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치 더 락 마이너 갤러리
응냨, 학대) 응냨이와 여름과 마을: 자유연구 숙제편 (7월 21일)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20313117#2
디시 글씨수제한 좆같아서 그냥 일일별로 나눠서 올리기로 했음
--------------------------------------------------------------------------
7월 21일
[응냨이로 관찰일기를 쓰기로 했습니다.이유는 어떤 식으로 커져갈 지 알아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공원에서 발견한 응냨이를 가지고 돌아갔습니다. 이름은 커비로 했어요. 게임 중에 별의 커비랑 닮았기 때문입니다.
커비는 아직 작아서 계속 울고 있었어요. 풀은 안 먹어서 내일 먹이 같은 거 사오려고요.]
승강구에서 책가방을 멘 아이들이 줄줄이 나온다. 한 소년이 친구들과 이야기하며 하교하고 있었다.
"엄마가 말이야, 자유연구숙제 빨리 하라고 한다니깐. 생각이 안 나서 안 한하고 있다고 하는데."
방학식을 마치고 내일부터 드디어 여름방학. 아지랑이 흔들리는 아스팔트 주택가를 초등학교 5학년 아이들이 걸어간다.
“우리 집도 그래. 작년에 마지막 날에 시작해서 엄청 화내셨어."
그치, 그치, 라고 담소하는 사이, 헤어져서 자택쪽으로 가야되는 길에 와있었다. 친구에게 손을 흔든 소년은 혼자 지름길인 공원 안을 슬쩍 지나간다.
"더워, 음수대에서 물 마시고 가야......응?"
음수대 수도꼭지에 입을 가까이 댄 소년의 시야에 무언가가 비쳤다. 짧은 걸음으로 느릿느릿 수도 옆을 걷고 있다.
둥그스름한 형태, 여름 햇살에 반짝반짝 반사되는 파란색과 노란색 장식에 깡충 튀어나온 촉각. 울상 같기도 하고 즐거운 미소로도 보이는 희한한 눈.
"응냐응냐…"
응냨이다. 어디에나 있는 작은 육생 연체동물. 소심한 성질 때문에 이렇게 사람 가까이 있는 것은 드물다.
“물먹으러 왔나?”
소년은 응냨이라는 것에 대해 잘 몰랐다. 애초에 본 적이 별로 없기 때문에 알 기회가 오지 않았다.
그런 때 소년의 머리에 번뜩임이 일어났다.
“...... 그래. 응냨이 관찰일기를 쓰자!"
매년 여름방학숙제 고민거리, 자연과목 자유연구. 나팔꽃 같은 꽃은 봐도 재미없지만 동물이라면 매일 다른 걸 하니까 많이 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렇게 결정되면 곧바로 근처의 자신의 집으로 달려갔다. 지금이라고 하지만 이른가 거실에서 휴식을 취하는 어머니에게 소년은 말한다.
"있잖아 엄마, 응냨이 키워도 돼? 길에서 줏어올거니까 공짜고!"
"응냨이? 갑자기 왜.”
“자유연구 숙제로 하려고. 일기로 쓸거야."
납득이 간다는 듯이 눈을 깜박인 어머니는 잠시 생각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더니,
"흠? 뭐 괜찮지 않을까? 아빠 돌아오시면 여쭤봐."
소년은 눈을 빛낸다.
"먼저 공원에 있던거 챙겨올게! 사라질지도 모르니까!"
“그래도 미리 키울 준비라든가……뭐 괜찮은가. 조심하구.”
소년은 현관으로 걸어가자 딱정벌레용 투명한 벌레채집통과 벌레잡이그물을 들고 뛰어나갔다.
"어디로 갔을까..."
공원 안을 둘러본다. 아까 있던 음수대 근처를 찾아봐도 보이지 않았다. 벌써 숨어버린 것일까. 소년이 그늘을 둘러보고 있을 때,
"먀먀, 먀-먀..."
작은 울음소리를 확실히 알아들었다.
방재창고 뒤, 키 큰 풀로 지켜진 공간에 작은 구슬이 굴러다니고 있다.
"있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것이다, 응냨이 아기이다. 미성숙한 더듬이를 움직이며, 응냨응냨 울고 있다.
“작다. 아까 껀 아니지만…뭐 어때!"
그물을 사용할 필요도 없이 소년은 손가락으로 그것을 집어 올린다.
“응냨⁉+ 힝!”
힘없이 저항하는 응냨이를 상자에 넣는다. 풀이 자라는 곳에 있어서 풀이 필요한가 싶어 소년은 근처 잡초를 뜯어 함께 넣었다. 폭삭폭삭 내리는 잎사귀에 덮여 보이지 않는 응냨이.
"히잉..."
집으로 돌아온 소년은 2층 자기 방으로 뛰어 올라가 벌레 바구니 뚜껑을 열었다.
"나와봐~"
풀 밑에서 쭈뼛쭈뼛 핑크빛이 얼굴을 내밀다. 더듬이의 뿌리 쪽에는 아직 머리 장식이 없고 등도 둥글고 기타가 자랄 조짐은 없다. 문어랑 닮은 점이라고 하면, “><”라고 하는 형태의 눈 뿐이다.
"먀-먀미...?"
불안하게 우는 응냨이에게 소년은 말한다.
오늘부터 키울 테니 잘 부탁해. 관찰일기를 위해서야.”
"응냨?"
이 개체는 아직도 생각처럼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는 듯 고개를 기울여 신기한 표정을 지었다.
"이름은…… 카…, 아니,커비! 괜찮지?"
소년은 새끼 손가락 끝으로 아기 응냨이의 머리를 맨들맨들 쓰다듬었다. 그러자 쑥스러운 듯이 얼굴을 붉히며 “응미”하고 쓰다듬어진 곳을 만지고 있다. 뭐, 짧은 손이라 정수리에는 도착하지 않았지만.
"벌써 줏어왔구나."
어머니가 상황을 보러 왔다.
"이름 같은 거 안 지었어?"
“붙였어. 커비.”
"카비 ...아, 커비...왜?"
"별의커비 같아서."
또 게임, 하고 한숨을 쉰다.
"먹이 같은 거 있어?"
'모르겠어! 얘 뭐 먹지?'
함께 넣어온 잡초를 들고 입가에 가까이 다가간다. 어린아이 자신도 음식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지 짤깍 풀을 뜯어보고 잠시 후 웩 하고 내뱉었다. 봐봐, 안 먹어, 하고 얼굴을 두드려 봐도, 무무 하고 싫어할 뿐이었다.
"안 먹는 것 같아."
“애완동물 가게 같은 데 사러 갈 수밖에 없을 것 같네. 내일 아버지도 쉬시고 부탁해 봐.”
"알았어요."
벌레 바구니는 소년의 방바닥에 놓이게 되었다. 한동안 소년에게 장난을 당했지만 아버지가 귀가해 가족 단란의 시간이 되면 어두운 방에 한 마리 남겨진다.
여기서 인제서야 아기 응냨이는 자신이 처한 처지를 파악했다. 태어난 지 며칠 만에 부모와 떨어져 이 인간에게 길러지는가 싶더니 아직 제대로 된 밥도 못얻어먹고 있다. 작은 배는 꼬르륵 울어대서, 허기와 외로움으로 “응미이…”라고 중얼거릴 수 밖에 없다. 소년은 방을 바쁘게 왕복한 뒤 침대로 뛰어드는가 싶더니 이내 코를 골기 시작했다. 밥과 엄마를 부르는 소리가 이따금 조용한 방에서 애틋하게 울려퍼지고 있었다.