을 구르며 의식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의식을 차리고 눈을 떴을 땐 이미 실내는 어두워져 있었다. 천장을 몇 초 동안 바라보던 히토리는 지금껏 느끼던 베개의 감촉이 다르다는 걸 깨닫고, 이 곳이 스태리의 쇼파라는 걸 깨달았다. 오른손을 잡고 있는 따뜻한 손의 감촉이 느껴져 시선을 돌려본다.


 어두웠지만, 작은 체구에 길게 늘어진 머리칼이 햇빛처럼 아름답게 빛나는, 항상 미소 지으며 다가와주던 니지카가 손을 잡고 측은한 표정으로 히토리를 바라보았다. 니지카가 있다는 사실에 히토리는 당황스러웠지만 오늘도 그렇게 신세를 지고, 처음 만날 당시처럼 구원받는다며 미소 지으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구원.


 그래. 구원이였어.


 첫 만남 때부터 밝은 미소로 다가오던 그녀에게 히토리는.


 “...왜 이렇게 될 때까지.. 말 안 했어?”


  니지카의 몸이 떨리는 게 손으로 전해지며, 느껴졌다. 지금껏 다른 표정의 니지카의 표정을 바라보자 히토리는 작게 눈을 감으며 작게 입을 열었다.


 “죄송해요.. 니지카쨩.”


 “매번 봇치 타임 들어가면서 의식을 잃긴 하지만.. 나도 이번엔 조금 화났어. 한 마디 말이라도 해줄 수 있잖아. 힘들다고. 좀 쉬고 싶다고 한 마디 해줄 수 있는 거 아니야?”


 “맞아요.”


 “키타씨도, 료도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중심이 앞으로 떨어져서 머리를 부딪칠 뻔했다고? 다행히 낮은 위치에서 떨어져서 안 다친 거지 끝자락에서 떨어졌으면 진짜 크게 다칠 뻔했다고.”


 “죄송해요.”


 “다시 물을 게. 왜 말 안 해줬던 거야?”


 “조금.. 기다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고개를 끄덕이는 니지카. 정적을 조금 지나치고 정리를 마친 히토리는 지금껏 있었던 일들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야미에게 스카우트 제의를 받은 건에 대한 이야기와, 자신이 품고 있던, 어두운 감정을 니지카에게 털어 놓았다.


 “전 그저 어두운 인간이니까. 밴드의 성장에 저는 방해되지 않을까 하면서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가사를 적어 내려가면서 기타를 치게 되고 멤버들에게 방해되고 싶지 않았어요. 저는 어두운 사람이니까. 모두에게 매번 민폐를 끼치고 있으니까.. 야미씨의 말에 설득 당해버리려고 하고..”


 이렇게 말하니까 전 쓰레기네요. 쓴 미소를 지으며 히토리에게서, 시선을 돌리지 않던 니지카는 서글픈 표정을 지어버리고 만다.


 니지카 또한 알고 있었다. 멤버들에 비해, 기타 히어로는 많은 이들에게 인정받은 실력자였기에 어울리지 않다고. 언젠간 이런 일이 있을거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다.


 예상하고 있던 이별.


 니지카 자신의 꿈을 이뤄줄 수 있는, 없어선 안 될 존재였기에. 그저 이기적인 니지카가 해줄 수 있는 말은.


 “히토리쨩은 말이야. 말 그대로 어두운 사람이야.”


 무슨 생각하는 건지 알 수도 없고. 가끔은 너무 어두워서 이야기에 끼지 못 할 때도 있어. 히토리의 손을 쥐며 니지카는 말을 이어나갔다.


 “행동도 이상하고, 음침하기 짝이 없고, 턱하면 의식을 잃어버리고 처음에 만났을 땐 곰팡이 냄새도 조금 나서 완전 어둠속에 살아가는 사람 같았어.”


 “....좀 아파요.”


 “미... 미안.. 그래도.”



 그렇기에 볼 수 있는 게 있어.



 니지카의 예상치 못 한 한 마디에 놀란 히토리는 투명하게 빛나는 니지카의 눈동자를 바라본다. 예전, 자신을 권유했던, 구원해줬던 그 눈동자를 바라보는 것처럼. 빛나는 그녀를 바라본다.


 “빛은 말이야? 어둠이 없으면 빛날 수 없어. 동전의 앞 뒤가 있듯이.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역할이 있는 거야. 그래서 나는 밴드 멤버로서 봇치쨩을 고른 거야. 현실적으로 말해서 미안하긴 하지만.. 처음 너를 만난 건 분명 우연이었고, 큰 기대를 걸지도 않았고, 바라지도 않았어. 그런 걸 따질 만큼 여유도 없었고, 시간도 없었으니 그냥 이번 무대를 넘기고 뒷 일은 알아서 되겠지라는 식으로 무대포로 행동해버리고, 꿈에 도전하려고 오리지널 곡을 만들고 노력해도 정작 무대를 오르자 겁부터 먹어버리고, 자신감을 잃어버리고. 무너지려고 했었지만..”


 어둠 속에서 마냥 꺼내줬었다고 생각했던 소녀에게서, 멤버들이.. 적어도 나는 구원 받았어.

 

 “사람 성격이 어두울 수 있어. 봇치 타임에 들어가는 건.. 솔직히 매번 끌고 다니느라 힘들긴하지만.. 나는 그런 봇치쨩이 좋아. 챙겨주는 맛도 있고, 같이 있으면 재밌고. 또 기타는 잘쳐서 가끔은 멋있게 보이기도 하고.. 우리 멤버들과는 실력이 몇 단 계 높은 실력자고.. 너무 과분한 사람이고.. 실력 있는 사람들이 스카우트 제의를 할 정도로 실력자고.. 따라가기 힘들지만..”



 “....가지 말았으면... 해.”



 빛을 담은 작은 눈물이 니지카의 뺨 한쪽에 흘러내린다.


 “어라..? 내가 무슨 말을.. 이상하네에.. 왜 눈물이 나지..?”


 멈춰야 하는데.. 손으로는 계속 눈물을 닦지만, 이번엔 반대쪽에서도 눈물이 흐르기 시작한 니지카는 계속해서 뺨을 닦았다. 닦아도, 닦아도, 계속해서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 없던 니지카를 히토리가 잡아 당겨 품어주었다.



 “고마워요.”


 

 저를 받아주셔서. 진심을 말해주셔서. 히토리의 품 속에서 멈추지 않는 눈물을 흘리는 니지카는 부정하듯 말을 이어나갔다.


 “아니야.. 오히려 내가.. 내가 해야 할 말인데.. 발목을 붙잡게 하는 말만 하는데.. 도와줘서 고맙다고 말해야 하는데.. 가장 힘든 건 봇치쨩이었을텐데. 눈치채주지 못해서..”


 “고마워요. 니지카쨩.”


 “그러니깐 고맙다고 하지 말라니까..! 나는.. 너에게 해준 게.. 해줄 수 있는게..!”


 “이미 받았어요. 처음 만난 그 순간부터.”


 “....더 빠르게 성공할지도 몰라..! 이런 이기적인 말 들어줄 필요도 없는데... 방해만 될 뿐인데..!”


 “저 같은 사람 받아주는 곳이 어딨다구요. 거기가서도 성공할 보장도 없구요. 이미 마음 정했어요. 저는 역시 여기가 좋아요. 아직은 막막해보여도. 인디즈라고 해도. 어둠 속에 있다고 해도.”



 다시 어둠 속으로 들어가서, 빛을 찾을 거에요. 니지카 쨩이 저를 찾아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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