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치 더 락 마이너 갤러리
응냨, 학대) 후타리응냨이의 출생과 봇제비들의 습격
“네쨔… 네쨔아!”
“세계평화… 세계평화!”
유독 짜리몽땅하고 머리를 두갈래로 딴 작은 응냨이 한마리가 날카로운 발톱에 분홍 살점을 묻히며 음흉하게 울부짖는봇제비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주변에는 신음소리도 내지 못하고 끔찍한 몰골이 되어버린 응냨이들이 쓰러져 있거나 봇제비들에게 잡아먹히고 있었다.
작은 응냨이는 계속 주변에 있던 응냨이들을 부르며 도와달라고 하지만 그걸 들어줄 수 있는 응냨이는 아무도 없고, 그저 짜리몽땅한 팔로 어디를 보호해야 할지 파닥거리기만 할 뿐이었다.
“네쨔…”
그런 작은 응냨이에게 봇제비의 날카로운 발톱이 날아든다.
작은 응냨이는 그저 눈을 감고 머리를 보호하려는 행동을 하는것이 전부였다.
숲속의 어느 바위 아래에서 “네쨔~!”하는 비명만이 울려퍼졌다.
며칠 전, 국립공원 구석의 어느 숲속.
“미~!”
“미! 응냨!”
“삐~!”
하나 둘 알을 깨고 새끼응냨이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여기엔 야생응냨이나, 도시에서 쫒겨온 응냨이들이 모여살며 자체적으로 만든 마을이 있었는데, 그 마을의 공동부화장에서 아이들이 태어난 것이다.
응냨이들은 하나같이 기뻐하며 기타를 치고 축제를 즐겼는데 여기엔 그럴만한 이유가 하나 더 있었다.
달그락 달그락… 쩍, 쩌적) “네쨔~!”
유독 작은 알과 짜리몽땅한 몸,
머리장식이 없고 두갈래로 나뉜 머리,
“미” “히잉” “응냨”이 아닌 “네쨔!” 라는 울음소리…
응냨이들 사이에서도 상당히 극소수인 후타리응냨이가 태어났기 때문이다.
응냨이들 중 후타리응냨이가 태어날 확률은 로또에 두번 연속으로 당첨될 정도로 희박한데,
심지어 유전형질을 갖고 있는 후타리응냨이마저도 후타리응냨이는 낳지 못할 정도다.
그렇다보니 후타리응냨이는 응냨이들에게 있어 거의 목숨만큼… 아니, 목숨보다 소중한 보물 중 하나다.
당연히 마을에서도 후타리응냨이가 태어났다는 사실에 축제를 열었고, 후타리응냨이를 낳은 엄마응냨이를 칭송했다.
“네쨔?”
“미~ 미미!”
비록 말은 성대한 축제… 라고 했지만 이들의 축제는 빈약할 수 밖에 없었다.
먹을것을 구하는것 자체가 어렵다보니 이들이 사랑하는 가라아게와 콜라는 커녕 숲속에서 겨우 찾은 도토리, 버섯, 나무열매 약간과 근처 밭에서 훔쳐온 감자와 애호박, 버려진 깡통에 떠온 개울물 조금 정도로 모두가 나눠먹어야 했다.
그래도 이들로서는 행복했다.
먹을것은 좀 실망스럽지만 후타리응냨이라는 힐링대상이 있었으니까.
그날은 하루종일 먹고 마시며 응냨이들의 출생을 축하했다.
그것이 굶주린 봇제비들을 불러모으는 비극이 될거라는 생각은 못하고 있었다.
“네쨔~!“
”미~! 미!“
후타리응냨이는 함께 태어난 새끼응냨이들과 친해졌다.
새끼응냨이들도 후타리응냨이와는 함께 태어났지만 동생으로 대하고 지켜주려 한다.
새끼응냨이들은 성장할 때 몸에서 기타를 만드는데,
후타리응냨이도 악기를 만든다.
그 악기는 다름아닌 미니탬버린.
응냨이와 키땅이 기타, 료응냨이가 베이스, 니지카응냨이가 드럼스틱을 만드는것과 비슷한 이치다.
아장아장 걸어다니며 기쁜듯 두갈래의 촉각을 흔들면서 미니탬버린을 치는 후타리응냨이를 보자 다른 응냨이들도 박수를 치거나 리듬에 맞춰 기타를 쳐준다.
한편…
“세계… 평화?”
