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치 더 락 마이너 갤러리
응냨, 학대) 미지의 생물과의 조우
“미…?”
“응냨?”
“미이이…?”
어느날의 공원 구석, 응냨이들이 뭔가를 보고 주위를 둘러쌌다.
그곳에는 분홍색 츄리닝을 입고 분홍색 귀 같은 더듬이 두개와 바보털이 달린 생물이 쓰러져 있었다.
혹시나 천적이 아닐까 우려해 몇몇 응냨이들이 가까이 다가가려는 새끼들을 말리고, 다른 녀석이 나뭇가지를 들고 와 이곳 저곳 툭툭 건드려 본다.
“미…?”
아무리 건드려 봐도 반응이 없는걸 보니 죽은 모양이다.
죽은 것으로 보이는 생물은 온몸이 상처투성이,
츄리닝은 곳곳에 얼룩이 지고 찢어졌으며 한동안 굶었는지 몸도 많이 야윈 상태였다.
몸 크기는 응냨이들보다 조금 큰 수준.
특징으로는 귀처럼 생긴 더듬이 2개와 꼬리가 있고, 응냨이들과 똑같은 머리장식과 바보털이 달려 있으며 분홍색 츄리닝을 입고 있다는것 뿐이다.
물론… 살아 있었을 때 이 녀석의 원래 모습이 어땠을지는 알 수 없었다.
일단 좀 더 살펴보려 했지만 그때 갑자기 사람의 인기척을 느낀 응냨이들은 서둘러 근처에 있는 나무와 풀숲에 몸을 숨긴다.
그곳에 나타난 것은 어떤 남자였다.
“뭐야… 산책한다고 데리고 나와줬더니 재미도 없게 벌써 뒤져버렸잖아? 하여간 쓸모도 없는 벌레같으니…”
남자는 그렇게 말하며 그 정체불명의 생물을 주워 쓰레기통에 던져버리고는 근처에 있는 애완동물 가게로 갔다.
응냨이 몇마리가 눈에 띄지 않게 숨어서 애완동물 가게 안을 본다.
그 안에는 응냨이, 봇치노코와 “학대용 미니봇치”라는 생물이 있었다.
“미이이…? 미이이!”
응냨이는 안을 보며 소리쳤다.
남자가 아까 전 죽어있던 그 생물을 계산하고 다시 나오는 중이었다.
그가 산 것은 “학대용 미니봇치”
최근 들어 새로 나타난 신종 생물 중 하나로,
응냨이 학대를 반대하는 파와 봇제비에 대한 애호 과격파에 의해 응냨이와 봇제비에 대한 학대가 줄어들자 이들 대신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사용되는 생물이다.
성격이나 생활환경이 응냨이와 비슷하며 기타 연주를 사랑하는 특성이 있는데, 이 점으로 인해서 응냨이 대신 학대당한다.
심지어 “미~” “히잉” “응냨!” 하고 울며 감정표현을 하는 응냨이들과 달리 미니봇치들은 울음소리도 없어서 그저 몸의제스처와 표정만으로 모든 의사소통을 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열악하다.
남자는 미니봇치를 세마리 사서 나왔다.
한마리는 그 중에서도 좀 크고, 두마리는 태어난지 얼마 안된 작은 녀석이었다.
“야, 벌레들, 배고프냐?”
남자는 일부러 심기를 건드리듯 말했지만 미니봇치들은 그저 고개를 끄덕이는것 말고는 할 수 없었다.
이들은 그저 숨쉬고 먹는것 이외엔 입을 쓸 일이 없으니까.
“알았다 알았어… 하여간 먹을건 더럽게 밝혀대”
남자는 바로 애완동물가게에서 사온 미니봇치용 사료(가라아게맛)를 꺼내는둥 마는둥 장난을 쳤다.
미니봇치들은 바둥바둥대며 빨리 달라고 재촉한다.
남자는 좀 더 심기를 건드린 뒤 뭔가를 꺼내 큰 녀석에게 건네준다.
작은녀석 두마리가 왜 큰 녀석에게만 먹을걸 주냐는 듯이 남자를 때리지만, 남자에게는 전혀 아프지 않다.
이들이 진심으로 때려도 응냨이가 때리는 것과 파워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남자는 한참 얻어맞지만 오히려 미니봇치들의 기운만 빠진다.
한편, 먹이를 받아든 큰 미니봇치는 바보털과 꼬리를 흔들어대며 맛있게 그것을 베어물지만 바로 거품을 물고 바닥으로떨어져 경련한다.
“아, 미안… 그거 먹이 아닌데 깜빡했다”
미니봇치에게 먹인것은 다름아닌 벌레퇴치약.
남자는 처음부터 이들을 괴롭힐 목적으로 산것이었다.
남자는 한편으로 씨익 웃으며 남은 두 새끼미니봇치에겐 정상적으로 가라아게맛 사료를 줬다.
기절한건지 죽은건지 알 수 없어진 큰 녀석은 그대로 방치하고 그는 두마리의 미니봇치를 데리고 사라졌다.
그 모습을 본 응냨이들은 남자와 미니봇치들이 사라지자 바로 쓰러진 녀석에게 다가갔다.
분홍색 피를 흘리고 거품을 심하게 물며 경련했다.
하지만 응냨이들로서는 미니봇치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없기에 일단은 미니봇치를 함께 들고 애완동물 가게로 향했다.
“어서오세… 어라?”
