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치 더 락 마이너 갤러리
봇제비, 학대) 우주로 쏘아올려진 세계평화호
“잠시 후, 봇제비와 키댕이, 니지토끼들을 실은 무인우주선 세계평화호가 우주로 날아오르게 됩니다. 그동안 사람들에게 혐오받으며 보양식이나 학대용 장난감으로서 쓰이던 이들은 이제 우주라는 영원한 자유를 향해…”
어느 우주센터 안,
발사대에 있는 무인우주선에는 봇제비와 키댕이, 니지토끼라는 생물들만이 실려있다.
이들은 인간과 평화롭게 사는 세상을 원했지만 현실은 그들에게 너무나도 가혹했다.
털이 마구 빠지고 날리는 경우가 많아 가까이 하기를 꺼리는 사람들도 많았고, 다른 녀석들이 얌전하게 인간에게 적응하며 친하게 지내더라도 봇제비란 놈들이 “세계평화! 세계평화!” 시끄럽게 소리를 질러대거나 돼지국밥우동을 먹어야 한다며 식당에서 소란을 피우기도 해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샀다.
그러다보니 키댕이와 니지토끼들도 친구이자 동료인 봇제비를 지키기 위해 나섰고, 결국에는 나란히 학대당하거나 끓는 물 또는 뜨거운 불속으로 사라지는 운명.
그런 일이 있다보니 우주항공국에서 녀석들을 그냥 우주로 보내버려서 지구에서 다시는 이들을 볼 일이 없도록 만들어버린 것이다.
우주선 안에선 녀석들이 열어달라며 문을 두드려보지만 이미 잠긴 문은 열리지 않는다.
한때 우주항공국이 “응냨스텔라 익스프레스”라고 해서 유해조수였던 응냨이들을 우주로 쏘아올린 뒤 기체를 파괴하거나 조난시키는 방법을 자주 쓰곤 했는데, 이들이 타고 있는 세계평화호야말로 그 기술의 결정체다.
숨을 쉴 수 있는 여압장치나 우주선을 조종할 수 있는 조종장치는 당연히 빠져있고, 응냨이들 때는 그나마 먹이와 기타라도 챙겨줬지만 이번에는 아무것도 없는 진정한 맨손으로 보내버린 것이다.
특히 응냨스텔라 익스프레스 때는 유인우주선 캡슐을 이용했지만 세계평화호는 완전 무인우주선으로서 한번 발사되면안에서는 그 어떤것도 할 수 없다.
응냨이들은 응냨피아라도 발견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지만 과연 녀석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그러는 사이에 세계평화호는 우주로 날아올랐다.
안전벨트도 좌석도 없는 우주선 안,
엄청난 중력가속도를 느끼는 이들은 바닥으로 짓눌리는 느낌이었다.
“스에에에계펴어어엉호아아아아!”
말도 제대로 할 수 없는 고통이 온몸을 짓누른다.
새끼봇제비나 후타리봇제비들은 이미 기절해버렸다.
키댕이나 니지토끼들도 극심한 고통에 바짝 엎드려보지만 끝날 기미는 보이지를 않는다.
놀랍게도 아직 발사한지 1분이 채 지나지 않은 상황,
앞으로 7분여간은 이 상황이 계속될거라는걸 이들은 몰랐다.
한편 지상에서는 다음에 우주로 떠나야 할 수백마리의 봇제비와 키댕이, 니지토끼들이 밥을 먹고 있었다.
이들은 밖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전혀 몰라야 하기 때문에 발사장에 있는 전용 격리실에서 키워진다.
녀석들은 우주선에 탑승할때 발사대로 직행하는 엘리베이터에 타게 되며, 최초반입 및 탑승통로는 모두 가림막이 되어있어 그저 인간이 지시하는대로 밀려 들어갈 수 밖에 없다.
키워지는 도중에도 인간의 지시를 무시하거나 도망치려 하면 바로 붙잡혀 걷어차이거나 사살당하기 때문에, 살기 위해서라도 인간들의 지시에 절대적으로 복종해야 한다.
당장 발사 직전에도 우주선에 타지 않으려고 고집피우던 키댕이와 후타리봇제비 몇마리가 관리요원에 의해 사살당했고, 위협사격을 가해 게이트에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하면서 문을 닫고 게이트를 분리한다.
그렇다보니 녀석들 입장에서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은 현실적으로 없다고 볼 수 있겠지.
발사 7분 뒤, 세계평화호는 우주에 들어섰다.
이미 대부분의 생물들은 중력가속도에 의해 기절해버렸고, 거기에 이제 저산소와 무중력이 추가된다.
우주선에는 여압장치가 없기 때문에 이들에게 숨을 쉰다는 선택지는 처음부터 없었다.
먼저 기절하거나 호흡이 끊긴 새끼들이 거꾸로 떠오르기 시작한다.
응냨스텔라 익스프레스 당시에도 죽은 응냨이들이 거꾸로 떠오르는 상황이 자주 벌어졌고 우주선내에서의 생체반응도 없었지만, 이후 우주방사선에 의해 별도의 호흡을 하지 않아도 살 수 있도록 진화되어 우주를 떠돌던 중 우연히 응냨피아를 발견해 정착한 사례가 있었다.
죽은 봇제비와 키댕이, 니지토끼들이 우주선 안을 떠다닌다.
연구진들이 비교를 해보니 오히려 응냨이보다 빨리 뻗었고, 사망률도 훨씬 높았다.
봇제비들은 우주선에 탄 전원이 사망해 뒤집혔고, 키댕이가 소수나마 살아남아 호흡을 하기 위해 고통스러워하고 있었으며, 니지토끼는 목을 잡고 잠시 허우적대다 뒤집혔다.
만약 산소가 있었다 하더라도 숨을 쉬어야 하는 동물만 수백마리였기 때문에 한모금씩만 들이쉬어도 버티는게 대단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그 사이에 헥헥대며 조금이라도 산소를 얻으려던 키댕이들 마저 곧 숨이 끊어지며 뒤집어올랐다.
동물 전원이 사망했지만 우주선은 계속해서 진행한다.
우주방사선에 의한 진화여부도 확인해봐야 하니까.
그 와중에 죽은 봇제비에게서 새끼가 나온 광경도 잡혔다.
아마 중력가속도에 의해 한참 몸이 짓눌릴 때 태어난것으로 추정된다.
봇제비나 키댕이, 니지토끼는 응냨이나 노코와 다르게 알을 낳지 않고 단위생식을 할 수 없으며, 이종간 교배도 불가능하다.
동족간 교배를 통한 번식으로 새끼를 낳는 포유류와 비슷한 특성을 지닌다는것이지만 그만큼 임신기간도 길고 봇제비가 새끼를 낳는것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렇기에 우주에서 죽은 봇제비와 새끼는 그동안 밝혀진 적 없는 봇제비의 출생과정을 밝히는 하나의 중대한 발견이라 볼 수 있었다.
한달정도 상황을 살펴봤지만 죽은 동물들에게서 변화는 없었다.
응냨이가 우주방사선으로 인해 돌연변이가 된 것이 약 한달 정도 걸렸기에 그 정도를 지켜본것이지만 이들에게는 변화가 없었다.
꿈틀거리는 녀석도, 뭔가 소리를 내는 녀석도 없었고 그저 카메라에 잡히는건 떠다니는 녀석들의 시체와 털들 뿐이었다.
결국 더이상 관찰의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 연구진들은 태양쪽으로 궤도를 수정해 영원한 여행길로 보내줌과 동시에 다음 봇제비, 키댕이, 니지토끼들을 싣고 우주선을 쏘아올렸다.
과연 이 녀석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