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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의 영혼

통쾌자
2023-07-31 08:50:45
조회 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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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떠도는 ■■■가 있었다.

■■■는 자신이 무슨 동물인지 기억하지 못했다.

아무리 돌아다녀봐도 자신과 비슷한 생물이 없어서 도무지 자신이 무엇인지를 알 수가 없었다.

그나마 알고 있는 것은 두 가지였다.

자신이 살아있는 게 아닌 영혼이라는 것과 아무도 자신을 보지 못한다는 것.

그래서 ■■■는 늘 혼자였다.



도시를 배회하던 ■■■는 어느 가게에서 문어같은 생물들이 잔뜩 쫓겨나는 것을 목격했다.

"응냨이가 또 왔어!"

"응스코 불러!"

가게 주인이 전화를 걸자 어떤 사람이 와서 응냨이로 불리는 문어들이 숨어있는 곳을 발견해 모두 쓸어버렸다.

■■■는 응냨이들이 불쌍했다.

그렇게 생각하던 중에 ■■■는 잡혀가던 응냨이들이 이 쪽을 보고 눈물짓는 게 느껴졌다.

처음엔 기분 탓이라고 생각했으나, 무언가 찔리는 것 같기도 했다.



■■■는 이런 이상한 기분을 뒤로 하고 다시 길을 떠났다.

걷는 내내 정오의 햇빛이 ■■■를 괴롭게 했다.

단순히 영혼이라 괴로운 건지, 다른 이유가 있어서 그런 건지는 불명이었다.

한창 햇빛을 뚫고 걸어가니 어느 공원에 도달했다.

공원에는 노란색 토끼와 빨간색 늑대가 몸을 부대끼며 정답게 놀고 있었다.

둘은 정말 오랫동안 알고 지냈는지 사이가 좋아보였다.

■■■는 뭔가 이상했다.

분명 이 동물들은 처음 보는데, 아득히 먼 옛날에는 본 것 같았다.

심지어 ■■■ 자신도 이들과 가까웠던 것 같았다.



"저기 봐, 온통 분홍색이야!"

빨간 늑대가 노란 토끼에게 말했다.

"!"

■■■는 당황했다.

자신은 영혼이라 보일리가 없었다.

그러나 이 공원에 늑대가 말한 분홍색은 자기밖에 없었다.

"정말이네? 너도 이리 와! 다 같이 놀자!"

토끼도 자신을 볼 수 있는 것 같았다.

"나, 난 그럴 수 없어. 난 살아있지 않은걸..."

그러나 토끼와 늑대는 전혀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었다.

"괜찮아! 넌 우리와 비슷하게 생겼는걸! 너는 무슨 동물이니?"

"모르겠어. 나도 내가 누군지, 언제 어떻게 죽었는지 기억이 안 나."

■■■는 아무것도 대답을 못 하고 말을 돌렸다.

"너희는 누구야? 원래 그렇게 친했어?"

"응! 나는 키댕이야! 이쪽은 니지토끼고. 우리는 항상 이렇게 같이 놀았어! 그런데 가끔씩은 어딘가 허전하더라고. 마치 다른 누군가가 또 있었던 것 같이."

■■■는 자신만 이상한 게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최소한 자신이 보이고, 동일한 기분을 느끼는 이들이 있으니 덜 외로웠다.

"나도 그래. 오늘 처음 봤는데도 너희가 익숙했거든."

"그럼 너도 우리랑 지낼래? 여기는 아무도 괴롭히는 인간이 없어서 좋아!"

"난 어차피 인간한테는 안 보이는데..."

"그러면 더 좋지! 우리만 볼 수 있는 거잖아? 부럽다, 나도 인간들 눈에 안 보였으면 좋겠어!"

"그게 좋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래. 앞으로 잘 부탁해."



그렇게 ■■■는 이곳에 정착했다.

새로 사귄 친구들은 여러모로 ■■■를 배려해주었다.

비록 아무것도 알아내지는 못하고 있었지만 이제 ■■■에게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다.

이런 나날만 영원하면 더 바랄 게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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