인간들에게 쫒겨난것도 모자라 약과 털가죽을 얻거나 고기를 먹기 위해 사냥당하는 처지에 놓인 봇제비들이 어디선가 들려오는 응냨이들 특유의 울음소리와 기타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이미 이들은 며칠을 굶었고, 몇마리는 굶주림을 이기지 못하고 죽었거나 죽기 직전이었다.
이들은 돼지국밥우동을 먹어야 힘을 온전하게 쓰지만, 이런 산속에 그런것이 있을리 없고…
대신 전에 몇번 습격해서 먹어본 응냨이들이 그나마 배를 잘 채워준다는 것을 몸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일단 봇제비들은 어느 방향에서 어떻게 들렸는지를 기억해두며 나중에 습격해서 응냨이들을 모조리 먹어버리기로 결정하고는 몸을 숨긴다.
“미~! 미~!”
“네쨔~!”
새끼응냨이들이 후타리응냨이를 데리고 산책을 나왔다.
꽃도 피어있고 나비도 날아다니는 평화로운 날,
후타리응냨이는 미니탬버린을 치며 즐거워한다.
오늘의 산책은 꽃이 핀 숲속을 새끼응냨이들과 함께 거닐며 먹을것을 찾는 것이었다.
아직 새끼들만 보내기엔 위험했지만 엄마응냨이들도 먹이를 찾아야 했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다.
그러는 사이 굶주린 봇제비들이 응냨이들의 공동부화장을 덮쳐 알을 깨버린 뒤 그 자리에서 마셔버렸다.
응냨이의 알은 중독성이 상당히 강하고 감칠맛이 좋다.
아마 녀석들도 다른 응냨이들의 집을 털고 학살하면서 알 맛을 알아보게 되었을 것이다.
한두개 가지고는 간에 기별도 안갔는지 알이란 알은 죄다 깨서 마셔버렸다.
결국 얼마되지도 않아서 부화장에 있던 모든 알이 박살나버렸다.
봇제비들은 겨우 갈증이 풀린것 같은 표정으로 이젠 그렇게 시끄럽게 환영행사를 했던 응냨이들의 마을을 향했다.
“네쨔…”
후타리응냨이는 심심했다.
새끼응냨이들은 노는것도 노는것이지만 대부분 먹이를 찾는데 집중하고 있어서 자신과 놀아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루한 후타리응냨이는 잠시 미니탬버린을 쳤지만 그럼에도 심심하고 재미가 없어서 그냥 혼자서 돌아오는 길을 택했다.
혼자서 아장아장 걸어 집으로 돌아가는 후타리응냨이, 그 사이 먹이를 찾는데 집중하던 새끼응냨이들은 쥐도새도 모르게 굶주린 봇제비들에게 습격당해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짧은 목숨을 마감했다.
봇제비들은 날카로운 발톱으로 응냨이들을 저항하지 못하게 갈기갈기 찢어버린 뒤 그대로 집어삼켰다.
그런 잔혹한 광경은 마을에서도 펼쳐지고 있었다.
난데없는 포식자들에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는 응냨이들이었지만 워낙 느려서 봇제비들의 이동속도 앞에 상대가 되지 못했다.
바위 밑에 있던 집으로 숨는 녀석들도 있었지만 봇제비들이 집을 무너뜨려 죽이거나, 팔을 집어넣어 쓸어담아 나가기까지 했기 때문에 학살을 막을 수 있는건 아무도 없었다.
하필이면 이 순간 후타리응냨이가 마을로 돌아왔다.
“네쨔~!”
“세계평화?”
마을에는 침묵만이 감돌았다.
봇제비들이 응냨이들을 보이는 족족 습격해 죽이거나 산채로 삼키고 있었고, 엄마응냨이도 처참한 몰골이 되어 봇제비의 입안으로 삼켜지고 있었다.
“네쨔~! 네쨔~!”
잡아먹히는 엄마를 보며 울부짖는 후타리응냨이,
순간적으로 겁을 상실하고 엄마를 먹어버린 봇제비에게 달려들어 자신의 보물인 미니탬버린으로 마구 때려댄다.
엄마를 돌려달라며 있는 힘껏 때려보지만 봇제비는 “세계평화…?” 하면서 뭐하는건지 궁금해하기만 할뿐 아파하는 기색도 없다.
후타리응냨이는 응냨이들보다 몸이 작고 힘도 더 약하기 때문에 아무리 울부짖으며 때려도 애꿎은 미니탬버린만 박살이날뿐 상대는 꿈쩍도 안한다.
