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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냨, 학대] 회색 주마등(하)
ㅇㅇ(1.235)
2023-07-21 19:12:41
조회 1552
추천 55
응냨이 학대 요소 있으니 싫어하면 뒤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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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냨이 학대 요소 있으니 싫어하면 뒤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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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빗자루를 기타로 보고 연주 연습하고 있었지? 네~ 아웃!”
찰싹!
“미이이이이!!!!”
응냨이 자매가 이 집에 끌려온지 벌써 일주일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응냨이 특유의 쫀득쫀득하고 탄력있는 싱그러운 분홍빛 가죽은 이제 온몸을 뒤덮는 아픈 멍과 채찍 자국으로 가득차 있었다.
남자가 불합리하게 휘두르는 채찍의 고통이 익숙해질리도 없고, 오늘도 반쯤은 화풀이로 무자비한 벌이 무방비 상태의 등에 뿌려진다.
“삐…삐이…”
온몸이 고통스러운 와중에 특히 상처로 가득찬 등은 기타 봉오리의 모습조차도 볼 수 없을 정도로 찣겨나가 바깥 공기에 닿는 것 만으로도 늘 극심한 통증을 일으켰다.
”정신 좀 차려. 그쪽에서 자고 있는 쓰레기도 깨우고.“
그렇게 말하며 방을 나서는 남자. 비틀거리는 응냨이의 시선 끝에는 괴로운 표정을 짓고 누워 있는 동생응냨이의 모습이 있었다. 간신히 가까이 다가와 몸을 흔들어도 대답이 없었다.
”미이…미이…“ 또르륵
꽉 껴안아 얼굴의 눈물을 닦는다.
간신히 들리는 가냘픈 숨소리에 안도하면서도, 언제까지 이 생활이 계속될까 생각하니 동생처럼 얼굴을 찡그리며 울 수 밖에 없었다.
*
“오, 이정도면 꽤 했네, 오늘도 수고했다. 점심 주는 걸 까먹은건 내 책임이니까 오늘 하루치로 많이 먹어놓도록.”
응냨이 자매의 눈 앞에 저녁밥이 떨어졌다.
오늘의 메뉴는 여태까지와 같은 곤충 사료, 한창 먹을 때의 응냨이들에게는 맛도, 양도, 무엇 하나 만족할 수 없는 식단이었다.
“뮤… 우적우적”
“미이… 깨작깨작”
그래도 밥은 밥이니 달려드는 응냨이자매.
스트레스로 인해 미각이 서서히 희미해지는 것을 날마다 실감하는 것은 괴롭지만, 그렇다고 굶어 죽을 수는 없으니 식사를 하며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랜다. 응냨이 자매에게는 이 시간이 노예생활에서 마음의 버팀목이 된다.
“삐이… 꼬르륵”
“먀…”
식사를 마친지 얼마나 되었다고 배가 굶주림을 호소한다. 어설픈 양의 먹이는 몸에 활력을 주기에 아예 굶어 괴로워할 힘조차 없는 것보다 괴로웠다.
“미이…” 문질문질
“응냐아..” 꾹꾹
응냨이 자매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오로지 상처투성이의 배를 너덜너덜한 팔로 꾹꾹 누르는 것 뿐이었다.
“그럼 3시까지 잘 부탁해. 조금 길어지더라도 꼭 4시 전에 끝내놔.”
온 몸이 빳빳해지는 악마의 선고는 꼬르륵 소리를 뚝 그치게 했지만, 몸의 떨림은 계속되었다.
*
”히이잉… 미이이… 훌쩍“
”삐이…”
지금은 새벽 3시 30분. 남자가 시킨 잡일을 끝내자 응냨이 자매는 잠지리에 드는 것을 허락받았다.
째깍째깍째깍
두 마리의 귀를 가차없이 괴롭히는 것은 냉혹한 시계바늘의 소리. 시간은 그들에게 온정을 베풀며 기다려주는 일 없이 앞으로 나아간다.