손님이 온줄 알고 인사를 건넨 직원은 아무도 보이지 않아 이상함을 느끼는데, 밑에서 소리가 났다.
“미이이이! 삐이이이!”
“어라, 응냨이들이네? 무슨… 어?”
응냨이들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던 미니봇치를 내려놓고는 직원에게 필사적으로 살려달라고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직원은 일부러 모르는척하면서 응냨이들에게 가라아게를 하나씩 주거나 뭔가 다른 것이 필요하냐는 식으로 주의를 끌었다.
어쩌다보니 기타도 없이 공원에서 쓰레기를 뒤지며 살던 응냨이들은 죄다 가라아게와 기타를 하나씩 받아 행복한 표정이었다.
”오~ 기타 잘 어울리네, 원래는 돈 받고 팔아야 하는거긴 한데 오늘은 특별히 서비스로 줄게?“
직원은 어차피 팔아봐야 몇천엔인 응냨이용 싸구려 기타를 선심쓰는것처럼 공짜로 나눠주며 재고처리를 했다.
가라아게도 원래 가게에서 파는 응냨이나 봇치노코들을 위한거였지만 케이지 안의 응냨이들을 한끼 굶기는 정도로 처리해버렸다.
그리고… 그 사이에도 관심조차 받지 못했던 미니봇치는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응냨이들이 미니봇치를 보고 소리를 질렀을 때 직원이 달려드는 척 하며 상태를 보고는 일부러 응냨이들이 보라고 과장되게 고개를 저었다.
”이미 늦었어… 물론 너희가 최대한 빨리 데려와주긴 했지만 그때도 손 쓸수 있는 방법이 없었거든“
직원은 그렇게 말하며 죽은 미니봇치를 미니봇치들이 들어있는 케이지에 던져넣었다.
미니봇치들이 놀라서 케이지 구석으로 도망쳤다.
자신들이 여기서 팔리든 안팔리든 결국엔 이렇게 될 것이라는걸 어느 정도는 안 것이다.
직원은 응냨이들에게 지금 본 것을 잊어달라며 가라아게를 하나씩 더 주고는 가게에서 내보냈다.
응냨이들은 방금 본 것을 바로 잊어버리고는 가라아게와 새 기타에 환호하며 공원으로 돌아와 합주를 즐겼다.
다음날…
남자가 사서 키우던 미니봇치 한마리가 집에서 탈출했다.
함께 집으로 간 다른 미니봇치는 결국 남자의 폭력을 견디지 못한듯 했다.
혼자라도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도망치는 미니봇치,
겨우 공원으로 들어와 숨을곳을 찾다가 보도블럭에 발이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쿵 소리를 들은 응냨이들이 현장으로 달려간다.
쓰러져 있는 미니봇치,
얼굴부터 부딪힌건지 얼굴이 온통 분홍빛이다.
저 멀리서 남자가 “이 벌레 새끼, 얌전히 있으랬더니 어딜 쳐 도망가!” 라고 소리를 치는 것이 들려서 응냨이들은 미니봇치를 데리고 풀숲 속으로 숨었다.
응냨이들은 서로의 몸을 꾹 눌러서 물을 뱉어내 미니봇치의 얼굴을 씻어내고 그 위로 돌아다니며 물기와 피를 닦으면서치료효과를 내준다.
미니봇치는 갑작스러운 일에 놀라 응냨이들을 무의식중에 때리고 반항하기도 했지만 잠시 후 자신을 치료해주기 위해 했던 것임을 알고는 진심으로 머리를 숙였다.
하지만 그 순간 남자의 손이 위에서 나타나 미니봇치를 쥐어 들고는 “이 망할 벌레자식이, 집에서 얌전히 있으라고 했지! 기타도 ㅈ도 못치는 주제에 어디서 자꾸 까불어!”라며 있는 힘껏 바닥에 패대기 쳐버렸다.
응냨이들이 나서서 남자를 말려보려 했지만 남자는 다가오는 응냨이들을 모조리 걷어차버리며 미니봇치를 계속해서 패대기쳤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고 있으니 곧 멀리서 주민들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달려오는 소리가 났고, 남자는 죽은 미니봇치를 짓밟은 뒤 추격을 피해 도주했다.
너덜너덜해진 응냨이들이 미니봇치의 상태를 살펴보려 했지만, 서로 손이 닿기도 전에 응냨이들의 눈이 먼저 감기고 말았다.
응냨이들은 다행히 경찰들에 의해 신속하게 야마다동물병원으로 옮겨졌다.
생명력이 강한 응냨이들의 특성 덕분에 심하게 다쳤음에도 의외로 회복은 빠르게 진행되어 갔다.
“미… 히이잉…”
하지만 응냨이들은 자신들이 구해준 미니봇치가 어떻게 되었는가를 먼저 궁금해했다.
“어… 음, 안타깝게도…”
의사가 어렵게 입을 열었고 응냨이들은 결국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비록 자신과는 다른 종족에 말도 안 통하는 녀석이었지만 그럼에도 왠지 동질감이 느껴지는 생물이었는데 결국에는 지켜주지 못했다는 괴로움을 느낀것이다.
응냨이들은 한동안 치료를 받으며 신체부터 회복한 뒤, 키타박사의 연구소로 이주하여 멘탈케어를 받는 중이다.
그나마 애완동물가게 직원이 공짜로 나눠줬던 기타 덕분에 회복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모양이다.
하지만 남자는 결국 잡히지 않았고,
오늘도 학대용 미니봇치는 애완동물가게에서 떡하니 팔려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