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치 더 락 마이너 갤러리

(응냨, 학대)언젠가 만날 수 있다면 (3)

ㅇㅇ(160.202)
2023-08-10 05:39:32
조회 628
추천 33

"오늘 몫은 보통 밥이지만 다음부턴 건식사료니까 참어.

그럼 집 잘 보고.   

……너무 조용한데 이상하네.”철커덕끼익쿵






주인의 물음에 반응하지 않고, 응냨이는 그저 가만히 창밖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저 두 마리는 사실 그 응냨이 가족이 아니라 다른 가족이였어. 이러고 있으면 분명... 조만간...


1일 경과


오늘은 사정이 나빴겠지... 분명 그럴거야...


3일 경과


무슨 문제라도 있었던 걸까… 괜찮… 을까...


1주일


.........으윽... 흐윽...으윽... 흐악... 삐으악......


무엇을 하는 것도 아니고, 무엇이 있는 것도 아닌 바깥 경치.


한때 세상에 밝은 색을 주었던 친구가 있었던 곳이었을 텐데, 지금은 그 모든 것이 어둡고 흐릿해 보입니다.


그리고 창문 근처에 누워 있을 때, 천천히 흐르는 눈물과 함께 의식이 녹아내렸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곳은 주변이 하얀 구름에 싸인 신기한 세상이었습니다.

조금 전까지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졌을 마음이 일전에 아무런 흔들림도 느끼지 못할 정도로 가벼워졌습니다.


미잇♪ 응냨!


응미! 미이이!♫


이상하게 생각하고 주위를 둘러보니 멀리 떨어진 곳에 행복하게 맞닿아 있는 응냨이 가족의 모습이 있었습니다.


밍!!? 미익!!!


집응냨이는 황급히 달려갑니다.


틀림없이 그 응냨이 가족이였습니다.


다행이다!! 드디어!! 드디어 만났구나!!

기다려!! 하고싶은 말이 너무많아!


간신히 코앞까지 도착한 응냨이. 지금까지 쌓아온 마음을 담아 조심조심 팔을 부모와 자식 쪽으로 뻗었습니다.




철썩!!!!




……미??







뻗은 팔은 뿌려쳐지고 눈앞의 가족은 무서울 정도의 표정으로 이쪽을 노려보고 있습니다.

뭐, 왜...? 라고 당혹감으로 가득 찬 그 목소리를 시작으로

친구였을 입에서 믿기 힘든 말들이 잇따라 터져 나옵니다.


지랄하지마!!! 우리 목소리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지만 안전하게 숨었으면서!!

창문을 깨서라도 구해줬어야지! 병신같이 창문을 촐싹거리기만 하고...!!

너만 없었다면!! 우리는 아무일도 변함없이 평온하게 둘이서 꿈을 쫓으며 살아갈 수 있었어!!

친구의 비명에도 귀를 틀어막고!! 장래 유망한 자식의 꿈도 주인을 이용해서 부숴버린 놈!! 최악이야! 나가 죽어버려!



뭐 하나 대꾸할 수 있을 리가 없었습니다.


응냨이도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궁지에 몰린 그 때에서조차 자신은 무의식중에 애완응냨이로서의 안전한 길을 택했다는 것을.

사랑하는 친구의 가족을 돕기 위해 두께 3mm의 얇은 벽을 넘을 용기조차 없었다는 것을.

아무리 생각해봐도 저울은 아주 쉽게 자기보신 쪽으로 기울었다는 것을.


죄책감은 마음에 엄청난 균열을 일으켰습니다.

아무리 잘못을 뉘우쳐도 한탄해도 다시는 손에 닿지 않는 벽 너머에 있었을 행복.


응냨이의 마음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은 이제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미안해요!! 미안해요!! 용서해주세요!!   

제발!!! 사과할께!! 뭐든지 할께!!

나를 더 이상 그 차가운 눈으로 보지마......


이제 몸을 움직일 기력도 남아 있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은 땅바닥에 기어다니며 눈물을 흘리며 사과의 말을 반복하는 것뿐입니다.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 ㅎ... 애요...



용서………… 해……. 주………세………..



응냨이의 누구에게 닿지도 않을 사과는 아무도 없는 허공을 향해 떠나가 허무하게 퍼져나가 사라져 갑니다.


몸이 시들어 최후를 맞는 그때까지 죄책감에서 벗어날 리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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