“미이.. 미!” 뽁뽁
동생 응냨이가 울면서 시계를 약하게 두드린다.
아마 이 시계를 멈추면 내일이 오지 않을 것이라고 진심으로 믿고 있을 것이다.
“미.. 미!” 뽁
3시 32분
“응냨!” 빡
3시 35분
“히이잉…” 퍽
3시 40분
”미이.. 훌쩍.. 미!!!!! 먀아아아아!!!“
내일만의 지옥을 향해 나아가는 시간을 막으려고 헛된 저항을 하던 동생 응냨이는 다시 한번 절망하며 울음을 터뜨린다. 생태계 최하층의 응냨이에게 이 세상의 기본이 되는 시간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미이…“ 꼬옥
그러고 있는 동생 응냨이에게 언니 응냨이가 다가와 다정하게 껴안는다.
“미이.. 훌쩍”
“응냐응냐“
어느새 시간은 3시 49분. 미이 미이 거리며 눈물을 글썽이던 두 목소리는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마침내 잠이 들 수 있었던 것이다.
*
11분 후
“삐삐삐삐삐삐삐”
“먀아아아!!!!!“
”삐이이!“
요란한 전자음과 함께 응냨이 자매의 울분이 온 집안에 울려퍼진다. 꿈의 세계로 도망치지도 못한채 참혹한 현실로 억지로 끌려온 응냨이들의 고통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어설픈 휴식은 내일에 대한 두려움을 더할 나위 없이 키운다.
”응냨!!! 응냨!!!!!!“
정신적, 육체적 고통과 피로로 목소리가 안나올 때까지 응냨이들은 아무에게도 닿지 않는 호소를 계속 반복했다.
*
*
*
”오늘은 설거지를 시킬거야. 깨면… 알지?“
”…….삐이…“ 끄덕끄덕
응냨이 자매가 이곳으로 끌려온지 어느새 3주가 지났다.
견딜 수 없는 고통과 심장을 얼려버리는 공포 밖에 없는 지옥 같은 날들이었다.
몸은 매일 늘어나는 멍에 의해 울긋불긋 변색되어가고, 낫기는 커녕 늘어만 가는 상처는 움직이는 것조차 아프게 한다. 주름진 미간과 수면 부족으로 인한 다크서클은 산전수전을 다 겪은 성인 응냨이조차 짓기 힘든 표정을 짓게 만든다.
노예 생활 중에서 가장 힘든 것은 수면부족이었다. 수면부족으로 인해 판단력과 체력은 매일매일 악화되어 실수만 늘고, 실수가 늘어 채찍질과 함께 잔업도 늘어나는 악순환이 완성되었다. 잠을 허락 받은 후에도 언니가 잠들자 동생이 공포에 질려 울음을 터뜨리기 때문에 언니 응냨이가 동생을 달래느라 제대로 잠을 이룰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었다.
그래도 두 응냨이가 아직도 살아있는 것은 생명유지의 양분이 되는 벌레 먹이가 하루도 빠지지 않고 배급되는 것과, 서로 의지하는 소중한 가족이 곁에 있어주는 것 덕분이었다.
응냨이 자매에게 서로는 가족을 넘어, 끈끈한 인연으로 맺어진 그 이상의 존재가 되었다.
“미이미이..” 달그락달그락
“응냐앜..” 뽀득뽀득
두 마리 모두 스트레스가 극에 도달한 지금, 사소한 실수로 접시를 깨뜨릴 위험은 점점 높아지고 있었다. 그렇기에 언니 응냨이는 더 많은 접시를 관리하게 될 걸레질 담당을 자원했고, 동생 응냨이는 이에 고마워하며 비틀거리는 발걸음을 이끌며 접시를 나른다.
대충 옮긴 뒤에 쉬고 있으라는 언니 응냨이의 말에 진심으로 고마워하며 차근차근 이동한다.
“미잇…”
공간이 일그러진 것인가 착각할 정도로 심한 현기증, 눈 앞이 깜깜해진다.
“응냨!”
