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치 더 락 마이너 갤러리

단편) 약간은 비틀린 봇치더락의 시작

ㅇㅇ(175.123)
2023-06-27 16:25:03
조회 1382
추천 28





1.




어렸을때부터 늘 혼자였다.


남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 늘 선생님과 함께 밥을 먹는 아이.


중학교때까지는 그나마 괜찮았다. 무시는 익숙했으니까.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괴롭힘이 시작되었다.


아무와도 말을 나누지 않은게 잘못이었을까. 아니면 기타와 밴드 굿즈를 치렁치렁 걸치고 온게 잘못이었을까.


언제부턴가 책상에는 조각칼로 낙서가 파여져 있고 사물함의 내용물은 물로 흠뻑 젖어있기 시작했다.


내 얼굴을 흘깃 쳐다보며 소곤소곤. 여러가지 음습한 괴롭힘. 


소심한 나는 그저 무대응으로 책상에 엎드려있을 수 밖에 었었다.



그러던 어느날. 


오늘도 점심은 매일 혼자서 밥을 먹는 계단 아래, 창고대용 공간.


하지만 매일매일 드나드니 괴롭히던 아이들에게 들켜버렸던 거겠지. 


갑자기 계단 위에서 물이 쏟아져내려온걸 보면.


덕분에 내 츄리닝은 이미 더러운 물로 흥건.


아... 학고 다니기 싫다... 부모님에게 부탁해서 자퇴할까...


그러던 때에 



" 너희들 지금 거기서 뭐 하는거야? "



하는 목소리가 위에서 들려왔다.


이럴때 가질 감상은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목소리가 참 아름답다고 느꼈다.


그리고 양동이를 땅바닥에 버리는 소리와 도망가는 발걸음들.


나는 무심코 목소리가 궁금해 계단 위로 고개를 내밀었고


붉은 머리의 그 아이와 눈이 마주쳤다.


귀엽다...





2. 





" 저...저기...이렇게 까지 해주시지 않아도... "


" 사양 할것 없어 고토 상. 집이 바로 학교 근처거든. 지금 시간엔 아무도 없을거야. 젖은 옷을 입고있으면 감기걸리니깐 우리 집에서 빨리 갈아입자. "


" 하...하지만 갈아입을 옷이... 그리고 민폐가... "


" 집에 비슷한 디자인의 져지가 있으니까 빌려줄게. 그리고 젖은 모습으로 내버려두는 쪽이 내 마음에 더 민폐야. "



그 이후 나는 이 붉은 머리 아이의 호의를 받아 그녀의 집으로 가고있었다.


간단한 통성명 후, 들은 이름은 키타 상. 붉은 머리결이 인상적인 아주 귀여운 아이였다.



" 자. 도착했어. 여기가 우리 집이야 "


" 저..저같은게 집에 들어가도... 역시 돌아가는게... "


" 빨리 안 들어가면 점심시간 끝나버린다구? "


" 드...들어갈게요! 시..실례하겠습니다..."



나는 키타 상의 집에서 간단한 샤워를 마친 후, 져지를 빌려입었다. 져지 여고생 냄새가 확 풍겨져서 자괴감도 약간.


사실은 키타 상이 역시 교복을 빌려주겠다며 권했었는데, 상의의 특정부분이 맞지 않는걸 보자마자 다시 져지로 돌아왔다.



" 고토 상, 혹시 이런 일 자주 있었어? "


" 뒤에서 몰래 괴롭힘 당한적은...있지만서도... 이렇게 지...직접적인건 오늘이 처음이에요... "


" 비겁하게 괴롭히는 녀석들 역시 용서할 수 없어. 내 기억이 맞으면 걔네들은 분명 시모교에 언니가... "



무언가 중얼거리는 키타 상의 이야기를 들으며 방 안을 구경하던 나는, 기타 케이스를 발견해서 무심코 손을 뻗었다.


여고생다운 팬시한 기타케이스였다.



" 아 혹시 고토 상은 기타 칠 줄 알아? "


" 네..? 네...어느정도는 꽤..."


" 잘됐다! 기타를 처음 연습중인데 통 소리가 나지 않아서 곤란했던 참인데... 혹시 봐줄 수 있을까 고토 상? "

" 저라도 괜찮다면 얼마든지..."



그 후로 기타가 아니라 6현 베이스였다는걸 깨닫고 키타 상이 좌절하는 해프닝이 있긴 했지만,


어찌저찌 학교로 돌아와서 오후 수업은 무사히 들을 수 있었다.


하교 전에 내 기타로 연주를 잠시 들려주자 키타 상이 무척 칭찬해줘서 기분도 많이 좋아졌다.


키타 상은 오늘 들릴 곳이 있어 바래다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내일이면 괴롭힘 문제는 괜찮아질거라고 했다.


빈말이었겠지만 나는 키타 상에게 감사를 전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3. 





다음 날, 내 책상은 조각칼 흔적 없이 깨끗한 걸로 교체되어 있었고 의자나 사물함도 어떤 괴롭힘의 흔적 없이 멀쩡한 상태였다.


그 뿐만이 아니라 어제 나에게 물을 쏟은 여자애들도 나를 멀리서 힐끗힐끗 쳐다볼 뿐 험담도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 쪽을 두려워하는 느낌...


의문은 쉬는시간에 키타 상과 만나 이야기하면서 풀렸다.



" 저 녀석들. 자매가 시모고에 다니거든. 입시를 뚫을 머리가 안돼서 여기로 떨어졌지만. "

" 그리고 내 예전 밴드 선배들이 마침 시모고라서 어제 밤에 찾아가서 자초지총을 말씀드리고 부탁드렸어. "

" 시모교는 진학목적고라서 자기 자매 때문에 자기한테 나쁜 소문이 나돌면 진학에 안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거든. 그래서 이런 쪽으론 민감하게 반응헀을 거야. "



속사포처럼 이야기하는 키타 상의 이야기를 100% 이해하진 못했지만, 요약하면 전 밴드선배들의 도움을 받아 내 괴롭힘 문제를 해결해 준 모양이었다.



" 가...감사해요. 키타 상... 저 같은거 때문에... "


" 으응 아무것도 아니야 고토상. 사실 전 밴드랑은 살짝 껄끄럽게 헤어져서 사과하러 가려고 했던 참이거든. 오늘 학교 끝나고도 한번 더 사과하러 갈거고... "


" 저...그럼 저도 함께 가도 괜찮을까요...? "


" 고토 상이? "



내가 본능적으로 뱉은 말에 키타 상이 놀란 얼굴로 쳐다보았다.



" 네... 키타상과 그 분들 덕분에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감사 인사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을 수는... "


" 너무 무리하지 않아도 괜찮아? 선배들은 시모키타자와 하코에서 활동하는 터라 사람도 많을텐데."


" 윽... 그...그래도 이번 건은 제 입으로 감사 인사를 드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



나는 목소리는 비록 떨릴지라도 결연한 눈빛으로 키타 상에게 내 의사를 표현했다.


키타상도 내 의지를 읽고는, 그럼 하교할때 함께 선배들에게 찾아가자고 권유해주었다.



이것이 앞으로 나의 인생과 함께할 밴드. 결속밴드의 첫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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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싶다는 욕구만으로 썼는데 개못쓴듯 ㅈ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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