결국 미니탬버린은 완전히 산산조각이 나버렸고, 후타리응냨이도 처절하게 울며 맨손으로 때리다 완전히 탈진했다.
봇제비들은 재밌는 구경이라도 한듯 웃더니 후타리응냨이를 붙잡고 구석으로 몰고 갔다.
봇제비들은 재밌는 장난감이자 식량에 음흉한 웃음을 지었다.
봇제비들은 돼지국밥우동을 너무 오래 먹지 못하면 공복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피버상태가 되어버리고, 그 사이에 자신이 무슨짓을 했는지 모르는 특성이 있다.
곳곳에 봇제비들에 의해 죽거나, 약한 신음소리를 내는 응냨이들이 널려있었는데 봇제비들은 그런 응냨이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삼켜버린다.
응냨이들은 이들에게 그저 한입거리 간식일 뿐,
후타리응냨이도 지금은 그저 장난감이자 먹이 중 하나였다.
“네쨔… 네쨔아!”
필사적으로 울부짖으며 주변에 있는 응냨이들을 부르는 후타리응냨이, 하지만 이미 움직일 수 없을 정도의 심한 부상을 입었거나 죽은 녀석들이 이 부름에 반응할 수 있을리 없었다.
후타리응냨이는 이제 자신의 어디를 보호해야 할지 망설이며 짜리몽땅한 팔을 휘젓는게 고작이었다.
“네쨔…”
이쯤되자 완전히 절망한 후타리응냨이,
그런 상황에서 봇제비의 날카로운 발톱이 날아든다.
후타리응냨이는 그저 눈을 감으며 자신의 머리를 보호하는것 이외에 할 수 있는것이 없었다.
“네쨔~!“
후타리응냨이의 비명이 숲속에 울려퍼지는 순간, 갑자기 총소리와 함께 사람들이 몰려왔다.
”잡았다, 이놈의 봇제비 새끼들… 도망가서 아깝다 싶었는데 여기 다 모여있었네?“
사람들은 ”세계평화! 세계평화~!“를 외쳐대는 봇제비들에게 달려들어서 둔기로 후두려 패며 자루에 쓸어담았다.
아예 그 자리에서 모피를 벗겨가는 사람, 고기를 챙기는 사람, 사냥하는 사람들이 업무를 분담해서 각자의 일을 했다.
방금전까지만 해도 기세등등하게 후타리응냨이를 린치하던 봇제비들은 도망치기 급급했지만 사람들에 의해 바로 붙잡혀 봇제비였던 것이 되어 자루에 담겼다.
사람들이 한참 쓸어담고 있으니 한 여자가 홀로 살아남아 울고 있던 후타리응냨이를 발견했다.
“어라… 처음보는 응냨이네? 귀엽다~”
“네… 네쨔?”
죽을 위기에 처한데다 가족도 친구도 모조리 잃은 후타리응냨이에게 구원의 손길이 다가왔다.
후타리응냨이는 그런 여자의 손길마저도 두려웠다.
인간은 응냨이들의 천적이라는 특유의 생존본능 때문이었다.
완전히 망가져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미니탬버린으로 여자를 때리려 했더니 “저런, 불쌍하게도 완전히 망가졌네… 내가 고쳐줄테니까 가자?”라며 오히려 붙잡혀 산에서 끌려내려갔다.
후타리응냨이는 몰랐다.
자신을 끌고 내려왔던 그 여자가 응냨이 연구계의 1인자인 키타박사였다는 것을…
키타박사는 최근 등산객중 한명으로부터 어느 국립공원 에 응냨이들이 모여사는 마을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가보기로 했다.
응냨이들의 자연생태를 연구해보기에 이렇게 좋은 소재는 없었기 때문이다.
대략적인 위치와 준비물을 챙겨 제보받은 국립공원이 있는 시골로 내려왔다.
고속버스에서 내려 하루에 3번 밖에 다니지도 않는 버스로 환승해 근처 마을까지 이동한 뒤 민박을 장기간 빌렸다.
“멀리서도 왔네… 뭐 때문에 온거요?”
“산속에 응냨이들이 사는 마을이 있다고 해서요, 그거 연구하려고 일부러 내려왔습니다”
“고생이 많네… 근데 조심해요, 요즘 봇제비들이 사냥을 피해서 산속으로 들어갔거든… 아마 당했을지도 모르겠네”
키타박사는 민박주인과 봇제비사냥을 위해 내려온 다른 숙박객들에게 현재 상황이 좋지 않다고 들었다.