머리가 깨질 듯한 두통과 이명을 참으며 의식을 유지하려 하는 동생 응냨이. 동생 응냨이는 조심스럽게 다음 걸음을 내딛는다.
“….응냨?” 쨍그랑!
내딛지 못했다. 어찌된 일인지 다리를 움직이려 해도 제자리걸음 뿐이다. 심한 이명이 계속되어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힌다.
형언할 수 없는 위화감과 혼란이 소용돌이치는 가슴은 쿵덕쿵덕 날뛴다. 뇌가 떨린다.
울먹이며 눈을 천천히 뜬 동생 응냨이. 어째선지 모든 것이 옆으로 꺾인 세상과, 자신에게 달려오는 언니의 모습이 보인다.
*
연대책임으로 채찍질을 당해 빈사 상태가 된 언니 응냨이는 정신력으로 간신히 버티며 동생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끼익…
문이 열리고 남자가 들어온다.
“일단 얼굴 정도는 봐둬.”
그렇게 중얼거리는 남자의 목소리에는 동정심의 ㄷ자도 담겨있지 않았다. 담담하게 쓰레기를 던지자 언니 응냨이의 눈 앞에 “무언가”가 떨어졌다.
“밋”
끔찍해 끔찍해 끔찍해 끔찍해 끔찍해
피와 상처 사이로 보이는 내장
셀 수 없을 만큼의 멍
피와 분뇨가 섞인 불쾌한 냄새를 풍기며 누워 있는 그것은 원래 모습을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붓기와 흉터로 뒤덮여 있었다. 언니 응냨이가 간신히 ”눈“, 아니, 눈이 있었던 곳에 흘렀던 물방울 자국을 눈치챈 순간, 산산조각난 마음을 하나로 잇던 실들이 끊어지는 것을 느꼈다.
”얼마 안 팼는데 원래 이렇게 빨리 죽는건가? 요즘 노동응냨이는 2인 1조가 기본이라서 한마리 남아도 별 쓸모가 없고…“
언니 응냨이의 처분을 고민하던 남자는 먼 곳을 바라보고 있는 언니 응냨이를 곁눈질하며 마음을 굳힌다.
”뭐, 됐다. 버리는게 낫겠네. 이정도면 꽤 오래 갖고 논거고. 또 애가 2마리 있는 응냨이를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남자에게 있어서 노예로나마 가치가 있는 것은 2인 1조의 응냨이 자매였고, 한 마리가 죽은 시점에서 남은 한 마리는 쓰레기 이하의 무가치한 것이었다. 응냨이들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아 갔지만, 정작 남자는 응냨이 자매를 생명으로 보고 있지도 않았다.
*
더듬이가 잡힌 언니 응냨이는 축 처진채로 하늘을 날았다.
그 텅 빈 눈에는 무엇이 비치고 있을까?
아주 잠깐이었던 엄마와의 만남?
힘든 나날 속 유일한 희망인 동생?
마지막만이라도 행복하고 싶다는 욕망에 휩싸인 응냨이는 일상의 기억 하나하나에 매달려보지만…쓰레기통 속에 파묻힌 응냨이의 표정은 점점 일그러져만 간다.
채찍으로 피부가 가차없이 찢어진 아픔이 기억났다.
잠도, 휴식도 없이 엄마의 원수를 위해 일한 고통이 기억났다.
마음의 버팀목이었던 소중한 동생의…. 시체가 기억났다.
응냨이의 주마등은 동생의 끔찍한 시체를 시작으로 노예 생활 중의 고통과 괴로움으로 가득 찬 나날들로 물들어만간다.
이걸로 고통에서 풀려날 줄 알았는데.
죽기 전이라고 해도 안식이 찾아왔어야 하는데.
결국, 응냨이 자매에게 구원은 없었다.
“응…ㄴㅑㅋ….”
마침내 쓰레기통에서 숨쉬던 희미한 생명이 끊어졌다.
숨이 끊긴 그 순간까지 노예는 노예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