타지역에서 사냥을 피해 도망쳐온 봇제비들이 국립공원 산 속에 숨어 먹이 대용으로 응냨이들을 잡아먹고 있었기 때문이다.
“(중략)… 우리도 그래서 국립공원 측에서 유해조수(봇제비) 퇴치 의뢰를 받고 왔다는 말입니다. 부디 응냨이들이 무사했으면 좋겠군요”
다음날부터 키타박사는 봇제비 전문 사냥꾼들과 함께 다니며 응냨이들을 찾아나섰다.
길도 없는 산속을 몇시간이나 돌아다니는 여정은 쉽지 않았지만 생태연구와 응냨이 보호를 위해선 참을 수 있었다.
곳곳에 국립공원 직원들과 사냥꾼들이 놓아둔 봇제비용 덫에 걸려 죽은 봇제비들이 상당수 있었고, 굶주림에 죽은 녀석들도 간혹 보였다.
봇제비들의 발톱과 입 주위에 분홍색 살점이 묻어있었던 것으로 봐선 한동안 응냨이들을 잡아먹으며 버틴 모양이았다.
사냥꾼들과 국립공원 직원들은 현장 사진을 찍고 봇제비들의 시체를 회수해간 뒤 가죽을 벗기고 소각했다.
그러는 사이에도 다른 사냥꾼들과 키타박사는 봇제비 잔당과 응냨이들을 찾기 위해 산속을 누볐다.
그렇게 거의 쉬지 않은 3일 정도의 수색 끝에,
키타박사는 응냨이들의 공동부화장을 찾았다.
이미 알들은 죄다 깨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다.
온갖 험한 꼴을 다 본 봇제비 사냥꾼들마저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와… 이건 진짜 씨를 말려버려야겠는데?“
”놈들이 응냨이 집 박살낸건 많이 봤다만 이건 좀…“
“이건 너무 심한데요…”
키타박사가 할 말을 잃고 멍해지려는 사이, 사냥꾼이 희미하게 ”네쨔…“ 하고 우는 소리와 봇제비들이 날뛰는 소리를 들었다.
”뭔가 저쪽에서 우는 소리가 났는데?“
”아무래도 당하고 있는 모양이군, 빨리 갑시다!“
사냥꾼들은 샷건을 장전하고, 몽둥이를 집어들고는 소리가 들린 곳을 향해 달렸다.
도착한 응냨이들의 마을에는 봇제비의 발톱에 찢겨나간 응냨이들의 시체와 분홍색 흔적들, 무너져버린 바위 집 등 완전아비규환이나 다름없었다.
한편 키타박사는 유독 봇제비들이 몰려있는 곳을 슬쩍 살펴봤다.
한마리의 작은 응냨이가 여러마리의 봇제비들에게 둘러싸여 잡아먹힐 위기에 처해있었다.
”네쨔~!“
머리를 보호하며 작은 응냨이가 마지막 힘을 다해 울부짖자 사냥꾼들이 봇제비들을 일제히 조준사격하고는 총구를 거둔뒤 몽둥이를 들고 현장으로 쳐들어갔다.
봇제비들은 도망치려 했지만 인간들에게 붙잡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두들겨 맞고 자루에 실렸다.
키타박사는 그런 난장판 속에서 홀로 살아남아 울부짖던 후타리응냨이를 조심스럽게 안고 산에서 내려왔다.
”네쨔~? 네쨔!“
후타리응냨이는 지금 키타박사의 연구소에 있다.
비록 바보털 하나가 찢겨나가고 온몸이 상처투성이이긴 했지만 키타박사의 헌신적인 치료로 지금은 건강히 지내고 있다.
후타리응냨이와 마을을 덮쳤던 봇제비들은 그 이후로도 며칠간 이어진 사냥꾼들과 국립공원 직원들의 공세로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완전히 파괴되어버린 응냨이들의 마을에서 살아남은건 후타리응냨이 혼자였지만 키타박사에 의해 연구소로 오고 난 뒤새로운 응냨이들과 만나 친하게 지내는 중이다.
키타박사는 후타리응냨이의 상태를 보살피며 응냨이들과 유전형질이 어떻게 다른지 차츰 연구해볼 계획이었다.
키타박사가 고쳐준 미니탬버린을 치며 후타리응냨이는 해맑게 새 친구들에게 미소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